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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

: 1969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43이동
리뷰 총점8.6 리뷰 164건 | 판매지수 10,644
베스트
시/희곡 59위 | 시/희곡 top20 1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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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5쪽 | 309g | 132*225*20mm
ISBN13 9788937460432
ISBN10 8937460432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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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오증자
서울대학교 불어불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현재 서울여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바다의 침묵』『에밀』『미라보 다리』『위기의 여자』『몽테크리스토 백작』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포조 : 이젠 울음을 그쳤군. 그러니까 당신이 저놈을 대신에게 된 거구려, 이 세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지. 아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요. 웃음도 마찬가지지요. 그러니 우리 사회가 나쁘다고는 말하지 맙시다. 우리 시대라고 해서 옛날보다 더 불행할 것도 없으니까 말이요. 그렇다고 좋다고 말할것도 없이. 그런 얘긴 아예 할 것도 없어요.
--- p.81
자코메티의 조각과 같은 철사형으로...... . 서구에서는 대체로 십자가 모양의 형상을 한 나무를 주로 세웠다고 하는데 그것은 종교적 구원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연출자의 해석에 비롯된 것이라 짐작된다.
--- p.166 작품해설
실은.....아시다시피..... 암 당연하지. 당연하고 말고. 내가 당신들이라도 그 고댕인지...고데인지...고도인지.....하여튼 그자하고 만날 약속을 했다면 날이 완전히 어두워질떄까지 기다려보고 나서야 단념을 하든말든 하겠고. 제가 거들어 드릴까요? 당신이 부탁을 한다면 혹시? 뭐를요? 내게 다시 앉아달라고 말이오. 그게 거들어드리는 게 될까요? 그럴것 같은데! 좋습니다. 선생님, 부디 다시 앉으시지요. 아니아니, 그럴 필요 없어요. 저 그렇게 서 계시지 마십시오 감기드시겠습니다.
--- p.57
블라디미르 확실한 건 이런 상황에선 시간이 길다는 거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우린 온갖 짓거리를 다 해가며 시간을 메울 수밖에 없다는 거다. 뭐랄까 얼핏 보기에는 이치에 닿는 것 같지만 시실은 버릇이 되어버린 거동을 하면서 말이다. 넌 그게 이성이 잠드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짓이라고 할지 모르지. 그 말은 나도 알겠다. 하지만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성은 이미 한없이 깊은 영원한 어둠 속을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야. 너 내 말 알아듣겠냐?
--- p.134-135
블라디미르 :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무서운 산고를 겪고 구덩이 밑에서는 일꾼이 꿈속에서처럼 곡괭이질을 하고, 사람들은 서서히 늙어가고 하늘은 우리의 외침으로 가득하구나.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습관은 우리의 귀를 틀어막지. (에스트라공을 바라본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겠지. 그리고 말하겠지. 저 친구는 잠들어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 자게 내버려두자고.
--- p.
블라디미르 아직은 가지 마시오.

포조 (발을 멈추며) 난 가겠소.

블라디미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데서 가다가 넘어지면 어쩔려고?

포조 일어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겠지. 그리고 나서 다시 떠나는 거요.

블라디미르 떠나기 전에 저자한테 노래나 한 곡 부르게 하쇼.

포조 누구에게 말이오?

블라디미르 럭키 말이오.

포조 럭키에게 노래를?

블라디미르 그렇소. 아니면 생각을 하게 하든가. 낭독을 시켜도 좋고.

포조 저놈은 벙어리인걸.

블라디미르 벙어리라니?

포조 그렇다니까. 신음소리 한마디 못 낸다오.

블라디미르 벙어리라! 언제부터요?

포조 (버럭 화를 내며) 그놈의 시간 얘기를 자꾸 꺼내서 사람을 괴롭히지 좀 말아요! 말끝마다 언제 언제 하고 물어대다니! 당신, 정신 나간 살마 아니야? 그냥 어느 날이라고만 하면 됐지.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저놈은 벙어리가 되고 난 장님이 된 거요.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우리는 귀머거리가 될 테고. 어느 날 우리는 태어났고, 어느 날 우리는 죽을 거요. 어느 같은 날 같은 순간에 말이오.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냔 말이오? (더욱 침착해지며)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아이를 낳는 거지. 해가 잠깐 비추다간 곧 다시 밤이 오는 거요. (그는 끈을 잡아당긴다) 앞으로!
--- pp.149-150
블라디미르 아직은 가지 마시오.

포조 (발을 멈추며) 난 가겠소.

블라디미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데서 가다가 넘어지면 어쩔려고?

포조 일어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겠지. 그리고 나서 다시 떠나는 거요.

블라디미르 떠나기 전에 저자한테 노래나 한 곡 부르게 하쇼.

포조 누구에게 말이오?

블라디미르 럭키 말이오.

포조 럭키에게 노래를?

블라디미르 그렇소. 아니면 생각을 하게 하든가. 낭독을 시켜도 좋고.

포조 저놈은 벙어리인걸.

블라디미르 벙어리라니?

포조 그렇다니까. 신음소리 한마디 못 낸다오.

블라디미르 벙어리라! 언제부터요?

포조 (버럭 화를 내며) 그놈의 시간 얘기를 자꾸 꺼내서 사람을 괴롭히지 좀 말아요! 말끝마다 언제 언제 하고 물어대다니! 당신, 정신 나간 살마 아니야? 그냥 어느 날이라고만 하면 됐지.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저놈은 벙어리가 되고 난 장님이 된 거요.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우리는 귀머거리가 될 테고. 어느 날 우리는 태어났고, 어느 날 우리는 죽을 거요. 어느 같은 날 같은 순간에 말이오.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냔 말이오? (더욱 침착해지며)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아이를 낳는 거지. 해가 잠깐 비추다간 곧 다시 밤이 오는 거요. (그는 끈을 잡아당긴다) 앞으로!
--- pp.149-15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고도를 기다리며』가 맛깔스런 우리말 번역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널리 인정받는 극단 산울림 공연의 대본을 담당하고 있는 오증자 교수가 꼼꼼하게 다듬은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였다.『고도를 기다리며』는 1952년에 출판되어 극히 일부의 지식인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베케트에게 일약 명성을 안겨다 준 작품으로 20세기 후반 서구 연극사의 방향을 돌려놓은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일반 극장 못지 않게 학교와 감옥에서도 많이 공연되고 있는 끊임없는 베스트셀러이며, 아일랜드에서는 현재 닐 조던 등 이름난 영화인들이 베케트의 희곡들을 영화화하는 <베케트 온 필름>이라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을 정도로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 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깔려 있는 허무주의적이고 비극적인 세계 인식은 이 작품이 인생의 부조리를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전후 실존주의 문학의 한 흐름임을 보여준다.「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무서운 산고를 겪고 구덩이 밑에서는 일꾼이 꿈속에서처럼 곡괭이질을 하고. 사람들은 서서히 늙어가고 하늘은 우리의 외침으로 가득하구나. 하지만 습관은 우리의 귀를 틀어막지」라는 블라디미르의 대사는 그 단적인 예가 된다. 실제로『고도를 기다리며』의 창작 배경은 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일랜드 출신인 베케트는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중립국 국민이라는 안전한 신분을 이용해 프랑스 친구들의 레지스탕스 운동을 도왔다. 그러던 중 그가 가담하고 있던 단체가 나치에 발각되어 당시 독일의 비점령 지역이었던 프랑스 남단 보클루즈(이 지역의 이름은 작품 속에 등장한다.)에 숨어살게 되었는데,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는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얘깃거리 하나가 동이 나면 또 다른 화제를 찾아내야만 했는데 바로 이것이『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대화의 양식이다. 이렇게 베케트는 자신의 체험에서 얻은 사실적인 요소들에서부터 시작하여 구성을 극도로 단순화함으로써 작품을 창조해 낸 것이다.

앙상한 나무 한 그루만이 서 있는 황량한 무대, 특별한 줄거리도 극적인 사건도 없는 내용. 그 때문에 1953년 1월 5일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에서 작품이 공연되었을 때 공연이 성공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실제로『고도를 기다리며』는 이미 다른 여러 연출가들에게 거부당한 상태였고, 배우들마저도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못한 채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피가로」지에 '광대들에 의해 공연된 파스칼의 명상록'이란 평이 실리자 관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기껏해야 한 달 정도 공연될 예정이었던『고도를 기다리며』는 장기 상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기존의 사실주의극과는 거리가 있는 새로운 내용과 형식에 관객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신문과 방송은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작품의 구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려 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미국에서의 초연 때 연출자 알랭 슈나이더가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케트는「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난해한 작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작품의 토대가 되는 기다림의 상황은 오히려 의미가 정해져 있지 않음으로 인해 보편성을 띠게 된다. 1957년 등장 인물 중에 여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의 샌 퀜틴 교도소에서 공연되었을 때 1,400여 명에 달하는 죄수들은 예상을 뒤엎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고도>가 '바깥 세상이다!' 혹은 '빵이다!' 혹은 '자유다!' 라고 외쳤다. 한편 1960년대 폴란드에서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고도>가 러시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프랑스 통치 하의 알제리에서 공연되었을 당시 땅이 없는 농부들은 그들에게 약속되었으나 아예 실시되지 않은 토지 개혁에 관한 연극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고도Godot가 영어의 God와 프랑스어의 Dieu의 합성어의 약자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베케트는「이 작품에서 신을 찾지 말라」고 했으며「여기에서 철학이나 사상을 찾을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 보는 동안 즐겁게 웃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극장에서 실컷 웃고 난 뒤,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결국 <고도>의 의미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텍스트의 의미가 열려 있음으로 인해『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직까지도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널리 사랑 받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회원리뷰 (164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고도를 기다리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빨**마 | 2019.02.13 | 추천22 | 댓글26 리뷰제목
   이 책을 20대 초반에 만났는지, 중고등학교때 만났는지 그마져도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읽긴 했지만 제대로 된 기억력은 없었다.  단지, 음...... 뭐랄까 어린날 읽었는데도 고전에서 주는 깊이가 있었고, 사뮈엘 베케트라는 작가에 대한 묵직함이 있었고, 뭔지 모르겠지만 <고도>를 기다리는 두 남자의 모습이 자세히는 아니지만 계속 기억에 남았다.  얼;
리뷰제목

 

 

이 책을 20대 초반에 만났는지, 중고등학교때 만났는지 그마져도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읽긴 했지만 제대로 된 기억력은 없었다.  단지, 음...... 뭐랄까 어린날 읽었는데도 고전에서 주는 깊이가 있었고, 사뮈엘 베케트라는 작가에 대한 묵직함이 있었고, 뭔지 모르겠지만 <고도>를 기다리는 두 남자의 모습이 자세히는 아니지만 계속 기억에 남았다.  얼마전 필사를 결심 했을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헤세아저씨나 존 스타인벡의 글을 제쳐두고 제일 먼저 기억났던 것도 계속 기다리던 고도를 그들이 만났던가? 혹은 그들이 기다리는 고도가 누구인가? 혹은 무엇인가? 라는 의심이 새삼 들어서 이 책을 천천히 필사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필사를 시작하고보니 단지 글자 쓰는 것에 정신이 팔려 내용 파악이 제대로 안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필사를 하는게 쉽지 않음을 느꼈다.  자꾸만 내용보다는 글을 써 나가는 과정과 몇페이지의 성공에만 목을 메는 거 같아 내가 책을 읽는 목적과 잘 맞지 않는 거 갈등과 고민도 깊었던거 같다.


일단,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이 들의 모습이 연극무대위를 꽉 채운다.  극본으로 쓰여진 책이기에 읽으면서 그가 써 놓은 지문하나하나에도 꽤 신경이 쓰였다.  에스트라공은 어떤 성격인지, 블라디미르는 어떤 성격인지 그런 지문에서 성격의 차이를 알 수 있는 그런 글이랄까나.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른 그들의 "고도"를 기다리기.  고도라는 사람이 이 책에선 분명 인물로 묘사되고 있긴한데, 어릴적 읽을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읽으면서도 단순히 "고도"가 인물이기만 한 걸까?  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이 책을 쓸때의 베케트 상황이라던가, 시대배경의 지식까진 없어서 제대로 이해 할 순 없었지만 굳이 인물로 한정 짓지 않아도 될 그 무엇인가 라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도대체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제대로 된 기억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고나마 좀 나은 사람이 블라디미르.

에스트라공은 고도를 기다리는 건 알지만 꼭 블라디미르가 일깨워줘야만 "아, 그렇치 고도를 기다리고 있었지." 라고 깨닫는다.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늘 까먹는다.  자신이 벗어 놓은 신발, 어제 만났었던 사람, 자신이 했던 행동들.  모든걸 깡그리 잊어버리고 늘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덩그라니 나무만 있는 그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곤, 블라디미르에게 서로 헤어질까? 라는 생각을 또 다시 말하고 간다라고 하다가 움직이지 않고, 다시 블라디미르가 "고도"를 기다린다고 말하면 그건 또 기억한다.

참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만이 진을 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들의 기억력보다는 그 순간 순간 그들의 행동에 눈길이 간다.  저러고도 살아 갈 수 있나? 라는 현실적인 생각보다 과연 이들이 말하는 고도가 뭐지? 계속 그런 고민과 그들의 희화화된 모습과, 혹은 안타까운 모습들이 교차되어 지나간다.

 


그들은 고도를 기다린 게 맞을까?  아니면 그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여전히 그들이 기다리는 고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누구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날 읽었을 때의 느낌보다 지금 읽는 묵직한 느낌이 더 깊이 와 닿는다.  그들의 모습을 글로 표현 할 순 없지만 뭔가 울림이 오는 느낌.

그들의 희화화된 모습이 어디에 대입해도 제정신이 아니지만 뭔가 이해가 되는 이상한 느낌.

이래서 고전은 늘 한번 읽고 말게 아니구나.  게다가 한 출판사만을 고집해서 읽을게 아니구나.  라는 새로운 생각도 들었다.  출판사 마다, 혹은 역자마다 느낌이 다르고, 그리고 현재 내가 책을 읽는 그 순간이 어떠냐에 따라, 내 처한상황과 나이에 따라 새로움을 선사하는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  그래서, 고전은 늘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비록 그들이 기다리는 고도를 파헤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못 다한 이야기를 내가 또 상상하며 기억해 두는 맛이 어떤지 다시한번 실감한 계기가 됐다.  어릴적 느낌이 틀리진 않았구나.  그때 읽어도, 지금 읽어도 좋았던 책이 아니었나 싶다.

 

2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2 댓글 26
베케트 탄생 100주년 기념 서평(?^^;;)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2006.06.09 | 추천9 | 댓글0 리뷰제목
꽤나 유명한 희곡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만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역시나 그의 또다른 작품 '행복한 나날들'이 내가 처음으로 본 연극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 연극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그 난해함은 베케트에 선뜻 다가서기 어렵도록 만드는 좋은(?) 핑계꺼리가 되어왔었거덩.^^;;;;너무도 유명한 작품이기에 수많은 평들이 있을 것이고, 그 
리뷰제목
꽤나 유명한 희곡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만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역시나 그의 또다른 작품 '행복한 나날들'이 내가 처음으로 본 연극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 연극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그 난해함은 베케트에 선뜻 다가서기 어렵도록 만드는 좋은(?) 핑계꺼리가 되어왔었거덩.^^;;;;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기에 수많은 평들이 있을 것이고, 그 멋진 평들에 쓸데없는 글하나 더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럽고 민망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개인블로그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올리고 본다ㅋ 극 중의 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린다.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포조와 럭키라는 인물이 지나가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과 주인공은 소통이 되지 않는다.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이고 대화의 의미는 어긋나기 마련이라 마치 '덤앤더머'를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 오지않는 '고도'덕분이라는 것, 그 '고도'가 주인공들의 삶에 일정한 룰(?)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사실 소년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그리 대단한 인물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그들은 고도를 기다린다는 점에선 공통되며 덕분에 불만족스럽더라도 어쨌건 '고도'를 매개로 서로 소통하며 이해한다. 고도의 부재의 현존, 마치 '메시아 없는 메시아주의'를 연상시키는 이 장치는, 어찌보면 한 개인의 일생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바로 그 유령같은 신앙 혹은 신념이 갖는 비중이 적지않음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본'에 대한 '신앙'덕택에 유지되고 있는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처럼.

때문에 '고도를 기다리는' 그 행위 자체는 문제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지고보면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사회가 어떻게건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고도'덕분일테니깐. 외려 문제가 되는 것은 고도에 대한 주인공들의 기다림의 맹목적이고 수동적인 성격 아닐까? 그 실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고도에 '눈이 멀어' 서로 소외되고 고립되는 주인공들을 보며 종교로부터, 이념으로부터, 자본으로부터 소외된 현대인의 군상이 보여졌다면 내 억측일까? 결국 주인공들의 부조리함(?)은 '어떤' 고도를 기다리느냐, 그리고 고도를 위해 우리가 기다리느냐 우리를 위해 고도를 기다리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ps.여담이다만 올해가 베케트 탄생 100주년이라고 한다. 이로써 우리가 베케트의 연극을 관람해야 할, 혹은 그도 아니라면 책이라도 읽어야 할 또 하나의 핑계꺼리가 생긴 셈 아닐까? 고로 일독을 권한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0
구매 부조리극이라는데 조리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이*라 | 2023.09.05 | 추천7 | 댓글6 리뷰제목
이 희곡이 부조리극의 시작이었다고 하는데 부조리하다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조리있게 다가왔다. 그 시대에는 기존 희곡의 형식을 탈피했다고 하니 부조리극으로 불렸는지 모르겠으나 주제의 전달에 있어서 상당히 일목요연해 보인다. 고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창작자 자신이 나서서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걸 내가 알았다면 작품에 바로;
리뷰제목

이 희곡이 부조리극의 시작이었다고 하는데 부조리하다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조리있게 다가왔다. 그 시대에는 기존 희곡의 형식을 탈피했다고 하니 부조리극으로 불렸는지 모르겠으나 주제의 전달에 있어서 상당히 일목요연해 보인다. 고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창작자 자신이 나서서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걸 내가 알았다면 작품에 바로 썼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니까 말이다. 작가는 기대로든 희망으로든 구원으로든 구세주로든 신으로든 각자가 정의하기를 시도하도록 바란 게 아닐까 싶다.

 

모자와 구두로 영 또는 지성과 육 또는 행위나 미천함 등을 상징하려 한 건 일차원적인 상징이기도 하고 기다림과 나무(상징하는 바는 모든 걸 끝내는 것일 수도 구원일 수도 있다), 포조와 럭키(계층이나 지배와 피지배일 수도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관계성일 수도 있다), 소년(가장 중의적이며 함의가 큰 상징 같다) 등 상징체계들이 고도라는 대상에게서 그리고 그를 기다린다는 상징 속에서 비단 기대와 희망으로 상징되는 그 이상을 그려내 보고자 시도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대사의 반복 등으로 그저 부조리만으로 다인 이야기를 전하려 한 희곡이 아니라는 감상이 들었다.

 

삶에서 세상의 눈물이 일정해 누군가가 울면 누군가가 웃고 누군가가 웃으면 누군가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도 되지만 우리는 다음 순간 나는 눈이 멀고 타자는 귀가 먼 순간이 같지만 그 순간이 언제였는지 잊어버린다. 고작 어제 만난 서로에 대해서도 희미할 뿐이다. 그렇게 고작 어제 일이 희미할 정도로 우리는 고단하고 막막하게 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희망하고 기대하는 대상에 대해서도, 우리는 무엇인지 어떤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하듯, 모른 채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세상의 누구나가, 오늘이 처음 만나는 거고 처음 말하는 거라며 고도는 오늘 오지 않고 내일 오신다고 했다는 메시지를 전하듯, 그렇게 우리에게 낯설게 희망을 품게 한다. 우리는 모든 걸 오늘 끝장낼 수도 있지만 기다림의 결실을 기대하며 끝낼 순간을 미룬다. 막연한 기대만으로 막막한 삶을 억지스럽게 감당하고 있는 거다. 고도가 신이건 구세주건 기대건 희망이건 간에 우리는 그 또는 그것이 무언지 알고 기다린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수염이 하얗다는 말을 듣고 놀라리만치, 그는 미지의 대상일 뿐이다. 그 미지의 대상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매정하고 가혹하며 서로에게 의지한다. 타자가 없으면 서운하면서도 좋다는 건,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이 타인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바람하는 것에서도 엿보이는 성향일 것이다. 타인은 필요악이면서 동시에 지옥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희곡을 정의하면 '부조리극이다' '의미보다 대사의 반복이다'는 말들이 많던데 대사의 반복에도 의미가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살아가며 그런 의미가 명료하지 않은 반복들을 행하고 경험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말이다.

 

이 희곡은 부조리극의 효시였다지만 읽으며 느낀 건 너무도 정연하게 조리있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아마 다시 읽는다면 다른 감상이 더 깊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희곡이다. 극이 주는 감상과는 다르게 또 하나 기대하며 오늘도 이 삶을 감당하고 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6

한줄평 (110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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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그 고도가 그 고도였구나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우*미 | 2020.02.05
구매 평점5점
내용 구성이 좋아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c****e | 2020.01.08
평점5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l**a |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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