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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예찬
리뷰 총점8.6 리뷰 36건 | 판매지수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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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4쪽 | 415g | 125*193*20mm
ISBN13 9788972752134
ISBN10 897275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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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 차례

길 떠나는 문턱에서

걷는 맛
걷기
첫걸음
시간의 왕국


혼자서 아니면 여럿이?
상처

침묵
노래 부르기
움직이지 않고 오래 걷기
세상을 향하여 마음을 열다
이름
세계라는 극장
물, 불, 공기, 땅, 그 원소들의 세계
동물들
사회를 비껴가는 길
산책
글로 쓰는 여행
걸을 수 있는 세계는 줄어들고

지평을 걷는 사람들
카베사 데 바카
톰북투를 향해서 걸어가다
큰 호수들을 향한 걸음
스마라의 길

도시에서 걷기
도시의 몸
걷기의 리듬
듣기
보기
느끼기
냄새 맡기

걷기의 정신성
정신적 순회
신들과 함께 걷다
거듭나기로서의 걷기
여행의 끝

옮긴이의 말 - 걷는 즐거움에로의 초대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몸을 잃은 현대인에게 바치는 걷기의 인간학
--- 허순용(sellavy@yes24.com)
현대인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몸을 잃은 세대’이다. 자동차가 다리를 앗아간 지는 오래되었고 이제 컴퓨터가 두뇌마저 앗아갈 운명이다. 자신이 만든 온갖 첨단 기기와 상징 체계에 묶인 현대인은 삶이 왜 이렇게 힘들고 피곤하고 버거운지 묻는다. 몸을 움직일 일이 현저히 줄어들어, 감각은 무뎌지고, 반갑지도 않은 질병이 자꾸 찾아오며, 직접적인 체험으로부터 오는 삶의 기쁨도 크게 줄었다. '몸의 상실'은 '인간적인 차원'의 상실이기에 심각하다.

다비드 브르통이 쓴 『걷기 예찬』은 걷기를 통해 몸의 세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미있는 산문집이다. '걷기'는 자신의 몸과 만나는 가장 자연스럽고 단순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걷기는 우리 자신을 인간적인 차원으로 되돌아가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시 말해 우리 자신이 소나 말이나 법이나 자동차나 컴퓨터나 아닌, 인간임을 깨닫게 해 준다. 저마다의 키의 높이에서, 저마다의 몸무게를 두 다리로 받치고, 저마다의 두 팔을 휘저으며 우리는 걷는다. 그밖에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거추장스런 짐을 벗어 던지고 가장 소박하고 원초적인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때 시간과 공간은 인간의 수준에서 포맷된다. 자동차는 우리를 목적지까지 빨리 데려다 놓지만, 우리를 하나의 짐짝으로 전락시킨다. 그 순간 우리는 주체에서 사물로 변화하며 세계와 나는 서로 타자로 머문다. 만남이란 없다. 모든 만남은 여유와 관심, 호기심과 열정 속에서만 가능한 법. 온 몸의 감각이 세계를 받아들이고 그 자극을 통해 건강한 의욕을 느끼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배울 수 없으며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걷는 동안에는 다르다. 세계는 인간의 차원으로 정렬하며 또 우리와 만나기 위해 다가온다. 세계 속으로 우리 자신을 열어놓아 모든 감각이 활짝 깨어나고, 연인의 몸을 만질 때처럼 대지로부터 전해오는 소리와 냄새와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해석한다. 그것은 일종의 관능적인 예술이다. 이 예술 안에서 우리의 감성은 풍부해지고 인식은 깊어진다. 게다가 걷는 동안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길을 걸어갈 뿐만 아니라 동시에 내면의 길을 걸어간다. 살아있음에 대한 상념이 깃들고, 가족과 사회와 우주에 대해 겸손한 명상이 펼쳐진다. 그리하여 맺혀있던 추억은 해방되고 꿈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걷기를 예찬하거나 걷는 행위를 통하여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기도 했다. 비노바 바베는 인도 전역을 걸으면서 부유층들이 자기 땅을 기증하도록 유도했고, 사티쉬 쿠마르는 걷는 행위로 세상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하도 유신 시절에 자기 발로 전국을 순례했으며, 한비야는 걸어서 한반도를 종단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이면 뙤약볕 아래서도 국토대장정에 올라 자신의 의지와 이상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남산에는 맨발로 걷는 흙길이 있어 잃어버린 감각과 자기 존재를 일깨워준다.

걷기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와 성찰을 담고있는 『걷기 예찬』은 인간의 걷는 행위가 지닌 철학적, 예술적, 종교적 의미를 보여주면서 유장하게 흘러가는 아름다운 강물과도 같다. 이 강에 피에르 상소나 카잔차키스, 바슐라르와 소로우같은 사람들이 마치 지류처럼 흘러든다. 수십 권에 달하는 여행/명상 서적에서 뽑아 온 구절들이 양탄자에 새겨진 무늬처럼 책을 빛내고 있는 것이다. 정성스레 가려낸 40여컷의 흑백 사진도 매력적이다. 이 사진들은 품위와 깊이를 동시에 갖추고 독자를 더 깊은 사색으로 이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역자인 김화영 교수가 프랑스에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보물 중의 하나이다. 그의 감식안과 유려한 번역은 이 책의 값어치를 더욱 높여주는데, 역자의 말을 빌면, 걷기 예찬은 삶의 예찬이요 생명의 예찬인 동시에 깊은 인식의 예찬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길을 걷는 것은 때로 잊었던 기억을 다시 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리저리 걷다보면 자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할 여우가 생기게 되기 때문만은 아니라 걷는 것에 의해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 트이고 추억들이 해방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걷는 것은 죽음, 향수, 슬픔과 그리 멀지 않다.(피에스 상소 - 풍경의 변주)
--- p.255
걷는다는 것은 지극히 본질적인 것에만 이 세계를 사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가지고 가는 짐은 얼마 안 되는 옷가지, 그릇, 추위에 얼어 죽지 않을 정도의 땔감, 방향을 가늠하는 도구, 양식, 혹은 무기, 그리고 물론 약간의 책 등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이상의 군더더기는 괴로움과 땀과 짜증을 가져올 뿐이다. 걷는 것은 헐벗음의 훈련이다. 걷기는 인간을 세계와 정대면하게 만든다. 소로는 산책 sauntering 이라는 말의 어원을 근거로 걷는 기술은 상징적으로 성스러운 땅에 도달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으며 길의 자력에 발을 맡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마치 강물이 구불구불 흘러가긴 하지만 그렇게 흐르는 동안 줄곧 고집스럽게 바다로 가는 가장 짧은 지름길을 찾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걷기는 시선을 그 본래의 조건에서 해방시켜 공간 속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 속으로 난 길을 찾아가게 한다. 걷는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모든 것과 다 손잡을 수 있는 마음으로 세상의 구불구불한 길을, 그리고 자기 자신의 내면의 길을 더듬어 간다. 외면의 지리학의 내면의 지리학과 하나가 되면서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평범한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해방시킨다
--- pp.250-25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걷기의 즐거움, 몸의 자유로운 감각에로의 초대

《걷기예찬》은 제어장치 없이 돌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의 속도에 제동을 걸고, 몸의 의미를 본래대로 되돌려놓고 있는 책이다. 다른 '걷기'에 관한 책들과 구별되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걷기를 '생명의 예찬인 동시에 깊은 인식의 예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속광통신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현대사회 속에서 몸이란 그러한 장치들을 보조하는 수단, 혹은 군더더기로 전락하고 있다. 누군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대낮의 도심 속을 느긋하게 걸어간다면 그는 할일 없는 사람, 팔자 좋은 사람이란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걷기'만큼 삶의 불안과 고민을 해소하고 정신적으로 평온함을 주는 대체물도 없다. 한걸음씩 내딛는 순간에 느껴지는 몸의 육체적인 감각을 통해서 정신은 더 넓은 세계로 걸어나간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로 시작되고 있는 서두는 걷기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잘 집약하고 있다. 이 책에서 걷는다는 것은 몸으로 걷는다는 것을 뜻하며, 몸은 정신과 합일된 몸을 지칭하고 있다. 때문에 문득문득 보여주고 있는 동양적인 존재론이 낯설지 않다. 영혼의 구원에 가까운 길 떠남을 저자는 다음처럼 적고 있다. '길은 구체적인 걷기 체험을 통해서, 때로는 그 혹독한 고통을 통해서, 근원적인 것의 중요함을 일깨움으로써, 인간으로 하여금 고통스런 개인적 역사와 인연을 끊어버리고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일상의 길에서 멀리 떨어진 내면의 지름길을 열도록 해준다.'


우리의 생활 터전이 도시화될수록 개인은, 몸은 소외된다. 지금 당장 문을 열고 거리로 나서보라. 끊임없이 밀리는 자동차와 사람들, 그리고 온갖 통제할 수 없는 소음들. 보통의 경우, 걷기란 일에 필요한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한 걷기, 즉 노동의 연장선일 따름이다. 게다가 걷다가 지쳐도 마땅히 앉을 곳이 없는 비인간적인 길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길을 나서는 행위는 '저항'내지는 '모험'에 가까운 것이 되었다. 즉, 걷기란 '미친 듯한 리듬을 타고 돌아가는' 현대성에 대한 도전이며, 개인적 존재의 확인인 동시에 '승리'의 보증이 된다.

저자는 '몸'과 '걷기'의 중요성과 행복을 강조하고 있지만, 걷기의 즐거움 못지않게 읽기의 즐거움에도 감각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깊은 인식이 배어있는 행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초대하고 있는 다양한 텍스트는 예사로운 에세이를 넘어서게 만든다. 우리는 이 책의 페이지들을 산책하면서 장 자크 루소, 피에르 상소, 랭보, 패트릭 리 퍼모, 스티븐슨, 그리고 일본 하이쿠의 대가 바쇼 등, 훌륭한 여행가들을 만나 한동안 길동무할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36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내면으로의 산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10.04.08 | 추천12 | 댓글36 리뷰제목
내 모든 감각의 모공이 활짝 열리게 하는 책은 그리 흔치 않다.활자의 조직이나 배열이 내 머리 속에서 뱅맹 맴을 돌다가 안개 자욱한 아침의 풍경처럼 흐릿한 모습을 잠시 비추고는 미안함을 감추려는 듯 금세 사라지는 책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마치 신경 시냅스를 활자에 걸어놓은 듯,  나는 오직 다양한 형상이나 체험을 경험할 뿐 읽고 있다는 의식은 전혀 하지 못했다.&;
리뷰제목
내 모든 감각의 모공이 활짝 열리게 하는 책은 그리 흔치 않다.
활자의 조직이나 배열이 내 머리 속에서 뱅맹 맴을 돌다가 안개 자욱한 아침의 풍경처럼 흐릿한 모습을 잠시 비추고는 미안함을 감추려는 듯 금세 사라지는 책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마치 신경 시냅스를 활자에 걸어놓은 듯,  나는 오직 다양한 형상이나 체험을 경험할 뿐 읽고 있다는 의식은 전혀 하지 못했다.  활자를 읽음과 동시에 펼쳐지는 다양한 이미지와 체험의 현장은 마치 순간적으로 피어나는 나팔꽃과 같았다.  
이 책은 건강을 위해 많이 걷기를 권장하는 책도,  도보 여행자의 짐꾸리기나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도 아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의 사회학 교수인 저자는 장 자크 루소, 피에르 상소, 패트릭 리 퍼모, 로리 리, 그리고 일본의 하이쿠 시인 바쇼와 스티븐슨의 글을 인용함으로써 걷기의 깊은 맛을 제공하고 있다.   그 주옥같은 글귀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광천수의 첫 모금은 문자 그대로 내 입속에서 폭발했다.  그리고 입속에서 별 모양의 서리들이 되어 흩어졌다.  햄 한 접시와 헤레스산 셰리주가 몇 잔 나왔다.  감미로운 무기력이 전신의 뼈끝마다 잠처럼 퍼져갔다. (P43)
우리에게 걷기는 장소 이동의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인에게는 두 발은 써먹을 기회가 너무나 드물어서 많은 경우 처치곤란한 존재가 되어버린 나머지 조그만 가방 속에 담아 한쪽으로 치워놓아도 괜찮을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머리만 존재하고 가슴을 잃어버린 인간 괴물을 만들어 놓았다.  획일화 된 풍경, 획일화 된 가치관 속에서 다양하고 풍성한 미적 체험의 기회는 점점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걷기는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고 단순하게 하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털어낸다.  걷기는 세계를 사물들의 충일함 속에서 생각하도록 인도해 주고 인간에게 그가 처한 조건의 비참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P.237)
이 책의 저자는 도시인이 지향하는 내적 소실점, 걷기를 통한 침묵의 장 또는 그 고즈넉함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우리가 걷는 길은 지도상의 작은 선이 아닌 마음으로 향하는 내밀한 이야기요,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기억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은밀함이요, 그 신비 속으로 들어가는 첫 걸음이다. 
이 책은 인간의 원초적 행위인 걷기를 통하여 자연의 희로애락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피조물인 인간이 우주의 품으로 다시 회귀하는 자연스런 본능은 어른들 대화에 한 마디라도 끼어들고 싶은 아이들의 천진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것은 ’낭만’이라는 도시적 언어로는 설명이 불가한 것이어서, 미하엘 엔데가 들려주는 <끝없는 이야기>나 알퐁스 도데의 <별>처럼 도시인들에게는 심드렁한 이야기들에 신비를 덧씌운 미세한 속살거림, 또는 싫지 않은 지루함이 밤새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발걸음을 앞으로 밀어내는 것은 그 무시무시한 괴로움의 씨앗이 아니라 자기변신, 자기 버림의 요구,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길과 몸을 한덩어리로 만드는 연금술을 발견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여기서 인간과 길은 행복하고도 까다로운 혼례를 올리며 하나가 된다.(P.253)
나는 내 삶이 어느 날 마음의 중심으로부터 내팽겨쳐졌다고 느낄 때 이 책의 어느 한 페이지를 더듬게 되리라 예감하고 있다.  침묵 속에서 어느 고즈넉한 숲길을 걷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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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세상을 느끼는 법: 걷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13.11.09 | 추천5 | 댓글4 리뷰제목
내가 집을 나설 때 꼭 챙기는 것은 책 한 권과 함께 하루 걷는 걸음수를 측정하는 만보기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이젠 걷기가 유일한 건강 챙기기 수단이 되어 버렸다. 하루 만보를 채우기 위해 평일에는 사무실이나 집 근처에 걷고, 주말에는 산과 들을 찾는다. 생각해 보면 걷기야말로 몸으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면서 걷기보다는 타는 것을 가까이;
리뷰제목

내가 집을 나설 때 꼭 챙기는 것은 책 한 권과 함께 하루 걷는 걸음수를 측정하는 만보기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이젠 걷기가 유일한 건강 챙기기 수단이 되어 버렸다. 하루 만보를 채우기 위해 평일에는 사무실이나 집 근처에 걷고, 주말에는 산과 들을 찾는다. 생각해 보면 걷기야말로 몸으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면서 걷기보다는 타는 것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사실 문명의 발달이란 것이 우리 몸 주위에 거추장스러운 보조장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었고 그러는 사이 우리의 몸은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삶에서 점점 소외되는 보조적 존재가 되어 버렸다.  

 

이 책은 건강을 위해 걷기를 권장하는 그런 책이 아니다. 오히려 걷기의 본질을 탐색하는 철학적 산문집 가깝다. 속도의 제어를 통해 몸이 자유로운 감각을 회복하는 걷기의 본질을 탐색하는 동시에 걷기의 즐거움을 이야기한 수많은 걷기 대가의 말들을 소개한다. 그래서 우린 이 책에서 장 자크 루소, 스티븐슨, 피에르 상소, 일본의 하이쿠 시인 바쇼을 만나게 된다. 걷기와 관련된 그들의 주옥같은 말과 철학적 성찰에서 길을 걷는 쫄깃한 맛들을 느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자동차의 속도감은 우리를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게는 만들지만 주변 세상을 만나는 진정한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한다. 외려 우리는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을 때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이런 측면에서 걷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몸의 속도에 맞추는 삶, 느리게 산다는 것이 가져다 주는 진정한 삶의 예찬, 생명의 예찬, 인식의 예찬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걷기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간단한 산보나 도보여행도 있지만 자신의 신념이 드러나는 순례길이나 고행의 걸음도 있다. 걷기는 삶의 불안과 고민을 해소하는 방법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과 정신의 고양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비노바 바베는 인도 전역을 걸으면서 부유층들이 자기 땅을 기증하도록 유도했고, 한비야는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돌면서 구호활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발로 걷는 사람이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에 비해 거만하게 구는 일은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는 걷기에서 자신의 나약함을 느끼고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기회를 갖는 동시에 물 한 모금, 빵 한 조각의 고마움을 깨닫는 자기 만남의 순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시생활에서도 물론 걷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걷기란 일에 필요한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한 걷기이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의 연장선일 따름이다. 아런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걸을 수 있는 세계는 점점 줄어든다고도 할 수 있다. 걷기란 '미친 듯한 리듬을 타고 돌아가는' 현대성에 대한 도전이며, 자잔한 일상에만 관심을 두는 삶에서 나는 누구인지 근본적 질문을 묻는 삶으로의 전환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현대인이여! 걸을 지어다.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4
걷는 즐거움에로의 초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12.10.14 | 추천4 | 댓글10 리뷰제목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다보니 걷을 수 없는 신세가 안타깝습니다. 6월에 보스톤학회에 다녀오면서 얻은 무릎부상으로 걷기를 자제하라는 주치의 지시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걷기에 좋은 코스를 따라 걷곤 했습니다(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yang412&catseqno=34845001). 역시 걷기에는 청명한 가을이 제격입니다. &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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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다보니 걷을 수 없는 신세가 안타깝습니다. 6월에 보스톤학회에 다녀오면서 얻은 무릎부상으로 걷기를 자제하라는 주치의 지시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걷기에 좋은 코스를 따라 걷곤 했습니다(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yang412&catseqno=34845001). 역시 걷기에는 청명한 가을이 제격입니다.

 

걸으러 나갈 수 없으니 걷기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아쉬움을 달래보려 했습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사회학과의 다비드 르 브르통교수가 쓴 <걷기 예찬>입니다. 저자 역시 ‘움직이지 않고 오래 걷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걷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금 장소를 탐험과 명상의 장소로 탈바꿈시켜 가지고 그 장소에서 장기간에 걸침 미시적 여행을 시작한다. (…) 비록 공간은 협소해 보이지만 그래도 매우 다양한 여정이 제공된다.(86쪽)” 여기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에세이 모음이라고는 하지만 내용은 철학적이고 진지한 글 모음입니다.

 

저자는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9쪽)”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걷는 이유는 건강을 위한 목적이 큰 탓에 아직은 걷는 매력을 충분히 느끼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써내야 하는 글이 있는 경우에는 걸으면서 글의 틀을 생각하고 다듬는 경우도 있어 저자가 의미하는 걷기의 즐거움에 가까운 경우도 없지는 않은 듯합니다.

 

<걷기 예찬>에 실려 있는 글들은 성격에 따라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걷는 맛에 관한 저자의 생각은 ‘걷는 맛’에 담겨있습니다. ‘지평을 걷는 사람들’은 구도적 걷기에 나선 분들에 관한 글모음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별로 호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도시에서 걷는 맛에 관한 글은 ‘도시에서 걷기’에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걸으면서 얻을 수 있는 정신적 승화감은 ‘걷기의 정신성’에 담았습니다.

걷는 맛은 어떤 것일까요? 다른 지방을 여행할 때는 대개 비행기나 차량을 이용해서 현지에 도착한 다음 둘러보고 다음 여행지로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이런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장소는 대개 관광지이기 때문에 그 지방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곳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걸어서, 조금 발전시키면 자전거로 여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그곳의 보통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 생활 그리고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21쪽)”라고 적고 있습니다. 걸으면서 동행하는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만, 그저 묵묵히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는 것도 좋습니다. 저자는 이런 경우를 다음 처럼 비유하는 것 같습니다. “걷는다는 것은 침묵을 횡단하는 것이며 주위에서 울려오는 소리들을 음미하고 즐기는 것이다. (…) 걷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자동차의 소음과 꽝꽝대는 카라디오의 시끄러운 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세상 밖으로 외출한 것이다. 그는 세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68쪽)”

 

저자는 걷기에 관한 많은 저자들의 다양한 글들을 인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기도 하고 있어 걷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도 합니다. 도시에서 걷기에 대한 그의 생각은 복잡하고 바쁜 일상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도시에서 걷다보면 여기저기에서 예기치 않은 구경거리를 만날 수 있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취재를 위하여 외국의 도시를 방문하는 대기자는 당장 취재원으로 달려가는 피라미들과는 달리 낯선 도시의 거리를 목적없이 걸으면서 그 도시의 구체적인 삶을 느끼려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처음 방문하는 외국의 도시에 도착하면 거리로 나서기 전에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 도시가 안전한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은 시골길의 여유로움을 찬양한 피에르 쌍소가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2; 바람부는 길에서; http://blog.yes24.com/document/4636207>에서 도시 역시 우리에게 소리를 들려주고 냄새를 풍기고, 감촉을 느끼게 한다고 하면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주말에 집을 나서 걷는 경우와 달리 여러 날을 머물게 되는 여행을 하는 경우 여행지에서 겪는 대소사를 글로 정리하기도 합니다. 저자 역시 이런 점을 ‘글로 쓰는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간추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이란 시간이 흐르면 흐려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여행의추억을 기억에만 갈무리하는 것은 좋지 못한 버릇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행하면서 얻은 느낌은 바로바로 글로 정리하고 사진을 덧붙여 놓으면 좋은 기록이 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걸을 수 없는 저의 안타까운 시간을 위로해준 좋은 읽을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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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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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엔 좋은 책이 많아서 참 살맛이난다.
5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5
YES마니아 : 플래티넘 자**국 | 2019.12.17
구매 평점5점
걷는 매력에 알고 싶다면 언제든 읽어도 좋아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ㅇ*ㄹ |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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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건강을 위해 걷기를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정신 건강까지 채울 수 있을 것같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차* |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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