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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기념판 서문 감사의 말 머리말 여성은 어떻게 영웅이 되는가 1장 딸들, 영웅의 길에 서다 남성의 언어에 갇힌 여성 여자이기를 거부하는 소녀들 여정의 시작, 어머니 거부하기 모성 공포증,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딸들을 가로막는 모순된 메시지 좋은 어머니가 위험한 이유 성모 마리아 또는 매춘부 어머니에게 거부당한 딸 2장 ‘아버지의 딸’로 자라다 내면의 아니무스와 아버지 도전과 성공의 조련사, 아버지 제우스 머리에서 태어난 아테나 영웅의 길에 들어서다 갑옷 입은 아마조네스의 내면 열등감과 완벽주의 아버지와 벌이는 게임 3장 시련의 길에 오르다 괴물과 용을 만나다 머리 둘 달린 용, 모성과 경력 사이 ‘열등한 여성’이라는 신화 괴물 폭군 죽이기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 에로스와 프시케 4장 성공의 덫에 걸리다 슈퍼우먼 환상 여성스러움 경멸하기 강한 여성의 딜레마 용을 무찔러도 공허한 여자들 5장 아버지에게 배신당하다 우울과 상실의 늪 내면의 불꽃이 꺼질 때 배신당한 이피게네이아 신은 남성의 얼굴을 했다 길들여진 딸들, “나는 항상 가면을 쓰고 있었어요.” 가짜 목소리 거부하기 왕은 죽어야만 한다 6장 내면의 여신을 만나다 하강, 자발적 소외의 시간 잃어버린 나의 조각들을 찾아서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딸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 어둠으로 하강하는 이난나 여신 암흑의 어머니 만나기 자기 치유의 순간 7장 여신, 돌아오다 내 안의 어린아이 만나기 학대받고 모욕당하는 몸 신성한 여자는 왜 요부가 되었나? 자기 학대, 몸을 거부하는 여자들 내 몸의 주인 되기 슬픔과 무력감을 억누르는 여자들 내면의 슬픔 마주하기 ‘거미 할머니’의 지혜 수호하는 여성 창조하는 여성 정화하는 여성 8장 잃어버린 어머니와 재회하다 어머니에게 외면당한 딸들 어머니 콤플렉스 모성을 찾아 나서는 순례 현명한 여성 ‘헤스티아’ 만나기 ‘어머니 대지’의 품에서 치유받기 지혜의 안내자 할머니 신화를 창조하는 여성들 나의 언어로 말하기 ‘마녀’와 ‘계모’에서 벗어나, 동화 다시 쓰기 9장 긍정적인 남성성을 되찾다 상처 입은 남성성의 치유 폭군이 된 남성성 남자다움 내려놓기 지혜로운 여성과 가슴을 가진 남성 치유하는 여성, 힐데가르트 여성성과 남성성의 신성한 결혼 10장 여성 영웅, 다시 떠나다 남성과 여성을 넘어서 여성을 억압해 온 피라미드 구조 함께하는 권력, 원의 공동체 오메테오틀, 여자이면서 남자인 신 자연과 영혼의 세계 오가기 함께 여행하는 순례자들 맺음말 내 안의 보석을 캐내는 여정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
Maureen Murdock
여자이기를 거부하는 소녀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남성의 시각이 보편으로 통하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흔히 여성은 산만하고, 변덕스럽고, 지나치게 감정적이어서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고 평가되었다. 남성들이 규정한 문화의 잣대를 습득한 많은 여성들은 자기도 여성이면서 여성은 나약하다거나 열등하다거나 의존적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여성성을 훼손하고 ‘남자처럼 훌륭해지려고’ 애쓴다. 이 여성들이 가장 먼저 평가 절하하는 대상은 대개 어머니이다. 어린 여자아이는 어머니를 보고서 여성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우기 시작한다. 만일 어머니가 무력하다면 딸은 여성이 되는 것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느낀다. 어머니같이 되고 싶지 않아 다른 필요한 것을 희생하고서라도 힘을 얻으려 애쓴다. 많은 딸들은 자신들의 어머니가 ‘무슨 일이 일어나건’ 너무 쉽게, 너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분노하며 산다. ─1장 딸들, 영웅의 길에 서다 · 57∼58쪽에서 우리 사회는 어머니라는 자리에 엄청난 책임을 지우지만, 어머니는 결코 그에 합당한 보상이나 갈채를 받지 못한다. 이를 알 리 없는 딸의 눈에 비친 어머니는 ‘낡은 질서’를 그대로 보여주는 존재일 뿐이다. 딸은 자신의 재능과 앞으로 누리게 될 자유로운 삶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때문에 어머니가 자신을 구속하려 한다고 여긴다. 그러다 결국은 자신을 지지하지도 않으면서 시시콜콜히 잔소리나 해대고 완고하기까지 한 어머니에게서 달아나, 강력하고 전지전능해 보이는 남성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시작한다. 제우스 머리에서 태어난 아테나 여신 - ‘아버지의 딸’로 자라다 어머니에게서 도망쳐 ‘구원자’ 아버지 곁으로 온 딸은 ‘아버지의 딸’이 된다. ‘아버지의 딸’은 “어머니를 거부하면서 자신을 주로 아버지와 동일시하고, 아버지와 남성적 가치로부터 관심받고 인정받기를 갈구해 온 여자”(31쪽)를 말한다. 아버지 곁에서 남성이 규정한 기준이 곧 리더십, 자율성,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사회적 기준임을 지켜보며 자란 여자아이는 남성들이 추구하는 독립, 명성, 돈, 권력 따위의 가치를 따르며 전통적인 ‘남성 영웅의 여정’, 즉 성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들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남성의 모습을 보고 야망에 불을 지피며 어머니는 철저히 무시하는데, 메티스 여신과 제우스 신의 딸인 아테나 여신 이야기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해주는 좋은 예이다. 아테나는 번쩍이는 황금 갑옷을 걸치고 한 손에는 날카로운 창을 들고 벽력 같은 고함을 지르면서 성숙한 여성의 모습으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왔다. 이 극적인 탄생으로 아테나는 자신이 제우스의 분신이라고 생각했고, 제우스를 유일한 부모로 인식했다. 아테나는 한 번도 자신의 어머니인 메티스의 존재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 ─2장 ‘아버지의 딸’로 자라다 · 82쪽에서 아테나는 모성적 유대보다 가부장적 가치를 우위에 둔 인물이다. ‘아테나 유형 여성’을 전형적인 ‘아버지의 딸’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어머니를 경시하고 아버지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또한 총명하고 야심만만하며 일을 척척 해내지만, 정서적인 관계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 영웅을 가로막는 괴물과 용 남성 영웅의 길에 들어선 여성 영웅은 빈약한 기회, 저임금, 불충분한 보육 정책, 느린 승진 따위의 외적인 시련을 통과해야만 학위, 승진, 명망 있는 직함, 결혼, 경제적 성공이라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는 장애물은 외부 세계의 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 영웅은 내적 정신세계의 길에서 자기 의심, 자기혐오, 우유부단, 무력감, 절대로 해낼 수 없다고 말하는 자기 마음속 악마와 끊임없이 전쟁을 치른다. 이런 식의 다툼은 여성 영웅의 명쾌한 사고, 자신감, 야망,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여성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의존성의 신화, 여성의 열등함에 관한 신화,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를 깨부수는 일은 전혀 쉽지 않다. 의존성의 신화 어머니가 자신의 욕구를 마지막 차례에 두는 모습을 보고 자란 여성들은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의존 욕구를 배려하고 미리 알아차리도록 훈련받는다. 그래서 이들은 대개 배우자가 기대하거나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른 사람’을 우선순위에 두는 태도를 보이며 간혹 배우자의 자아를 강화하거나 배우자를 보호하느라 의존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이렇게 여성이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관계가 지속하도록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확신과 다른 사람을 받쳐주고 보호하려는 무의식적 동기 때문이다. 남편이 강해지려면 아내가 약해야만 한다는 암묵적인 관계의 법칙이 있다. 이 신화는 한쪽이 자신을 약화시키면 배우자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남성의 힘이 아내의 약함을 대가로 하여 나온다는 것이다. 이 신화는 단지 이성 관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여성 영웅은 다른 한쪽―남편, 동료, 연인, 자녀―이 자기(self)를 획득할 수 있도록 ‘그녀 자신(herself)’을 포기한다. 여성이 다른 사람을 위해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희생하거나 ‘선물’을 주는 것은 그녀에게 자기 가치감을 주고, 기존 체제가 평형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3장 시련의 길에 오르다 · 109∼110쪽에서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에서 여성은 자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되는 연인이나 아버지나 구원자를 찾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상형의 남자를 찾는다면 행복해질 거야.” “제대로 된 상사를 만나면 빨리 승진할 텐데.” “권력을 쥔 남자와 함께라면 나도 권력을 누릴 텐데.” 이렇게 여성들은 고대하며 기다리는 사람으로 길들여진다. 대부분 동화에서 여주인공은 기다림의 상태, 무의식의 상태에서 꺼내어진다. 그리고 즉시 더 멋진 상태로 극적으로 탈바꿈한다. 이 마법 같은 변화의 촉매는 대개 남성이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첼, 잠자는 숲 속의 미녀까지, 모두가 같은 왕자에 의한 약간씩 다른 변주곡을 공유한다! ─3장 시련의 길에 오르다 · 123쪽에서 여성 영웅은 스스로 어려운 결정을 하고 자율성을 획득해야 한다. 자신의 성취가 남성의 손에 달려 있다는 믿음에서 벗어날 때, 진정으로 낭만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동등한 동반자를 찾을 수 있다. 아버지에게 배신당한 이피게네이아 - 남성 영웅의 여정에서 여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아주 오랫동안 열심히 자신을 남성의 길로 밀어붙여 온 여성 영웅에게 어느 순간 공허함과 상실감이 찾아든다. “이 모든 게 다 무엇을 위한 거지? 왜 이렇게 공허할까? 내가 스스로 세운 목표는 모두 다 이루었어. 그런데 여전히 뭔가 빠진 것 같아. 어쩐지 속은 것 같고 내가 나를 배신한 느낌이 들어.” 목표 지향적인 남성적 사고를 신뢰하면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문화적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고방식에도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착한’ 딸이 되어라, 그러면 ‘아버지’가 널 돌봐줄 것이다. 그녀는 이제 위로받지 못하고 철저히 혼자라고 느낀다. 그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녀의 질서정연한 세계에 금이 간다. …… 세상은 그녀가 짐작했던 것과 달랐다. 그녀는 배신당했다. ─5장 아버지에게 배신당하다 · 154쪽에서 여성을 배신한 남성을 다룬 이야기와 신화는 숱하게 많지만, 가장 통렬한 것은 그리스 신화의 아가멤논 왕과 딸인 이피게네이아의 이야기다. 아가멤논은 아버지의 사랑을 맹목적으로 믿는 딸의 목숨과 그리스군의 함대가 무사히 트로이까지 가는 데 필요한 순풍(順風)을 맞바꾸었다. 아버지를 향한 이피게네이아의 사랑은 배신당했다. 내면의 여신과 만나는 시간 여성 영웅은 남성 영웅의 여정을 좇아서 성공하는 법은 배웠지만,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는 법은 알지 못한다. 이들은 대개 삶을 통째로 바꿔놓는 상실을 겪을 때 이 사실을 자각하며 내면의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위로 올라가고 빛을 향해 밖으로 나아가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그들 존재의 근원 아래로 깊이 내려가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180쪽) 저자가 ‘자발적 소외’라고 이름 붙인 이 여정은, 여성이 스스로 가부장제 사회에서 ‘아버지의 딸’로서 살아왔음을 깨달을 때 문화라는 의복으로 덮어 감추기 전에 ‘자기 것’이었던 그 일부를 되찾는 여정이다. 어머니를 거부하면서 여성성의 거울이 산산조각 난 여성은 분리된 자신의 부분들을 되찾기 위해 땅속 깊이 내려간다. 이 여행 중에 여성은 어쩌면 평생 처음으로 자신의 몸, 자신의 감정, 자신의 성적 취향, 자신의 직관, 자신의 이미지, 자신의 가치,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다. 이것들이 그녀가 그 깊은 곳에서 찾는 것들이다. ─6장 내면의 여신을 만나다 · 181쪽에서 잃어버린 어머니와 재회하기 여성 영웅이 ‘자발적 소외’의 단계를 거쳐 가부장제의 정신적인 딸이라는 정체성을 끊어버릴 때, 여성성과 다시 연결되고 싶은 강한 열망에 휩싸인다. 즉, 무언가를 돌보거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타인의 고통에 연민과 공감을 보낼 줄 아는 여성성의 특질에 대한 열망이다. 여성성과 다시 연결되려면 먼저 현실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현실의 어머니가 어땠건 간에 어머니와 내적으로 맺은 관계는 ‘어머니 콤플렉스(mother complex)’로 남아 우리의 정신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숙명처럼 자신의 어머니를 끊임없이 다시 대면하게 된다. 감정의 내용뿐만 아니라 행동 방식에서도 어머니와 자식 관계에서 형성된 반응과 가치관에서 나오는 일정한 양식을 따른다. 우리가 육체적 삶을 대하는 태도부터 우리 몸에 관한 자존감과 자신감,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보이는 개인적 기질, 근본적인 공포와 죄의식, 사랑에 빠지는 방식이나 친밀한 관계에서 처신하는 방식, 쌀쌀맞거나 혹은 따스한 마음의 온도, 태도와 취향, 음식을 먹는 방식, 생활 방식, 말버릇, 습관인 몸동작, 음색까지 이 모든 것에 어머니의 흔적이 있다. ─8장 잃어버린 어머니와 재회하다 · 261쪽에서 만일 어머니에게 제대로 보살핌받지 못한 것을 두고 계속 분노한다면 여성은 “영원히 ‘기다리는 딸’로 남게 된다.”(290쪽) 비록 외부 세계에서는 성숙한 어른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녀는 성장하기를 거부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을 가치 없고 불완전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현실의 어머니를 용서하는 일은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현실의 어머니를 용서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면의 어머니’와의 관계도 회복될 수 없다. 내가 사랑받고 싶은 방식으로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게끔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머니에게 제대로 보살핌받지 못한 딸의 고통에 언제까지나 매달려 있을 수 없다. 그 고통을 마주하고 내려놓을 때 온전한 ‘나’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여성 영웅은 자신을 과거에 묶어놓았던 자아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자신의 영혼이 추구하는 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찾기 위한 분별의 칼을 들어야 한다. 어머니를 향한 분노를 놓아버리고 아버지를 비난하거나 우상화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자신의 어둠을 대면할 용기를 찾아야 한다. 그녀의 그림자는 이름 지어주고 껴안아줘야 할 바로 자신의 것이다. ─‘맺음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