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학교에 입학해서 단체 생활을 시작하는 초등 시절은 긴 인생살이에 필요한 몸과 마음의 힘, 즉 아들의 가능성을 깨우는 중요한 시기예요. 진짜 자기의 삶을 살게 하는 자존감, 혼자서도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자립심, 넘어지고 쓰러져도 결국 일어나는 역경지수, 몸과 마음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드는 건강과 체력, 지식과 지혜의 기반을 다지는 공부력, 나를 돌보고 남을 배려하는 자기 관리와 리더십, 감정의 주파수를 현명하게 맞추는 감정 조절 능력, 다른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보듬는 공감력, 나를 둘러싼 환경과 잘 지내는 사회 정서 역량,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도덕성….
이처럼 부모가 아들의 열 가지 가능성을 깨우고, 또 키워줄 수 있다면 아들은 스스로 성장하는 동력을 갖게 될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요? 이렇게 두 가지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어요. 부모는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하고,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일상적이고 곧바로 실천 가능한 방법이 바로 ‘말’입니다.
---「프롤로그 - 아들을 잘 키우고 싶은 세상 모든 부모에게」중에서
“어제는 놀고 나서 했더니 늦게까지 못 끝냈잖아. 오늘은 먼저 공부하고 그다음에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오늘은 잘할 수 있어요.”
“그래, 네 마음은 알겠어. 그런데 우리 어제 제대로 못 끝내면 다음부터는 공부 먼저 하기로 약속했잖아. 기억나지?”
“….”
과거의 경험과 약속을 상기시키면 아들은 내키지 않더라도 먼저 해야 하는 일을 할 가능성이 커져요. 아들이 어떤 일을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도 부모의 노련함이 필요한 일이에요. 아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기다려주고 선택권을 줄 때, “숙제해”라는 명령형의 문장보다는 “숙제하자”라는 청유형의 문장을, 더 나아가 “숙제할까?”라는 의문형의 문장을 사용할 때, 부모는 아들을 보다 주체적인 사람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Chapter 02 자립심 - 기다림과 선택권이 부리는 마법」중에서
좋은 머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거예요.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조건을 칭찬으로 듣게 되면 아들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 좋은 게 아니라 부담스러움을 느끼게 되지요. 그래서 아들을 칭찬할 때는 아들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즉 행동과 과정에 집중하면서 격려해줘야 해요. 아들이 그날 공부하면서 보인 모습, 모르는 내용을 끈질기게 파고들어 이해하려고 노력한 모습에는 “모르는데도 알기 위해서 끝까지 노력했네”와 같은 한마디, 몸이 배배 꼬이고 공부하기 싫었을 텐데 의젓하게 앉아서 자기 할 일을 해낸 모습에는 “마음을 다스리면서 공부했구나”와 같은 한마디… 아들의 모습을 눈여겨봤다가 슬쩍 한마디를 건네주세요. 칭찬과 격려의 핵심은 아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 언급해주는 것, 이 또한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Chapter 05 공부력 - 아들을 위한 칭찬의 조건」중에서
아들의 마음을 거울처럼 잘 비춰주려면 부모는 아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해요. 감정의 밑바탕에 깔린 원인을 찾고,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서도 감정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가정에서 아들의 감정을 반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아들의 말을 경청해주세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등을 이야기를 나누면서 파악한 다음, 아들이 화가 나서 씩씩거릴 때 이렇게 말해주면 좋습니다.
“우리 민우가 장난감이 망가져서 속상하구나.”
“아직 숙제를 다 하지 못해서 초조하구나.”
그러면 아들도 자기가 기분이 좋지 않거나 화나는 이유가 그런 감정을 갖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돼요. 그다음에는 그런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지요. 이때, 한 번 더 이야기를 해주면 좋아요.
“장난감이 망가져서 속상하지? 우리 장난감 회사에 수리를 맡겨 볼까?”
“숙제를 못 했는데, 아직 시간이 있어. 밥 먹고 30분만 하면 될 거야. 시간을 잘 써보자.”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아들에게는 화가 날 때마다 무엇 때문에 그런지 스스로 파악하는 힘이 생기게 돼요.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가 아들의 감정을 비춰주는 노력을 거듭할수록 아들이 자신의 감정을 대하는 패턴은 굉장히 세련된 방향으로 발전할 거예요.
---「Chapter 07 감정 조절 능력 - 부모는 아들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중에서
아들의 사회 정서 역량을 제대로 키워주려면 아들과의 대화 시뮬레이션은 필수예요. 그래야 특정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조금이라도 더 행동을 조심할 수 있거든요. 아들이 알림장에 ‘~하지 않기’ 목록을 써오면 이어지는 내용을 참고해 대화를 나눠보세요.
“민우야, 너 복도에서 뛰어다니지 않았지?” (×)
그러면 아들은 설령 자기가 뛰어다녔어도 안 그랬다고 말해요. 집에서까지 혼나기는 싫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민우야, ‘복도에서 뛰지 않기’가 알림장에 쓰여 있던데, 왜 복도에서 뛰면 안 될까?” (○)
금지된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요. 아이와 대화하면서 그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요. 담임 선생님이 알림장에 쓰라고 하는 ‘~하지 않기’ 목록은 가정 교육을 하기에 좋은 주제예요. 아이가 알림장을 써올 때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Chapter 09 사회 정서 역량 - 상황을 생각하면서 대화한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