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6월 30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839쪽 | 1320g | 153*224*40mm |
ISBN13 | 9788991290167 |
ISBN10 | 8991290167 |
발행일 | 2015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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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839쪽 | 1320g | 153*224*40mm |
ISBN13 | 9788991290167 |
ISBN10 | 8991290167 |
일러두기 옮긴이 서문 제1권 역병 _ 아킬레우스의 분노 제2권 아가멤논의 꿈 _ 함선 목록 제3권 맹약 _ 성벽 위에서의 관전 _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제4권 맹약의 위반 _ 아가멤논의 열병 제5권 디오메데스의 무훈 제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제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_ 시신들의 매장 제8권 전투의 중단 제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 _ 간청 제10권 돌론의 정탐 제11권 아가멤논의 무훈 제12권 방벽을 둘러싸고 싸우다 제13권 함선들을 둘러싸고 싸우다 제14권 제우스가 속임을 당하다 제15권 아카이오이족이 함선들에거 도로 밀려나다 제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제17권 메넬라오스의 무훈 제18권 무구 제작 제19권 아가멤논과 화해하는 아킬레우스 제20권 신들의 전투 제21권 강변에서의 전투 제22권 헥토르의 죽음 제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 제24권 몸값을 주고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다 [부록] 주석 주요 인명 주요 신명 주요 지명 주요 신들과 영웅들의 가계도 해설 / 호메로스의 작품과 세계 참고문헌 찾아보기 지도 |
영화 <트로이>를 보고, 그 영화의 원작이라고 해서 언젠가 한번은 꼭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막상 구입해서 보니 <일리아스>가 이렇게 중요한 책일 줄이야...
재미삼아 읽으려고 했는데, 재미도 재미지만 다 읽고 나니 무지 뿌듯.
지금까지 내가 모르고 살았던 세계가 열리는 듯한 느낌이다.
익숙지 않은 문체가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건 금방 뛰어넘을 수 있었다.
사랑에 국경이 없듯 인간이 좋은 것, 감동적인 것, 고귀한 가치를 마주하고 느끼는
감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적이며, 그래서 클래식이 사랑받는 것 아닐까.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갖게 되는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책을 통해서 느낄 수도 있다니 그런 느낌도 나름 즐거운 체험이었다.
책의 내용은 영웅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보여주는 인간성과 용맹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너나할 것 없이 그러니까 아군이든 적군이든 영웅적이라는 것이다.
또 영웅은 우리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무감각한 영웅이 아니라
그 행동 속에서 무릎을 치며 영웅은 이런 상황을 이렇게 받아들이는구나 하고
독자가 알게끔 살아움직이는 영웅이다. 그리고 인간성이 확장되는 개념에서의 영웅성이다.
인간이라면 뼈저릴 수밖에 없는 상황, 예를 들면 누군가 나를 무시하거나
나의 권리를 빼앗을 때, 절친이 갑자기 죽어 너무 혼란스럽고 그리울 때,
사랑하는 아들이 무참히 죽었는데 유해조차 찾지 못했을 때
그런 상황에서 영웅들은 고귀하고 숭고한 감정을 드러낸다. 자신의 감정을
비타협적인 행동으로 옮긴다. 아가멤논에게 무시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빼앗긴
아킬레우스는 트로이군과 싸우기를 거부한다. 몇날 몇일을 전쟁터에서 혼자 빈둥거린다.
그러나 절친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군과 싸우다 전사하자 연합 사령관 아가멤논을 상대로한
시위도 접고 그는 칼을 든다. 그리고 적장 헥토르를 쓰러트리고 마는데, 그러고도 친구의
죽음이 안타까워 눈물을 흘리고 몇날 몇일을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는 헥토르를 전차 뒤에 매달고 친구의 무덤을 돈다. 그렇게 열흘이 넘도록 적장의 시신을 욕보이는데,
죽은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는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모든 사람의 만류를 뿌리치고 적진의 아킬레우스 막사를 찾아간다. 헥토르의 몸값으로 주려고 보물들을 수레에 실고...
아들을 죽인 원수 앞에 초라하게 무릎을 꿇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에게는 오직 아들의 시신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온 두려움도, 노여움도
왕으로의 자존심도 없다. 프리아모스가 손을 잡고 간청하자 아킬레우스는 고향에 두고 온
아버지 생각도 나고 죽은 파트로글로스도 생각나서 운다.
프리아모스는 죽은 아들을 생각하며 둘은 그렇게 서로 손을 잡고 운다.
<일리아스>의 영웅들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영웅들이다. 처음부터 엉엉 우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인간이 울며 주저앉고 신을 원망할 때 영웅들은 신들도 말리지 못할 만큼
자신의 간절한 감정을 행동으로 밀고 나가며, 그 마지막에 인간의 아름다운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감정에 누구보다 충실하고 자신의 감정을 속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신들은 그들을 말리지 못한다.
기원전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현대적이고,
머나먼 그리스에서 쓰여젔다고는 하지만 오늘 우리가 느끼는 인간의 칠정과
너무나 유사하다. 그래서 고전인가 보다.
아무튼 다시 읽어도 재미와 감동이 줄지 않고 더 증폭되니
내가 이 책을 너무 늦게 만난 것은 아닌가 싶다.
나 같은 녀석이 대 서사시인 일리아스에 대해서 이렇구 저렇구 해서는 안된다. 그래도 뭐라고 말을 해야할 것 같아서, 일리아스에 대한 평을 하기 보다는 다양한 일리아스를 번역한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난 먼저 서해클래식에서 나온 일리아스를 읽었다. 서해클래식은 일리아스 총 24권 중 각권마다 한줄로 요약, 반페이지로 요약하고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번역에 대해 세세한 신경을 썼을 뿐 아니라, 컬러에 관련 그림까지 첨가 시켜서 처음 읽기에 매우 좋다. 특히나 한줄=>반페이지=> 본문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누구나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해놓았다. 짝짝짝.
두번을 내리 읽었다. 하지만 역시 아쉬웠다. 그래서 완역을 찾기로 했다. 말그대로 서사시 형태의 완역본을. 아쉽게도 완전한 완역은 없지만, 가장 완역에 비슷한 책이 바로 이책 일리아스이다. 형태도 서사시 그래도이고, 표현도 약간 고친 느낌은 있지만 좋았다. 책의 두께는 무려850페이지 가량. 특히 지명소개, 인물소개 등은 따로 잘 되어있어서 이정도책이면 거의 일리아스 원본에 가장 가까운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현재 500페이지 넘게 읽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연히 오디세우스를 살 것이다.
그리고 책의 겉 표지를 벗기면 아주 폼난다. ㅋㅋ
장식용으로도 그만이다.
책 이름만으로 주눅들게 하는 책이 있다. 읽은 적도 없으면서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책, 정작 자신은 읽지도 않았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도 쉽게 읽어보라고 권하게 되는 책, 이미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넘어 검증이 되었노라고 누구에게나 당연히 좋은 책이라고 평가를 하게 되는 책, 그런 책......
보기는 보았으나 읽었다고 말하기에는 민망하다. 익숙한 이름의 신이나 인물이나 지명이 아닌 경우에는 누가 누구였는지, 어디가 어디인지, 누가 누구와 한 편이고 누가 누구와 적인지, 누가 누구와 싸웠다는 것인지, 이건 한 페이지 넘기면 앞 쪽에 읽었던 내용을 기억하기에도 벅차니, 줄거리 파악에만도 한참이나 끙끙거려야 할 정도였다.(책 뒤쪽의 주석을 찾아 보고, 책에 이미 나와 있지만 그래도 인물들간의 관계도를 나름대로 그려보고 해도, 보는 그 순간에만 잠깐 반짝했을 뿐, 책장이 넘어가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줄거리 파악하는 데도 이 지경이니 호메로스의 문체나 표현법이나 비유법에 대해 눈을 돌릴 여유는 더욱 없었다. 심리 묘사를 읽어 내는 일도 한심할 지경이었고, 개인적으로는 당시 신들이라는 존재들이 어찌 그리 신 같지 않고 불완전한지, 그게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아서 딱 덮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시절, 그 때, 그들은 왜 그렇게 싸웠을까. 정말 싸움이 곧 삶이었을까. 싸우다가 죽는 것이 그렇게(내가 생각하기에) 아무렇지 않다고 여겨질 만큼 일상적인 것이었을까. 물론 지금 이 시대도 그런 상황에서 그리 멀리 벗어나 있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내 눈앞에서 벌어지지 않고 있다 할 수 있을 뿐, 아니라고 하면서도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을 것이니.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 인류의 역사도 참 고단한 과정이다 싶다. 문화도 문명도 과학기술 발전조차도 결국에는 무기 개발 혹은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수단을 찾다가 낳은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 하다못해 이 책의 내용조차 전쟁 이야기가 아니던가. 전쟁 이야기가 청소년들의 교과서로 읽히는 것, 아무리 아름다운 표현으로 된 글이라고 하더라도 전쟁과 전쟁에서의 승리를 맛보게 할 수밖에 없는 쓸쓸한 유산이라니.
죽음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했을 테니,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경외심을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신의 도움을 받아서 살아남고 싶지 않았겠는가. 이기면 이기는 대로 신의 도움이라고, 져서 죽는다면 죽는대로 신의 의지 때문이라고, 그렇게 믿고 위로해야만 했을 연약한 인간 존재였을 것.
아킬레우스라는 이름을 보는 동안 자꾸만 브래드 피트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책을 다시 읽어 보게 될지 그건 자신이 없다. 책장에 꽂아 두면 안 읽은 누군가 보이게 멋져 보이기는 하겠지만. 당연히, 읽어 보시라고도, 말 못하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