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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리뷰 총점8.8 리뷰 113건 | 판매지수 1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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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38위 | 국내도서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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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0
판매가
19,8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664쪽 | 858g | 145*212*35mm
ISBN13 9788960518612
ISBN10 8960518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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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지구를 지키려면 플리스틱 사용을 줄이고 원전을 폐기해야 한다. 대신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늘려야 한다.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 우림을 개발주의자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러한 상식이 거짓이라면? 이 책은 환경문제에 관한 우리의 오해를 지적하며 현재 환경 담론의 오류를 고발한다. 많은 환경 담론이 종말론적 묵시론으로 치우친 상황에서, 이 책은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현재 지구가 처한 현실이 그리 절망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 손민규 정치사회 MD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 기후 변화의 진실을 찾아서

1_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 자연은 회복하고 인간은 적응한다 | 진짜 지옥은 이런 곳이다 | 수십억 명이 죽는다고? | 자연재해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진정한 요인 | 기후 변화 대책보다 발전이 더 절실한 사람들 | 누가 위기를 부풀리는가 | 기후 종말은 없다

2_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다
지구의 허파를 구하자 |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 환경 식민주의자의 모순된 눈물 | 하늘에서 내려다본 낭만과 가난한 땅의 현실 | 인류 발전의 밑거름이 된 불과 삼림 개간 | 그린피스와 파편화된 숲 | “아마존 기부금 따위 도로 들고 가시오” | 환경 양치기를 넘어서

3_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정말 미안해, 거북아” | 플라스틱의 끈질긴 위협 | 말뿐인 재활용 |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거북과 코끼리의 목숨을 구한 발명품 | 사람이 문제다 | 플라스틱은 진보다 | 자연을 지키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 | 어떤 이들은 쓰레기 문제보다 더 속상한 일이 훨씬 많다

4_ 여섯 번째 멸종은 취소되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 부풀려진 멸종 위기 | 숯이 야생 동물을 위협한다 | 누가 왜 댐 건설에 총부리를 겨누는가 | 환경 보호의 탈을 쓴 새로운 식민주의 | 원주민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 “야생 동물이 우리보다 더 소중해?” | 무장 집단이 날뛰는 무법천지 | 그들에게는 석유가 필요하다 | 발전을 위한 동력 갖추기

5_ 저임금 노동이 자연을 구한다
패션과의 전쟁 | 고향을 떠나 도시로 | 산업화와 농업 생산성 향상이 숲을 회복시킨다 | “위대한 탈출”이 가져다준 혜택 | 부는 힘이 세다 | 나무 연료 사용을 끝내야 한다 | 공장이 떠나면 숲이 위험해진다 |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만든 옷을 입자

6_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
고래의 위기와 그린피스의 등장 | 유전이 발견되고 고래는 목숨을 구했다 | 포경을 사양 산업으로 만든 기술 발전 | 에너지 전환은 어떻게 일어날까 | 〈가스랜드〉의 ‘불타는 물’ 사기극 | 프래킹의 기후정치학 | 야생 물고기 대 양식 물고기 | 계층과 정치에 좌우되는 에너지 전환

7_ 고기를 먹으면서 환경을 지키는 법
동물을 먹는다는 것 | 채식주의와 리바운드 효과 | 방목형 축산 대 공장식 축산 | 고지방 식단의 진실 | 동물의 죽음에 생명을 빚진 우리 | 무엇이 동물에게 가장 인도적인가 | 교조적 채식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오류 | ‘프렌치 패러독스’가 알려 주는 과학 | 가축 혁명과 야생 동물 고기 집착에서 벗어나기 | 선악을 넘어 공감으로

8_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원자력 에너지 최후의 날 |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오해와 진실 | 원자력이 정말 더 위험할까 | 대단히 싸고 안전하고 효율 높은 에너지원 | 원전 폐쇄가 초래한 결과 | “원자력은 자연 보호의 희망이다” | 평화를 위한 원자력 | 원자력을 향한 전쟁 | 원전 반대로 치르는 값비싼 대가 | 원자력 발전은 비싸다? | 핵전쟁을 막는 핵무기

9_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태양광이 유일한 길이다? | 신뢰할 수 없는 신재생 에너지 | 신재생 에너지가 야생 동물을 죽인다 | 친환경 에너지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꿈 | 신재생 낭비 에너지 | 저밀도 에너지가 불러오는 생태 재앙 | 바람길은 새와 곤충의 것 | 자연산 선호 오류와 스타벅스 법칙

10_ 환경주의자와 친환경 사업의 겉과 속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돈줄 | 위선으로 일군 환경 운동 | 이해관계로 얽힌 환경 단체의 민낯 | 원자력을 프래킹하다 | 어느 주지사의 추악한 탈원전 전쟁 | 캘리포니아주의 뿌리 깊은 정경 유착 | 친환경은 인터넷보다 더 큰 사업 기회 | 유일하고 실질적인희망이 사라지게 놔둘 것인가

11_ 힘 있는 자들이 가장 좋은 해결책에 반대한다
가진 자들의 초호화판 환경 놀이 | 가난한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는 환경주의자들 | 가난한 나라의 인프라 구축에 반대하는 선진국 | 맬서스, 처칠, 히틀러가 초래한 인류 역사의 비극 | 진보 좌파의 이념이 된 맬서스주의 | 구명보트의 윤리학: 일부는 죽게 내버려 둬야 한다 | 맬서스식 인구 폭발과 기아 만연은 틀렸다 | 인구 폭탄이 실패하자 기후 폭탄을 들고 나오다 | 세계 최고 극빈층을 상대로 한신재생 에너지 실험

12_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북극곰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 | 기후 정치가 과학을 위협한다 | 누가 로저 펠키 주니어를 모함했나? | 사이버네틱스와 생태학, 그리고 새로운 가짜 신의 탄생 | 환경주의는 어떻게 종교가 되었나 | 불안은 환경주의를 잠식한다 | 기후 종말론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 | 환경 휴머니즘의 길 | 우리에게는 ‘그린 뉴클리어 딜’이 필요하다 | 모두를 위한 자연과 번영 이루기: 우리의 불멸 프로젝트 |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가장 간단명료한 이유

에필로그: 기후 소식은 생각보다 훨씬 좋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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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30여 년을 환경 운동가로서 살아왔다. 그중 20여 년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글을 쓰는 데 바쳤다. 내 목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사실과 과학을 올바로 전달하는 것 또한 나의 관심사 중 하나다. 과학자, 언론인, 활동가는 환경 문제를 정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대중의 관심과 열광을 이끌어 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될지라도 정직해야 한다.
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 잘못되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 문제를 과장하고, 잘못된 경고를 남발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이들은 긍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이성적인 환경주의의 적이다.
---p.28

사실 기후 변화의 악영향은 이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10년 기준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1920년대에 정점을 찍은 뒤로 92퍼센트나 줄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540만 명이었던 반면 2010년대는 40만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사망자 수 감소는 세계 인구가 거의 4배로 폭증한 시기의 현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 이변으로 피해를 입는 정도는 지난 수십 년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모두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2019년 학술지 《지구환경변화Global Environmental Change》에 실린 중요한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지난 40여 년간 기상 현상으로 인한 사망과 경제 피해는 80~90퍼센트가량 급감했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은 19센티미터 상승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2100년까지 해수면은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66센티미터, 심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3센티미터 높아질 것이라 경고했다. 설령 이런 예측들마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수치라 할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느린 속도로 이루어지기에 각 사회는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
그럼 식량 생산은 정말 급감할까?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다양한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놓고 볼 때 식량 생산량은 확연히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늘날 인류는 현재 인구수보다 25퍼센트 많은 100억 명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pp.38,40

선진국의 탄소 배출량은 10년 넘게 감소해 왔다. 유럽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23퍼센트 낮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5퍼센트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2007년에서 2018년 사이 미국은 27퍼센트, 영국은 63퍼센트나 낮추었다.
대부분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 역시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선진국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현상이다.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의 풍요를 이루고 나면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2~3도 상승하는 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티핑 포인트를 넘길 위험이 생기는 4도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2040년 탄소 배출 현황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모든 시나리오보다 낮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게 된 변화는 기후 양치기들의 활약 덕분에 일어난 일일까? 그렇지 않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국가에서 탄소 배출량이 1970년대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석탄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으로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을 이룬 덕분이다. 빌 매키번, 그레타 툰베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많은 기후 활동가들이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기술의 힘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막아 내고 있다.
---pp.78,79

넵스태드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가 최근 발표한 아마존에 대한 보고서의 주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나는 그에게 아마존이 지구 전체 산소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헛소리예요.” 넵스태드가 말했다.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아마존이 생산하는 산소가 엄청나게 많은 건 맞지만 호흡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니까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그 주제에 대해 연구한 옥스퍼드대학교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아마존의 식물들은 스스로 생산해 내는 산소의 60퍼센트가량을 호흡 과정에서 소비한다(식물은 낮에는 광합성이 호흡보다 활발해 산소를 방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밤에는 호흡만 해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 생화학적 과정으로 식물들은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열대우림의 바이오매스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몫이다.
---p.87

2019년 8월로 돌아와 보자. 언론은 탐욕스러운 대기업들. 자연을 혐오하는 농부들, 부패한 정치인들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른다고 묘사하고 있었다. 나는 짜증이 났다. 내가 25년 넘게 알고 있던 아마존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삼림 파괴와 화재 증가는 근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 정치인이 부응한 결과다.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 부족 탓이 아니다.
2013년부터 브라질에서 삼림 개간이 다시 늘어난 원인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심각한 경기 불황이 닥치면서 법 집행이 느슨해졌던 것이다. 2018년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서 자신의 땅을 원하는 농민들의 요구는 더욱 높아졌고 그에 따라 삼림 개간 역시 늘어났다. 브라질 인구 2억 1000만 명 가운데 5500만 명이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200만 명의 브라질인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
왜 브라질은 수출용 콩과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베어 내는 걸까. 그 이유를 알고 싶은 사람은 우선 브라질의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할 것이다. 브라질은 인구 중 4분의 1이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다. 내가 콩고에서 만난 여성 베르나데테와 다를 바 없는 가난 속에서 산다. 그런 사람들의 고통을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환경주의자들은 간과하거나, 때로는 아예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pp.97,98

아마존 삼림 파괴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환경 보호 단체들은 브라질 농부들과 유대를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한층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농부들이 몇몇 지역, 특히 세라두에서 농업과 목축의 집약도를 높일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지역의 개발 압력을 줄이고 특히 열대우림의 파편화를 막을 수 있다.
공원과 보호 지역을 만드는 것은 농업 집약도를 높이는 것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개발과 보호는 함께 가는 것이다. 농경과 목축을 더 효율적이고 수익성 높게 만드는 것만으로 원시림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노력은 불필요해진다. 특정 구역을 지정해 이미 존재하는 농장과 목장의 집약도를 높이기만 해도, 브라질 농부들과 목장주들은 더 좁은 땅에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 낼 수 있고, 따라서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p.110

“일본이 서구를 따라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머리 장신구 등의 제품을 만들 때 플라스틱은 거북 껍질을 대체하는 재료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셀룰로이드를 가장 먼저 가장 널리 도입한 제품은 빗이었다. 수천 년간 인류는 거북 껍질, 상아, 뼈, 고무, 철, 양철, 금, 은, 납, 갈대, 나무, 유리, 도자기 등을 이용해 빗을 만들어 왔다. 셀룰로이드는 이 모든 재료를 대체했다.
1970년대 말쯤 되자 피아노 건반에 상아를 쓰는 일은 없어졌다. (…)
셀룰로이드의 발명자 하이엇은 본인의 발명품이 지니는 환경적인 이점을 설명하는 팸플릿을 제작했다. “점점 더 희귀해지는 원료를 채취하기 위해 지구를 헤집고 다닐 필요가 없다.”
피게너와 나누었던 대화로 돌아가 보자. 나는 피게너에게 플라스틱이 수많은 매부리바다거북의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피게너는 웃음을 터뜨렸다. “플라스틱은 기적의 물건이에요. 그죠? 그러니까 셸런버거 씨가 아는 그런 기술 발전이 환경에 도움이 됐죠.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거북이들의 생명을 지킬 수 없었을 거예요. 그걸 부정하면 거짓말일 텐데 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그렇게까지 외곬은 아니니까요.”
---pp.131,132

플라스틱을 둘러싼 이 모든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환경을 지키고 싶다면 자연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자연물 사용을 피하려면 인공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환경주의자들이 추구하는 환경 보호 방식과는 정반대다. 그들은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자원을 사용하자고, 바이오 연료와 바이오플라스틱 같은 천연 소재 쪽으로 나아가자고 주장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천연 재료를 인공 재료보다 자연 친화적이라고 여긴다. 그런 관념은 극복될 필요가 있다. 인류는 인공 재료로 바다거북과 코끼리를 멸종에서 구했다. 만약 우리가 그런 본능에 집착했다면 거북들이 얼마나 더 큰 위기에 처했을지 상상해 보자. (…)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공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 실로 중대한 역설을 인류는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다.
---pp.143,145

생물다양성과학기구는 종, 멸종, 생물다양성 연구를 주요 목표로 삼는 과학 기구가 아니라 세계자연보전연맹 산하 단체다. 이 기구는 전체 생물종 가운데 6퍼센트가 멸종 위급critically endanger, 9퍼센트가 멸종 위기endanger, 12퍼센트가 멸종 취약vulnerable to becoming endangered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세계자연보전연맹은 1500년대 이후 식물, 동물, 곤충 11만 2432종 가운데 0.8퍼센트가 절멸한 것으로 추산한다. 비율로 환산해 보면 매년 2종 미만, 0.001퍼센트만이 멸종하는 셈이다.
지난 1억 년간 생물다양성은 크게 증가했다. 이 다양성 증가는 지난 대멸종의 여파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생물다양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의 숫자를 세는 것보다 속genera, 屬의 숫자를 따지는 것이 더욱 정확한데, 지난 1억 년간 생물속의 숫자는 거의 3배로 늘어났다. 과거 다섯 차례 대멸종을 화석 자료로 검토해 보면 생물다양성이 15~20퍼센트 정도 크게 낮아지지만 곧 그보다 더 큰 성장이 뒤를 잇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인류가 생물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2019년 현재 지구상의 보호 지역 면적을 전부 더하면 아프리카 대륙보다 크다. 지구 전체 면적 가운데 15퍼센트가 보호 지역이다.
1962년만 해도 보호 지역은 모두 9214개였으나 2003년에는 10만 2102개로 늘어났고, 2020년에는 24만 4869개에 달한다. (…)
고릴라와 다른 야생 동물들을 진정 위협하는 건 석유 회사나 경제 성장이 아니다. 2014년 12월 그 지역을 방문했을 때 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가난하기 때문에 나무를 연료로 쓰는 것이 진정한 문제였다. 콩고에서는 취사용 연료의 90퍼센트 이상이 나무 또는 숯으로 충당된다.
---pp.155,158

1864년 캘리포니아에 요세미티국립공원을 만든 후 500만~1000만 명에 달하는 원주민이 환경 보호 활동가들에게 쫓겨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코넬대학교의 한 사회학자는 유럽인 때문에 생겨난 환경 보호 난민이 아프리카에서만 최소 1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원주민을 내쫓는 것은 환경 보호 정책의 부수적인 피해 같은 게 아니었다. 환경 보호 정책의 핵심이 바로 원주민 내쫓기였다. 두 학자는 이 주제를 다룬 논문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가축을 기르고, 산림에서 나는 것들을 채집하고, 농사를 짓던 사람들을 추방하는 것은 20세기에 아프리카 남부와 동부 그리고 인도에서 수행된 환경 보호 정책의 핵심이었다.”
---pp.168,169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의류 공장과 다른 여러 소비재 공장이 하는 일은 멸종저항이나 그린피스가 주장하는 것과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공장은 삼림 파괴를 불러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실은 숲을 지키는 원동력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p.192

제조업은 부의 증가를 가져온다. 국가는 그 부를 기반으로 도로를 건설하고, 발전소를 짓고, 송전 시설을 확충하고, 홍수 통제 체제를 갖추고, 상하수도를 건설하고,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콩고 같은 가난한 나라와 미국 같은 부유한 나라를 구별 짓는 요소다.
게다가 도시는 인구 집중을 불러온다. 반대로 말하면 더 많은 교외 지역이 야생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도시는 얼어붙지 않은 지표면 중 고작 0.5퍼센트만을 차지할 뿐이다. 지구 전체를 놓고 볼 때 포장도로와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 또한 0.5퍼센트 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초원, 숲, 야생의 영역은 넓어진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삼림 회복 속도가 느린 삼림 파괴 속도를 따라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동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다. 수억 마리의 말, 소를 비롯한 여러 동물을 기르고 있다. 이 동물들에게 줄 먹이를 기르는 땅을 아끼는 것만으로도 취약한 상태에 놓인 생물종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마치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에서 농업 현대화로 자연을 보호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pp.199,200

우리가 더 이상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초원과 숲이 되살아나고 야생 동물이 되돌아오게 할 수 있다. (…)
에너지 생산을 집중화, 고도화하는 것은 지구 행성의 더 많은 부분을 야생 동물에게 넘겨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오늘날 지구상에 세워진 모든 수력 발전 댐과 모든 화석 연료 발전소 그리고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합쳐도 얼어붙은 땅을 제외한 전체 면적의 0.2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에너지 생산을 위한 토지 사용 면적은 식량 생산을 위한 토지 사용 면적의 고작 200분의 1에 불과하다.
---pp.216,217

나를 포함해 환경 운동가들은 제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오랜 편견과 달리 제조업의 긍정적 영향은 부정적 영향을 훨씬 뛰어넘는다. 수파르티 같은 개발도상국 노동자가 만든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다.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환경 운동가와 언론은 H&M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가난한 국가에서 옷을 생산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하지만 그건 옳지 않다. 그런 비난을 멈춰야 한다.
마텔, 나이키, H&M 같은 회사들이 노동자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압력을 넣음으로써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개발도상국에서 만들어 낸 저렴한 상품을 소비자가 구입하는 행위 자체를 악마화하지 말아야 한다.
---pp.225,226

소수의 헌신적인 자연 애호가들이 환경을 구해 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감명을 준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에 익숙하다. TV와 다큐멘터리 영화, 책, 뉴스 등을 통해 흔히 접한다. 영웅과 악당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흥미진진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한쪽에는 자연을 파괴하는 탐욕스러운 겁쟁이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이상을 좇는 젊은 영웅들이 있다.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이런 이야기에 감명받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기 시작한다.
이 환경 보호 전사들의 영웅담이 가진 유일한 결함은 그 내용이 거의 다 틀렸다는 것이다.
---p.233

드레이크 유전이 개발되면서 석유를 정제한 케러신kerosene, 즉 등유가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등유는 미국의 조명용 액체 연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 고래기름의 자리를 빼앗았다. 그리하여 고래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고래기름이 더는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고래 사냥이 정점에 달했을 무렵 포경 산업에서 생산해 내는 고래기름은 매년 60만 배럴에 달했다. 드레이크가 유전을 개발한 후 석유 산업은 3년도 되지 않아 같은 양의 기름을 생산해 냈다. 펜실베이니아의 유전 하나에서 하루에 생산하는 석유 양이나, 포경선 한 척이 3~4년에 걸친 항해 끝에 잡은 고래에서 얻는 고래기름 양이나 차이가 없었다. 석유의 에너지 밀도는 실로 대단했다.
---pp.236,237

포경업은 1962년에 정점을 찍었다. 그린피스가 밴쿠버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13년 전이었다. 1962년 이후 포경업은 급속도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유엔은 1972년 포경업을 10년간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미국은 해양포유류보호법Marine Mammal Protection Act을 제정해 포경업을 금지했다. 그린피스가 밴쿠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세계적 찬사를 불러일으켰던 1975년, 이미 세계 46개국은 모든 혹등고래, 대왕고래, 귀신고래, 그리고 참고래와 큰고래, 보리고래의 일부 종에 대한 포경을 금지하고 있었다.
고래를 구한 것은 국제 조약이 아니라 식물성 기름이었다. 국제포경위원회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가 1982년 포경 행위를 금지했을 때 이미 포경 산업은 사실상 끝난 상태였다. 국제포경위원회의 포경 금지 이후 사냥당한 고래는 20세기에 사냥당한 전체 고래 중 1퍼센트에 불과하다.
---p.240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인이 채식주의자가 될 경우 음식 분야만 놓고 보면 개인별 에너지 소비는 16퍼센트 줄어들고 온실가스 배출은 20퍼센트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전체’ 분야 개인별 에너지 소비는 고작 2퍼센트 줄어들 뿐이며 ‘전체’ 온실가스 배출 역시 4퍼센트 감소하는 데 그칠 뿐이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가 내놓은 전 세계인이 비건이 되는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 역시 마찬가지다. 2050년까지 인류가 동물성 식품과 제품을 완전히 끊고 목초지를 전부 숲으로 되돌린다 해도 그 효과는 전체 탄소 배출량 가운데 10퍼센트를 절감하는 데 머물 것이다.
모든 미국인이 육류 소비를 4분의 1가량 줄인다 한들 온실가스 배출량은 1퍼센트 줄어들 뿐이다. 모든 미국인이 채식주의자가 된다 한들 미국의 탄소 배출량은 고작 5퍼센트 정도 줄어들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를 보여 주는 연구는 끝없이 이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 시민이 모두 채식주의자가 된다 해도 줄어드는 탄소 배출량은 평균 4.3퍼센트 정도에 머문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설령 모든 미국인이 비건으로 전향한다 해도 탄소 배출량은 고작 2.6퍼센트 감소할 뿐이다. (…)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식품이나 토지 사용 같은 분야가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절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 전기, 수송, 요리, 난방 같은 에너지 분야가 세계 화석 연료 소비의 거의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pp.267,268

원자력 에너지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사망 사고 발생 건수를 놓고 보면 황당하리만치 사고가 적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말이다. 연간 사망자 수를 놓고 비교해 보자. 27만 명이 걷다가 죽고 135만 명은 운전하다가 죽는다. 230만 명이 일하다가 죽으며 420만 명은 대기 오염으로 죽는다. 반면 원자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모두 합쳐 100명을 겨우 넘는다.
앞서 살펴본 최악의 원자력 사고들을 통해 우리는 원자력이 안전할 뿐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낮은 본질적인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로 연료의 에너지 밀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원자를 쪼개서 열을 발생시키는 핵분열 방식은 불을 붙여 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방식보다 연료가 훨씬 적게 든다. 코카콜라 캔 하나 분량의 우라늄만 있으면 한 사람이 평생 펑펑 쓰고 남을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벌어진다 해도, 설령 연료봉이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러도 발전소를 넘어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세 물질의 양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가정과 자동차, 발전소에서 화석 연료와 바이오매스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하는 미세 물질은 2016년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므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원자력이다. 대기 오염으로 수명이 단축되는 사람이 연간 7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원자력은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목숨을 구해 왔다.
---pp.310,311

1995년부터 2018년까지 전례 없는 보조금이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대대적으로 투입되었다. 하지만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퍼센트에서 15퍼센트로 고작 2퍼센트포인트 상승했을 뿐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늘리면서 원자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 두 에너지로는 원자력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전기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는 1차 에너지원을 직접 소비하는 식으로 사용되는데 대부분은 화석 연료를 태우는 것이다. 난방, 취사, 수송 등의 분야가 그렇다.
태양광 및 풍력과 달리 원자력은 전기뿐 아니라 열도 공급할 수 있다.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 가운데 풍부하고, 지속적이며, 저렴한 열 공급원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원자력뿐이다. 오직 원자력만이 저렴하게 수소 가스와 전기를 생산해 난방, 취사, 수송 같은 분야에서도 화석 연료를 떨쳐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p.316

1960년대에는 그랬다. 대부분의 환경 보호 활동가들이 원자력을 석탄이나 수력 발전보다 더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선호했다. 대부분의 민주당원과 진보주의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원자력을 깨끗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사실상 무제한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천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널리 호응을 얻고 있었다.
---p.322

미국 정부는 2050년이 되면 미국 내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천연가스보다 커질 것으로 추산한다. 세계적으로는 2018년 전력 생산의 28퍼센트를 차지한 신재생 에너지는 2050년이면 거의 50퍼센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숫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2018년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가 1차 에너지원 중 차지하는 비중이 11퍼센트에 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중 64퍼센트(다시 말해 전체 1차 에너지원 중 7퍼센트)는 수력 발전 댐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댐은 선진국에 세워져 있다.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댐 건설은 부유한 나라에서 온 환경주의자들에게 종종 가로막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열광에도 불구하고 2018년 기준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1차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지열 발전은 그보다 더 작은 0.1퍼센트에 불과하며, 조력 발전의 비중은 너무 작아서 측정조차 불가능할 지경이다.
---pp.360,361

기후와 에너지 과학자 집단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환할 때 대륙 단위의 기상 현상과 계절 변화를 고려할 경우 배터리 에너지 저장소의 설치와 운영 비용으로 23조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2019년 미국의 GDP는 22조 달러다.
---p.362

태양광과 풍력이 점점 더 비싸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간헐적 에너지라서 그것을 뒷받침해 줄 같은 용량의 발전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더 많은 토지와 송전선, 발전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근본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문제는 기술로 해결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는 게 문제다.
---p.373

단순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은 그것을 건설하고,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투자한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
한 선구적 연구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와 수력 발전 댐은 각각 건설할 때 투입한 에너지의 75배, 35배를 생산해 낸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는 각각 건설할 때 투입한 에너지의 1.6배, 3.9배, 3.5배만을 생산할 뿐이다. 반면 석탄, 가스, 석유 같은 화석 연료는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30배를 되돌려 준다.
산업혁명은 석탄의 에너지 밀도가 나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가능했다. 같은 원리로 에너지 밀도가 훨씬 낮은 태양광과 풍력으로는 오늘날의 고에너지 도시 산업 사회와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
---p.385

매키번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운동가 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그는 버몬트주의 원자력 발전소 폐쇄를 옹호한 인물이다. 그 결과 버몬트주는 탄소 배출량을 25퍼센트 줄이는 대신 도리어 16퍼센트 늘리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대신 화석 연료 발전소를 세우게 만든 환경주의자가 매키번 한 사람뿐일 리는 없다.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기금, 시에라클럽 같은 모든 주요 환경 단체들은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추방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동시에 그들은 천연가스 회사나 신재생 에너지 회사로부터 돈을 받거나 그런 기업들에 투자해 왔다. 원자력 발전소가 문을 닫고 대신 천연가스 발전소가 세워지면 이익을 볼 수밖에 없는 이들과 돈으로 얽힌 사이인 것이다.
탈원전을 추진하면 그 경쟁 상대인 화석 연료와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은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10년간 인디언포인트Indian Point 원자력 발전소가 올린 수익은 80억 달러에 달했다. 40년이라면 320억 달러를 가뿐히 찍을 수 있다. 원전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이 막대한 돈이 천연가스와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흘러들어 간다는 말과 같다.
---p.410

기후 활동가들은 기후 회의론자들보다 압도적인 자금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환경 단체인 환경보호기금과 천연자원보호협회의 연간 예산을 합치면 3억 8400만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기후 변화 회의론 단체 중 가장 큰 기업경쟁연구소와 하트랜드연구소Heartland Institute의 연간 예산은 합쳐 봤자 13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두 환경 단체의 예산 3억 8400만 달러는 엑손모빌이 기후 변화 회의론자들에게 지난 20년간 후원한 금액 전부를 합친 것보다 큰 돈이다.
---p.413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것까지는 나도 찬성하는 바다.
그러나 그렇다고 기후 변화에 반대한다면서 천연가스 업계의 돈을 받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블룸버그는 오브리 매클렌던, 톰 스타이어, 엑손모빌과 다를 바 없는 이해관계자다. 시에라클럽이나 350.org는 엑손모빌의 돈을 받는 단체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은 블룸버그의 돈을 받고 있다. 이런 행태를 한마디로 위선이라고 한다.
---p.419

환경주의자들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경제 발전을 가로막을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약하고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는 지난 50년간 에너지 소비를 억제해 경제 발전을 가로막기에 충분한 권력을 휘둘러 왔다. 현재 세계은행은 수력 발전, 화석 연료, 원자력처럼 저렴하고 신뢰성 있는 에너지원에 지원하던 자금을 태양광과 풍력처럼 비싸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에너지원 쪽으로 돌려 투입하는 중이다. 2019년 10월 유럽투자은행European Investment Bank은 가난한 나라에 화석 연료 발전소를 짓기 위한 일체의 자금 지원을 2021년부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부유한 나라의 환경주의자들이 콩고 같은 나라의 가난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최소한 책임은 있다.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 사람들이 산업화와 개발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그 길에 들어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p.449

세계은행의 목적은 가난한 나라의 경제 개발을 돕기 위해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20여 년간 세계은행은 댐, 도로, 전력망 등 기본적인 현대 사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돈을 개발도상국에 빌려주었다. 댐 건설 같은 것은 리스크가 낮은 투자다. 일단 지어 놓으면 꾸준히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그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나랏빚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전력망 중 상당수가 이렇듯 세계은행 금융 지원을 받은 것으로 12개의 수력 발전소가 브라질의 밤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들어 세계자연기금이나 그린피스 같은 환경 단체들이 목청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유엔은 전적으로 다른 개발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지속가능한 개발”이었다. 이 새로운 모델에 따르면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댐 같은 대규모 전력 인프라 대신 소규모 신재생 에너지를 계속 사용해야만 했다. 세계은행 역시 곧 유엔의 길을 따랐다.
1990년대에 이르자 세계은행의 금융 지원 가운데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돈은 고작 5퍼센트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pp.451,452

이제 우리는 진짜 질문을 던져 볼 때가 되었다. 과거의 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토록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어째서 기후 변화가 북극곰뿐 아니라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일까?
우리는 그 대답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의 과학적 기반 자체는 대체로 건전하다. 하지만 〈정책 결정자를 위한 요약〉과 언론 보도자료, 보고서 저자들의 성명과 언론 인터뷰 등이 문제다. 그것들은 이념적 동기를 가지고 과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요한 맥락을 함부로 생략한다.
우리가 살펴본 바와 같이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 저자들과 언론 보도자료는 해수면 상승을 “관리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한다. 세계 식량 공급은 풍비박산 날 위기에 처해 있고, 채식을 하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가난한 나라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해 부유해질 수 있고, 원자력 에너지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언론 매체 역시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적 오해에 큰 책임이 있다. 그들은 종말론적인 표현과 분위기를 앞세우면서 중요한 국제적·역사적·경제적 맥락을 소거해 버린다. 적어도 1980년대 이후 주요 매체들은 기후 변화 문제를 과장된 방식으로 보도해 왔다. 《뉴욕타임스》나 《뉴요커》 같은 엘리트 매체들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미 반세기 전에 거짓임이 탄로 난 맬서스주의식 이념과 과대망상을 곧이곧대로 퍼뜨려 왔다.
---pp.507,509

오늘날의 환경주의는 일종의 세속 종교다. 기성 종교색이 옅은 고학력층을 위한 신흥 종교인 셈이다. 신도들은 주로 선진국과 일부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상위 중산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환경주의는 신도들에게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새로운 인생의 목적을 제공한다. 환경주의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영웅과 악당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 준다. 또한 환경주의는 과학의 이름으로 설파되는데, 따라서 지적인 권위까지 확보하고 있다.
---pp.520,521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아니다. 할 일은 많다. 문제는 그 방향이다. 현재의 긍정적인 흐름을 더욱 키워 나가야 한다. 저에너지 농경 사회로 돌아가자는 퇴행적 움직임으로 지금까지 이룩한 발전을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 멸종 등을 둘러싼 분노와 공포 조장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환경 운동이 키우고 있는 슬픔과 고독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환경 운동의 많은 부분은 잘못되었다. 해소할 길 없는 불안을 퍼뜨리고,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념을 유포하며, 실재하는 증거를 호도하거나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p.538

우리 모두는, 특히 선진국에 사는 우리는 오늘날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누리는 문명 생활에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환경 종말론자들의 주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하고, 인류가 도달한 풍요의 과실을 여전히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향한 공감과 연대 의식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다. 환경 종말론자들이 퍼뜨리는 논의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비인간적이다. 인간이 생각 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다. 우리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발생하는 부작용일 따름이다.
---pp.541,54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2008년 《타임》 선정 “환경 영웅”
- “《침묵의 봄》 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 _《와이어드》
- 아마존 40주 연속 베스트
- 아마존, 반스앤드노블, 《USA투데이》 베스트셀러
-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스켑틱》 추천
- 조너선 하이트, 스티븐 핑커, 앤드루 맥아피 강력 추천


“거주불능 지구”는 헛소리다

“2030년쯤 문명은 종말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세상은 12년 안에 멸망.” “빠르면 2040년 큰 위기 닥친다.” 지구와 인류의 최후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온 세상을 도배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고 알고 또 믿는 이런 “환경 종말론”은 과연 사실일까? 유엔 산하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2018년 보고서의 정확한 내용은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 두려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5퍼센트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 상승하면 사회가 붕괴하거나 세상이 멸망한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한 나사 기후학자에 따르면 이렇게 특정한 시점을 정해 두고 종말 운운하는 모든 이야기는 한마디로 다 “헛소리”다.
《타임》 선정 “환경 영웅”이자 “환경 구루” “기후 구루” “환경 휴머니즘 운동의 대제사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인 마이클 셸런버거는, 최근 이런 “환경 종말론”이 득세하는 상황을 보고 심각한 문제라고 느꼈다.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 멸종 등을 둘러싼 분노와 공포를 조장하는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해소할 길 없는 불안을 퍼뜨리고,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념을 유포하며, 실재하는 증거를 호도하거나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셸런버거는 30년 넘게 기후, 환경, 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미국삼나무 원시림 살리기 운동과 나이키의 아시아 공장 환경 개선 운동을 펼쳐 성공시켰고, 청정 에너지 전환 운동인 ‘뉴 아폴로 프로젝트’를 주도해 오늘날 전 세계적 화두인 ‘그린 뉴딜’ 정책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차기 보고서 전문 검토자로 초빙되었으며, 미국 의회에 출석해 기후 변화에 관해 증언했다. 이런 그가 보기에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활동은 진실을 오도할뿐더러 기후 위기 해결을 오히려 방해하는 짓이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서 최선을 다해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고 사실과 과학을 올바로 전달하기로 결심한 셸런버거는, 이를 위해 각종 과학 연구 성과와 데이터, 각 분야 과학자와 환경 활동가 및 현지인 인터뷰, 수십 년간의 경험과 통찰을 총망라한 문제작《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기존의 환경 논의, 특히 환경 종말론에 신랄한 문제 제기를 함으로써 환경 운동계와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고래를 구한 건 그린피스가 아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곧 세계 종말이 닥친다” “수십억 명이 죽을 것이다” “거주불능 지구가 될 것이다” 같은 기후 종말론이 얼마나 과장된 주장인지 보게 된다. “인구가 폭발하고 식량이 고갈될 것이다” “태풍, 가뭄, 홍수, 산불 등 기상 이변과 자연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아마존이 곧 불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린피스가 고래를 구했다” “채식을 하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같은 익숙한 주장 역시 과학적 근거나 사실과 어긋남을 알게 된다.
또 “플라스틱은 진보다” “경제 성장이 환경 보호다” “자연을 구하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우리 직관과 반대되는 중대한 역설을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가난한 나라는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면 부유해질 수 있다” “원자력은 핵폭탄과 다름없는 위험한 것이므로 필요 없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전 세계 모든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다”라는 주장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깨닫게 된다.
사실 고래를 살린 건 그린피스가 아니라, 바로 기술과 경제 발전이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1800년대 중반 유전 개발로 등유가 생산되어 조명 연료 시장에서 고래기름을 몰아냈다. 1900년대 중반에는 식물성 기름이 마가린과 비누 원료인 고래기름을 대체해 고래를 구했다. 바다거북과 코끼리를 살린 것 역시 오늘날 최악의 쓰레기로 지탄받는 플라스틱이 발명되어 거북 껍질과 상아를 대신한 덕분이다. 천연 소재를 사용하자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자연을 지키려면 우리는 인공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현재 인류는 100억 명을 먹여 살릴 식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따르면 식량 생산량 증가는 기후 변화보다는 트랙터, 관개 시설 개선, 비료 등의 요소에 더 크게 좌우된다. 지난 30여 년간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줄어들었다. 유럽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23퍼센트 낮다. 미국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5퍼센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구 평균 기온도 티핑 포인트인 4도가 아닌 2~3도 상승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성과는 지구 종말을 외치는 기후 양치기들 덕분이 아니라 석탄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룬 덕분이고, 농업과 어업의 산업화와 현대화 덕분이며, 제조업의 발달 덕분이다. 기후 활동가들이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기술과 경제 성장의 힘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막아 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이 유일한 길이라고?

환경주의자들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온 세상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비싸고, 불안정하며, 특히 에너지 효율과 밀도가 너무 떨어진다. 풍력 터빈의 최대 효율은 59.3퍼센트, 태양광 패널의 최대 생산 전력은 1제곱미터당 50와트다. 반면 천연가스와 원자력은 1제곱미터당 2000~6000와트다. 산업혁명은 석탄의 에너지 밀도가 나무보다 훨씬 높아서 가능했다. 같은 원리로 에너지 밀도가 훨씬 낮은 태양광과 풍력으로는 오늘날의 고에너지 도시 산업 사회와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문제는 태양광과 풍력이 날씨에 좌우되는 신뢰할 수 없는 간헐적 에너지라는 점이다. 그래서 태양광 또는 풍력 시설이 대대적으로 들어선다면 그 불안정성을 감당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더 많은 천연가스 발전소가 세워져야 한다. 이 때문에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더 많아지고 전기 요금도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대폭 높인 독일은 2007년 이래 전기 요금이 50퍼센트 늘어났으며, 2019년 요금은 유럽 평균보다 45퍼센트 높다. 신재생 에너지 의존 비중이 높은 캘리포니아는 2011년 이후 다른 주에 비해 6배나 빠른 속도로 전기 요금이 올랐다.
게다가 친환경이라는 풍력 발전이 도리어 박쥐와 대형 조류, 곤충 등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 발전 또한 넓은 면적이 필요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건설 시 원전보다 자원은 16배 많이 소비하고, 300배나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위선적이고 비윤리적인 “환경 식민주의”

더욱 큰 문제는 환경주의자와 선진국이 여전히 나무와 숯을 주된 연료로 쓰는 가난한 나라들에 비효율적인 신재생 에너지를 강요하면서 화력, 수력 발전을 못 하게 막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작 자신들은 화석 연료로 부유한 선진국이 되어 오늘날 자동차와 비행기, 인공조명과 난방을 풍족하게 누리는 삶을 살면서도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 발전과 성장은 가로막으려 드는 것이다. 위선적이고 비윤리적인 “환경 식민주의”다.
세계은행은 2차 세계대전 이후 20여 년간 댐, 도로, 전력망 등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돈을 개발도상국에 빌려주었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 들어 세계자연기금이나 그린피스 같은 환경 단체들의 입김이 드세지면서 유엔은 이른바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 새 모델에 따르면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댐 같은 대규모 전력 인프라 대신 소규모 신재생 에너지를 계속 사용해야만 했다. 1990년대에 이르자 세계은행의 금융 지원 중 인프라 구축 자금은 고작 5퍼센트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유엔과 환경 단체들은 이것이 산업 사회가 겪어 온 시행착오를 피하도록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2018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는 댐, 천연가스, 원자력 등 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을 버리고 태양광 같은 탈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을 택함으로써 가난한 국가들이 에너지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인류는 신재생 에너지가 아니라 석탄 덕분에 산업화 이전의 유기농 태양 저에너지 사회로부터 해방되었다. 화석 연료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로 산업혁명을 하거나 가난에서 벗어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셸런버거는 이처럼 산업화도 못 한 나라들에 탈산업화를 요구하는 터무니없는 “환경 식민주의”를 경계하면서 산업화와 농업 현대화, 특히 제조업의 도입이야말로 번영과 환경 보호를 함께 달성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린피스나 멸종저항의 주장은 틀렸다. 가난한 나라에 에너지 밀도 높은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숲을 위협하지 않는다. 공장이 떠나 버릴 때 숲은 진짜 위기에 빠진다.” 한 기후학자의 말대로 “경제 성장을 추구해 많은 이들을 가난에서 건져 내는 일, 기후 변화에 맞서는 일, 이 두 가지는 양자택일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기후 변화의 영향이라고 걱정하는 것 중 다수는 실제로는 관리 부실이나 저개발 때문에 생겨난 증상이다.” 그러므로 가난한 개발도상국 노동자가 만든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자부심이다.

“환경 종말론”을 넘어 “환경 휴머니즘”으로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기금, 시에라클럽 같은 모든 주요 환경 단체들은 화석 연료와 원전 추방에 앞장서 왔다. 그런데 그들은 동시에 천연가스나 신재생 에너지 회사로부터 돈을 받거나 그 기업들에 투자해 왔다. 돈으로 얽힌 사이인 것이다.
탈원전을 추진하면 화석 연료와 신재생 에너지 기업은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원전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그 막대한 돈이 천연가스와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흘러들어 간다는 말과 같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운동가 빌 매키번, 정치인이자 환경 운동가로 노벨상을 수상한 앨 고어 전 부통령 같은 인물들도 모두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돈을 받았다.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이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돈을 받는다고 비난하면서 자신들도 뒤로는 돈을 받아 온 것이다. 한마디로 위선이다. 셀레브리티들과 기후 활동가들이 구글 주최로 기후 변화 대응 행사를 한다면서 5성급 리조트에다 제트기, 호화요트, 슈퍼카, 헬리곱터를 동원해 화석 연료를 펑펑 써 댄 것과 다를 바 없는 행태다.
오늘날 환경 종말론은 일종의 세속 종교가 되어 버렸다고 셸런버거는 지적한다. 이 종교는 신도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목적뿐 아니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영웅과 악당을 구분하는 기준까지 제공한다. 셸런버거는 우리가 사랑 없는 공포, 구원 없는 죄책감을 설파하며 문명과 인류를 증오하는 비인간적인 이 신흥 종교를 넘어 “인류의 번영과 환경 보호가 함께 달성”되는 “환경 휴머니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탐욕과 오만의 결과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 발전 과정의 부작용일 따름이다. 그리고 이 부작용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자연을 보호하려면 실제로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 알아내는 일에 동참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라.
-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바른 마음》 《나쁜 교육》 저자)
환경 운동의 일부 진영은 비생산적이고 반인간적이며 대단히 비과학적인, 죄와 파멸이란 담론에 스스로를 가두어 왔다. 셸런버거는 진실을 똑바로 꿰뚫어 보면서 우리가 정말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우쳐 준다.
-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빈 서판》 저자)
그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 지구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따위는 떨쳐 버리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라고.
- 리처드 로즈 (저널리스트, 역사가, 퓰리처상 수상자, 《원자폭탄 만들기》 저자)
마이클 셸런버거는 지구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환경주의의 잘못된 통념을 용납하지 못한다. 이 책은 경이롭다. 연구 중심이되 흥미 만점인 책,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꿔 놓는 책이기 때문이다.
- 앤드루 맥아피 (MIT 수석 과학자, 《포스트 피크 거대한 역전의 시작》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저자)
환경 문제에 대한 모든 답과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 그러나 그런 믿음에 의문을 제기할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미셸 마비어 (샌타클래라대학교 환경학 교수)
우리는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너무나 시급한 이유다 .
- 폴 로빈스 (위스콘신대학교 넬슨환경연구소 소장)

회원리뷰 (113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리뷰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선**맨 | 2021.07.26 | 추천20 | 댓글5 리뷰제목
  예전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 때 같이 일하던 직원 중 하나가 커피를 몹시 좋아해서 출근하자마자 아메리카노부터 뽑아마셨고 심지어 퇴근 할 때도 커다란 텀블러에 듬뿍 담아 가져갔다. 나는 그가 그저 커피를 싸 가지고 가기 위해서 개인 텀블러를 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은 환경을 위해 텀블러와 에코백을 사용한다고 짐짓 자랑스럽게 말했다. 허나 그가 정;
리뷰제목

  예전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 때 같이 일하던 직원 중 하나가 커피를 몹시 좋아해서 출근하자마자 아메리카노부터 뽑아마셨고 심지어 퇴근 할 때도 커다란 텀블러에 듬뿍 담아 가져갔다. 나는 그가 그저 커피를 싸 가지고 가기 위해서 개인 텀블러를 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은 환경을 위해 텀블러와 에코백을 사용한다고 짐짓 자랑스럽게 말했다. 허나 그가 정말 텀블러를 자연 보호를 위해 사용한다고 여기는 사람은 그 자신 뿐이었다. 그가 평소 자신의 취미 중 하나가 모 브랜드의 텀블러가 새로 출시될 때마다 색깔별로 전부 구매하는 것이라고 여러 번 자랑했기 때문이다. 텀블러와 에코백은 여러 번 사용해야만 환경 보호 효과가 있다. 그러나 기업들조차 에코를 표방하면서 무분별하게 만들어 사은품으로 뿌려댄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을 보고 나는 그 직원이 떠올랐다. 이 책은 환경 보호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파괴에 일조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우리가 올바르게 지구를 위할 수 있게 해주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예상 외였다. 목차를 보니 의문이 잔뜩 솟았다.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원자력은 자연보호의 희망이다, 라니. 하지만 내가 환경에 대해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목차가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도 읽어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통념이 흔들어지는 경험은 짜릿한 거니까. 그래서 내 통념의 안부를 묻는다면, 99%는 잘 살아있다.

  셀럽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탄소를 펑펑 배출하는 전용기를 타고 각 나라들을 누비며 화석연료를 써대는 일에 대한 비판은 일리있었다. 이외에 에코백이나 종이봉투에 대해서도 여러 번 재활용하지 않으면 큰 효과는 없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와서 내가 기대했던 부분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대다수였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극히 미미하며 햇빛을 받으면 다 분해되니 그렇게 걱정할 것 없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었다. 미미하다는 주장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바다에는 쓰레기가 천지이며, 설사 플라스틱이 자연 분해 된다고 쳐도 그 전에 동물들이 먹어서 고통받고, 찔려서 죽어가니까.

  또 저자는 극심한 기후 변화가 닥쳐온다 해도 인간이 갖추고 있는 홍수 관리 체계, 전력 공급망, 도로체계는 잘 작동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극심한기후 변화가 아니더라도 고작 한파나 태풍 때문에 정전이 되고 시설들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여러 번 본 바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후쿠시마가 방사능 청정지역이라고 주장하거나 온난화 때문에 북극곰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호들갑이라고 말하는 부분도 의아했다.

 

  그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이 감정적이고 선정적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저자야말로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책은 종말론적 환경주의자의 과격한 행동을 비판하고 있는데 환경주의자들이 전부 종말론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흔해서 독자들이 폭넓게 공감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온건파의 주장도 예시로 들었다면 이보다는 신뢰감이 상승했을 것이다.

  그는 환경보호론자들이 전부 지구 멸망을 얘기한다며 절망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환경론자의 말을 듣고 지구가 멸망할 거란 생각은 안 한다. 그걸 진정 믿는다면 그렇게들 살고 있겠는가?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그 뒤를 이을 것이다. 내가 봐온 환경보호론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절망을 퍼트리거나 절망에 빠지기는 커녕 누구보다 절망과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환경보호론자들의 대척점에 서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절망과 말이다.

  읽으면서 파악한 저자는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과학기술 만능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다어떤 문제든 경제적 논리와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을테니까 안심하라고 다독인다.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역사와 문학과 영화, 뉴스와 사회에서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했을 때 일어나는 비극을 보아왔다.

  개발만을 정당화하는 느낌에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고 욕망에 충실하게 파괴와 낭비를 일삼자!”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생겼다. 과도한 걱정일까? 어떤 이들은 자신이 유리하게 써먹을 것만 뽑아가서 옳지 않은 일을 할 때 방패로 써먹는다. 나는 이 책이 그런 방패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진리로 믿어왔던 것에 대해 의심을 해보게 하는 점은 좋았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이를 통해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게 되면, 환경에 대해 또 다른 각도에서 연구가 진행될 수도 있으니까. 의료 약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듯 환경 쪽에서도 난립하는 주장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겐 더 많은, 제대로 된 연구가 필요하다.

  독자들이 책의 형태를 하고 있다고 해서 저자의 주장을 무조건 믿고 받아들이지도 않겠지만 이 책은 특히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여러 사람과 읽고 토론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싸움이 아닌 토론 말이다다른 여러 사안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환경 문제도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여러 관점을 대해야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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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이의 있습니다!!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생* | 2021.05.11 | 추천17 | 댓글0 리뷰제목
#독서후기   <환경보호, 이의 있습니다!!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도서명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글쓴이 : 마이클 셸런버거 펴낸곳 : 부키 펴낸날 : 2021년 4월27일 완독일 : 2021년 5월9일   한줄평 : 종말론 환경보호론자에 대한 저자의 반격 -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어렵다.   지구 환경 보호에 경종을 울린 세기의 문제작 『침묵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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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환경보호, 이의 있습니다!!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도서명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글쓴이 : 마이클 셸런버거

펴낸곳 : 부키

펴낸날 : 2021427

완독일 : 202159

 

한줄평 : 종말론 환경보호론자에 대한 저자의 반격 -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어렵다.

 

지구 환경 보호에 경종을 울린 세기의 문제작 침묵의 봄을 전면에 내세운 책이었다. 얼마나 자신감이 있으면, 아니 어떤 상업적인 홍보를 하고 싶어 저 유명한 책을 들고 나왔나, 사실은 반감부터 들었다. 이왕 책을 냈으니, 많이 팔아야 한다. 그것이 지성과 자본주의의 모순이다.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글에 어떤 내용일지 심히 궁금하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지성과 이성의 결합체에 큰 혼동이 올 것 같아 감히 신청하기가 힘들다고 댓글을 달았다. 출판사 담당자는 그런 의미에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의견을 주었고 나는 용기를 내어 서평단 응모를 하고 책을 받게 되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의 지원으로 책을 무상으로 받아 작성하였지만, 철저하게 개인의 가치관에 기반하여 자유롭게 작성된 글이다.

 

(완독 후 전체적인 느낌)

저자의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어떤 부분에서는 저자가 책을 쓰기 위해 또는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해 빈약한 이야기로 지나치게 많이 끌고 나갔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최근까지 수많은 환경론자와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데 반해, 그것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색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작 목적)

이 책이 그 동안의 환경보호가 착각이었다는 우려할 만한 제목부터, 과감하게 침묵의 봄을 전면에 내세워 맞장을 뜨는 부분까지 극적효과를 높일 수 있었던 자신감은 저자가 바로 30년 동안 실제 환경 운동가로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마도, 그동안 몸 담았던 자신의 환경 운동에서 뭔가 다른 정보, 다른 느낌, 다른 지식을 통찰하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그의 동기는 순수했고 또 용감했다.

 

나는 지난 30여 년을 환경 운동가로서 살아왔다. 그중 20여 년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글을 쓰는 데 바쳤다. 내 목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28)

 

저자는 자연환경 보호도 물론이고 보편적 풍요도 누리게하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자연환경 보호보다는 명백하게 보편적 풍요에 더 저울이 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보호가 아니라 풍요의 필요성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 집필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책은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윤리관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한다. 혹자는 그것은 주류 윤리관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세속적 형태건 종교적 형태건 휴머니즘을 옹호한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곧잘 취하는 반인간주의에 반대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는 흔히 혼란스럽고 혼돈에 빠지기 일쑤다. 대중은 과학의 탈을 쓴 공상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적 사실을 구분해 알고 싶어 한다, 또한 인류가 가진 긍정적인 잠재력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 책이 그러한 지적 허기를 달래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29)

 

또 이 책의 분명한 목적과 방향이 하나 있다. 저자는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윤리관을 옹호한다고 하였지만, 비판 대상으로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로 한정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대부분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과격한 내용과 과격한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나는 독자로서 첫 출발점인 이 부분에서부터 이 책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극단론자를 데려와 비판하는 것은 쉽다. 저자의 의견이 돋보일 수 있다. 그러나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행동과 의견이 보편적인 환경주의자들의 의견은 아니다. 따라서 폭넓은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시간을 벌 수 있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은 19센티미터 상승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2100년까지 해수면은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66센티미터, 심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3센티미터 높아질 것이라 경고했다. 설령 이런 예측들마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수치라 할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느린 속도로 이루이지기에 각 사회는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39)

 

저자는 이 말을 하면서 네덜란드는 국토 3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지만 부유한 국가를 이루었다고 예를 든다. 얼마나 빈약한 예시인지 모르겠다. 해수면 상승은 일어난다. 하지만 느리게 일어나니까 우리의 기술발전 속도가 빠를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저자의 이 주장이, 설령 급진론자,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주장이라 하더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준비해야 하는 것은 똑같다.

 

균형을 잡기 위해 동시에 읽고 있는 다른 책 북극곰은 걷고 싶다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지구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시간의 엑스축과 공간의 와이축이 뒤틀리고 접힌다. 시간의 주관자이던 자연은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지구의 온도는 지난 100년 동안 0.74도 올랐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

 

이 모든 변화가 인간에 의해 일어난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기후변화 정부간위원회는 말한다. ... 균열 지점에서 이를 가장 혼란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들은 북극과 적도, 남극의 사람들과 동식물들이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 7)

 

(식량 증산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계화가 좌우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량 생산량 증가는 기후 변화보다는 트랙터, 관개 시설 개선, 비료 등의 요소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밝혔다. 가령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처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사는 농부라도 기술 발전이라는 단 한 가지 요인으로 40퍼센트의 식량 생산 증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전망했다. (41)

 

당연히 기계화는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그것은 땅이든 바다든 하늘이든 마찬가지다. 저자는 바다 생물의 멸종이 기후 변화보다도 인간의 남획에 의한 것이라는 걸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동식물의 멸종은 인간의 의해 일어났다. 그리고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을 이끈 것은 기계화다. 한꺼번에 더 많이 잡아들이려는 욕심. 그 기계화가 결국 멸종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기계화가 농업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 기계화가 동식물을 빨리 멸종시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지 한쪽편만 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사실보다 감정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지만, 그도 진짜 지옥은 이런 곳이다같은 글로 마찬가지의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종말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면 중앙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을 가보라고 말한다. 독자인 나는 저자가 도입부에 가져온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의견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저자가 그런 단체를 자극적으로 가져와 글을 쓰는 행태에 대해서는 역시 마찬가지 마음이다. 저자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그가 정말 자신의 의지를 잘 나타내려 했다면,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체보다는 보다 온건한 자료와 전체적인 과학과 통계 자료를 중심으로 서술을 했어야 했다. 그의 의견 상당 부분이 맞는 말일지라도, 그가 가져오는 단체들의 면면과 그가 그들의 자료와 비교하는 서술 방식은 자신의 독립성과 정통성 및 과학성을 오히려 훼손해 버린다. 저자의 자료 역시 신뢰를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많은 글은 과학적 통계와 보편적인 논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았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가 말하는 내용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사람들을 찾고 만나 그들과 인터뷰하고 그들의 말을 옮겨 적고 있다. 그 의견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 그리고 그 말을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은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2020년 영국에서 수행된 대규모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영국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은 기후 변화와 관련된 악몽을 꾼 적이 있다.” (71)

 

도대체 이런 통계를 왜 가져와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 이 역시 감정을 팔아치우는 자극적인 종말론적 환경주의자와 뭐가 다른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5명 가운데 1명이라면 나머지 4명은 왜 그런 악몽을 꾸지 않는지. 나머지 4명은 왜 같은 상황에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지, 임파워먼트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훨씬 숫적으로 많은 데 말이다.

 

저자는 지금의 모든 종말과 재난의 원인이 가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국가가 부유해지면 모든 게 더 나아질 것이며, 그래서 지금 당장 가난한 나라에게는, 환경보호보다 화석연료가 들어가더라도 공장을 세우고 불을 지펴 경제를 먼저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일 수 있다. 당장 굶어 죽을 빈곤한 국가에게 가서 굶어 죽더라도 환경 먼저 보호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게 전체의 정답은 아니다. 저자는 철저히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판단하는 선진 국가의 입장에서 아직 개발이 덜 되었다고 생각하는 후진국을 대상으로 이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가 보는 시선 자체에 문제가 있다.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들에 초점을 맞춘 부분적이고 편협된 시각으로 그것이 전체 지구의 환경 문제를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재난 앞에서 회복탄력성이 더 뛰어납니다. 그러니 사람들을 더 잘살게 만들어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해요.” (77)

 

저자는 선진국들이 탄소배출량을 훨씬 더 많이 줄였다고 자랑한다. 그러니 어서 모두 선진국이 되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대로 말하자. 지금 선진국이라고 하는 서구 국가들이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 삼고 화석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지구를 대기오염 덩어리로 만들며 선진국이 되었고,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는 브라질의 열대우림이 지구의 산소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의 이 주장은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오늘날 브라질에서 농경을 위해 숲을 개간하는 일이 그렇게 충격적이냐고 되묻는다. 삼림을 개간하는 것은 수백 년 전부터 유럽에서 벌어져 왔던 일인데, 왜 브라질만 그렇게 민감하게 보냐고 따진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유럽에서, 아시아에서 수백 년 동안 그렇게 숲을 파괴해왔기 때문에 이제 홍수가 잦아지고 동물이 사라지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고, 이제는 그러지 말자고, 좀더 보존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생존을 위해 숲을 개간하는 건 그다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게다가, 빨리 선진국이 되어 스웨덴처럼 발전된 기술력으로 숲을 만들어내면, 100년 동안 2배 가량 조림된 숲이 늘어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기술만 발전하고 경제만 발전하면 그게 숲이든 바다든 모든 걸 다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는 참으로 초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볼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은행이 삭감한 농업 연구 예산을 자체 재원으로 조달했다. 그랬더니 그린피스가 끼어들어 유럽 식품 회사들에 압력을 넣었다. 브라질산 콩을 구매하지 말라고 말이다.” (105)

 

농부 처지는 생각지도 않고 규제 위에 규제를 또 가하고 있는 그린피스에 대하여 저자는 매우 부정적이다. 그가 철저히 브라질 농부의 입장에서 쓴 글은 공감이 간다. 먹고 살기 위해 삼림을 개간하고 나무를 베어내고 콩을 심는데 그걸 막으면 농부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계속 가난하게 되면 그 피해는 도리어 전세계에 미치게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브라질 숲이 사라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리고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지구적 환경 영향은 매우 미비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저자는 바다 해양 쓰레기인 플라스틱,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매우 온건하다. 플라스틱에 대해 과학자들은 2015년에서 2025년 사이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10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고 전한다. (120) 그러면서 2007년에서 2013년 사이에 9명의 과학자가 24회 탐사를 실시하고, 미세 플라스틱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100분의 1 수준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애초 예상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적으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얼마나 과학적인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저자는 햇빛이 플라스틱을 소멸시킨다는 하나의 연구자료를 제시했다. 이런 연구자료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고 보편화되었고 신빙성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업무상 여러 국가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바다 플라스틱 및 미세 플라스틱 관련 자료를 많이 조사했었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인 연구자료보다 부정적이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자료를 더 많이 발견했다.

 

게다가 저자는 놀랍게도 플라스틱이 기적의 물질이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이 오히려 수많은 동물의 목숨을 구원했다는 것이다. 그 논리는 이렇다. 코끼리는 상아를 얻기 위한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 무참히 죽어갔는데, 상아는 피아노 건반 재료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기능성 플라스틱이 개발되면서 피아노에서는 점점 상아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래서 상아를 위한 사냥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니 코끼리를 구한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이다. 그러므로 플라스틱이 바다로 조금 흘러간다고 너무 호들갑 떨지 마라. 어떤 연구 논문에서는 다 분해된다고도 하지 않냐. 바다에 버려지는 비닐봉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0.8퍼센트밖에 안 된다. 그러니 좀 더 버려도 문제될 건 없다. ..... 솔직히 저자의 이런 주장에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최근에 벽돌책 모디빅을 읽고 있다. 거대한 향유고래를 잡기 위해 모험을 펼치는 포경선 얘기다. 책을 읽어보면 당시에는 오직 고래로부터 기름을 얻기 위해 고래 사냥을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고래로부터 기름을 얻지 않는다. 그래서 고래 남획은 많이 줄었다. 그런데 여전히 일본은 고래잡이를 실시하고 국가적으로 적극 옹호하고 있다. 최근 읽고 있는 책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보면, 캐나다에서도 아직 고래잡이를 허용하고 있으며 북극에서는 생계를 위한 목적에 한해 이누이트(에스키모족)에게 고래잡이가 허용되고 있다. 저자가 좋아하는 기계화로 인해, 이제 에스키모인들은 고래를 작살총으로 잡고, 굴삭기를 이용해 해체 작업을 한다.

 

저자는 기술발전이 이루어지고 양식 산업이 활발해지는 것은 오히려 바다생물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만약 자연산 물고기만으로 지구 사람들의 양식이 되게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게 될 거라고. 그건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바다 생물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 결정적인 요인으로 기후 변화가 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주장은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공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145)

 

그리고 말한다. 여러 나라에서는 쓰레기보다 더 중요하고 긴급한 일들이 많다. 어떻게 쓰레기에, 환경보호에 신경을 쓰겠나. 물론 나도 그런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실제 오래 전에 읽었던 왜 지구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보면 가난의 문제가 단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온갖 복잡한 정치적 상황, 국가적 이해관계, 유럽 국가들의 아프리카 식민지 후유증 등이 얽혀 있다. 맞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경보호, 온난화 문제를 계속 미루어둘 수는 없다. 곧 닥칠 일이고, 우리 자녀들이 그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교롭게도 경제발전을 이루어 환경보호를 잘 한 국가로 우리나라, 한국을 예로 들었다.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던 가난한 나라가 농업을 버리고 화석 연료로 공장을 가동하여 공장과 도시화로 연료의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고 말한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과밀해진 도시화 상태가 매우 만족스럽게 보이나 보다. 저자는 브라질이든 콩고든 농촌 인력을 공장 노동자를 탈바꿈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원자력에 대한 그의 주장은 또 어떠한가. 저자는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며 원자력은 매우 안전한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 역시 과제를 위해 원자력 관련 자료를 조사했었다. 하지만 나는 어디에서도 원자력의 안전함에 대하여 확인할 수 없었다. 지구상에 완전히 안전하게 구축된 원자로는 없다. 하지만 그는 어떤 사고든 사람은 죽기 마련인데 원자력이라고 해서 크게 더 죽은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전혀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자동차 사망 사고 등을 대비하며, 우리나라 질병본부청이 백신 사망자를 자동차 사망자와 비교하는 것과 비슷한 말을 하며 분통을 터뜨리게 한다. 자동차, 발전소 등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2016800만 명이 죽었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아직 그런 사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로는 미래에 대한 가정이다, 현재의 사망자 수를 가지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

 

내가 업무상 조사했던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연감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 시설에서의 중대 사고는 발생빈도는 매우 낮지만 한번 발생할 경우 그 피해나 결과가 매우 크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원전이 항공기보다, 자동차 안전보다 안전하다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서술하고 있다.

 

설령 사용 후 핵연료가 대기 중에 다소 노출된다 한들 세상이 멸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 일에 대응할 수 있는 인원들이 늘 대기 중이다. (314)

 

저자의 이 글을 읽고는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참을 생각했다. 정말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 아닌가. 이런 글로 어떻게 원자력이 안전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참 실망스러웠다. 저자는 나아가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콩고와 같은 가난한 나라의 경제 발전을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콩고가 가난한 게 환경주의자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유한 나라의 환경주의자들이 콩고 같은 나라의 가난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최소한 책임은 있다.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 사람들이 산업화와 개발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그 길에 들어서는 것을 어렵게 막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449)

 

북극곰은 어떤가.

1963년부터 2016년까지 사냥 당한 북극곰이 약 5만여 마리인데, 현재 남아있는 북극곰이 25천여 마리이므로 그 두 배다. 그러니까 사냥이 문제였지 기후 변화에 따른 감소는 아니다. 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동물은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멸종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단순 숫자로 사냥에 의한 피해가 더 많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는 이 부분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기후 변화에 따른 곰 숫자 감소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영향이 없다고 단정짓는 건 매우 위험하다. 저자는 기후 변화가 북극곰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극에서 생활하고 기후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에 따르면 빙하가 빨리 녹고 북극에 찾아오는 북극곰의 주기가 달라지면서 모든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단단해진 얼음을 딛고 이동하던 동물 수백 마리가 빨리 찾아온 해빙기에 바다에 빠져 몰살당했다고 한다. 식물의 개화 시기가 달라지고,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의 이동이 흐트러지고, 초식 동물을 잡아먹는 북극곰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을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다. 환경 종말론자들이 퍼뜨리는 논의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비인간적이다. 인간이 생각 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다. 우리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발생하는 부작용일 따름이다. (541)

 

저자의 이 글로 인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우리를 옭죄고 있던 환경에 대한 책임론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지속적으로 동물의 감소, 생태계 파괴에 인간의 욕심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해왔다. 저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글로 독자들을,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개발에만 힘써 왔던 많은 기업인들을, 국가 지도자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하지만 저자의 글 때문에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지금의 환경은 우리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환경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그건 맞는 말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그러했다. 그래서 독재가 용인된 것이다. 그땐 그랬지만 이젠 그러지 말아야 한다. 모르고 저질렀다고 죄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인류가 마운틴고릴라 같은 멸종 위기종에 신경을 왜 써야 하느냐고 묻는다. 저자는 말한다. 마운틴고릴라가 멸종한다 해도 인류에게 물질적 손해는 없다고. 우리는 다만 영적으로 빈곤한 존재가 될 뿐이라고. 이 글을 읽고는 또 멍해졌다.

 

실제로 우리는 기온이 매우 변덕스럽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음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뚜렷한 4계절과 삼한사온이라는 기후 공식이 거의 사라지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그 자리를 대신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옷을 살 때마다 봄옷, 가을옷은 고민하게 된다. 너무 짧게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온난화가 큰 문제 없을 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기존 환경종말론자의 주장과 대비할 것이 아니라, 실제 어떠한가를 보다 면밀하게 분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린피스든 어떤 환경주의자들이든, 괴상한 분장을 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대기업을 공격하고, 제왕처럼 군림하는 것은 저자와 마찬가지로 옹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의 환경은 그린피스 혼자 구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환경주의자와 과학자들 때문에 보호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환경 상황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했다.

 

또 논점이 조금 어긋났다. 가난한 나라들에게 기후 문제가 빈곤 문제보다 더 크냐며 기후 문제를 축소시켰다. 어떤 나라든 빈곤 문제는 당연히 당장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의 문제다. 하지만 기후 문제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저자는 선진국이 후진국의 기술개발과 경제발전을 빨리 도와주어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다음에, 환경을 생각해보자고 말하지만. (지금 우려하고 있는 환경 문제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므로) 그렇지 않다. 선진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경제발전과 함께 환경 문제도 함께 보호하는 일이 앞장 서야 한다.

 

저자의 주장은 신선하고 새로웠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 문제가 더 후퇴될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독자는 양쪽 의견을 다 들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환경문제에 대해 다른 관점의 주장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역사는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니까.

 

(이 글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책을 무상으로 받아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책 리뷰는 지원과 무관하게 평소 리뷰 습관대로 개인적인 취향과 개인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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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착각'이 아니라 무지와 무관심이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모**자 | 2021.06.23 | 추천16 | 댓글0 리뷰제목
 책 소개에 ≪침묵의 봄≫ 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 이라는 추천평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그리고 목차에서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이라는 주제를 발견하고 놀랐고 더 깊은 관심이 생겼다. 내가 모르는 뭔가 있구나, 제대로 알아보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마이클 셀렌버거는 30년 넘게 기후, 환경, 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환경 저널리스;
리뷰제목

 책 소개에 침묵의 봄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 이라는 추천평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그리고 목차에서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이라는 주제를 발견하고 놀랐고 더 깊은 관심이 생겼다. 내가 모르는 뭔가 있구나, 제대로 알아보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마이클 셀렌버거는 30년 넘게 기후, 환경, 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환경 저널리스트로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등 여러 매체에 기후변화, 원자력 발전, 아마존 삼림 파괴, 기후 탄력성, 환경 불안증, 주택과 노숙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글을 발표해 왔다. 2008타임환경 영웅에 선정되었으며 그의 글과 TED 강연 동영상은 500만 뷰 이상을 기록 중이다. 원전을 다룬 영화 판도라의 약속(Pandora’s Promise)>에 출연했으며 공저로 돌파하라: 환경주의의 죽음에서 가능성의 정책까지(Break Through: From the Death of Environmentalism to the Politics of Possiblity가 있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우선 재미있다. 지구와 환경이라는 묵직한 주제의 이야기여서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기우였다. 이제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이라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거뜬히 읽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지구와 환경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다는 것에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흘려들었던 사실이 고정관념이거나 사실이 아니었고 인간의 이기심으로 호도되었던 사례도 많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은 지구 종말론을 둘러싼 오해와 배경 이야기를 시작으로 쓰레기 문제, 멸종 위기,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 문제 등 소위 환경주의자와 친환경 사업의 전모를 밝히는 가운데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그동안 빙하가 녹고 있다, 평균 기온이 몇도 높아졌다, 언젠가는 물 부족국가가 더욱 늘 것이다, 는 등 불안한 뉴스를 들었지만, 곧 잊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영국 어린이들은 정서적 충격을 받아 악몽을 꾼 적이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 놀라웠다. 저자는 이렇게 잘못된 정보로 인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되거나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계기로 환경 문제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접하게 되면 이전보다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저자 마이클 셀렌버거가 인터뷰한 자료와 학술지, 영화 등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어서 몰입하며 읽었다. 언급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나 많지만 그중 가장 궁금하고 인상적이었던 내용으로 소개해 보려고 한다.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2000년의 y2k 외에도 지구가 멸망한다는 해괴한 기사가 오르내린 적이 있다. 아직도 기후 양치기(climate alamist)’멸종저항이라는 활동가들이 환경 재앙에 대한 공포심과 지구 종말론을 내세우며 국가 사회에 불안과 우울증을 불러일으킨다는 연구 사례를 언급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기후에 대한 재앙이나 지구가 멸망하지 않을까 걱정에 심취해있는 걸까. 사실 보통 사람들은 일상을 꾸려나가는 것도 힘이 부치는데 말이다. 환경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고 있었다. 20년 전 기후변화와 종말론적 세계관에 푹 빠져있었고 10년 넘게 채식주의자로 살다가 다시 고기를 먹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과 불행을 투영하는 것이었다고 말이다. 결국, 선진국의 탄소 배출량은 10년 넘게 감소해 왔으며 오늘날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2~3도 상승하는 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으며 티핑 포인트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참 다행한 일이다.

 

 

선진국의 비뚤어진 양심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막으려는 선진국들의 비뚤어진 양심이 충격이었다. 2019년 아마존 화재를 둘러싼 언론 보도는 왜 사실이 아닌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일까?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을 지구의 허파라고 주장했으며 그린피스는 개발을 막으려고 훨씬 강화된 삼림법(Forest Code)을 제정하라고 브라질 정부에 압력을 넣었고, 그린피스 등 환경 단체들은 소유 토지 중 50~80퍼센트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숲으로 보존할 의무를 토지 소유주들에게 부과하는 새로운 삼림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세계 산소에 기여하는 양은 사실상 제로, 라고 했다. 숲 보존보다는 작은 마을에 돈이 들어와 학교를 짓고 GDP가 상승하고 불평등은 감소한다고 말한다.

 

 그린피스 외에도 세계은행이 브라질 농업의 현대화와 집약화를 막으려고 방해를 했던 내력을 얘기하는 부분은 농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일었다. 그린피스가 끼어들어 유럽 식품 회사들에 압력을 넣어 브라질산 콩을 구매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였다. 농부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규제를 가하는 거였다. 이러한 이면에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기심에서 비롯되었을 것임은 뻔한 일이 아닐까. 인터뷰한 넵스태드의 말에 의하면 이런 사례는 반개발주의와 반자본주의의 전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런 기준을 프랑스나 독일에는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생을 지키겠다는 그린피스와 NGO들의 전략은 그들의 의도와 반대로 중요한 조류 생물종이 60퍼센트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배경에는 유럽 국가(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입김이 작용하고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다는 것을 알게 되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한마디로 자국을 위해서는 개발을 서슴지 않으면서 브라질산 식품이 유입되는 걸 막으려는 이기심이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요원한 것일까.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이 새 모아(moa)를 잡기 위해 산림을 불태웠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불을 이용한 산림 파괴는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농업 발전에 일조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또 많은 나무의 씨앗이 불이 나야 발아가 되도록 진화했다는 말도 언급하고 있었다. 불은 숲에 쌓인 나무 바이오매스를 청소해 주는 기능을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린피스 브라질 지부 아다이우와 지젤 번천이 아마존의 육류 생산 방식을 위해 산을 깎아 광활한 목장을 만든 것을 보고 충격에 빠지자 그들은 인류의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것, 웅대한 원시림에 숨겨 있는 현지 농민들의 가난은 전혀 모르는 낭만적 환경주의자라며 꼬집고 있었다. 동화 헨델과 그레텔이나 빨간 모자를 언급하며 야생은 현재와 과거에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과거에는 야생을 공포의 대상으로 보았고 초기 기독교인들은 숲을 없애는 일을 악이 아니라 선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 유럽의 문화적인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예전에는 멋모르고 자연에 대한 웅장하고 아름다운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는데 이것이 언론을 무대로 삼는 활동가와 tv 다큐멘터리 연출가들이 동원된 조작일수도 있다는 걸 알고 소름이 돋았다. 삼림 파괴를 세계의 종말처럼 묘사하였고, 이렇게 부정확하고 불공정한 보도로 인해 브라질 내부 갈등을 양극화시켰다는 점과 농부와 환경 운동가 입장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해법을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우리가 그동안 포장된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내막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내고 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약이나 우유 등 어떤 식품이 좋다는 걸 내세워 대기업과 정부가 손을 잡고 판매촉진을 위한 광고였다는 것을 접한 적 있다. 아직도 이런 권력과 이익을 위해서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생각지 않고 덮어놓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아마존이 지구 산소의 20퍼센트를 공급한다는 환상은 1966년 코넬대학교의 어떤 과학자가 내놓은 논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후 한 기후학자는 사이언스에 인간이 초래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 중 산소 공급에 대한 것은 부족해지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인류의 행운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었다.

 

 

 몇 년 전 우연히 악어에 관한 기사와 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물론 영상은 거의 모자이크 처리였다) 아마도 환경운동가였던 것 같은데 악어를 잡아 가방을 만드는 회사에 잠입하여 현장을 체험하고 기사화했던 내용이었을 것이다. 백을 만들기 위해서는 너무 자라지 않은 새끼 악어를 사용하였는데 그것도 마취를 하지 않고 살아있는 새끼 악어를 잡는데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잔인한 장면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그 무렵 미국의 유명 배우도 인조백을 쓰기로 했다는 기사를 접했던 것 같다. 여기서도 플라스틱을 둘러싼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환경을 지키고 싶다면 자연물을 사용하지 말고 인공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정책이 항상 옳은 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의 요세미티국립공원을 만든 후 500~1000만 명에 달하는 원주민이 쫓겨났다고 한다. 환경 보호 정책의 핵심은 바로 원주민 내쫓기였다고 한다. 콩고의 비룽가국립공원을 콩고인이 운영하는 게 아니고 벨기에인 왕족이 운영하고 있다니 이게 바로 환경 보호의 탈을 쓴 새로운 식민주의라는 말에 고소(苦笑)를 금할 수 없었다. 더구나 댐 건설로 전기를 공급하게 될 것이지만 너무 비싸서 부유한 사람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원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었다. 왜냐하면, 원자력의 장점을 제대로 말해주는 것을 듣지 못했고, 또 하나는 우리 큰아이가 원자력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신입생이 되어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날, 이제 여러분은 취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학과 교수의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 집 근처 도보 5분 거리에 한국전력이 있는데 걸어갈 거리에 직장이 있다니 환상적이구나그러면 신의 직장이 따로 없을 텐데, 우스개 말을 했었다. 그런데 졸업하기도 전에 정부에서 탈원전을 선포하고 선배들도 취업 문이 막혔다고 어이없어했던 기억이 있다.

 

 

원자력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저렴한 전력 생산 방식 중 하나로 오래도록 그 자리를 유지해 왔다.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원자력 발전 전기는 천연가스나 석탄 발전 전기보다 더 싼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P313)

 

 

 

방사능 폐기물은 어떨까. 통념과는 정반대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가장 안전한 최선의 폐기물이 바로 방사능 폐기물이다. 지금껏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P313~314)

 

 

 

 이 부분을 읽다가 깜짝 놀랐고 반가웠다. 전에 보았던 원전 사고를 다룬 재난 영화 판도라가 생각났다. 알다시피 원자력 폭발 사고에 이어 방사능 누출에 대한 공포심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였다. 여기서 말하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영화는 잘못된 것이 아닌가. 미국에서도 1979년 제인폰다가 차이나 신드롬(The China Syndrome)>의 주연을 맡아 원자력에 대한 공포를 기여했다고 한다. 영화를 개봉한 지 12일 만에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신규 원전이 단 한 곳도 건설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부추겼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러 국가들이 탈원전을 선포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사고에 대한 전문가였던 제리와의 인터뷰 자료를 제시하며 잘못 알려진 오해를 바로잡는다. LNT라는 용어를 처음 알았는데 문턱값 없는 선형 모델(linear no-threshold model)’의 약어로 방사능 노출이 생명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모델 중 하나라고 한다. 결국 후쿠시마에서도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에 노출되어 사망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왜냐하면 노출된 방사선의 양이 암을 일으킬만한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둘러 원전을 폐쇄했던 미국 등 탈원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독일과 일본의 경우 얼마나 큰 대가를 치루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대부분의 원전을 이전처럼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의 전력 생산 비용은 독일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탄소 폐기물은 독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원자력은 매우 저렴하고 안전하고 효율 높은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고 예찬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원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그것은 원자폭탄과 원자력을 동급으로 오해하는 것에서 비롯되었고 환경보호라는 명목적인 구호를 이용하여 뿌리 깊은 정경유착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 테슬람으로 불리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17년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기금, 시에라클럽과 연합하여 캘리포니아에 남은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인 디아블로캐니언 원전을 폐쇄하라고 캘리포니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로 대체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세계적인 억만장자가 인류에게 어떤 것이 좋은지 뻔히 알 텐데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그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그런 내용이 가득하다. 인구론을 맬서스의 영향을 받은 맬서스주의자들은 인구 과잉의 공포를 선동하다가 기후 폭탄으로 갈아탔다. 신재생 에너지가 그렇게 좋다면 왜 세계 최고 극빈층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일까.

 

 

   인공지능을 비롯하여 4차 산업혁명이 분분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시점에 아직도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숯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콩고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선진국은 당연히 누리고 있는 혜택이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제 아래 가난한 나라의 개발을 막고 있는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 책에는 우리가 고정관념이나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을 연구 사례나 인터뷰한 자료를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들려주고 있으며 선진국의 비윤리적인 태도를 낱낱이 파헤치며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이야말로 환경 보호'라는 말이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인간이 배고픔에서 벗어나야 예의를 차릴 수 있듯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어야 자연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을 '메멘토 모리'와 연결시킨 점도 통찰력있게 다가왔다. 그만큼 두려운 재앙임을 알기에 그러한 불안을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찾으려고 심사숙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실천하면 좋을까 

 

 진정한 성공이란 자기가 살던 곳을 조금이라도 좋게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세계적인 거부, 명망있는 학자들이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좋은 정책이 실현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호도하는 사례가 가득해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까지 많은 학자, 사상가,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점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러셀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상하기만 한 철학자가 아니었다. 인구 과잉으로 가난과 빈곤이 세상에 만연하고 수소 폭탄 전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을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오히려 지금은 세계 각국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지 않은가. 요즘 착각이라는 단어가 붙은 책 제목을 종종 본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착각이 아니라 무관심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면서 무조건 이익되는 것에 혈안이 된 분위기다. 특히 세계적인 거부인 일론 머스크는 주식투자에서 아주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제 현명한 투자를 위해서도 혜안을 얻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원자력 발전을 철저히 반대하고 자신이 만든 태양광과 패널로 세계를 호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환경보호를 정치에 이용하여 이익을 얻고 명성을 얻으려는 자들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감시의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어떤 사람이 선거 공약을 들고 나온다면 지역사회의 환경보호를 위해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황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함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 그리고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정확하게 제대로 알아서 후손에게 깨끗한 지구 살만한 지구를 물려주면 더욱 떳떳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은 물론 그동안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내 몸이 하나이듯이 지구도 하나뿐이지 않은가. 그리고 환경 정책을 펴는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환경 휴머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의 땀과 노력의 산물이 이 책에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이 널리 퍼져 많이 읽혀서 지구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공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지구를위한다는착각#지구를위한다는착각리뷰대회#마이클셀런버거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댓글 0

한줄평 (95건) 한줄평 총점 7.4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2점
가디언지에서도 비판하고 있네요, 책 관련 기사들 먼저 찾아보시면 좋을 듯.
25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5
t******7 | 2021.05.06
구매 평점1점
후쿠시마와 핵폐기물이 안전하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가 없네요..
2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1
오***스 | 2021.05.24
평점1점
노정태 우파로 전향하더니 책도 완전 핵피아의 일방적 주장만 가득한 책을 번역했네
19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9
YES마니아 : 로얄 b*******y |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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