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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리뷰 총점8.5 리뷰 345건 | 판매지수 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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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30g | 153*224*30mm
ISBN13 9788901072395
ISBN10 890107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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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서
2. 황당하고 재미있는 세계
3. 사랑의 두 얼굴
4. 길 잃은 태양 마차
5. 나무에 대한 예의
6. 저승에도 배삯이 있어야 한다
7. 노래는 힘이 세다
8. 대홍수, 온 땅에 넘치다
9. 흰 뱀, 검은 뱀
10. 술의 신은 왜 부활하는가
11. 머리의 뿔, 사타구니의 뿔
12. 기억과 망각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서평위원 김갑수
이현세의 만화 [천국의 신화]가 기소된 지 3년만에 최근 유죄판결을 받았다. 판결문을 읽어보니 동물과의 수간, 잔인한 살해장면 등 반인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폭력 외설물이란다. 대뜸, 그렇게 인륜을 걱정하시는 판사님께서 그리스 로마신화는 왜 그냥 놔둘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 신화집이야말로 수간, 시간(屍姦)에 능지처참이 난무하는 '반인륜적 저작'의 극치 아닌가.

그러나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예외없이 1순위로 꼽힌다. 왜 그런가. 서구문명의 원류를 이해한다는 효용론을 넘어서 신화적 상상력의 영토를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종교와 과학에 기초한 역사시대의 한계를 넘어설 기초이기 때문이다. 신화의 상상공간을 접하면 인류의 현존질서라는 게 참으로 왜소하고 잠정적인 것이라는 깨달음이 온다. 신화를 두고 인륜 운운하는 발상은 대체 무슨 뚱딴지인가.

그리스 로마 신화는 삼국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많은 판본이 있다. 대개 토마스 불핀치의 저작을 정본으로 삼지만 각 문화권과 언어권의 특성에 맞게 편찬된 평역본들이 더 많이 읽히는 게 사실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제대로 된 토종 그리스 로마 신화 전문가가 있다. 작가이자 번역가 이윤기. 이미 나온 세 권짜리 [뮈토스]를 시발로 장차 50권을 쓸 거라는 그의 신화 기행 계획은 원대하고 차라리 황홀하다. 그 작업이 완료된다면 아마도 작가 자신이 신화가 될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웅진닷컴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주요 키워드를 추출해 구성한 상당히 말랑말랑한 이야기책이다. 이윤기 특유의 격조 높은 입담이 종횡무진 누비는 가운데 '잃어버린 신발'이라든지 '사랑의 두 얼굴', '노래는 힘이 세다', '술의 신은 왜 부활했는가' 등등으로 우리가 어슴프레 이름만 기억하는 제신들의 내력에 구체성을 부여해 준다. 언젠가 그리스 로마 신화집을 들추다가 도무지 황당하기만 하고 가닥이 잡히질 않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키워드로 접근하는 이윤기본이 안성맞춤일 것 같다.

여기에 꼭 덧붙이고 싶은 말 하나. 내용을 뒷받침하는 이 방대한 그림과 조각품의 사진 자료를 대체 어떻게 구했는지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저자의 능력인지 출판사의 부지런함인지 어쨌든 간추린 서양미술사 테마여행 노릇도 하는 뜻밖의 소득을 안겨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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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 3자매가 분부를 시행했다. 3자매는 천장이 높은 마구간에서 암브로시아(불로초)를 배불리 먹은 천마를 끌어 내어 마구를 채웠다. 천마들은 숨쉴 때마다 불길을 토했다. 태양신 헬리오스는 아들의 얼굴에다 불길에 그을리는 것을 예방하는 고약을 발라 주고, 바른 것이 살갗에 고루 묻도록 문질러 주기까지 했다. 그런 다음에는 아들의 머리에다 빛의 관을 씌워 주었다. 아버지는 이러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던지 자주자주 한숨을 쉬었다.
--- p.161
한참을 걷다가 오르페우스가 또 물었다.
" 잘 따라오지요? "
" 잘 따라가니까 돌아다보지 마세요. "
에우뤼디케가 다짐을 주었다.
" 잘 따라오지요? "
" 잘 따라가니까 돌아다보지 마세요. "
에우뤼디케가 또 다짐을 주었다.
이윽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는 날빛이 보이는 동굴 입구에 이르렀다. 항구의 불빛이 보이는데도 항구까지는 하룻밤 뱃길이 좋이 되듯이 동굴 입구의 날빛이 보이는데도 하루 걸음이 좋이 되는 것 같았다.
먼저 날빛 아래로 나선 것은 물론 앞서 나오던 오르페우스였다. 보고 싶던 마음을 오래 누르고 있던 오르페우스는 아내가 잘 따라오는지 아내 역시 날빛 아래로 나섰는지 확인하고 싶어 뒤를 돌아다보았다.
아뿔싸.
" 돌아다..... "
동굴의 어둠을 미처 다 벗어나지 못했던 에우뤼디케는 남편이 돌아다보는 순간 하던 말도 채 끝맺지 못하고 다시 저승으로 떨어졌다. 가슴이 철렁한 오르페우스는 황급히 동굴로 들어가 손을 벌리고 어둠 속을 더듬었다. 그러나 손끝에 닿는 것은 싸한 바람뿐이었다.
--- p.239~240
프쉬케는 산꼭대기에 혼자남았다.제 발로 온셈이기는 하지만 나이 어린 프쉬케에게도 괴물 만나기는 무서운 일이였다. 프쉬케는 오돌오돌 떨먼서 바위에 몸을 기대고 한동안 그렇게 서 있었다.
그러자 인정 많은 서풍의 신 제퓌로스가 다가왔다. 제퓌로스는 프쉬케를 가볍게 들어 골짜기로 데려다 주었다. 꽃이 참 흐드러지게도 핀 골짜기였다.
--- p.129
판도라는 제우스가 선사한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여간 궁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자의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의 당부가 있지 않았던가? 판도라는 여성 특유의 호기심과 제우스의 당부 사이에서 어지간히 갈등했을 법하다. 하지만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도 여성의 호기심 앞에서는 그 권위를 지켜내지 못했다. 판도라는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그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판도라가 가진 여성의 호기심이 승리하는 순간인가?
--- p. 59
테세우스(theseus)라는 말은 ‘테사우로스(thesauros)’에서 온 것인데, 이 테사우로스는 ‘묻혀 있는 보물’이라는 뜻이다. 사전을 뜻하는 영어 단어 ‘시서러스(thesaurus)는 바로 이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전이 무엇인가? 단어의 보물창고가 아닌가? P.32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거품에서 탄생한 사건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랑은 거품처럼 덧없는 것이라는 뜻일까? 하지만 아프로디테는 크로노스가 낫을 들고 설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세상을 사랑으로 가득 채운다. 크로노스가 무엇인가? 시간의 신, 즉 세월의 신이다. 아프로디테가 크로노스를 비웃으며 인간들에게 육체적인 사랑의 기쁨을 가르쳤다는 것은, 사랑은 세월을 초월해서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P.52

아스클레피오스에게는 트로이아 전쟁 때 나가 싸운 두 아들 이외에도 네 딸이 있어서 아버지를 도와 간호원 노릇을 했다. 맏딸의 이름 이아소는 ‘의료’라는 뜻이고, 둘째 딸의 이름 판아케아는 ‘만병통치’, 셋째 딸의 이름 아이글레는 ‘광명’, 넷째 딸의 이름 휘게이아는 ‘위생’ 이라는 뜻이다. 이 4자매 중 막내의 이름인 휘게이아는 지금도 의과 대학에서 쓰이고 있다. ‘하이진(hygiene, 위생학)’ 이라는 말이 바로 휘게이아에서 온 말이다. P.279
--- p.
지혜의 여신 메티스와 행운의 여신 튀케도 이들의 딸이다. 메티스 여신은 뒷날 아테나 여신의 어머니가 된다. 튀케의 로마식 이름은 포르투나인데 행운을 뜻하는 영어 fortune은 여기에서 나왔다.

질투의 여신 젤로스, 승리의 여신 니케가 이들의 딸이다. 젤로스의 이름은 질투를 뜻하는 영어 jealousy에 그대로 남아있다. 니게의 영어식 발음은 나이키다. 운동 기구를 생산하는 회사가 상표로 나이키로 삼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 pp.55-56
죽음의 신 타나토스는 하데스의 오른팔이다. 타나토스는 검은 도포 자락을 펄럭이면서 인간들 사이를 떠돌다 하데스의 명령에 따라 인간의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오는 저승 사자(使者)다. 이 저승 사자는 손아귀 힘이 견줄 데 없이 세다. 타나토스의 손아귀 힘을 꺽은 영웅은 신과 인간을 통틀어 헤라클레스밖에 없다. 딱 한 번 타나토스는 헤라클라스에게 멱살을 잡힌 채 혼이 나서, 잡으러 왔던 혼령도 잡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간 적이 있었던 것이다.

잠의 신 휘프노스(Hypnus)는 타나토스의 오른팔이다. 휘프노스는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최면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데, 이 지팡이에 닿으면 신이든 인간이든 금수든 초목이든 깊은 잠에 빠지지 않고는 도저히 배기지 못한다. ‘최면술’을 뜻하는 영어 ‘히프노티즘(hypnotism)’ 은 바로 이 신의 이름에서 나왔다. 로마 시대에 이르면 휘프노스는 ‘솜누스(Somnus)’로 그 이름이 바뀐다. ‘불면증’을 뜻하는 영어 ‘인솜니아(insomnia)’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 p.211
제우스와 므네모쉬네(기억의 여신)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들. 이 딸들은 노래를 주재하고 기억을 촉진시켰다. 무사의 여신은 모두 아홉이었는데, 각기 문학·예술·과학 등의 부문을 분담하여 주재했다. 칼리오페는 서사시를 주재했고, 클레이오는 역사를, 에우테르페는 서정시를, 멜포메네는 비극을, 테릅시코레는 합창단의 춤과 노래를, 에라토는 연애시를, 폴뤼휨니아는 찬가(讚歌)를, 우라니아는 천문학을, 탈레이아는 희극을 각기 주재했다.
--- p.
제우스 신은 물바다가 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우스는 그 많던 새내들 가운데 오직 하나, 그 많던 여자들 가운데 오직 하나만 살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 부부가 죄를 지은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 p.256
이 무수한 신들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뒷날 인간 세상에서 그대로 되풀이된다. 신화를 아는 일은 인간을 미리 아는 일이다. 신화가 인간 이해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스에 신전이 유달리 많은 까닭, 신들의 모습을 새긴 석상이 유난히 많은 까닭을 상상해 보라. 인간 이해의 열쇠가 신화라면 신화 이해의 열쇠는 무엇일까? 상상력이다. 상상력의 빗장을 풀지 않으면 그 문은 열리지 않는다.
--- p.87-88
이 그림의 중앙에는 거대한 조개 껍데기를 밟고 선, 벌거벗은 금발 미녀가 있다. 이 미녀가 바로 베누스, 즉 아프로디테다. 미녀의 왼쪽에는 날개 달린 사내 하나가 역시 벌거벗은 미녀를 껴안은 채 하늘에 떠 있다. 이 사내는 볼을 잔뜩 부풀린 채 아프로디테를 불고 있다. 왜 아프로디테를 불고 있을까? 이 사내가 바로 서풍, 즉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신 제퓌로스다. 아프로디테 오른쪽에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여성이 옷을 들고 다가온다. 벌거벗은 아프로디테에게 옷을 입힐 모양이다. 누구일까? 독자는 호라이 3자매 여신들을 기억할 것이다. 호라이는 '계절' 또는 '때' 라는 뜻이다. 이 호라이 3자매 중 봄의 여신인 맏이의 이름은 탈로, 즉 '꽃피우는 여신'이라는 뜻이다. 아프로디테에게 옷을 입히고 있는 여신은 바로 호라이의 맏이 탈로인 것이다.
--- p.
은혜로워라. 신들의 뜻이여. 시간이 좀더 흐르자 지아비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얻었고, 지어미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얻었다. 우리 인간들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해내는 강인한 족속인 까닭은 이로써 설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가 우리의 근원을 증거하고 있는것이므로.
--- p.260
오레아스는 스퀴티아 땅의 한 바위산에서 비룡 수레를 세웠습니다. 이곳이 어딘고 하니, 바로 그 땅 사람들이 '카우카소스'라고 부르는 곳이지요. 오레아스는 오래지 않아 리모스를 찾을 수 있었지요. 리모스는 돌밭에 앉아 손톱과 이빨로 몇 포기 안 남은 풀뿌리를 캐고 있더랍니다. 리모스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움푹 들어가 잇었으며,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헝클어져 있었고, 입술은 쩍쩍 갈라져 있더랍니다.
--- p.193
에뤼시크톤은 허기를 견디다 못해 처음에는 제 팔을 잘라먹고 다리를 잘라먹고 엉덩이 살을 베어 먹고 하다가, 입술까지 다 베어 먹은 다음에야 데메테르의 복수에서 놓여났답니다. 에뤼시크톤이 있던 자리에는 이빨 한 짝만 덩그러니 남아 있더라는 얘깁니다.
--- p.198
에로스와 프쉬케는 이로써 하나로 맺어졌다. 아프로디테가 육체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프로디테 포르네(음란한 아프로디테)'라고 불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프로디테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보라, 그 아들인 에로스는 '프쉬케(마음)'를 사랑하여 마침내 사랑을 한 단계 드높이지 않았는가? 마침내 인간이 본받아야 마땅한 사랑의 본보기를 보이지 않았는가?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에서 딸이 태어난다. 이 딸의 이름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기쁨'이다. '사랑'과 '마음'이 짝을 이루니 그 딸이 '기쁨'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이다.

병색이 완연한 디오니소스(그림) 화가 카라바조는 이 그림을 통해 술을 지나치게 가까이 하는 사람의 말로를 암시함으로써 술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리바디아의 바위산 기슭에서는 맑디맑은 샘물이 모래를 헤치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같은 샘인데도 오른쪽에서 솟는 샘물은 므네모쉬네, 왼쪽에서 솟는 샘물은 레테라고 했다. 같은 샘에서 솟은 물은 곧 하나로 어우러져서는 아래로 흘러 시내를 이루었는데, 척박한 땡볕의 나라 그리스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샘물을 마시고 시내에 손을 담근 일은 망각의 물 마신 것도 하릴없이 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아름다운 시내를 가리키면서 그리스인게 시내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의 대답은 짤막했다. '라이프(인생).'
--- p.146, p306, p341
'어리석어라, 프쉬케여. 내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이것이오?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파국이오? 내가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은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고 그대를 사랑했기 때문이오. 사랑의 그릇은 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라던 내말의 이치가 그렇게 알아듣기 힘들던가? 가세요...........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한다는 말을 알아듣기가 그렇게 힘들던가요? 그래요. 의심이 자리잡은 그대 '프쉬케(아음)'에게 나 '에로스(사랑)'는 깃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소.'
--- p.137-138
아프로디테가 육체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프로디테 포르네(음란한 사랑의 여신)'라고 불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프로디테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보라, 그 아들인 에로스는 '프쉬케(마음)'를 사랑하여 마침내 사랑을 한 단계 드높이지 않았는가? 마침내 인간이 본받아야 마땅한 사랑의 본보기를 보이지 않았는가?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에서 딸이 태어난다. 이 딸의 이름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기쁨'이다.

'사랑'과 '마음'이 짝을 이루니 그 딸이 '기쁨'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이다.
--- p.146
신화를 아는 일은 인간을 미리 아는 일이다. 신화가 인간 이해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스에 신전이 유달리 많은 까닭은, 신들의 모습을 새긴 석상이 유난히 많은 까닭을 상상해보라. 인간 이해의 열쇠가 신화라면 이해의 열쇠는 무엇일까? 상상력이다. 상상력의 빗장을 풀지 않으면 그 문은 열리지 않는다. (p88)
--- p.88
신화는 진실만을 말한다는 저 바다의 지혜로운 노인 프로테우스와 같다. 프로테우스는 무엇으로든 몸을 바꿀 수 있다. 하늘을 나는 모든 것, 땅 위를 기는 모든 것, 바다를 자맥질하는 모든 것, 심지어는 타오르는 불꽃, 흐르는 물, 부는 바람, 피어오르는 연기로 몸을 바꿀 수 있고 이 모든 것의 입을 열게 할 수도 있다. 신화는 그렇다. 몸 바꾸기의 도사 프로테우스와 같다.
--- p.344
신랑의 음성이 들려왔다..
'더듬어 알 수 있되 보지 못하는 자를 우리는 장님이라고 하고, 보되 들을 수 없는 자를 우리는 귀머거리라고 하지요 성한 사람두 장님이 되고 귀머거리가 되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요.'......중략....'.....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해요. 내가 그대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대가 ...'.....중략......'사랑의 그릇은 무엇을 넣음으로써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 냄으로써 채우는 것이라는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나는 그대의 언니들이 그대 사랑의 그릇을 줄여 놓는 것을 바라지 않을 뿐이에요.'
---132-133 p.
사랑의 그릇은 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라던 내 말의 이치가 그렇게 알아듣기 힘들던가요? 가세요, 그대에게 따로 벌을 내리지는 않겠어요. 사랑이 남아 있다면 영원한 이별보다 더 큰 벌은 없을테니까...
--- p.138
사랑은 의심과 공존할 수 없는 것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므로 나의 나무가 되게 하지. 나는 나의 왕관을 위해 그대를 쓰려고 한다. 나는 그대를 가지고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리라. 그리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카피톨리움 언덕으로 개선 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은 화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또 영원한 청춘이야 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를 것이며, 그 잎이 시들지 않도록 해주리라.
--- p.
사랑으로 가려 눈을 멀게 하지 않나
욕정으로 몰아 사악한 사랑을 하게 하지 않나
아프로디테 때문에 사랑에 눈이 먼 처녀 메데이아는
아버지의 나라를 애인에게 바쳤고
아프로디테 때문에 사랑에 눈이 먼 처녀 아리아드네는
미궁의 비밀을 적국의 청년에게 누설했다
유부녀 헬레네가 지아비 손님에게 홀딱 반하여
제 나라를 떠난 것도 아프로디테 때문
참, 해괴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구나
아프로디테의 장난은.
117 p.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시대와 아득한 선사시대,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미지의 시대 사이에 신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읽어버린 신발 한 짝’인지도 모른다.
--- p. 40
보라, 오르페우스는 죽어 간다. 그러나 죽아가면서도 오르페우스는 에우뤼디케를 노래하고 떨리는 혀로 에우뤼디케의 이름을 부른다. 에우뤼디케........그러자 숲의 나무, 에우뤼디케........그러자 강의물, 에우뤼디케........그러자 큰바위,텅 빈산도 그 이름을 메아리치게 하였다. 노래란,예술이란 바로 이런것이다.
--- p.242
미궁은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도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화는 미궁과 같다. 신화라는 미궁 속에서 신화의 상징적인 으미를 알아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독자에게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상상력이다. 열두 꼭지의 글을 신화 이해의 열쇠로 삼은 이 책은 필자가 신화의 상징적인 으미를 해석한 책이 아니다. 열두 꼭지의 글에는 신화 이해와 해석에 필요한 열두개의 열쇠가 숨겨져있다. 각각의 열쇠에는 또 뭇한 꼬마 열쇠들이 매달려 있다. 큰 열쇠, 작은 열쇠로 독자들이 나름대로 열기 바란다. 필자의 해석은 필자의 실타래이지 독자를 위한 실타래는 아니다.
--- p.10
모쪼록 독자가 나름대로 지니고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로써 미궁 진입과 미궁 탈출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미궁의 입구에서 기다리는 아름다운 공주 아리아드네는 이렇게 진입과 탈충을 시도한 독자, 이렇게 진입과 탈출에 성공한 독자에게만 존재한다. 테세우스의 아리아드네가 아닌 '나'의 아리아드네를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일단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바란다. 필자가 뒤에서 짐받이를 잡고 따라가겠다.
--- p. 11
리바디아의 바위산 기슭에서는 맑디맑은 샘물이 모래를 헤치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같은 샘인데도 오른쪽에서 솟는 샘물은 므네모쉬네, 왼쪽에서 솟는 샘물은 레테라고 했다. 같은 샘에서 솟은 물은 곧 하나로 어우러져서는 아래로 흘러 시내를 이루었는데, 척박한 땡볕의 나라 그리스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샘물을 마시고 시내에 손을 담근 일은 망각의 물 마신 것도 하릴없이 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아름다운 시내를 가리키면서 그리스인에게 시내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의 대답은 짤막했다.

'라이프(인생)'
--- p.340
독자들은 짐작했을 것이다. 디오뉘소소는 저승왕의 왕비 페르세포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지의 여신이자 곡식의 여신의 딸 페르세포네는 한 해의 절반은 땅 밑 저승에 있어야 하고, 한해의 절반은 땅위에 있는 어머니 품에 있어야 한다. 태아일 당시 디오뉘소느는 10개월의 절반은 어머니 세멜레의 뱃속에 있었고, 절반은 아버지 제우스의 허벅다리 속에서 자랐다. 해마다 죽었다가 살아나기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진 디오뉘소는 부활의 신이다. 디오뉘소스의 별명중 하나인 '헤르메스 크토니오스'는 '저승의 헤르메스'라는 뜻이다. 저승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는 올륌포스 신은 헤르메스 뿐이다. 보라, 디오뉘소스도 헤르메스처럼 이승과 저승을 마음대로 드나들었던것 같지 않은가?
--- p307.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처음에는 필자가 짐받이를 잡고 따라갔다. 뒤를 돌아보지 말고 그냥 달리기 바란다. 필자는 짐받이를 놓은 지 오래다. 독자는 혼자서 이미 몬 길을 달려온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독자가 나름대로 지니고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로써 미궁 진입과 미궁 탈출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미궁의 입구에서 기다리는 아름다운 공주 아리아드네는 이렇게 집압과 탈출을 시도한 독자, 이렇게 집압과 탈출에 성공한 독자에게만 존재한다. 테세우스의 아리아드네가 아닌 나의 아리아드네를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일단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바란다. 필자가 뒤에서 짐닫이를 잡고 따라가겠다.
--- 머리말 중에서
대지와 우리 육신 사이에는 신발이 있다. 신발의 고무 밑창 하나가 우리와 대지 사이를 갈라 놓고 있다. 대지는 무엇인가? 인간이 장차 돌아가야 할 곳이다. 그러면 신화는 무엇인가? 옛 이야기는 또 무엇인가? 신화는, 옛 이야기는 언제 발생한 것인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시대와 아득한 선사 시대, 우리가 짐작도 할 수 없는 미지의 시대 사이에 신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인지도 모른다.
--- pp.40-41
'내가 좋아서 이러는 것이니 굳이 내 모습을 보려 하지 마세요.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데 내 사랑이 믿어지지 않는 건가요? 믿어지지 않으면 내 곁을 떠나세요.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해요.내가 그대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대가 나를 사랑하기를 바랄 뿐이지 삼가거나 섬기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어리석어라, 프쉬케여. 내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이것이오?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파국이오? 내가 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어머니의 뜻을 거스리고 그대를 사랑했기 때문이오. 사랑의 그릇은 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채우는것이라던 내 말의 이치가 그렇게 알아듣기 힘들던가요? 가세요. 그대에게 따로 벌을 내리지는 않겠어요. 사랑이 남아 있다면 영원한 이별보다 더 큰 벌은 없을테니까...... 우리는오리지 영원히 헤어져 있을 따름이오.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한다는 말을 알아듣기가 그렇게 힘들던가요? 그래요. 의심이 자리잡은 그대 '프쉬케(마음)'에게 나 '에로스(사랑)'는 깃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소.'
--- p.132-133, p.138-139
나는 누구인가? '바코스(싹)'다. 씨앗이 대지에 들었다가 제 몸을 썩히고, 싹을 내고, 자라고, 열매를 맺고, 다시 대지에 들어가 제 몸을 석히는 이치를 생각하라. 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한 알의 곡식과 과일이 있는 이치를 생각하라. 그리고 너희가 그 자리에서 다시 하나의 생명으로 곧게 설 방도를 생각하라.그것이 목적이다.
--- p.306
기억의 샘과 망각의 샘
리바디아의 바위산 기슭에서는 맑디맑은 샘물이 모래를 헤치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같은 샘인데도 오른쪽에서 솟는 샘물은 므네모쉬네, 왼쪽에서 솟는 샘물은 레테라고 했다. 같은 샘에서 솟은 물은 곧 하나로 어우러져서는 아래로 흘러 시내를 이루었는데, 척박한 땡볕의 나라 그리스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샘물을 마시고 시내에 손을 담근 일은 망각의 물 마신 것도 하릴없이 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아름다운 시내를 가리키면서 그리스인에게 시내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의 대답은 짤막했다. '라이프(인생)'
--- p.340
그리스 신화에는 세 가지의 레테가 등장한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레테가 바로 저승 앞을 흐르는 레테, 즉 망각의 강이다.저승으로 들어가려면 이 강을 건너야 한다. 이 강을 건너면 추억은 깡그리 잊는다. 그러니 추억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해독제가 아닌가?
--- p.336
그렇다면 우라노스의 피에 서려 있던 사랑의 정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피의 정기는 바다에 떨어져 거품이 되어 떠돌다가 뒷날 퀴프로스섬에서 한 아름다운 여신을 빚어낸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바로 이 여신이다. 아프로디테라는 말은 '거품에서 태어난 여신'이라는 뜻이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거품에서 탄생한 사건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랑은 거품처럼 덧없는 것이라는 것일까? 하지만, 아프로디테는 크로노스가 낫을 들고 설치는 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 세상을 가득 채운다.크로노스가 무엇인가? 시간의 신, 즉 세월의 신이다. 아프로디테가 크로노스를 비웃으며 인간들에게 육체적인 사랑의 기쁨을 가르쳤다는 것은, 사랑은 세월을 초월해서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 p.52
그러면 신화는 무엇인가? 옛 이야기는 또 무엇인가? 신화는, 옛 이야기는 언제 발생한 것인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시대와 아득한 선사시대, 우리가 짐작도 할 수 없는 미지의 시대 사이에 신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인지도 모른다.
--- p.40-41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상상력이다. 열두 꼭지의 글을 신화 이해의 열쇠로 삼은 이 책은 필자가 신화의 상징적인 의미를 해석한 책이 아니다. 열두 꼭지의 글에는 신화 이해와 해석에 필요한 열두 개의 열쇠가 숨겨져 있다. 각각의 열쇠에는 또 무수한 꼬마 열쇠들이 매달려 있다. 큰 열쇠, 작은 열쇠로 독자들이 나름대로 열기 바란다. 필자의 해석은 필자의 실타래이지 독자를 위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아니다.
--- p.10-11-- 들어가는 말중에
그 분들도 티탄에 속하는 신들입니다. 티탄이 세계를 다스릴 때도 그들은 무한 지옥에서 풀려나지 못했습니다. 모르기는 하지만 그들은 무한 지옥에서 이를 갈고 있을 것입니다. 티탄들에 대한 앙갚음을 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내 말을 잘 들으세요. 이들을 구해내세요. 이들을 구해내는 일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잘못된 일을 바로잡음으로써 그대는 정의로운 신이 됩니다.

명분과 실리,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대가 내 말을 따른다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도 지키는 셈이 되고, 일손을 얻게 되니 실제적인 이익도 보는 셈입니다.
--- p.70-71
'가세요. 그대에게 따로 벌을 내리지는 않겠어요. 사랑이 남아 있다면 영원한 이별보다 더 큰 벌은 없을 테니까...... 우리는 오로지 영원히 헤어져 있을 따름이오.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한다는 말을 알아듣기가 그렇게 힘들던가요? 그래요. 의심이 자리잡은 그대 '프쉬케(마음)'에게 나 '에로스(사랑)'는 깃들일 수 없다는 뜻이었소.'
--- p.138
1. 이 무수한 신들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뒷날 인간 세상에서 그대로 되풀이 된다. 신화를 아는 일은 인간을 미리 아는 일이다. (p 88)

2. 믿어지지 않으면 내 곁을 떠나세요.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 사랑이 깃들이지 못해요. 내가 그대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대가 나를 사랑하기를 바랄 뿐이지 삼가거나 섬기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pp132~133)

3. 신들을 사랑하는 자는 신들의 사랑을 입고, 신들을 드높이는 자는 사람들로부터 드높임을 받는 법이거니.(pp 266)

4.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처음에는 필자가 짐받이를 잡고 따라갔다. 뒤를 돌아보지 말고 그냥 달리기 바란다. 필자는 짐받이를 놓은 지 오래다. 독자는 혼자서 이미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pp 347)
--- p.
[달마도]라고 불리는 그림이 있다. 수염을 기른 험상궂은 스님을 그린 그림이다. 달마도에 그려진 스님이 바로 달마대사이다. 달마도에 나오는 달마대사는 눈이 유난히 무섭다. 졸음이 오면 윗눈꺼풀이 내려오는 법인데, 이게 귀챦아서 아예 눈꺼풀을 잘라 버려 그렇다고 한다. 달마도에 그려지는 달마대사의 눈이 유난히 부리부리 하고 섬뜩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38
[달마도]라고 불리는 그림이 있다. 수염을 기른 험상궂은 스님을 그린 그림이다. 달마도에 그려진 스님이 바로 달마대사이다. 달마도에 나오는 달마대사는 눈이 유난히 무섭다. 졸음이 오면 윗눈꺼풀이 내려오는 법인데, 이게 귀챦아서 아예 눈꺼풀을 잘라 버려 그렇다고 한다. 달마도에 그려지는 달마대사의 눈이 유난히 부리부리 하고 섬뜩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 p.38
- 들어가는 말
미궁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도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화는 미궁과 같다.

-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서
그렇다면 가죽신은 이아손의 신화나 테세우스의 신화에만 등장하는 것일까? 다른 신화나 전설에 등장한다면 그것은 우연의 일치인 것일까? ~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신발 한짝인지도 모른다.

- 나오는 말
신화의 의미를 알아내려면 우리도 신화를 타고 눌러야 한다. 사슬로 붙잡아 우격다짐으로 다그쳐야 신화는 제 본 모습을 보인다. 우리에게는 어떤 사슬이 있는가? 신화를 잡아 묶을 사슬은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일 수도 있다. 상상력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와 아리스타이오스의 사슬을 무기삼아 들고 이루도 저 신화의 시대로 달려들어 보자.

- 길 잃은 태양 마차
아이귑토스의 한 초라한 도시에서 시작한 신화가 휘황찬란한 태양신의 궁전, 광막한 하늘과 그것을 가로지르는 태양 마차를 지나 마침내 눈물이 굳어져 호박 구슬에서 끝나느 것이다. 어쩔수 없을 것이다. 신화도 결국은 인간에 의해 씌어진 것일 터이므로.
--- pp.10, 37, 346,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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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내 정서와 상상력의 프리즘을 통과한 신화서라는 점과 더불어 지닌 장점은 독자를 위한 신화 읽기의 주인공으로 앞세운다는 점이다. 장황한 연대기적 구성과 서술 혹은 간단한 몇 줄 요약으로 건너뛰는 일방통행은 없다. 이론적인 신화에 대한 비평과 해석으로 치우치지도 않는다.
저자의 신화에 대한 해박함을 토대로 종횡무진 막힘 없는 상상력과 감칠맛 나는 입담으로 엮은 독자를 위한 신화 이야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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