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식물, 미생물이 복잡한 생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계시군요. 한 종이 사라지면 네트워크 전체의 균형이 깨지고, 또 새로운 멸종을 불러일으킵니다. 한 줌의 동물들만 살리고 나머지는 사라지게끔 내버려 두는 건 말이 안 돼요.p54이 재판을 받아야 하는 건 바로 인간이라는 겁니다.인간이야말로, 오로지 인간이야말로 지구의 생활 환경을 맹목적으로 파괴하고;
리뷰제목
동물, 식물, 미생물이 복잡한 생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계시군요. 한 종이 사라지면 네트워크 전체의 균형이 깨지고, 또 새로운 멸종을 불러일으킵니다. 한 줌의 동물들만 살리고 나머지는 사라지게끔 내버려 두는 건 말이 안 돼요.p54
이 재판을 받아야 하는 건 바로 인간이라는 겁니다.인간이야말로, 오로지 인간이야말로 지구의 생활 환경을 맹목적으로 파괴하고 있으니까요.p173
우리가 인간에게 판결을 내린다면 이렇게 되겠죠. 멸종이라는 고통을 겪으라고 말입니다. 당신들이 사라진다면, 인간종만 딱 사라진다면, 다른 모든 생물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p174
기후를 엉망으로 만들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건 우리만이 아닙니다. 당신들도 똑같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살충제를 뿌려서 곤충을 말살하면, 곤충들만 죽는 게 아닙니다. 당신들도 똑같이 죽습니다. 우리에게 저지른 해로운 짓은 결국 모두 당신들에게 돌아갑니다.p175
우리 중에서 인간과 한통속이 될 한 줌의 종을 골라내지 말고, 개를, 고양이를, 말을 골라내지 말고, 모두를 아끼고 모두를 사랑하세요. 우리를 먹기도 하세요.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당신들 몫의 양식을 우리 가운데서 취한다고 마음이 상하진 않습니다. 우리도 서로를 잡아먹는걸요. 그리고 몇몇은, 뱀이나 곰이나 호랑이는 이따금 당신들을 공격하니까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인간을 노리지 않고, 위협하지 않고, 공격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사냥하고 도살장에 끌고 가는 건 바로 당신들입니다.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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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개체수가 점점 줄어드는 동물들 중 '보호해 줄 종 선택'을 위해 재판을 연다.
수리부엉이, 담비, 갯지렁이, 유럽칼새, 맷돼지, 들북살모사, 붉은제독나비, 여우가 법정에 서 자신의 종을 위해 변론을 한다.
자신들이 얼마나 인간들에게 유익한지, 왜 사라지면 안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듯 싶으나, 결국 무지하고 이기적인 인간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풍자하며 비웃는다.
인간은 마치 지구의 주인인냥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을 지배하고, 인간이 없으면 지구가 유지되지 않을거라며 오만하게 행동하지만, 결국 인간 외의 생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살아갈 수 없는 건 나약한 인간이다.
같은 종끼리 차별하고 혐오하고, 배척하고 서로를 짓누르는건 우리 인간밖에 없지 않을까?
'인간종만 딱 사라진다면 다른 모든 생물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p174)라는 글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라고 반박할 수 없었던건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참 씁쓸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환경과 지구를 망치고 인권과 동물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것을.
이만큼 망가뜨렸으니, 이제라도 지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비유와 반어, 풍자와 해학에 삽입된 삽화까지 모두가 무척이나 돋보이는 작품이다.
생태계 파괴, 기후위기, 환경오염의 문제 뿐 아니라 인간의 비겁함과 저열함 그리고 오만함을 우화로 잘 표현했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읽기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