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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고 싶다면, 포틀랜드

살아보고 싶다면, 포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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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11g | 150*200*30mm
ISBN13 9788997066308
ISBN10 8997066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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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영래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그 후 일본어 통역, 번역 일을 했고 필름카메라와 의류, 디자인 소품 수입 사업을 하기도 했다. 삼십대를 목전에 두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호주 유학을 준비하던 중 오리건 출신의 남편을 만나 유학 대신 결혼을 감행했다.

오리건 시댁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며 포틀랜드를 수도 없이 드나들었고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포틀랜드에 매료되었다. 베리팜을 운영하는 시부모님을 도와 파머스 마켓을 돌 때는 현지인처럼, 맥주와 커피를 좋아하는 미식가 남편을 따라 카페와 마이크로 브루어리를 탐방할 때는 힙스터처럼, 컬럼비아 강과 신비로운 만년설을 자랑하는 마운틴 후드에 숨겨진 호수와 폭포를 찾아다닐 때는 호기심 가득한 여행자처럼 지냈다. 그리고 틈틈이 「매거진 B」, 「컨셉진」, 「리빙 센스」 등 한국 잡지에 포틀랜드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살아보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
박형욱 (kaeti@yes24.com)
2017-01-25
벌어먹고 살 길만 있으면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 한 달만 더 있으면 좋겠다. 이 주만, 일주일만, 하루만 더 있다 가면 좋겠다. 웬만한 여행에서는 늘 끝을 아쉬워하는 편이지만 돌아와야 하는 순간에 유독 이런 마음이 더 들 때가 있다. '그곳에서 벌어먹고 살 길'에 대해 실은 그다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건 영락없이 뚜렷한 대상이 없는 다 큰 어른의 떼쓰기라 하겠지만 그런 곳 하나 두고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위안이다. 심적으로 위기의 순간을 맞았을 때 꺼내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진정제 같은 거랄까. 그런 의미에서 『살아보고 싶다면 포틀랜드』, 제목부터 시선을 잡는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살아보고 싶다면'을 한 번 크게 강조하고 시작해보려 한다.

『살아보고 싶다면 포틀랜드』는 분명 특정 도시에 관한 책이다.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혹은 여행중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 행동에서 엿볼 수 있는 포틀랜드의 매력이 매 장마다 가득하다. 그런데 이 사랑스러운 도시에 대한 기록들을 꼭꼭 씹어 잘 소화시키며 읽다 보면 차곡차곡 머릿속이 정리된다. 문득 선명한 그림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살고 싶은 곳에 대한 몇 가지의 기준들이, 휩쓸려 가면서 무심하게 포기하거나 넘겨버렸던 중요한 가치들이, 명확한 형체 없이 막연하게 그려보았던 내일의 내 모습들이 또렷해진다. 여행자로서 생활자로서 포틀랜드를 경험해온 저자가 들려주는 이 도시의 내밀한 사연들이 각자에게 전해져 지극히 개인적인 가공을 거쳐 저마다에게 의미 있는 하나의 표준, 척도가 된다.

그 시작점에는 왜 포틀랜드가 있을까.
"초록, 좋은 공기, 여유, 자연, 편리한 대중교통, (주변의 큰 도시들에 비해) 저렴한 물가, 깨끗한 도로, 로컬 제품, 파머스 마켓." 포틀랜드 관광청 직원, 유명 커피숍 오너, 디자이너, 마케터 등등 내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이 도시의 매력은 스텀프타운, 나이키, 킨포크, 맥주를 경험하러 오는 여행자들의 시선과는 너무나 달랐다. (p.19)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여행자들을 불러모으는 상품들 또한 포틀랜드지만 결국 현지 사람들이 첫째로 꼽는 것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이 도시 본연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바탕에는 그만큼의 노력과 고집, 능동적인 애정이 있다. 때로는 정말 작은 로컬 브랜드와 소규모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잠깐 한눈을 팔면 무너지거나 사라지기 쉬운 것들이 응당 있어야 할 곳에 있을 수 있도록 돕는 일, 누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거저 주어지는 것이라 여기지 않고 함께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것. 정답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그렇게 지키고자 하는 가치들을 단단하게 받쳐내고 있고, 그런 그들의 이야기는 떠나고 머무르고 사는 일에 대해 미뤄두었던 고민들을 새로 꺼내보게 한다.

여기 눌러 살았으면 좋겠다 싶었던 그곳을 떠올리면 그리운 것은 단 한 모금에 홀딱 넘어가버린 기가 막히게 뽑아낸 커피 한 잔, 따끈하고 커다란 빵과 수프, 슬쩍 남겨놓은 빈틈과, 억지스럽지 않은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 소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만도 않다. 이 책이 불쑥 내미는 바람에 집어 든 고민들은 모른척하는 대신 그냥 옆에 두기로 한다. 그들의 포틀랜드 안에서 나의 ‘포틀랜드’를 생각한다. 여행 도서 담당자의 직업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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