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의 독서캠프의 「작가와의 만남」 시간 이후 밤톨군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고정욱 선생님을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아마비 1급 장애인입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가 작가 자신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고 더욱 감동했다고 해요.

강연시간에 작가는 아이들에게 장애인을 낯설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전하더군요. 편견이 없는 밤톨군 같은 아이들이 장애인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성장하면 보다 나은 '함께' 사는 세상이 될 거라구요. 그래서 작가는 장애를 소재로 한 동화를 씁니다. 이 책 외에도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등 장애인을 소재로 작품을 써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이 책들은 초등학교 학년별 권장도서에 꼭 포함되고는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밤톨군과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이번에도 여전히 밤톨군의 맞춤법은 슬픕니다만.. ) 책의 표지를 보고 밤톨군은 "슬픈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재밌(는) 책" 이라고 생각했다는군요. ( 독서록에 항상 등장하는 <재밌다(재미있다)> 라는 표현을 좀 다양하게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다시 질문을 해보니 가방을 든 아이의 슬픈 표정 때문에 슬픈 책인 줄 알았고, 뒤에 따라오는 친구의 고개 숙인 모습이 불쌍해보였다라고 하는군요. 이 책에서의 '재미있다' 라는 것은 '감동적이다' 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장애아를 친구로 둔 아이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봉사를 해야한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가방 들어주는 아이」 는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줘야 하는 아이의 마음의 변화를 그려냅니다. 장애 때문에 따돌림을 받는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주게 된 석우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불편한 친구와 함께 다니는 것이 부끄럽고,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아서 싫었던 석우가 영택이와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받아들일 때 진정한 우정이 생긴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남을 돕는 다는 것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것도 느끼게 되지요.
밤톨군은 "석우가 힘들겠다" 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자신이라면 그렇게 매일 꾸준히 가방을 들어줄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는군요.
그러기에 녀석은 이 장면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해요. 학년이 바뀌자마자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주지 않은 석우가 지난 일년동안 모범적인 일을 했다고 상을 받게 되자 주저앉아 울어버리는 장면말이지요.
가방을 들어주지 않아 영택이에게 미안했던 마음이 죄책감으로 쌓였다가 터져버리는 장면. 밤톨군 녀석은 "정직해서" 라고 표현한 석우의 착한 마음. 다른 이들은 석우의 눈물의 의미를 모르지만 석우 스스로는 자신의 마음이 이야기하는 것에 솔직했던 거죠. 그래요. 이것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죠. 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강조한다거나, 장애인에 대한 다른 이들의 부당한 시선들을 다루지 않고도 오히려 더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동화입니다. 아이들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강요하지 않고 다독거리며 일깨워 주는 듯 해요. 함께 읽는 어른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꼭, 아이와 함께 읽어 보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