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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잉그리드 샤베르
관심작가 알림신청Ingrid Chabbert
그림라울 니에토 구리디
관심작가 알림신청Raul Nieto Guri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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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문주선
관심작가 알림신청고양이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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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이 있었다. 한때는 나무가 울창하고 많은 새가 날아들던 곳이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지금은 황폐해졌다.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섬을 모두가 있는 섬으로 만들기 위해 ‘나머지’를 쌓고 얹고 포개지만, 섬은 여전히 그대로다.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던 그때, 한 사람이 섬에 식물을 심는다. 과연 작은 섬은 모든 생명이 숨 쉬는 곳으로 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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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곳엔 섬이 있었다.”
이곳에 살았던 인간들에게, 이곳에 살아갈 인간들에게 보내는 묵직한 경고 책장을 펼쳐 보면 우리가 사는 가까운 곳에 이름 모를 작은 섬 하나가 있다. 한때는 초록의 숲이 무성했고 많은 새가 밝은 소리로 지저귀며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생명의 땅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황량한 바람만 부는 폐허의 땅이 된 지 오래다. 왜 이곳이 죽음의 땅이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탐욕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나무를 다 베어 버린 것인지, 인간들로부터 버림받은 땅인지, 새롭게 뭔가를 이어 갈 섬인지……. 독자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불러일으키며 작품 속 우리는 조각배를 천천히 저어 이름 모를 섬에 가 본다. 그리고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나머지’들을 하나둘씩 옮긴다. 섬을 되살리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지만 섬은 더 이상 예전의 그 섬이 아니다. 당연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작품 속 우리는 현재의 우리 모습을 반추한다. 우리의 작은 행동들이 이 자연에, 이 사회에, 우리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게 하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함과 이기심을 경고한다. 이 책에 그림을 그린 라울 니에토 구리디의 말처럼 ‘우리는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없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만약 누군가 우리에게 삶의 시한을 선고한다면,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남은 인생을 무엇으로 채울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과거를 되돌아보며 무엇을 할지 고민할 것이다. 자연재해, 기후변화, 생태파괴 등 지구는 자기 몸을 망치는 인간에게 수없이 경고를 보냈다. 『다시 살아난 초록섬』은 이곳에 살았던 인간들에게, 이곳을 살아갈 인간들에게 간결하지만 묵직한 경고를 다시 한번 띄운다. “우리는 우리가 걱정하는 모든 것을 ‘분리’하거나 ‘무시’하는 사회에서 산다. 그리고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물건을 축적함으로써 물질 만능 주위에서 피난처를 찾는다. 우리는 때때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가리기 위해 높은 벽을 쌓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지 않기 위해 연막을 친다. 그리고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없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라울 니에토 구리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할 수 없는 ‘기적을 만드는 일’ 작품 속 우리는 ‘나머지’를 섬에 쌓고 포개고 얹으며 섬을 변화시키려 애쓴다.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는 그때, 한 사람이 섬에 식물 하나를 심는다. 식물을 심는 한 사람을 보고 다른 사람도 힘을 모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두의 노력이 헐벗은 대지와 그 위에 살아갈 사람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자 아무것도 없던 섬은 거대한 숲으로 뒤덮인다. 새들이 돌아와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지저귄다. 『다시 살아난 초록섬』은 우리의 작은 관심이 모여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 주는 동시에 기적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또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식물을 심는 단순한 행위는 독자들에게 희망과 회복력, 세상을 바꿀 힘을 믿게 한다. 스스로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보통의 사람도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실천한다면 세상에 없던 기적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기적은 함께할 때 더욱 강해진다.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과 절망의 늪에 빠진 사람을 격려해 주는 그림책이다. 시적 상상력과 사유의 힘을 불러일으키는 텍스트와 볼로냐 라가치상에 빛나는 아름다운 그림의 만남 이 책의 글을 쓴 잉그리드 샤베르와 그림을 그린 라울 니에토 구리디는 지도에 없는 상상의 세계를 아름다운 문장과 감각적인 그림을 통해 현실처럼 우리 눈앞에 펼쳐서 보여 준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작가는 『새가 되고 싶은 날』, 『마지막 나무』, 『바다 한 방울』 등으로 이미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 왔다. 시적 상상력의 뛰어난 문장을 쓰는 잉그리드 샤베르의 글은 담담한 독백 형식으로 전개되며, 문장과 문장 사이를 건너는 찰나마다 바다 한가운데 섬 들이 서로 이어지듯 사유의 힘을 확장시킨다. 라울 니에토 구리디는 다채로운 상상력과 간결하고 섬세한 섬 드로잉으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구축해 온 작가다. 이번 작품에서는 먹의 농담을 이용해 그리는 수묵화처럼 자연의 빛깔을 담은 회화와 숫자가 가득 적힌 디지털 등 다양하고 세련된 기법으로 작품 속 분위기를 서정적으로 구현했다. 『다시 살아난 초록섬』을 통해 두 작가는 한 편의 시 같은 그림책의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