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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

: 나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기 위한 서른 편의 영화

리뷰 총점9.8 리뷰 12건 | 판매지수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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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32위 | 예술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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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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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06g | 135*206*16mm
ISBN13 9791192410326
ISBN10 11924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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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영화로 보는 1인분의 삶] 서른 편의 영화를 통해 혼자 사는 삶의 다양한 측면을 깊이 있게 탐구한 책. "유연하게 '혼자'를 돌보는 법을 이 책과 함께 상상한다."고 말한 이다혜 기자의 추천사처럼 곁에 두고 펼쳐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책이며, 저자의 문장은 자기 자신과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여정으로 안내를 돕는다. - 안현재 예술 PD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가 서 있는 세상도 토토가 사는 세상만큼 좁다. 1인 가정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4인 가족 풍경으로 재단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비혼이라서 그래.” ‘결혼해서 그래’란 말은 잘 안 쓰면서 ‘이혼해서 그래’, ‘혼자 살아서 그래’가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 혼자 사는 사람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보다 분류하는 언어로 다름을 규정하는 데 익숙한 세상.
--- p.8

100세 시대다. 아무리 둘러봐도 과거와 같은 안정성은 찾을 수 없다. 직업은 물론이고 가족도 마찬가지다. 한 번 이룬 가족 상태가 죽을 때까지 지속되지 않는다. 둘이 살다가도 혼자가 되고, 해로해도 두 사람이 같은 날 죽지 않는다. 배우자 중 한 사람이 병으로 먼저 죽으면 나머지 한 사람은 혼자 남겨지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나탈리 말 대로 삶이 끝난 게 아니다. 결혼 생활이 끝났을 뿐이고,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뿐이다. 즉, 혼자 살 시간이 다시 주어졌다.
--- p.29~30

수명이 길어지면서 생애 주기도 바뀌었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청년기, 결혼한 사람은 가사 노동과 양육으로 바쁘고, 비혼인 사람은 일과 여가에 매진하느라 바쁜 중년기, 양육을 끝내거나 퇴직하면 다시 자신을 탐구하는 중장년기. 1인분의 몫을 오랫동안 산 사람은 그동안 일에 매진했고, 자신의 한계도 알고 직업 이외의 다른 가능성을 엿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 탐구’ 시간을 갖고 나 전문가가 되어간다.
--- p.32

김중혁 작가는 에세이 《뭐라도 되겠지》에서 ‘인생은 포기하는 것의 문제’라고 말한다. 돈을 많이 벌기로 선택한 사람은 우리 눈에 잘 보인다. 그가 돈 대신 포기한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김중혁 작가는 돈과 성공과 권력을 포기하고 한가한 삶을 선택했다고 한다. 물론 즐겁게. 빌리 빈은 다시 한번 제안받은 거액의 몸값을 포기한다. 그러고는 소란스럽지 않게 자기 속도로 야구계에 남기로 한다. 그의 선택은 진정한 승리로 보인다. 내 속도로 살기 위해 서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 p.77~78

혼자 사는 일은 스스로를 챙기며 사는 것이다. 자신을 돌보는 것은 서울에서나 시골에서나 똑같다. 장소만 옮겼을 뿐인데 그 방식이 달라진다.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이 아닌 갓 지은 밥을 먹는다. 고슬고슬하게 갓 지은 밥은 달달하다. 밥에 오롯이 담긴 온기는 차가운 도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불안을 사르르 녹인다. 혜원은 텃밭에서 자란 제철 채소로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었던 제철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시골집에 내려왔지만, 서울에서 살 때와 비교할 수 없게 자신을 잘 돌본다. 1인분의 삶을 잘 사는 것은 셀프 돌봄의 달인이 되는 것이다. 혜원은 잘 살기 시작했다.
--- p.88~89

남매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 이면에 독선이 납작 엎드려 고개를 내밀 때만 기다렸다. 이런 그들의 삶에 잘못 배달된 택배처럼 앤이 도착해서 남매를 유연한 세상으로 이끈다. 남매는 어린 앤이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고, 앤이 겪는 크고 작은 사건에 간접적으로 동참한다. 마릴라와 매튜는 앤을 통해 자신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자칫 고립될 수도 있던 노년에서 벗어난다. 또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풍부한 감정들을 경험한다. 한편, 앤은 남매가 경험한 세상을 배우며 세 사람의 세상이 섞인다. 살면서 귀에 피가 나게 들은 말이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세상을 읽어내는 가장 풍부한 텍스트다.
--- p.118~119

타인이 서 있는 맥락을 무시하고 자기가 옳다고 아무 때나 주장하면 누구나 꼰대다. 자신의 경험과 지혜만이 정답인 양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면, 슬금슬금 도망칠 궁리를 하게 된다. 자기 렌즈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옆 사람을 종종 불편하게 한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자기가 꼰대인 줄 모를 때다. 타인의 모습은 나를 비춰 보는 거울이다. 서울 원도심의 매력적인 골목을 배경으로 하정우와 전도연이 주연한 [멋진 하루]와 노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하고 주연한 [라스트 미션]에서 꼰대와 멋진 어른의 모습을 떠올리면 좋겠다.
--- p.131

습관은 자연에서 자라는 식물과 그 속성이 비슷하다. 식물은 한동안 자라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가 한 번 내리고 햇볕이 충분하면 어느 날 키가 훌쩍 자란다. 대나무는 뿌리를 내리는 데 5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땅속에 뿌리를 내릴 때는 잘 안 보이지만, 일단 뿌리를 내린 후에는 6주 만에 30미터까지 뻗어나간다. 습관은 대나무 같다. 처음에는 눈에 안 띄지만 시간이 쌓이면 그 사람만의 도드라진 개성이 된다. 사치에가 보여주듯이 좋은 습관은 어려운 상황에서 몸과 마음을 다독인다. 좋은 습관은 모두에게 유익하다. 특히 홀로 삶을 꾸리는 이들이 무기력에 빠질 확률을 줄여준다.
--- p.158~159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느낀다고 가정해보자. 따뜻하고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차오르며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바다 위에 여유롭게 누워 있는 것 같다. 하녀인 소피는 엘로이즈의 엄마가 5일간 집을 비우는 동안 엘로이즈와 마리안느의 ‘특별한 우정’을 지켜본다. 소피는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우정 이상의 감정을 금기로 판단하지 않는다. 가십거리로 삼지도 않는다. 오히려 또래 여성만이 보여줄 수 있는 태도로 포용한다. 신분의 위계를 허물고 셋은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우리도 잘 아는, 우정을 쌓는 방법이다.
--- p.185~186

클로드 를르슈 감독은 80세에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을 만들었다. 감독 자신이 노인이므로 누구보다 노년이 겪는 육체적 노화와 감정을 잘 알 것이다. 굵은 주름과 잔주름이 합주하는 얼굴엔 검버섯이 피어오른다. 어깨는 굽고 키가 줄어든다. 하지만 신체가 늙는다고 해서 감정마저 쭈글쭈글하진 않다. 극 중에서 비록 장 루이가 안느를 못 알아볼지라도 그가 안느에게 느끼는 감정은 여전히 총천연색이다. 치매로 기억의 질서가 뒤죽박죽되더라도 가장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때도 있다. 기억의 질서가 뒤엉키고, 망각이 시작되어도 긍정적 감정이 모두 사라지진 않는다.
--- p.2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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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영화는 속 깊은 친구 같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이다가 영화 한 편 보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다. 《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 속 영화 이야기도 그렇다. ‘혼자’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삶의 장면들을 살뜰하게 담아내면서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좋아하는 것 곁에 머무는 방법”을 찾아가는 저자의 문장이 영화 사이를 표표히 거닌다. 비혼, 이혼, 사별 등 각각의 이유로 혼자인 영화 주인공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오베라는 남자〉 속 스웨덴의 삶도 〈소공녀〉 속 서울의 삶도 녹록지 않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통찰이 침울하지도 무겁지도 않다. 이야기 뒤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나올 때면, 내가 아는 사람들이 이 책 속에 있구나 싶어진다. “어른이 되기란 어렵고 꼰대가 되기는 쉬운” 나날을 쌓아가면서 유연하게 ‘혼자’를 돌보는 법을 이 책과 함께 상상한다.
- 이다혜 ([씨네21] 기자,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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