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10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474g | 148*210*30mm |
ISBN13 | 9788901219578 |
ISBN10 | 8901219573 |
발행일 | 2017년 10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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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2쪽 | 474g | 148*210*30mm |
ISBN13 | 9788901219578 |
ISBN10 | 8901219573 |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원 (10%)
추천의 말 프롤로그 1 외모 강박 나는 예뻐질까요 여성스럽게 대상으로서의 나 2 외모 강박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 육체에서 정신으로, 정신에서 육체로 수치심 당신의 돈, 당신의 시간 3 미디어는 외모 강박을 부추긴다 왜곡된 미디어 SNS와 온라인 강박 4 외모 강박과 싸우는 방식 미디어 리터러시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5 어떻게 외모 강박과 싸울 것인가 볼륨을 낮춰라 보디 토크를 멈춰라 겉모습보다 기능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법 거울로부터 고개를 돌려 세상과 마주하라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
언젠가부터 한 번씩 불거져 나오는 뉴스가 성형수술로 인한 부작용이다. 성형수술 부작용은 향후 대인기피증이 생기거나 외부 활동을 못하게 되는 상태부터 마취 후 깨어나지 못하고 숨지는 경우까지 정말 다양하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취업 스펙에 성형이 포함된다고 하니 지금의 우리 문화는 외모 강박이 도를 넘고 있다.
세계적으로 85퍼센트에서 90퍼센트의 성형수술과 시술이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거식증이나 폭식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대부분도 여성이다. 아침에 화장하느라 직장이나 강의에 지각하는 사람도 여성이다. 실제로 젊은 여성의 90퍼센트가 자신의 몸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위가 있다고 대답했다는 통계가 있다. 소녀와 여성들은 왜 이렇게 외모에 집착하며 시간과 돈과 능력향상을 위한 공부와 잠재력 계발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걸까?
많은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마치 여성의 의무처럼 받아들이며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데는 여성을 '대상화'하는 문화가 있다. "대상화는 당신이 생각과 느낌, 목표와 욕망을 지닌 진짜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대신, 당신은 그저 몸 또는 신체부위의 총합으로 취급받는다. 심하게는 당신의 몸은 그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무언가로 취급받는' 것을 의미한다. 대다수 소녀와 여성은 '시선의 대상'이 되며 '곁눈질'이나 '길거리 성희롱' 또는 '예쁜데'라는 말을 통해 끊임없이 누군가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며 사는데, 이것이 바로 '외모 강박의 핵심'이다. 여성을 온전한 인격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대상화하는 여성 혐오 사회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이 자원이자 권력이 되어 여성을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사람은 여남을 떠나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이 있고 아름다움을 향해 진화해왔다. 문제는 오늘날 미디어상의 여성 이미지가 비정상적인 미의 기준으로 외모 강박을 부추긴다는 데 있다. '이미지상의 여성 이미지는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투입되는 작업 때문에 더욱더 비현실적이 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스타일리스트, 숨겨진 옷핀, 전략적으로 배치된 선풍기가 동원되는 거다. 또 사진 촬영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포토샵을 통해 세심하게 다듬어져 허구에 가까운 모습으로 탈바꿈된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하는 이상적(이라고 믿는) 미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광고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교'를 통해서도 여성은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키우고 자기 신체 혐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그러면 소녀와 여성들은 허구적인 광고 이미지와 성적 대상화의 희생이 될 수밖에 없는 걸까. 이에 저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연구한 결과를 비롯해, 신체 혐오와 외모 강박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거기에는 소녀와 여성들이 할 것들보다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훨씬 많다.
"이상화되고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를 담은 미디어를 멀리 할 것. 이런 이미지와 마주친다면 최대한 관심을 갖지 말 것. 자신을 미디어의 여성 이미지와 비교하지 말 것. 팻 토크를 하지 말 것. 신체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옷을 입지 말 것. 외모 위주의 SNS에 중독되지 말 것. 딸에게 몸무게로 압박주지 말 것." 등이다.
지금의 외모 강박 문화는 소녀와 여성들의 건강을 해치고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외모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인생에서 주체성을 잃고 수동적으로 살아가게 한다. 이에 저자는 여성들이 대상화하는 광고나 행동에 맞서는 힘을 조직하고 다르게 행동함으로써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소녀와 여성들뿐 아니라 건강하고 바람직한 성평등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외모 강박에서 벗어나(는 걸 돕)기 위해 이것 하나라도 기억하고 실천하면 좋겠다.
"보디 토크를 피하고 외모 관련 대화를 줄임으로써 다른 소녀와 여성이 자신을 외모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로 느끼게 하자."
(이 리뷰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남자에게 잘 생겼다고 하는 것과 여자를 보고 예쁘다고 하는 단어 자체에 벌써 능동성과 수동성이 콕 박혀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자들에게 지워진 외모라는 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요즘은 남자도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하지만 여자들이 태어나면서 갖는 환경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여자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여성이라는 이미지 안에 가둬지게 된다. 사회가 만든 틀안에서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의 시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여자들은 외모에 신경을 쓰느라 돈과 시간을 사용하고 있고, 그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위축되기도 한다. 저자는 외모지상주의에 휩쓸려가는 여성들에게 그렇게 살지 않아도 괜찮은 여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저자가 만났던 많은 여성들의 사례를 통해 외모가 어떻게 여성을 지배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하고, 거기에서 빠져나온 여성들의 사례가 외모 강박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어있다.
어린 딸이 당신에게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면
마치 마룻바닥으로 추락하는 와인잔 같이
당신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겠지.
당신은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거야.
당연히 예쁘지, 우리 딸, 물어볼 필요도 없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톱을 치켜세운 한편으로는
그래 당신은
딸아이의 양어깨를 붙들고서는
심연과도 같은 딸아이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는
메아리가 되돌아올 때까지 들여다보고는
그러고는 말하겠지
예쁠 필요 없단다. 예뻐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저자는 위의 케이틀린 시엘의 시를 인용하면서 여성들이 예뻐지려고 노력하고, 예쁘다는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것을 외모 강박이라고 보았다. 아름다움 자체를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분위기 안에서 외모에 무관심하기란 쉽지 않다. 알게 모르게 여성들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능력을 발휘해야 할 열정이 외모를 치장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여기에 각종 미디어들은 비현실적인 외모를 설정해놓고 여성들을 그쪽으로 내몰고 있다.
저자는 외모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방송, 신문, 인터넷 등에 나오는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 그것을 이용하는 능력)를 제안한다.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비판하면서 외모보다 중요한 내면의 가치에 눈을 돌리라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그 효과가 잘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교육의 의미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결코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있다. 그러나 사회와 문화 깊숙이 파고 든 외모 지상주의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수많은 인텨뷰 중에서 에이미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고도비만에 속한 에이미는 타인의 시선에 함몰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에이미는 비만이어서 하지 못할 것 같은 등산을 용기를 내어 하게 되었고, 이후 그는 산을 즐기는 등산가가 되었다. 사십 대의 에이미는 여전히 비만이지만 그것 때문에 부끄럽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살을 빼지 않고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내는 에이미의 인터뷰는 외모 강박에서 어떻게 빠져나오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여성은 일생동안 외모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제안한다. 여성 스스로 거울 앞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는다면 훨씬 더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모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면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조목조목 말해주는 이 책이 아주 유용하다. 또 여성은 먼저 예뻐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상처를 주는 것인지 이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외모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는 이 책은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이 책은 주된 독자를 여성으로 하며,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외모 강박
문화와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주제로 하여 씌어졌다. 그렇다고 남성이 읽기에 불편하냐 하면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인권에 대해 관심을 두는 이라면, 차별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책은 다음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 외모
강박이란 무엇인지
- 그런
외모 강박이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 여성들에게
외모 강박을 부추기는 도구는 무엇인지 (미디어가 그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 외모
강박과 싸우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 외모
강박의 상황과 어떻게 싸워나갈 것인지 등
글쓴이는 단순히 현상만을 나열하고 같이 한숨 쉬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까지 제안한다. 제시된 방안들은, 실행된다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는데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내어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야기한다. 쓸모가
없다는 게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가 강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여러
여성들에게 행한 인터뷰를 보여주면서 소설 속의 대화를 보는 것처럼 내용을 구성하면서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을 생생히 드러내어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는 글쓰기를 한다. 이를 통해 readability를
높인 점은 내용의 타당성과 더불어 이 책의 장점이다. 페미니즘을 거시적으로 다루지 않고 외모 강박이라는
이슈 하나에 대해서만 집중적, 미시적으로 접근하여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현실감이 강화되어 몰입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유발하는 것이다.
글쓴이는 외모 강박이란 무엇이며 그러한 외모 강박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실제 인터뷰 사례를 보여주며
풀어나가면서 우선 외모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인지적인 과업이나 몸을 움직이는 방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p. 106) 설파한다.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외모 강박이 여성의 정신적/정서적 건강을
위협하며 여성의 돈과 시간을 너무도 쉽게 앗아가 버림으로써 여성의 자립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함을 설명한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외모를 가꾸느라(예: 매일의 화장이나 옷
고르기 등) 남성들에 비해 학업이나 업무에 투여할 시간이 적어지고 남성들에 비해 소득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비용을 외양을 치장하는데 사용하게 되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의 상황이 계속된다.
예전의
드라마를 보면 외출을 준비하는 부부 중 남편이 아내의 준비가 오래 걸린다고 불평하고 짜증내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곤 했다(지금은 그런 장면 다루는 경우가 없으면 한다). 오래 치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자의 위치에 선 남성과 치장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쉽게 비난의 대상이 되는 여성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예 중의
하나였다.
이런
상황을 보니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동등한 가사 분담 정도가 아니라 남성이 더 많은 가사를 수행해야 적어도 시간적으로나마 실질적인 동등성이 확보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디어가 주는 폐해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라디오와
TV를 뛰쳐나온 미디어는 SNS로 발을 넓히면서 훨씬 더
큰 파급력을 과시한다. 이미지에 댓글이 달리기 때문인데 이런 변화는 외모 강박을 심각하게 강화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SNS를 많이 사용하는 여성의 경우 더 빈번한 사회적 비교, 더 강한 수준의
섭식 장대, 성형수술에 대한 더 강한 열망, 우울증 증가
(p. 188) 등을 겪는 특징을 보인다.
좀
더 젊을 때에는 칼로리를 계산하며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다가 나이를 먹으면서는 노화를 걱정하며 노화 방지로 방향을 옮겨 정신을 쏟는다. 미디어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조장한다. ‘네가 알아서 잘 해’라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글쓴이가 제안한, 외모 강박의 문제점과 외모 강박을 조장하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a. 단순화하자면 이상화된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만으로는 부족하다. 즉 문제가 뭐라는 것을 알고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뜻이다.
b. 그냥 벗어나라. 잡지 구독을 해지하고
팔로우를 취소하라. 시선을 옮기고 생각을 바꿔라. (p. 211) 이다. 이는 곧 관심의 중심을 외모에서 다른 일로 옮기라는 권유로 연결된다.
그냥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 답답함이 스미기는 한다.
도브의
리얼 뷰티 캠페인-모든 여성은 아름답다-에 숨은 이면을 보여줄
때에는 무엇이건 그 행간을 읽는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캠페인의 문제점은 여성들이
신체를 더 많이 모니터링하고 자기 대상화하도록 부추기는 효과를 촉발한다는 데 있다. 캠페인을 주관했던
도브 사나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적어도 캠페인 당시에 깨닫지 못했던 문제점일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아름다움에 민감하도록 진화했다 (p. 235). 글쓴이는 진화론적 관점을 포함한 여러 가지 증거를 들어 사람들이 아름다움에 민감하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오용하는 문화와 사회,
사람에 대해서는 비판한다.
그러면서
아름다움 앞에 더 중요한 것들을 두자고 제안한다. 세태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하자는
뜻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면서 외모에 초점을 맞춘 부정적인 대화를 자제하자고 한다. 신체가 아닌 다른 중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여 흐름을 바꾸기를 강조한다. 그리고
하지 말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갖는 한계를 알려주고 해야 할 것을 하자는 방향을 제시한다. 글쓴이는
여성들에게 그들의 신체가
육체적 자원이라는 점을 상기(p. 281)시킴으로써 자신들의 몸이 수행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여 그들의 몸을 긍정적으로 느끼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실행하기도 한다.
거식증을 겪는 남성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가? 내 기억엔 없다. 하지만 거식증을 겪는 여성에 대한 기사는 여러 번 마주친 경험이 있다. 날씬해야
된다고 사회가 강요한 결과의 극단이다. 이제라도 너무 마른 모델을 패션 쇼 등에 출연시키지 않는 캠페인이
벌어지는 현상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치이다.
신체
혐오는 옳지 않다는 글쓴이의 견해에 반발하는 미국 남성들의 태도를 보면 어디에나 저런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여성의 신체를 평가하여 그들을 위축되게 함으로써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관심 종자들, 이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여성의 신체를 두고 권력 게임을 한다. 남성이 듣기 싫은 여성의 말을 말로 받아 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외모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 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여성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당연한 논리적 결과물이다. (p. 76~77) 이로 인해 여성들은 몸은 더 이상 안식처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무언가로 느껴지게 되는 (P. 77) 상태가 된다. 여성들의 실제 능력을
외모에 묶어둠으로써 자신들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남성들의 음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 모두가 자신들이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 역시 그 사건들이 각자에게 몹시 충격적인 일이었음을 알린다. (실상 나는 내 어릴 적 일들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라서 기억에 남아있다는 게 매우 인상 깊은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 없이 사는 세상이 속히 도래하기를 기대해본다.
다 읽고 나니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바램이 든다.
아직
어린 자녀를 둔 이들이라면 아이들과 어떤 성 관념, 외모 관념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지 테제를 찾으실
수 있으리라 본다. 성인 자녀들이 있는 이들이라면 사회 생활을 통해 겪게 될, 또는 이미 겪고 있을 외모 강박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삶의 방향을 조정할 계기를 찾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다.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이런 벽을 깨는 의식의 전환과 연대가 필요하다. 글쓴이의 외모 강박 극복 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결국 이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남성들도 여성들이 스스로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는 외모 강박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그와 같은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적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줄 책이라고 본다. 그런 길로 나아갈 준비가 된 남성들도 많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