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5년 03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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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36쪽 | 600g | 135*200*30mm |
ISBN13 | 9788965641124 |
ISBN10 | 8965641128 |
출간일 | 2015년 03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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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36쪽 | 600g | 135*200*30mm |
ISBN13 | 9788965641124 |
ISBN10 | 8965641128 |
세계가 주목한 르포작가 캐롤라인 무어헤드가 써내려간 인류애의 기록 때는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 파리 시내. 점잔 빼던 독일군은 나날이 포악해져가고 프랑스인은 정치인, 경찰, 일반인 할 것 없이 하나둘 부역자가 되어 시민 탄압에 나섰다. 탄압의 주요 대상은 항독활동을 하던 공산당과 신념에 따라 글 쓰고 말하던 지식인, 그리고 35만 유대인이었다. 침략과 폭압에 저항하는 매체를 검열하고 폐간시키는 사이에 많은 언론이 지하로 들어갔고, 나치의 타블로이드와 반유대주의 신문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전쟁기의 이런 사회적 혼란 속에서 대담하게 나치에 저항하며 프랑스 전역에서 활약했던 여성들이 있었다. 피 말리는 감시와 미행 끝에 1942년부터 제각기 체포된 230명의 여성은 1943년 1월 24일 가축 수송열차에 실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향한다. 이 책 [아우슈비츠의 여자들]은 역사, 인권 분야에서 활약하는 영국의 기록문학 작가 캐롤라인 무어헤드가 아우슈비츠 생환자들의 개인적 기록과 공문서, 생존자 구술을 채록해 서사적으로 재구성한 르포르타주다. 프랑스의 평범한 아내, 어머니, 딸이었던 여자들이 ‘내 아이를 이런 곳에서 키울 수 없다’며 아우슈비츠의 ‘정치범’이 되어 죽음의 수용소를 겪기까지의 체험을 생생하게 다룬다. 이 책은 또한 나치의 피해자 중 반드시 유대인이었던 것은 아닌 ‘여성들’에게 주목한 최초의 책이다. 지금까지 홀로코스트의 역사가 인종적 희생자인 ‘유대인 남성’을 중심으로 기록돼온 것을 생각하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의 발견이라 할 만하다.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며 해외 유수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우수 정치 저작물에 수여되는 영국의 오웰상에 후보(2012)로 오르기도 했다. |
프롤로그 11 제1부 1장 프랑스라는 커다란 장난감 23 2장 저항의 불꽃 41 3장 계몽의 딸들 69 4장 레지스탕스 사냥 97 5장 누가 이 절박한 사람들을 돕는가 131 6장 여자들에게는 너그럽다? 149 7장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 185 8장 “우리는 저들을 위해 다른 계획을 준비해두었다” 203 9장 전방 포로수용소 #122 229 제2부 10장 31000번 수송열차 273 11장 삶의 맨바닥에서 부르는 노래 313 12장 나 자신을 유지하기, 그리고 살아 있기 327 13장 처분되는 사람들 365 14장 귀향, 적막한 혼란 399 15장 그림자 속으로 435 부록 여성들에 관한 짧은 기록 484 참고 문헌 및 도판 목록 515 감사의 말 526 옮긴이 후기 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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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로 대변되는 수용소의 삶은 많은 작가들에 의해 다뤄졌지만
이렇게 여성 중심의 서사는 좀처럼 없어서 아쉬웠는데,
좀 더 면밀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매우 뜻깊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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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참혹했고 나라면 어땠을까 나라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끊임없이 해보면서 읽었다.
살아남아서 증언을 하고 삶을 견뎌낸 사람들이 대단하고 놀랍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접한 후 그녀의 작품 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고 전쟁속에서 늘 군인들에게 짓밟히고 당하기만하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 사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 주체적으로 참전했던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몇 달 뒤 캐롤라인 무어헤드의 이 책 <아우슈비츠의 여자들>를 만나게 되었지만 이런저런 프롤로그만 읽은 뒤 해를 넘겼고 이제는 계절마저 지나 영화<나는 부정한다>관람을 계기로 이제서야 다 읽어냈다. 읽었다가 아니라 읽어냈다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겨우 진정된 가슴이 다시금 먹먹해졌기에 특히 어느 독자의 말처럼 페이지를 넘길수록 '여자들'의 시련도 커졌기에 소설을 읽듯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유령들의 이야기를 믿어야 하죠? 돌아오기는 했지만 어떻게 돌아왔는지 설명하지는 못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17쪽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출판사에서 소개한 것처럼 아우슈비츠에 있었던 유대인도 아닌데다 남성도 아니었던 제 의지로 독일 나치에 대항했던 여성들 중 생존자들 혹은 그들의 유족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들과 관련 문헌을 정리했다. 초반에는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개별적인 사연과 함께 들려주고 아우슈비츠에서 벌어졌던 참상 또한 함께 이야기 한다.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목격된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그저 '연기가 되었다'라는 표현처럼 사망했음을 짐작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웠던 것은 프랑스 여자들을 떠올릴 때 '파리지엔'을 떠올릴 뿐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던 여성들을 그 뒷전으로 생각했던 것이고, 고민이되었던 부분이 제국주의, 공산주의 그리고 반유대주의가 같지도 않지만 서로 대립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그리고 남한에서 나고 자란 내게 공산주의는 부정되는 것이고 제국주의역시 부정되는 것이며 동시에 반유대주의도 마찬가지로 부정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 책을 읽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고 어느 순간 무엇이 과연 옳은것인지 그 판단을 명확하게 내리기가 애매해졌다. 다만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 이 결코 옳지 않다라는 사실이었다.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게 된 여성들의 사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모의 영향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이웃나라 혹은 이웃에게 가해지는 납득될 수 없는 폭력에 반하여 자신의 의견과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위해 자신의 목숨은 물론 가족의 안위마저 내놓고 투신하는 여성들이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은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살아 있지 않다. 나는 아우슈비츠에서 죽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482쪽
결국 자신들이 어떻게 돌아왔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자의 말처럼 어느 누구하나 '혼자'서 살고자 했던 것이 아닌 '함께'살고자 했던 그 마음이 그들을 아우슈비츠로 이끌었으나 같은 이유가 역시나 그들을 그 지옥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위의 발췌된 생존자 샤를로트의 '나는 살아 있지 않다.'라는 말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그녀를 살아있지 않게 만드는 것이 과연 나치인가, 아니면 또 다른 그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