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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

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

: 기쁨과 슬픔처럼 우울을 인정하는 법

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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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58쪽 | 288g | 128*188*18mm
ISBN13 9791188090297
ISBN10 118809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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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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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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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참아, 김설기. 다들 그렇게 버티며 살아.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니?’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다. 속마음은 힘들어도 남들 앞에 서면 마음과 다르게 웃음이 나왔다. 점점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한없이 가라앉는 내 감정을 나는 끝내 무시했다. 그리고 숨겼다.
--- 「11월, 내일을 궁금해하던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중에서

내가 사는 시간을 설명하지도, 증명하지도 못하는 내가 사회에 나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
--- 「11월, 아무 일 하지 않는 사람도 존재 가치가 있을까?」 중에서

내가 나에게 주는 사랑이 이해가 없는 일방적인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착각한 게 아니었을까?
--- 「8월, 내가 나를 사랑해서 한 행동들」 중에서

마음에 구멍이 뚫려서 내가 받는 사랑이 자꾸 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착각한 게 아니었을까? 나는 늘 사랑받고 싶었다. 내가 가진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 「8월, 밑 빠진 독부터 메워라」중에서

내 본모습을 부정하는 건 나를 괴롭히는 일이었다. 결국 마지막 비난의 화살은 항상 나를 향했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니까. 나는 이제 파리채를 들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관심받는 걸 좋아한다고. 사실은 매일 이것저것 자랑하고 싶다고. 내가 관심받는 걸 좋아하고 자랑을 즐긴다고 해서 그게 남을 해치지는 않으니까.
--- 「7월, 나를 가장 괴롭힌 건 사회적인 시선이다」중에서

그런데도 나는 내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력이 내게는 거의 없는 탓이었다. 꼭 사회에 나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내가 괜찮은 사람일까? 내가 나를 스스로 인정해 줄 때까지 나는 몇 달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 「7월, 파리와 벌」 중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 자신에게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해주세요.” 우울해도 그럴 수 있고, 온종일 방에 누워 있어도 그럴 수 있고, 마음이 허해서 이것저것 먹어도 그럴 수 있다고. 나는 자책하는 마음에 들 때마다 꼭 이 말을 나에게 한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타인을 원망하기보다는 나를 책망하기가 더 쉬웠다. 밖으로 나가야 할 화살도 모두 나를 향하게 했다. 모든 것이 내 잘못 같았다. 그런 생각은 곧이어 내 존재 가치를 따지게 하고, 나를 슬프게 하곤 했다. ‘부모님께서 내게 들인 돈이 얼만데!’ ‘내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괜찮은 사람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했다. 내가 없었으면 엄마, 아빠께서는 당신들을 위해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실 수 있었을 테니 차라리 내가 없었다면 부모님이 더 행복하시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는 부모님이 돈을 들일 가치나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나를 괴롭혔다.
--- 「6월, 차라리 만만한 나를 책망하다 」 중에서

과거에 받았던 상처나 슬프고 힘든 기억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았다. 겉으로 웃어도 상처는 잠시 가려질 뿐이다. 절대로 작아지지 않는다. 잊고 지내면 저절로 나을 줄 알았는데 하나씩 들춰 보니 그 기억과 감정은 고스란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오히려 더 곪았고, 그 슬픔과 상처를 돌봐 주지 않았던 세월만큼 커져 있었다.
--- 「6월, 차라리 만만한 나를 책망하다 」 중에서

사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몸은 알고 있었다. 당근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점심으로 카레를 먹고 나면 그릇에는 항상 당근만 가득 남아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당근을 걸러 먹었던 거다. 나만 내 마음을 모르고 있었다. 내 마음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니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건 오직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 「6월, 내 마음이 궁금하지 않았다」중에서

우울함은 모든 사람에게 있잖아요. 설기 엄마, 아빠는 우울하실 때가 없을까? 사실 저도 있어요. 주변 사람 중에 슬프고 우울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설기는 그 흔한 우울함이 엄청나게 커졌고, 치료를 통해 일반적인 수준으로 줄였어요. 당뇨랑 비슷하죠. 모든 사람에게 혈당이 있지만, 당뇨인 사람은 그 혈당 수치가 일반 사람보다 높으니 그 수치를 낮추려고 치료하잖아요.
--- 「5월,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됐던 주변인들의 행동 10가지」중에서

지난 3년 동안 받은 치료로 나는 꽤 괜찮아졌어. 내가 왜 괜찮아지지 않는지 많이 걱정했지? 나도 처음에는 일주일이면 나을 줄 알았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 이제야 엄마, 아빠에게 나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이렇게 아팠다고, 나 아팠다고 말이야.
--- 「4월, 낫게 해 줘야 한다는 사명감은 죄책감을 만든다」중에서

부모님은 나름대로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셨다. 동시에 나는 말하지 않아도 나의 마음을 부모님께서 잘 알아주실 거로 생각했다. 그것이 문제였다.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지레짐작하고 그게 사실인 양 각자 받아들여 버린 것! 그렇게 오해는 커졌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않고 바꾸려고 했던 것도 문제였다. 그게 나는 너무 아쉽다.
--- 「3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품는 기대의 무거움」중에서

누구나 우울할 수 있고, 우울해해도 된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된다. 우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행위이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각각의 감정이 쓸모가 있기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기쁜 감정만 감정인가! 서럽고 한없이 축 처지는 것도 감정이다.
--- 「3월, 우울도 감정이다 」 중에서

각자의 삶이 다르듯 각자가 가진 우울함의 모양도 다 다르다. 똑같은 일을 겪어도 이미 정신적 체력이 바닥나 있는 상태에서는 더 힘들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게 마음에 끼친 영향이 다를 수도 있다. 또 심리적 고통이 아닌 순수하게 뇌의 문제만으로 우울함이 찾아올 때도 있다. 그러니 아픈 것마저 남들과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치료는 나약해서 받는 게 아니다. 자신을 돌보는 용기가 있기에 받을 수 있는 거다.
--- 「3월, 우울도 감정이다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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