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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줄넘기
양장
진수경 글그림
봄개울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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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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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1

글그림진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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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공부하고 오랜 시간 직장을 다녔습니다. 사람들을 웃게 하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일 1재미를 추구하며 살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뭔가 특별한 아저씨>, <악어가 온다>, <산타 할머니>, <귀신님! 날 보러 와요!> 가 있습니다. <아홉 살 인생 공부>는 당차지도 힘차지도 못했던 저의 9살의 기억을 되짚으며 즐겁게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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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8쪽 | 440g | 215*280*10mm
ISBN13
9791190689625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출판사 리뷰

흥미로운 주인공들, 우화형 그림책

이 그림책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맨드라미꽃과 토끼, 돼지, 개, 고양이, 제비, 다람쥐 등 식물과 동물이 인격화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이런 이야기를 ‘우화’라고 해요. 사람이 아닌 캐릭터들의 활약을 통해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전달해 준답니다.

이야기는 범상치 않은 맨드라미꽃 형제가 ‘힘꽃 체육관’을 여는 데서 시작됩니다. 맨드라미꽃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예쁘고 여리여리한 꽃이 아니에요. 꽃잎이 마치 두꺼운 섬유처럼 단단하고 질겨서 뭔가 억세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는, 좀 특이한 꽃이지요. 게다가 전직 권투 선수였다니, 더욱 야성적이고 거친 존재인 것 같아요. 진수경 작가님은 사람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맨드라미꽃을 등장 인물로 설정한 까닭을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맨드라미꽃은 사람들에게 아주 사랑받는 에쁜 꽃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결핍과 애환이 느껴져요. 게다가 권투 선수이기 때문에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이미지와도 잘 맞는 것 같고요. 또 이 책에서 쌍둥이 형제로 등장하는데, 빨간색과 분홍색 맨드라미꽃으로 설정하면 찰떡이겠다 싶었죠.”

맨드라미꽃 형제가 차린 체육관에는 아무도 운동하러 오지 않았지만, 다행히 좋은 기회가 생겨요. 신문에서 전국 체육 대회에 ‘함께 줄넘기’ 종목이 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거예요. 둘은 당장 함께 줄넘기 팀원을 모집하지요.
처음으로 찾아온 팀원은 귀가 축 처진 검은 토끼예요. 토끼는 왜 두 귀가 쫑긋 서지 않고, 축 늘어졌을까요? 늘어진 두 귀 때문인지, 왠지 자신감 없고 슬픈 마음이 느껴져요. 두 번째 찾아온 팀원은 돼지예요. 돼지는 뚱뚱해서 보통 운동을 싫어할 것 같은데, 이 돼지는 스스로 줄넘기를 하겠다고 찾아왔네요. 다음으로 오랫동안 길을 떠돈 것 같은 꼬질꼬질한 개, 애꾸눈 고양이, 철새 제비, 조그마한 다람쥐까지, 다양한 동물 친구들로 함께 줄넘기 팀원이 구성되었어요.

그런데 함께 줄넘기를 위해 찾아온 팀원들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아요. 뭔가 대단한 사연을 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진수경 작가님은 이들에 대한 사연 중 일부를 맨드라미꽃 형제가 받은 신문에 슬며시 숨겨 놓았어요. 더 이상 빠르지 않은 토끼에 대한 기사는 옛이야기 [토끼와 거북]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네요. 달리기 시합 도중에 잠들어 거북한테 진 토끼에 대한 소식 말이에요. 이 밖에 무술 대회에 참여하는 개에 대한 기사, 은퇴한 맨드라미꽃 형제애 대한 기사를 꼼꼼히 살펴보면, 이들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을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왜 여러 동물 친구들은 줄넘기를 하러 왔을까요? 궁금함과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넘겨 볼까요?

이해와 공감이 곧 ‘함께’

자발적으로 모인 동물 친구들이었지만, 놀랍게도 모두 줄넘기 실력자들이었어요. 각자의 방식대로 줄넘기를 아주 잘 뛰었어요. 팀원을 모집한 맨드라미꽃 코치들은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모두 줄넘기를 잘하니 함께 줄넘기는 식은 죽 먹기처럼 보였거든요. 하지만 예상과 달랐어요. 다 같이 뛰어야 하는 함께 줄넘기는 아무리 뛰어도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답니다. 개별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협동심이 필요한 단체 경기하고는 달랐던 거예요. 줄을 넘는 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자, 함께 줄넘기 팀에 위기가 찾아와요. 줄넘기 연습에 지친 동물 친구들이 훈련을 멈추고 쓰러져 버렸거든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그 순간, 토끼가 다른 친구들에게 왜 줄넘기하러 왔는지 묻습니다. 여기서 비로소 각자 삶에서 겪은 아픈 사연이 차례대로 소개되어요.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 이야기, 위험하게 길거리를 헤맨 고양이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에게 도토리를 빼앗겨 멀리까지 찾아 헤매는 다람쥐 이야기 등 마음속의 속상한 일들을 털어놓아요. 그리고 함께 줄넘기 대회에서 성공한 후 무엇을 할지도 이야기하지요. 아픈 과거를 나누고 앞으로의 꿈을 응원하면서 동물 친구들은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어요. 이는 곧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의 시간이자 팀원을 넘어 ‘진정한 친구’로 하나되는 시간이 됩니다.

“이 작품은 인류애를 담은 이야기로 구상한 그림책이에요. 어떤 과거를 지녔든, 무엇이 부족하든, 존재하는 모두에게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요. 인류애를 표현하고픈 책인데, 정작 사람이 없는 우화로 설정했지만요. 사람은 없지만,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상처받은 사람을 대표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의 편견이나 고정 관념에 맞서는 사람, 거듭되는 실패에 자신감을 잃은 사람, 타인에게 버림받은 사람,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고픈 사람 등을 상징하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줄넘기를 통해 위로를 건네고 자신감을 전하고 싶었어요.”

진수경 작가님은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대로 이 책에서 ‘함께 줄넘기’는 단순히 금메달을 향한 스포츠나 운동이 아닙니다. 아픔과 상처를 지닌 존재들의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자, 공동체와 소통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자, 줄넘기 팀원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한 친구들은 과연 다 함께 뛰어오를 수 있을까요? 두근두근 기대감을 가지고 살펴보도록 해요.

웃음과 유머의 힘

아픔과 상처를 지닌 친구들의 이야기라 자칫 슬프거나 처연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엔 진수경 작가님 특유의 엉뚱한 유머와 발랄한 웃음이 가득합니다. 마치 시트콤 드라마를 보듯이 캐릭터는 개성이 넘치고, 상황은 역동적이며 활기가 넘칩니다. 우선 맨드라미꽃 형제가 동물들을 이끄는 줄넘기 팀의 코치라는 설정부터 흥미롭습니다. 흔히 꽃은 하늘하늘 연약한 존재로 표현되기 마련인데, 그런 고정 관념을 깨고 전직 권투 선수이자 동물들을 이끄는 호랑이 코치로 등장하니까요. 엄격한 코치답게 훈련을 지도하는 표정 역시 얼마나 비장한지요!

또 동물들은 어떤가요?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지만, 어쩐지 어설프고 허술해서 정이 갑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된 훈련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리숙한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요. 또 줄넘기를 통해 이루려는 꿈은 어쩜 이렇게 크고 웅장할까요? ‘애걔, 고작 줄넘기로 그런 일을 이룬다고?’ 황당하고 어이없다가도, 열정적으로 줄넘기 훈련에 임하는 매력적인 모습에 빠져 어느새 그 꿈을 응원하게 됩니다.

이번 책에서 진수경 작가님은 한 화면을 가로로 분할하여 그림을 구성함으로써 반복적인 줄넘기 훈련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여덟 명이나 되는 많은 등장 인물들이 나란히 훈련받는 모습을 수평 구도 속에서 흥미롭게 비교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함께 줄넘기 훈련 장면에서는 등장 인물들이 화면에 한 명씩 추가 등장하여 어느 동물 친구가 어떤 실수를 범했는지 주목하여 관찰하도록 구성했지요. 이를 통해 반복되는 줄넘기 훈련 장면에 변주를 주고, 훈련 과정을 속도감 있게 보여 준답니다.

반면에 동물들이 마음을 나눈 후 처음으로 함께 줄넘기에 도전하는 장면은,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슬로 모션처럼 느릿느릿 진행해 순간에 흠뻑 몰입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쌩 줄을 뛰어넘는 찰나지만, 동물 친구들의 얼굴 표정을 보여 주는 장면, 뛰어오른 발을 보여 주는 장면, 그리고 전신을 보여 주는 장면, 이렇게 세 장면으로 나눠 진행함으로써 느리면서도 강렬하게 그려 낸 것이죠. 독자는 세 장면의 책장을 넘기며 호흡을 가다듬고, 과연 주인공들이 함께 줄넘기에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콩당콩당 떨리는 마음으로 집중하게 됩니다. 과연 마음을 모아 뛰어오르는 동물들의 함께 줄넘기는 성공했을까요? 아무도 줄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뛰어넘었을까요? 자, 그 결과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직접 확인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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