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0년 0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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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004쪽 | 1556g | 153*224*60mm |
ISBN13 | 9788991799479 |
ISBN10 | 8991799477 |
출간일 | 2010년 01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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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004쪽 | 1556g | 153*224*60mm |
ISBN13 | 9788991799479 |
ISBN10 | 8991799477 |
1889년 히틀러의 출생부터 위대한 예술가를 꿈꾼 청년 시절, 1933년 히틀러가 독일 총리에 오른 후 재무장을 선언하고 1936년 라인란트 점령을 계기로 팽창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 이언 커쇼는 젊은 히틀러에게 좌절과 분노를 안겨주었고 한편으로 히틀러를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올려준 1차 세계대전 전후의 혼란한 독일 사회를 완벽하게 재구성한다. 쇠락한 독일 민족의 구원자가 되겠다는 히틀러의 환상이 점점 더 많은 지지자를 끌어 모으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왜 그토록 많은 평범한 독일 사람들이 히틀러를 숭배하거나 묵인하거나 그를 막는 데 무력할 수밖에 없었는지 규명한다. 이 책은 젊은 히틀러의 좌절과 분노의 뿌리를 추적하는 데서 시작해, 패전 후 갈 곳 없는 무명의 병사를 정치의 중심으로 끌고 들어간 독일 사회의 이념적 카오스를 선명하고 상세하게 그려낸다. 독일 민족의 구원자가 되겠다는 히틀러의 환상과 의지가 점점 더 많은 지지자를 끌어 모으는 과정이 여러 시점에서 입체적으로 재구성된다. 대중의 환호와 보수파의 방조로 독일 총리가 된 뒤 순식간에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가로 떠오르는 장면들이 숨 막히도록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어 제3제국의 광기가 전쟁으로 질주하고 전쟁 속에서 극단으로 치달아 마침내 베를린의 어두운 지하 벙커에서 히틀러의 자살로 막을 내리기까지 나치 체제의 몰락 과정이 차가운 분석의 메스로 세밀하고도 총체적으로 해부하고 있다. |
감사의 말 머리말 프롤로그 : 히틀러를 생각한다 1장 반항아 히틀러 가계의 비밀 / 고아가 된 몽상가 2장 낙오자 히틀러의 선배들, 쇠네러와 뤼거 바그너 숭배자 / 19살 독학자 실패한 예술가 / 반유대주의의 뿌리 막 내린 빈 시대 3장 전선의 연락병 전쟁 전야 / 뮌헨의 이방인 / 자원 입대 제국의 붕괴 / 인생을 바꾼 결심 4장 정치의 발견 소비에트 혁명 / 혁명 정부의 대의원 연설가 히틀러 탄생 / 당원 번호-555 5장 맥주홀 선동가 국가사회주의의 뿌리들 / 떠오르는 별 군중을 불러 모으는 사람 / 단 하나의 적 후원자들 / 카페 정치 모임 / 당 독재권을 쥐다 6장 북 치는 사람 돌격대 등장 / 독일의 무솔리니 / 개인 숭배 대중 심리를 읽는 자 / 쿠데타 압박 맥주홀 봉기 / 란츠베르크의 수인 7장 카리스마 누가 운동을 이끌 것인가 / 민족 운동의 지주 《나의 투쟁》/ 이론가, 조직가, 지도자 8장 지도자 원칙 나치당 재건 / “이 남자는 누구인가” 정치 배우 / ‘지도자의 뜻을 따라’ “양떼를 덮치는 늑대처럼” 9장 권력 의지 대공황 / 의회 해산 / 이념이냐, 지도자냐 민족 공동체 / 태풍의 핵 분열된 천재, 비어 있는 내면 / 충성과 반역 히틀러의 여자들 / 의심하는 자본가들 선전과 약진 / “우리는 선거로 집권한다.” 권력의 문턱 10장 제국총리 포템파 사건 / 힌덴부르크 대 히틀러 슈트라서의 패배 / 대공황의 심리 총리 히틀러 / 엘리트들의 오산 11장 독재자 탄생 “민주주의를 도려내야 한다” / 대공황 탈출 의사당 방화 사건 / 수권법과 의회의 죽음 정당의 사멸 / 열광하는 지식인들 대중의 영웅 숭배 / 95.1퍼센트의 찬성 12장 절대 권력 돌격대의 ‘2차 혁명’ / 위기일발 긴 칼의 밤 / 불법으로 수호하는 법 돌푸스 암살 / 지도자국가 확립 13장 지도자 숭배 ‘대중의 국민화’ / 노련한 외교가 뉘른베르크 법 / 당과 지도자의 분리 라인란트 재점령 / 메시아적 확신 약어 풀이 주석 찾아보기(인명용어) |
나는 영웅사관을 지지하지 않는다. 가령 영조나 사도세자의 성격과 기질을 규명한다고 해서 그 역사적 멘탈리티가 규명된다는 생각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본다. 평전 《히틀러》 를 지은 영국의 구조주의 역사학자 이언 커쇼도 개인의 생활이나 기질, 사상보다도 사회구조적인 시스템과 정치경제적 맥락에 더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순전히 하이데거와 비트겐슈타인 때문이다. 빅토르 파리아스는 《하이데거와 나치즘》에서 하이데거가 나치이데올로기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맥락을 설명하고, 킴벌리 코니시는 《비트겐슈타인과 히틀러》에서 히틀러의 반유대주의가 당시 비트겐슈타인과 그 가문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과 더불어 나치즘이 비소유 심리론에 바탕을 둔 주술적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두 권을 읽고 나니 히틀러 평전을 언젠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결국 두 명의 걸출한 사상가가 나치즘의 발호에 일조했다는 데 착안해서 이토록 두꺼운 책을 '특가'로 구입하게 된 것이다. 조만간 제2권도 빨리 구비할 것이다.
이 책은 30여 년에 걸쳐 히틀러와 제3제국 연구성과를 종합하여 완성한 대작이다. 파시즘이나 홀로코스트에 관한 책과 영화를 접한 독자들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이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다. 읽는 재미도 엄청나다. 저자는 전기를 쓸 때 숙명처럼 떠안게 되는 두 가지 위험요소가 있다고 먼저 설레발을 친다. 하나는 평전 주인공에 대한 공감이 자칫 연민이나 숭배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복잡한 역사의 전개과정을 지나치게 개인화하고 사건에서 개인이 맡았던 역할을 과장하고 개인의 활동이 일어났던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취급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뻔하다. 그 두가지 함정에 자신은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사회구조사적인 안목으로 나치즘과 히틀러를 바라본다.
20세기는 히틀러의 시대였나? 적어도 그가 통치한 12년은 독일과 유럽과 세계를 영원히 바꾸어놓았다는 점은 확실하다. 히틀러는 처칠도 한수 접을 정도의 '카리스마적 지도력'을 갖추었던, 대중의 열광적 지지를 한몸에 받았던 정치인이었다. 정치 리더십과 군중선동에 관심있는 이들은 히틀러가 독일의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성격이나 특이한 기질에 집착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파시즘의 군중선동기제나 대중최면요법 등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제3제국의 권력구조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가령 현대국가의 전면적 자기 주장, 대중을 통제하고 동원하기 위한 언론조작, 지독한 극우민족주의, 인종우월주의의 가공할 파괴력과 인종주의의 귀결, 엉뚱한 목적에 동원된 현대과학기술과 사회공학 등에 주목한다.
"이 책을 쓰면서 내내 나의 뇌리에 남아 있던 것은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독일의 운명을 한손에 쥐었던 남자의 특이한 성격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어떻게 히틀러가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국가 고위직에 오를 법한 사람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권력을 잡았는가도 궁금했지만, 그 권력을 어떤 식으로 절대 권력으로 확장했기에 나중에는 야전사령관들까지도 일개 상병 출신 지도자가 내리는 명령에 무조건 충성을 맹세할 수 있었던 것인지, 자타가 공인하는 재주라고는 대중의 원초적 정서를 자극하는 선동술밖에 없었던 독학자에게 사회 온갖 분야의 난다 긴다 하는 전문가들과 똑똑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덮어놓고 복종하겠다고 나선 것인지가 참으로 궁금했다. "(7쪽)
청년 히틀러에게는 쿠비체크라는 유일한 절친이 있었다. 그가 말하는 히틀러의 개성은 이러하다.
"게으른 생활 속에서도 환상에 유난히 집착하고 거기에 열과 성을 쏟던 모습, 잡다한 관심사, 현실 감각과 균형 감각 결여, 독학자 특유의 고집, 자기 본위, 포용성 부족, 화를 잘 내고 성질을 부리는 모습, 위대한 예술가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에는 무조건 악담을 퍼붓는 기질, 이 모든 것을 쿠비체크가 그린 열아홉 살 난 히틀러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102쪽)
청년 히틀러는 생활이 어려웠을 땐 노숙자 숙소를 찾아갈 정도로 걸인과 같은 밑바닥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천재화가를 꿈꾸던 그러나 노숙자로 전락한 청년 히틀러를 보면 국내 정치사에서 노숙자에서 출세해 대통령이 된 이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불행인지 다행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히틀러는 독신자 합숙소에 지내면서 싸구려 그림을 팔아 생활했는데 당시 그의 유일한 사치는 일반 극장이나 오페라 극장의 입석 관람표를 큰 맘 먹고 구입하는 것이었다. 합숙소 열람실에서는 정치가 자주 화제에 올랐는데 히틀러는 이미 쇠네러의 지지자로서 반유대주의를 표방했고 프티부르주아 성향이 강해 예수회와 공산주의자를 혐오했다. 당시 유럽에 반유대주의가 만연했기에 고지식한 히틀러가 반유대주의에 경도된 것이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이때만 해도 히틀러의 반유대주의는 인종론에 바탕을 둔 반유대주의 원리로 이 세상의 모든 악을 설명하는 정신나간 수준은 아니었다.
1. 지금까지는 최고의 히틀러 평전
히틀러의 일생을 다룬 책 중에 최고의 책으로 평가받던 요하임 페스트의 책은 70년대 쓰여졌다. 이 책은 2000년대까지 쓰여졌으므로 당연히 최신의 정보와 연구결과까지 반영되었다. 더군다나 책의 두께도 2천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엄청 두껍다. 여기에 저자의 광범위한 자료 인용과 치밀한 해석까지 더해져 현재로서는 이 책이 최고의 히틀러 평전이라고 할 수 있다.
2. 주석의 양이 많은 책
책을 굳이 두 분류로 나눠야 한다면 나는 원전을 밝힌 주석이 있는 책과 그것이 없는 책으로 나누고 싶다. 이 책은 본문에서 인용하는 원전의 근거를 꽤 꼼꼼하게 미주 형태로 실어 놓았다. 그만큼 팩트 위주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애를 쎃다는 이야기다. 또 저자는 히틀러 정권의 구조 자체를 밝히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할 뿐, 많은 이들이 호기심을 가지는 히틀러의 성적 취향이나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과의 관계 등등의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 및 가벼운 에피소드는 매우 간략하게 취급했다. 이는 결국 이 책이 독자에 따라서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히틀러의 삶 자체가 워낙 스케일이 크고 드라마틱하며 심지어 엽기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사람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저자의 문체가 매우 간결하고 약간은 냉소적인 위트도 종종 있기 때문에 책은 비교적 잘 읽히는 편이다. 번역도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3. 총평
이 책은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이 책도 히틀러 및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여러 다른 서양 책들과 마찬가지로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대답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좋은 히틀러 평전을 기다리며 나름 그 이유를 분석해본다.
히틀러는 서양 역사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이는 단순히 그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범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다. 현대사에서 히틀러가 중요한 이유는 첫째, 그가 민주주의 국가 내에서 (쿠데타가 아닌) 선거와 의회제도를 통해 집권했다는 사실 둘째, 타인종에 대한 홀로코스트를 절대 다수의 대중들의 지지 아래 실행했다는 사실 셋째, 국가발전을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사실때문이다. 그런데 위의 세가지 사실이 어떻게 가능했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이 책의 해답은 모호하거나 어정쩡하다. 첫째 사실에 대해서는 바이마르 공화국(또는 독일) 민주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이나 히틀러의 선동가로서의 기질에만 책임을 돌릴 뿐이고 둘째 사실에 대해서는 그 당시 유럽에 만연한 반유대주의 정서만을 역사적으로 고찰할 뿐이며(이상하게도 가장 중요한 논점 즉, 반유대주의 정서가 왜 생겼으며 어떻게 대중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이 없다), 셋째 사실에 대해서는 놀랍게도 히틀러 개인 또는 히틀러 정권의 본질 문제로 돌린다. 그럼 위 세 질문들에 대한 답이 어려울까? 아니다. 정답은 놀라우리 만치 쉽다. 다만 저자가 서양인이기 때문에 정답을 말하기가 어려웠거나 또는 정답으로 인정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첫째 사실에 대한 정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선거에서 표를 가장 많이 득표한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어떤 정책을 주장하건 간에 권력을 주게 되어 있는 현대 대중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맹점때문이다.이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고와 연결될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를 서양이 인류에게 선사한 최고의 선물로 생각하는 서양인들로서는 인정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인정하기 싫다고 해서 정답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둘째 사실에 대한 정답도 간단하다. 유럽이 유럽 내에 머물렀을 시기에 인종 문제는 지구 어디에서나 있었던 국가간 혹은 지역간, 종교간의 선사시대 때부터의 사람들간의 갈등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16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 유럽에서 인종문제는 다른 문제가 됐다. 유럽인들 눈에 북아메리카 인디언이나 남아메리카 원주민들, 그리고 아프리카, 아시아 여러 식민지인들이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을 리 없다. 그들을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보았다면 어떻게 아무런 이유없이 그들을 죽이고 그들의 땅과 재산을 빼앗고 그들을 노예로 부릴 수 있었겠는가. 16세기 이후 유럽에서 인종문제는 국가발전과 경제, 생활 편의 등 유럽의 모든 문제와 관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약탈을 정당화 하는 그런 인종론(편견)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하다. 유럽은 이미 16세기 이후부터 전유럽적으로 인종편견이 지배 사상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고(지금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히틀러는 다만, 이를 유대인에게 확장한 것 뿐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히틀러가 유대인을 종종 '아시아 인종'이라고 했으며 러시아의 '아시아적 특징'에 대해서도 자주 말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셋째 사실에 대한 정답은 이미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전에는 별 볼일 없는 상태에 있던 유럽의 나라들이 16세기 이후 화려한 시절을 구가하게 되는 데는 '과학혁명'을 통해 습득한 기술로 만든 압도적 무기들로 상대적으로 비무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전쟁과 약탈 때문이다. 서양사람들은 근현대 서양문명의 발전에 대해 말할 때 '르네상스'니 '과학혁명'이니 '민주주의'니 하는 연관성이 모호한 개념들을 이야기하지만 근현대 유럽의 번영을 가져온 직접적인 요인은 그런 추상적인 것들이 아니라 다른 대륙에서 전쟁을 통해서(전쟁이라기 보다는 학살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지만) 얻은 무궁한 자원과 노예 노동력이다. 이미 20세기가 시작할 무렵이면 전 지구에서 (그 나라 지배자가 통치한다는 의미로) 명목적으로나마 유럽의 식민지가 아닌 곳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3국 등 극히 일부 뿐이었다. 전쟁과 약탈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는 사상은 당시 유럽의 지배적 사상이었고 그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도 거의 없었다. 히틀러는 다만 대담하게도 전쟁의 상대방을 유럽 내의 약자로 정한 것 뿐이었다.
최근 니얼 퍼거슨 같은 소수의 서양 역사학자들은 좀 더 솔직하게 문제에 접근하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앞으로 좀 더 정확한 해석이 곁들어진 히틀러 평전을 고대해 본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히틀러와 그의 시대를 세세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전기다.
한 인물에 한 시대가 완벽히 녹아들도록 잘 씌어졌다. 번역도 매끄럽다.
서른살이 될 때까지 인생의 뚜렷한 목적도 없는 백수로 살다가,
군대에서 우연히 연설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것이 군소 극우정당인 나치의 야만적 이념과 결합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정치적 벼락스타가 되는 히틀러의 성공 가도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걸작이다.
히틀러라는 인물이 독일의 시대정신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단순히 히틀러 개인의 불굴의 의지의 승리로 보는 주관적 오류와 당시 독일 지배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꼭둑각시 얼굴마담으로 보는 객관적 오류를 모두 비판하면서 주객의 상호작용을 통한 총체성 속에서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