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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판 작가의 말
프롤로그 | 텅 빈 아름다움, 아이슬란드 자연 4월의 날씨 눈밭 생선 냄새 새벽 밤 슈퍼마켓의 즐거움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 애정의 리스트후스 빵으로 가는 터널 시글뤼피외르뒤르 청어 박물관 가만가만 풍경 담기 눈과 얼음 두부 같은 집 오리 떼 얼음과 아이들 늘 곁에 있는 것 사람 점프 점프, 수영부 모임 생선내장의 밤 소리 채집가 앨리스 말을 타는 소녀 섬 안의 섬, 흐리세이 다정한 마쓰미, 외로운 생활의 종지부 호기심 많은 마쓰미 옆 마을의 세 작가 수채화의 맛 꼭대기의 친구들 음악의 밤 꽃을 나눠 주었다 여행 북부 아이슬란드 신의 폭포, 고다포스 어둠의 도시, 딤뮈보르기르 또 다른 행성, 크베리르 아이스크림 동맹 남부 아이슬란드 하들그림스키르캬 교회 고요한 싱그베들리르 조각가와 몸 살아 있는 물, 게이시르 금빛 폭포 굴포스 블루라군 흑백의 비크 셀리알란스포스 스코가포스 푸른 빙하, 예퀼사우를론 단 하나의 벤치 |
저엄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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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에 빠진 청춘,
아이슬란드의 텅 빈 아름다움을 담아내다! 척박하지만 행복한 나라, 아이슬란드 하얀 종이 위에 그려진 그곳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국토는 한반도의 2분의 1, 인구는 약 32만 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언뜻 보기에는 거칠고 메마른 땅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천혜의 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곳이다. 천년의 세월을 거치며 만들어진 푸른 빙하와 검은 땅 속에서 꿈틀거리는 붉은 용암, 연무를 피워올리는 거대한 폭포, 그리고 빛의 장막 오로라까지. 마치 상상 속에서나 떠올려봤음직한 환상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직 그곳에 가보지 않았더라도 TV나, 책 속에 실린 그림 같은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그곳을 직접 경험한 이들 입에서 ‘매일 무언가에 취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장은 아닌 듯하다. 그런 아이슬란드의 풍경을 그림 작가 엄유정은 선과 색채가 어우러진 그림으로 담담하게 담아냈다. 언젠가 마주한 한 장의 폭포 사진에 매료되어 아이슬란드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작가는 어느 날 문득 복잡한 도시를 떠나 텅 빈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곳에서 40일 동안 머물고 여행하며 자연과 사람, 여행의 기억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남겼다. 그렇게 완성한 『나의 드로잉 아이슬란드』는 작가의 눈에 비친 풍경과 사람들, 그 속에서 피어난 이야기를 사진 한 장 없이 오직 그림으로만 표현하고 채운 책이다. 사진을 볼 때와 같은 생생함은 덜하지만, 아이슬란드와 그림 사이에 존재하는 적당한 거리감이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그곳을 상상하고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쓸쓸함이 물씬 전해져오는 그림은 작가가 말하고자 한 ‘어떤 텅 빈 아름다움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엿본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 비록 책에는 아이슬란드의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정보는 없지만,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문득 번잡함을 벗어나 잠시나마 어딘가 조금씩 비어 있고 얼기설기한 여백이 흐르는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를 느끼고픈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2020년 여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위축된 일상에 지친 독자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설경 속을 거니는 여행자의 뒷모습을 담은 드로잉으로 옷을 갈아입은 리커버 특별판을 선보이게 된 것. 엄유정 작가가 특별판을 위해 새롭게 그린 표지 그림은 희고 거대한 설산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림 속 인물이 고요하지만 당찬 에너지를 전해주는 듯하다.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발표하지 않은 드로잉을 새롭게 그려넣은 이번 특별판은, 책을 이미 소장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나, 책을 처음 접하는 이들 모두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갈 것이다. 또한 책에는 없는 아이슬란드 인물 드로잉을 엽서로 제작해 특별판 한정으로 구성했고, 작가의 말을 통해 책과 그림에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는 이들에게 안부 인사도 전한다. 처음 아이슬란드에 다녀온 지도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가끔 주머니 속에 곱게 접어 숨겨둔,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빙하의 밤을 꺼내보며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말하는 작가. 그 여전한 그리움이 퇴색되지 않고 독자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이번 리커버 특별판에 꾹꾹 눌러 담았다. 무덥고 지치는 여름, 아이슬란드의 눈 쌓인 풍경이 얼마간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은 아이슬란드 전역을 훑는 활발한 여행기라기보다는, 북부 아이슬란드의 어촌 마을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아간 어느 느릿한 은둔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너무나도 고요하던 그곳에서 나는 매일 똑같은 곳을 천천히 산책했는데, 이상하게도 매일 새로운 것들에 감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놀라움은 뭐랄까…… ‘아무것도 없음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었다. (……) 왜 그렇게 멀리까지 가서 그런 헐렁한 것만 느끼고 왔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긁적긁적, 나도 그 이유를 잘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그 헐렁한 풍경들이 내가 삶을 다시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준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하고 싶다. (……) 그 낯선 풍경 속에 잠시 나를 던져본 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어 하는 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깨닫게 해주었다. _「프롤로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