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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1996년 06월 3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148*210*30mm |
| ISBN13 | 9788936411480 |
| ISBN10 | 8936411489 |
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에서
창비신서-148이동
유홍준 저
|
창비
|
1996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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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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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가끔 받는 질문이지만 "당신은 전공이 미술사냐 미술비평이냐"고 물어올 때면 나는 둘 다이거나 아니면 그 중 간 어디쯤일 것이라고 대답한다. 아닌게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두 개의 전공을 갖고 있다는 것은 둘 중 하나는 분명 부실할 것이라 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전문화 현상 때문에 얻은 것 못지않게 잃은 것이 많다는 비판론에 동의하면서 과거와 현재, 이론과 실천이 분리되지 않는, 총체성의 획득을 위해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만남을 구하고자 했다. 실제로 비평적 확신이 없는 미술사적 해석은 생기를 잃을 수밖에 없고, 미술사적 비전이 없는 미술비평은 허상이기 쉽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미술비 평이란 곧 미술사적 실천이며, 실천이라는 말이 과하다면, 미술사적 증언으로서 미술비평인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고유한 주제를 확보하고 있듯이 비평가 또한 자기 나름의 관심영역을 갖고 있다. 어떤 이는 미학이론에 근거한 아름다움의 형식을 탐구하는 데 열심이고, 어떤 이는 매체의 실험 같은 미적 모험에 동승하기도 하지만, 나의 비평적 관심은 현 실과 전통의 문제에 있어왔다. 전통의 의연한 흐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는 작업과 현실 속에서 자기를 실현하려는 노력에 아낌 없는 지지를 보냈으며 그 이론적 젖줄은 언제나 미술사에서 구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미술사를 연구하듯 미술비평 을 해왔고, 미술비평에 임하듯이 미술사를 논해왔다.
평론가는 주어진 비평적 환경에 따라 때로는 전시회 리뷰, 시평에 열중하고 때로는 미술 원론에 입각한 현상 진단에 나서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내가 가장 마음 쓴 비평형식은 작가론이다. 나는 작가론은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시대의 예술적 성취는 결국 작가들의 예술적 생산력 여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작가론 개인의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그 시대 문화능력 전체에 대한 평가로 연결된다. 그 점에서는 적지않이 문화사적 성격을 띠게 된다.
작가론은 또한 하나의 예술론이 된다. 그가 이룩한 작업의 성과를 논하는 것은 곧 예술작품의 내용과 형식 모두에 대한 분석으 로 이어지며, 작가의 예리한 감성적 인식과 탁월한 상상력을 좇아가다 보면 우리는 이성적 논리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진리의 또다 른 모습으로서 지순한 아름다움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정서는 고양되고 인식은 깊어지며 안목은 높아진다.
작가론은 결국 인간론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는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기까지 지불해야만 했던 무수한 시행착오의 의미와, 끊임없 는 장인적 수련과 연찬의 노고가 지닌 인생론적 교훈이 새겨진다. 인간에게 인간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고, 인간의 얘기보다 더 관심있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작가론은 가장 대중적인 비평형식인 것이다.
(중략)
이 책은 그런 비평적 입장에서 지난 15년간 해온 작업들을 정리하고 다듬어 내놓은, 비평가로서의 나의 자화상이다.
제1부에는 총론격으로 세계 현대미술사의 시각에서 본 우리 미술의 위상,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전통계승의 성과, 그리고 민중미 술의 전개과정에 대한 증언이 실려 있다. 제2부에는 전통의 저력을 보여준 7명의 작가론, 제3부에서는 현실의 문제에 적극 도전 한 10명의 작가론이 전개되어 있으며, 제4부에서는 우리 미술의 과제를 풀어가는 사례 연구로서 중국의 신흥목판화와 북한의 조 선화 성립과정을 검토하였다.
작가가 자신의 고유한 주제를 확보하고 있듯이 비평가 또한 자기 나름의 관심영역을 갖고 있다. 어떤 이는 미학이론에 근거한 아름다움의 형식을 탐구하는 데 열심이고, 어떤 이는 매체의 실험 같은 미적 모험에 동승하기도 하지만, 나의 비평적 관심은 현 실과 전통의 문제에 있어왔다. 전통의 의연한 흐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는 작업과 현실 속에서 자기를 실현하려는 노력에 아낌 없는 지지를 보냈으며 그 이론적 젖줄은 언제나 미술사에서 구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런 의심 없이 미술사를 연구하듯 미술비평 을 해왔고, 미술비평에 임하듯이 미술사를 논해왔다.
평론가는 주어진 비평적 환경에 따라 때로는 전시회 리뷰, 시평에 열중하고 때로는 미술 원론에 입각한 현상 진단에 나서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내가 가장 마음 쓴 비평형식은 작가론이다. 나는 작가론은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시대의 예술적 성취는 결국 작가들의 예술적 생산력 여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작가론 개인의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그 시대 문화능력 전체에 대한 평가로 연결된다. 그 점에서는 적지않이 문화사적 성격을 띠게 된다.
작가론은 또한 하나의 예술론이 된다. 그가 이룩한 작업의 성과를 논하는 것은 곧 예술작품의 내용과 형식 모두에 대한 분석으 로 이어지며, 작가의 예리한 감성적 인식과 탁월한 상상력을 좇아가다 보면 우리는 이성적 논리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진리의 또다 른 모습으로서 지순한 아름다움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정서는 고양되고 인식은 깊어지며 안목은 높아진다.
작가론은 결국 인간론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는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기까지 지불해야만 했던 무수한 시행착오의 의미와, 끊임없 는 장인적 수련과 연찬의 노고가 지닌 인생론적 교훈이 새겨진다. 인간에게 인간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고, 인간의 얘기보다 더 관심있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작가론은 가장 대중적인 비평형식인 것이다.
(중략)
이 책은 그런 비평적 입장에서 지난 15년간 해온 작업들을 정리하고 다듬어 내놓은, 비평가로서의 나의 자화상이다.
제1부에는 총론격으로 세계 현대미술사의 시각에서 본 우리 미술의 위상,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전통계승의 성과, 그리고 민중미 술의 전개과정에 대한 증언이 실려 있다. 제2부에는 전통의 저력을 보여준 7명의 작가론, 제3부에서는 현실의 문제에 적극 도전 한 10명의 작가론이 전개되어 있으며, 제4부에서는 우리 미술의 과제를 풀어가는 사례 연구로서 중국의 신흥목판화와 북한의 조 선화 성립과정을 검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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