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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지 않으면 다행인

굶어 죽지 않으면 다행인

: 이후북스 책방일기

황부농 저 / 서귤 그림 | 알마 | 2018년 05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6건 | 판매지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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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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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34g | 117*185*20mm
ISBN13 9791159921537
ISBN10 115992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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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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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북스에서 이후는 무슨 뜻이냐고 종종 질문 받는데, 이후는 ‘이전 이후’의 이후이다. 책을 읽은 이후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하지만 내가 추천한 책을 읽었다 한들 정말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책을 즐겁게 읽고, 책 읽는 데 흥미를 느껴 책방을 자주 찾는다면 이전과는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p.21

1. 책방지기가 바쁜 척해도 실은 한가하니까 책 소개를 해달라고 옆구리를 쿡쿡 찔러본다.
2. 책방지기가 추천한 책을 유심히 보고 그 옆에 있는 책도 보고 뒤에 있는 책도 보고 책방지기가 읽고 있는 책도 빼앗아서 본다. 그러면 책방지기는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한다. 손님에게 잘 보이려고 음료를 무료로 줄지도 모른다.
3. 책방지기는 바쁘더라도 고양이 얘기라면 만사 제쳐두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니까 환심을 사려거든 고양이 얘기로 물꼬를 튼다. --- p.32

이곳은 무엇으로도 가득 채워질 수 있는 텅 빈, 그러나 가득 찬 텅 빈 공간이다. 책방을 더욱 텅 비게 만들어서 더 많이 채워야지. 그러려면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책 얘기를 하다가 친해져서 돌아가길 바란다. 그들과 책방을 나눠 가졌으면 좋겠다. --- p.38

책방을 열 때부터 고민했던 게 이런 거다. 할인도 하지 않는 책방에서 책을 사게끔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100분의 3초 정도의 행운은 너무 미미하기에…. 그런데 이건 사실 하나 마나 한 생각이다. 알라딘과 나는 다르다. 알라딘이 장타력을 갖춘 4번 타자라면 난 패전처리 투수 감사용 정도… 라면 비약이 심하겠지만, 그만큼 해낼 수 있는 일이 다르다. --- p.41

팔리지 않을 것을 고려하여 두 권도 아니고 한 권씩 사기로 했다. 주문을 위해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다.
“하한궈어언 주세요.” “네? 몇 권이요?” “한궈어언이요.” “한 권이요? 한 권 맞아요?” “네. 한 권 맞아요.”
내 목소리는 왜 작아지는가. 당당해도 되는데!
“한 권 달라고요!!”
여기에서나마 외쳐본다. 어차피 안 팔리면 다 내꺼. --- p.62

다시 태어난다면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 그 유연함과 민첩함을 닮고 싶다. 네발짐승의 안정감을 가지고 싶다. 야생의 본능을 지니고 싶다. 부드러운 털을 가지고 싶다. 무심한 표정을 장착하고선 뜬금없는 애정을 선사하고 싶다. 타고난 조심성과 숙면의 기술을 터득하고 싶다.
그런 다음 다시 태어난다면 책장이 되고 싶다. 투박하지만 섬세한 손길을 가진 목수가 어르고 달랜 든든한 책장. 온몸으로 책을 품고 싶다.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주변을 상쾌하게 만들고 싶다.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형태로 서고 싶다. 누구든 기댈 수 있는 크기의 편안한 책장이 되고 싶다. --- p.77

책방을 열기 전에는 주변에 휩쓸리듯 살고 남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없는 능력을 강구했다면 책방을 연 후에는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내 상황이나 역할을 고민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했다. 지금의 책방이 딱 그만큼으로 드러나 있겠지. 이곳의 부족함이나 모자람은 딱 나의 부족함이나 모자람일 것이다. 1을 했는데 10의 영광을 얻은 것도 아니고 10을 했는데 1의 보상만을 얻었다고 억울해할 것도 없다. --- p.81

책방을 열고 가장 많이 배우는 건 나 스스로다(황부농 성장기처럼). 손님에게 배우고 제작자에게 배우고 작가에게 배우고 동업자에게 배운다. 기다리는 시간을 배우고 만드는 과정을 배운다. 삶의 태도를 배운다. 오만하게 아는 척하는 나를 들여다보고 어제의 멍청한 나와 오늘 조금 나아진 나와 어쩌면 그래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만든다. 온갖 잡일이 내 앞에 뒤에 옆에 사방으로 줄줄이 있어도 즐겁게 해야지!!! --- p.132∼133

내 주변엔 고양이를 많이 키우고 사랑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우리나라 정서는 길고양이를 적대하는 쪽에 가깝다. 길고양이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괜히 괴롭힐 이유가 없다. 겨울에는 길고양이와 책방에 더 온정을 베풀자. 나라의 도덕적 수준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일찍이 간디가 말하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강아지든 고양이든 동물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이 없어야 번식장도 없어진다. 번식장의 그 끔찍함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막상 귀여워서 키우다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작고 힘없는 것들을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악질이다. --- p.154

난 고양이 연체동물설보다는 조류설이 더 신빙성이 높지 않나 싶다. 고양이를 키우거나 유심히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고양이가 하늘 위로 휙휙 날아다니는 것을. 물론 날개가 약간 퇴화되어 새처럼 높게 날진 못한다. 그래도 책장 맨 꼭대기까지 거뜬히 날아올라, 꼭 보지도 않는 책을 하나씩 툭툭 떨어뜨리니 조류라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 p.156

내가 알고 있는 한 손님은 내게 책방 문 닫지 않아서 고맙다고 한다. 책에 든 문자처럼 촘촘한 걸음으로 책방을 구석구석 둘러보는 그분은 올 때마다 기어코 책을 사 간다. 나야말로 고마운데.
내가 알고 있는 한 손님은 항상 현금으로 계산을 한다.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를 정성스레 꺼내 든다. 책을 사기 위해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가끔 카드를 꺼내들 땐 미안하다고 한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 p.17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여러분 이 책은 연애소설이에요. 누군가를 “매일 생각하고 기다리고 설레고 토라지고 전전긍긍”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아니요. 이 책은 시집이에요. 매일같이 “세상에 운율을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아니다. 이 책은 인문사회 책인가 봐요. 매일같이 “고르게 가난한 사회”를 생각하거든요. 아닌가. 이 책은 유우머 모음집이에요. 책방에 물구나무 서서 들어오라는 웃기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아니아니, 이 책은 고양이 책이에요. 다양한 색깔의 고양이가 많이 등장하거든요. 아닙니다. 이 책은 노동에 관한 책이에요. “이후북스의 일은 끝나지 않”거든요. 음, 이제 감이 좀 오시나요. 네 맞아요. 이 책은 책방에 대한 책이에요. 사랑하는 모든 것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꿀잼 보장!)
이 책을 읽고 나면 제가 이 짧은 지면에 이 책에 나온 주옥같은 말들을 얼마나 많이 인용했는지 눈치챌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을 더 가져올게요. “책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읽어주는 이들이 있어야 비로소 책은 책으로서 빛난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이 책을 빛나게 해주셔야 합니다. 읽어주세요. 모든 것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우주적인 책방의 이야기를. 아니 이런, 너무 거창해졌군요. 그냥 책방에 한번 들러주세요. 반짝반짝 빛날 준비 중인, 별것 없는 인생에 고양이 눈곱만 한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책 한 권이 언제나처럼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옆에 한 책방지기가 ‘고양이 낮잠처럼 아름다운 게으름’을 피우는 듯하지만 매일같이 책 위에 쌓인 먼지를 닦고 있을 거니까 안부 좀 전해주세요.
- 이내 (가수이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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