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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리커버] 천 개의 파랑

[예스리커버] 천 개의 파랑

[ 작가 사인 인쇄본 ]
천선란 | 허블 | 2022년 11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51건 | 판매지수 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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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130*198*30mm
ISBN13 9791190090759
ISBN10 119009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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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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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속도라면 떨어지는 데 3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3초보다 몇 곱절은 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조금씩 하늘에서 멀어지고 있다.
--- p.7

이대로는 죽어.
콜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관중석이 꽉 찬 늦여름의 경기에서 콜리는 스스로 낙마했다.
--- p.31

보경은 언젠가, 한강 노을을 바라보며 바퀴를 열심히 굴리는 아이들이 멈추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고 소방관에게 말했다. 삶이 이따금씩 의사도 묻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벽에 부딪혀 심한 상처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잡으면 그만인 일이라고.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 p.83

세상이 조금만 더 자신을 남들처럼만 대해준다면 은혜는 사이보그 따위 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몇천만 원을 웃도는 기계 다리 부착 수술보다 더 필요했던 건 인도에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와 가게로 들어갈 수 있는 리프트, 횡단보도의 여유로운 보행자 신호, 버스와 지하철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탈 수 있는 안전함이었다. 휠체어를 끌어주는 휴머노이드나 사이보그 다리가 아니라.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지구가 너무 많이 바뀌어야 했다. 다수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전가하면 그만인 일이었으니까.
--- p.97

연재는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 다르다는 걸 깨달아가는 것이, 그리고 그 상황을 수긍하고 몸을 맞추는 것이 성장이라고 믿었다. 때때로 타인의 삶을 인정하는 과정은 폭력적이었다. 그러니 연재에게 남은 방법은 딱 하나였다. 수업이 마치자마자 온 힘을 다해 뛰어가는 것.
--- p.113

“몇몇 아이들이 상아 없이 태어나기 시작했어요. 설령 있다 하더라도 아주 짧죠. 흔적만 남아 있는 정도로요. 이 녀석도 상아 없이 태어났을 거예요.”
“…좋은 진화인가요?”
복희는 묻고서 멍청한 질문이었음을 깨달았다. 진화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의 결과물일 뿐이다. 심지어 상아의 탈락은 오로지 인간에게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것이 좋은 진화일 리가. 관리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자신들의 종족을 없애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기만을 바라야죠.”
--- p.159

“삼차원의 우리가 일차원의 말에 상처받지 말자.”
--- p.179

이 몸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었다면 애초에 생겨나지도,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였다. 우주는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것만 탄생시켰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각자 살아갈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정상의’ 사람들은 모르는 듯했다.
--- p.221

“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보경의 눈동자가 노을빛처럼 반짝거렸다. 반짝거리는 건 아름답다는 건데, 콜리 눈에 그 반짝거림은 슬픔에 가까워 보였다.
“행복이 만병통치약이거든.”
“….”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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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소설을 만났다. 고맙고 벅차다.”
- 최진영 (작가)
“부서지고 다친 작은 존재들의 끈질긴 연대 너머로만 엿볼 수 있는 촘촘한 기쁨이 파랑파랑 반짝인다.”
- 민규동 (영화감독)
“빠르게 달리는 이동수단, 그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 흐드러지는 얇고 가느다란 풀잎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너무 빠르고 가까워 쉽지 않다. 하지만 천선란 작가는 있는 힘껏 고개를 돌려 흐릿한 풀잎을 바라본다. 지나칠 수밖에 없을지라도, 있는 힘껏 미간을 찌푸린다.”
- 손수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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