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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시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사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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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11쪽 | 148*210*20mm
ISBN13 9788964068137
ISBN10 8964068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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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여류 시인들 중 한 사람이며, 빅토리아기에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작가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은 1806년 3월 6일 영국의 더럼에서 아버지 에드워드 몰턴 배럿(Edward Moulton Barrett)과 어머니 메리 그레이엄 클라크(Mary Graham Clark) 사이에서 열두 명의 형제자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그녀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남동생들의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다. 그녀는 존 밀턴과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읽었으며, 곧 고전문학과 형이상학에 지적으로 심취하게 되었다. 여섯 살인가 여덟 살 때 처음으로 시를 썼으며, 열네 살이던 1820년에 그녀의 아버지는 생일 선물로 그녀가 쓴 네 권으로 된 서사시집 ≪마라톤에서의 전투(The Battle of Marathon)≫를 출간해 주었다. 정식으로 출간된 그녀의 첫 번째 시집은 1826년 ≪마음에 관한 에세이와 기타 시들(An Essay on Mind, with other poems)≫인데, 이 시집의 출간으로 인해 그녀는 그리스 문학을 전공한 학자들과 서신 왕래를 하게 되었고, 그리스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1844년에 출간된 ≪시≫로 인해 그녀는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의 대열에 들어섰고 당시 무명 시인이었던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의 열렬한 구애 편지를 받게 된다. 스무 살이 될 무렵부터 당시로서는 진단을 내릴 수 없는 희귀병으로 인해 병마와 싸워 온 엘리자베스는 처음에 로버트의 구혼을 거절했으나 결국 로버트의 진심에 감동하여 부친의 반대를 피해 이탈리아로 도망쳐 결혼한다. 엘리자베스는 1861년 6월 29일 15년간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마치고 죽었다.

엘리자베스가 로버트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그보다 훨씬 많은 작품을 쓴 상태였지만, 그와 만난 이후 ≪포르투갈어에서 옮긴 소네트(Sonnets from the Portuguese)≫와 ≪오로라 리(Aurora Leigh)≫라는 유명한 작품들을 쓰게 되었다. “포르투갈어(Portuguese)”는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부르던 애칭이기도 했다. 엘리자베스의 사랑시 소네트는 남편인 로버트의 주장에 따라 다음번 시집에 포함되어 출간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그녀의 지위는 더 높아지고 확고해졌다. 워즈워스가 죽은 후인 1850년에 그녀는 계관시인 승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계관시인의 영예는 테니슨에게로 갔다. 1856년에 출간된, 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오로라 리≫는 그녀의 야심적인 장시 작품으로 인기가 많았다. 1860년에는 이탈리아인들의 정치적 사건에 관한 ≪의회 이전의 시(Poems before Congress≫라는 시집을 남편에게 헌사하며 출간했다. 그녀의 마지막 시집은 ≪악기(A Musical Instrument)≫로, 그녀가 죽은 후에 남편이 출간한 것이었다.
역자 : 윤명옥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존 키츠의 시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 시 창작을 공부했다. 충남대학교에 출강하는 한편,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위원회 사무국장과 한국시 영역 연간지 ≪POETRY KOREA≫의 편집을 맡았었으며, 현재는 홍익대학교와 경원대학교에서 영미 시와 교양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영미 시와 캐나다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 왔으며, 전공 저서로 ≪존 키츠의 시세계≫, ≪역설?공존?병치의 미학: 존 키츠 시 읽기≫가 있고, 우리말 번역서로 ≪키츠 시선≫, ≪바이런 시선≫,≪테니슨 시선≫, ≪하디 시선≫, ≪디킨슨 시선≫, ≪휘트먼 시선≫, ≪나 자신의 노래≫, ≪포 시선≫, ≪롱펠로 시선≫, ≪가넷 시선≫ 등 다수가 있다. 영어 번역서로 ≪A Poet's Liver≫, ≪Dancing Alone≫, ≪The Hunchback Dancer≫ 등이 있다. 허난설헌 번역문학상, 세계우수시인상, 세계계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 시집(필명: 윤꽃님)으로 ≪거미 배우≫, ≪무지개 꽃≫, ≪빛의 실타래로 풀리는 향기≫, ≪한 장의 흑백사진≫, ≪괴테의 시를 싣고 가는 첫사랑의 자전거≫가 있고,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시집(필명: Myung-Ok Yoon)으로 ≪The Core of Love≫, ≪Under the Dark Green Shadow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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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다른 아무것도 아닌,
오직 사랑 그 자체만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난 그녀의 미소 때문에, 그녀의 모습 때문에,
그녀의 상냥한 말씨 때문에, 그녀의 사고방식이
나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언젠가 기쁨을 주었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런 것들은 스스로 변하거나,
당신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니,
그렇게 맺은 사랑은 또 그렇게 풀릴지 모르니.
나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는 그대의 애정 어린 연민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도 마세요. 그대의 위로를 오래 받은 나의 사랑이
울기를 잊어버리면, 그로써 그대의 사랑을 잃을 수도 있으니.
그러니 사랑 그 자체만을 위해 나를 사랑해 주세요.
그대가 영원한 사랑으로 나를 늘 사랑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그이가 내게 키스를 해 주었어요. 그이가 단지
내가 글을 쓰는 이 손가락에 키스를 해 주었어요.
그때 이후로 내 손가락은 더욱더 희고 깨끗해져
세상의 인사에는 느려졌지만, 천사들이 말할 때는
“오, 귀 기울이세요!” 하면서 얼른 손가락을 갖다 댔어요.
내가 여기에 낄 수 없는 자수정 반지가
내가 보기에는 첫 입맞춤보다 더 멋없어 보였어요.
두 번째 입맞춤은 첫 번째 입맞춤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이마를 찾다가 반은 놓치고 반은 머리카락에 하고 말았어요.
오, 보상할 수 없는 것이여! 그것은 신성화된 감미로움을 지닌
사랑 그 자체의 면류관에 선행되는, 사랑의 성유였어요.
세 번째 입맞춤은 완벽한, 심홍색 상태로
내 입술 위에 했어요. 그때 이후로, 정말,
나는 자랑스럽게 “내 연인, 내 사랑이여” 하고 말해 왔어요.


●나의 미래가 나의 과거를 그대로 베끼지 않도록 하겠다.
나는 언젠가 이렇게 쓴 적이 있어요. 나를 보살피는
생명의 천사가 하느님의 순백의 옥좌에 탄원하는
모습을 보고,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내 입장을 생각하며
마침내 눈을 들어 올렸더니, 그곳에서 나는 천사 대신
그대의 영혼 속에서 천사들과 동맹을 맺은 그대를
보았어요! 그때 나는 자연스레 발생한 병에 오랜 세월
시달려 왔기에 금세 위안을 받았어요. 그대의 모습을 보고서
발아가 되어, 나의 지팡이에서는 구슬 같은 아침 이슬을
머금고 푸른 잎들이 돋아났어요. 이제 나는
내 삶의 전반부를 그대로 베끼지 않겠어요. 오랫동안
고통과 슬픔에 대한 사색으로 뒤얽힌 책장들을 여기에 두고
내 미래의 비명(碑銘)을 다시 쓰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만나리라 예상하지 못했던 나의 새로운 천사여!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느냐고요?
얼마나 사랑하는지 헤아려 보죠. 존재와 은총을 베푸는
이상적인 존재의 끝까지 눈에 보이지 않게 느낄 때,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깊이와 넓이와 높이까지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햇빛과 촛불 곁에서, 일상생활에서
가장 조용한 필요에 이르기까지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사람들이 권리를 위해 투쟁하듯이, 나는 그대를 자유로이 사랑해요.
사람들이 칭찬으로부터 돌아서듯이, 나는 그대를 순수하게 사랑해요.
옛날에 내가 슬픔에 쏟았던 정열로, 내 어린 시절의 신앙으로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내가 잃어버린 성자들과 함께
내가 잃어버린 것 같은 사랑으로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내 평생의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그리고 만일 하느님이 허락하신다면,
나는 죽은 후에도 오로지 그대를 더욱더 사랑할 거예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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