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6월 10일 |
---|---|
쪽수, 무게, 크기 | 296쪽 | 394g | 143*210*15mm |
ISBN13 | 9791165701208 |
ISBN10 | 1165701200 |
발행일 | 2022년 06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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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6쪽 | 394g | 143*210*15mm |
ISBN13 | 9791165701208 |
ISBN10 | 1165701200 |
MD 한마디
[『페인트』 이희영 장편소설] 그럴듯한 꿈을 꿀 것을, 기대하는 미래를 이루어낼 것을 강요 받는 모두에게 전하는 응원의 목소리. 『챌린지 블루』 는 잠시 멈춰선 듯한 이들의 한 시절을 그리며 그 멈춤 또한 앞을 향하는 하나의 방식임을 보여준다. 내 것만 빠진 듯한 수만 갈래 길 앞에 선 이들을 위한 어떤 가능성의 이야기 -청소년 MD 박형욱
시작하는 이야기 램프 블랙 페인즈 그레이 윈저 바이올렛 세피아 카키 미드나이트블루 샙 그린 압생트 더치 오렌지 옐로 골드 작가 인터뷰 |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살다 보면 타인과 자꾸 부딪히게 돼 있어. 때로는 자기 자신과도 충돌하잖아.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173)
사람들은 늘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니까. 남들이 하는 건 모두 다 쉬워 보이나 봐. 네가 말하는 천재 중에 진짜 천재는 단 1 퍼센트도 안 될걸? (228)
작은 아이의 초등학교 친구 중에 오랜 시간 축구를 한 아이가 있다. 1학년 때 같은 반을 했지만 축구로 진로를 틀면서 전학 갔다. 그 친구가 축구로 대학을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그 친구의 엄마를 만났는데 아이가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뒀다고 한다.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아이도, 아이의 엄마도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이다. 축구가 전부라고 생각했을 아이가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나 나는 안다.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을, 그만둔다고 해서 큰일 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 당장은 마음이 괴로울지 몰라도 괜찮다고. 인생은 생각보다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는 것을.
책의 주인공 바림은 어려서부터 미대 입시를 준비했다. 그림이 좋아 그렸고, 그림을 제일 잘 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빙판길에서 넘어지면서 오른손을 다친 뒤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 심란한 바림은 외갓집이 있었던, 지금은 이모 혼자 사는 곳으로 내려간다. 이곳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백오산이 있다. 바림은 백오산에서 묘한 외모의 아이를 만나게 된다. 이 아이는 바림이 자신을 좋아했다고 주장하는데. 이 아이는 과연 누구일까? 바림은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좋을까? 좋아하는 일이 진짜 잘하는 일 일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인생이란 꼭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잘하는 게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특출난 그 뭔가가 있다면 참 좋겠지만, 나는 특출난 것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 다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것. 이런 일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 것. 그게 좋아하는 것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에 천부적 소질이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특히나 예체능의 경우, 더더욱 타고난 뭔가가 있어야 그 묘한 갭을 좁힐 수 있는데, 나는 그게 없다. 하지만 이젠 그런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그냥 즐기면서 할 것. 하다 보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이제 갓 20대가 된 아이들. 재능있는 아이를 보면 질투를 느낄 수 있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몰라 불안할 수도 있다. 인생이란 그런 거니까. 지금 당장 뭔가를 찾아야 하고 뭔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계획했던 것이 틀어지고 달라지고, 변경되는 게 인생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꽃길을 걸을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그게 업이 되면서 괴로운 사람도 있다. 부모가, 어른이 해야 하는 건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하거나 조언하거나 응원해야 하는 건 아닐까? 어린 시절엔 실패하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계속 실패하고 또 그러면서 소소한 성공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생을 알아가는 것 아닐까? 우리가 왜 인생을 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바림이라는 이름이 한글이 아닐까 했는데 정말이네. 그것도 미술에서 말하는 말이었다니. 바림이 넌 그림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겠어. 그걸 생각하고 네 이름을 바림이라 지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너를 만든 작가는 생각했겠지. 그림, 난 그림을 잘 못 그려.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 어린이는 누구나 여기저기 낙서를 한다고 하는데 다 그럴까. 어쩐지 난 그러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해. 어렴풋이 생각나는 어린 나는 노래를 지어서 부른 거야. 다른 건 생각 안 나도 그건 기억하다니. 노래 하는 거 좋아하기는 했어. 그뿐이야. 그걸 죽 해야지 하지도 않고, 초등학생 때는 합창부 연습 오래 하는 거 무척 싫었어. 바림이 넌 친구 해미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미술학원에 다녀서 너도 다녔구나. 해미는 그만뒀지만 넌 미술을 죽 했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고등학교 때는 입시미술을 하고. 그저 그림이 좋아서 그리는 것과 입시미술은 많이 다를 것 같아. 난 노래를 죽 하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어. 그저 음악을 좋아했지만, 별 재능도 없고 피아노도 잠깐만 배우고 말았어. 더 배우고 싶었는데. 더 배웠다 해도 고등학생 때 그쪽으로 가야지 하지 않았을 것 같아.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은 중요하겠지. 곧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 말이야. 해미가 편의점에 함께 가자고 했지만, 처음에 넌 가지 않는다고 했다가 조금 뒤 해미를 뒤따라갔어. 눈이 와서 미끄러운 길을 걸어야 했는데, 넌 슬리퍼를 운동화로 갈아 신지도 않고 나갔지. 그러다 미끄러지고 손을 다치고 말았구나. 날마다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넌 손을 다쳐서 두주 동안 손가락을 움직이면 안 되었어. 그런 일이 일어나면 걱정도 하겠지만, 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구나.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돼서 그랬겠지. 넌 엄마한테 시골, 할머니가 살았고 지금은 이모가 사는 곳에 가겠다고 했구나. 겨울방학 제대로 보내고 싶다고. 어쩌면 그건 충동스럽게 말한 거였겠지만, 너한테 경진은 어린 시절 기억이 있는 곳이었어. 어릴 때라고 해도 거기에 오래 산 건 아니었군. 초등학교 1학년 때 여름방학을 보냈지. 그 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는 한번도 가지 않았어. 할머니가 살아 있었다면 가끔 갔을지도 모를 텐데.
이모는 네 마음을 조금 알아주더구나. 그런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는 건 참 좋은 거야. 사람이 다른 사람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해도 그대로 받아들여주기만 해도 좋은데.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으면 정말 쓸쓸해. 이런 말을 하다니. 바림이 넌 무척 심각하게 생각했는데, 난 그런 널 보고 이제 열아홉살인데 벌써 다 산 듯하다니 하는 생각을 했어. 사람은 어떤 걸 하면 시간과 돈을 쓴 게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쉽게 그만두지 못해. 지금 생각하니 난 아예 그런 건 안 하는군. 하다 그만둘 만한 건. 돈이 없어서 그렇지 뭐. 아니 그런 나도 그런 게 아주 없는 건 아니야. 돈을 버린 일도 조금 있어. 그런 걸 몇번 되풀이하다보니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고 여기게 된 걸지도. 바림이 넌 나처럼 하지 않을 것 같아. 입시미술을 하다보니 그림이 싫어졌지만, 그게 아니면 여전히 좋아하잖아. 그렇지. 아직 모르겠다고.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되겠지.
해미나 이모는 참 대단한 것 같아. 그렇다고 해미나 이모가 결정을 쉽게 했다고 생각하면 안 돼. 사람은 다 다르지. 용기를 바로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용기를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도 있어. 난 뒤군. 아니 용기를 내는 때가 있기는 할지. 이런 바보 같은 내 이야기를 하다니. 바림이 넌 시간이 걸렸지만, 네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했군. 아니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린 것도 아니었어. 이제 열아홉살이잖아. 나이를 먹은 사람은 내가 열아홉살이면 뭐든 할 텐데, 할까. 난 그런 말 못해. 내가 지금 열아홉살로 돌아간다 해도 난 이리저리 헤맬 것 같아. 나이를 먹어도 다르지 않겠지. 슬프군. 바림아, 이런 말해서 미안해. 네 둘레에는 나보다 멋진 사람이 많아서 다행이야. 이모와 해미 그리고 경진에서 만난 이레도 있군.
사람은 다 자기 일은 아주 커 보이지만 다른 사람은 뭐든 척척 잘 하는 것 같기도 해. 바림이 너도 그렇게 생각했구나. 이레가 너랑 같은 나이지만, 하고 싶은 것도 있고 글도 써서 동화작가가 되었으니 질투가 나기도 했겠어. 이레가 글을 쓴 건 그게 처음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군. 그동안 글을 쓰고 응모했지만 여러 번 떨어지기도 했으니 말이야. 글을 한번도 안 쓰다 어느 날 글을 쓰고 상을 받는 사람도 있어. 그렇다고 그 사람이 하나도 애쓰지 않은 건 아닐지도 몰라. 쉽게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일지도. 그런 사람 보면 나도 그런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기도 해. 아무리 시간이 가도 난 그런 말 못할 거야. 열심히 하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 잘 할지 모르기도 해. 내가 나를 잘 모르는가 봐. 나도 아직 멀었군. 바림이 넌 열아홉살에 자신을 잘 봐야 한다는 걸 알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좋겠어.
바림이 네가 지금은 그림 그만둬도 다시 할 날 올 것 같아. 대학이나 상을 받으려고 하기보다 그저 바림이 네가 하고 싶어서 할 날 말이야. 그게 더 좋지. 어린 넌 미술 이론을 하나도 몰라도 네 마음대로 그림을 잘 그렸어. 상상한 아이도 만들어냈군. 그건 자연이었지만. 그 아이를 잊었다니. 다시 기억해 내서 다행이야. 길은 하나가 아니고 하고 싶은 것도 하나가 아니겠지. 멀리 돌아가면서 여러 가지를 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어딘가에 갈 거야.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지. 바림이 네가 늘 즐겁게 살았으면 해.
희선
☆―
“세상 모든 만물은 부딪히며 앞으로 나아가게 돼 있어. 이 나무들도 올곧게 보이지만, 그 뿌리는 이리저리 구불거리잖아. 암석하고도 부딪히고 다른 뿌리와도 뒤엉키고, 그러면서 물을 찾아 깊숙이 더 깊숙이 뻗어 내려가는 거잖아. 길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거지.” (173쪽)
“후회? 후회는 회전목마 같은 거야. 끊임없이 되돌아오거든. 어떤 날은 ‘그래, 내 선택이 옳았어.’ 하고 자신하다가도 또 어느 날은 대체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땅을 치고 후회하지. 바림아, 어른이 된다는 건 말이야. 완벽한 선택을 하는 게 아니야. 그냥 후회 자체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는 거지. 그것 역시 신중한 선택이었다고. 그 순간을 결정한 스스로를 존중하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결정한 일에 후회가 남을까 두려워하지 마. 그것마저 받아들여. 그리고 잊지 마.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내가 지난번에 말했지. 술취한 등산객이 백오산 돌탑 무너뜨렸다고. 거기에 새 돌탑이 다시 생겼어. 그 사이 사람들이 하나둘 새로 쌓아 올린 거지. 본래 무너지고 다시 쌓아 올리고 이 지난한 일을 되풀이하는 게 삶이야. 멈춰 서는 게 아니고 잠시 쉬어 가는 길이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236쪽~237쪽)
결과적으로 지금하는 일을 놓고 생각해보면 나는 초등학교때 결정된 거 같다.
초등학교 여름방학때 학교에 컴퓨터 특별반이 있었고,
단순히 배우고 싶어서 호기심에 들어갔던 거 같은데 재밌어서 컴퓨터 학원까지 다녔다.
학원에서 선생님들과 아이들과 프로그램 코딩을 하고, 결과는 보는 것이 그때는 그렇게나 재밌었다.
컴퓨터에 대한 흥미와 수학이 재밌어서 자연스럽게 고민하나없이 이과를 선택했고,
대학교,대학원 당연히 컴퓨터과를 들어갔고,
졸업과동시에 프로그래머 연구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나 실패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 한편으로는 좋은 것도 같고,
한편으로는 좀 더 다양한 길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한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바림"이도 어렸을적부터 미술을 배우고, 미술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이다.
고3을 앞 둔 겨울방학에 우연히 손을 다쳐, 잠시 쉴 겸 이모가 있는 시골로 내려가게 된다.
그때는 몰랐다.
'바림'이에게 손을 다쳤다는 것이, 시골로 내려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반평생을 노력하고 몰두했던 일이 쳐다보기도 싫어진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거기에 나의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돈, 시간, 노력이 들어갔다면 더더욱 혼자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그 문제가 인생의 중요한 결정중의 하나인 대학입시라면 더 큰일이다.
이런 순간에 간단하게 "나 못해! 나 안해!' 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시골에 내려간 '바림'이는 그냥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하고,
인생의 큰 결정 앞에 돌연 자신을 챙겼던 이모의 이야기도 듣게 되고,
어린 시절 자신을 기억하는 묘한 누군가과 만나게된다.
그러면서 차츰 자신의 상태를 살피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미술로 대학을 들어간다고 해서 평생 그 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미술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에는 "미술"이 전부였을 것이다.
마치 "미술"이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용기를 냈다는 것에 정말 박수쳐 주고 싶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긴 인생에 있어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 큰 늦음이 아닌데
그 순간순간에는 나 역시 쉬거나 늦음을 용납하지 못했다.
이런 이야기를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생들에게 말한다면, 그 시절 내가 그랬던것처럼 "꼰대"라고 생각하겠지?
"바림"이와 같은 시절의 고민을 겪어보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비단 입시를 앞둔 청소년들의 고민만이 아닌, 꿈,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기에.
묘한 누군가의 정체가 계속 궁금해지는 것도 재밌고, 가독성도 좋다.
깊은 밤에서 미지의 새벽으로 나아가는 나만의 하늘빛
"챌린지 블루"
모두가 그 "챌린지 블루"를 찾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