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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토요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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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욱 | 삼인 | 2018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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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84쪽 | 310g | 167*240*15mm
ISBN13 9788964361528
ISBN10 896436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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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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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듯 보이는 40대 가장의 삶의 현장은 사실 평범하지 않으면 제대로 견딜 수 없는 전선과 같습니다. 매일 동일한 시간에 혼잡한 지하철을 타고 늦지 않게 회사에 도착하는 삶을 십수 년씩 해내고, 아이를 낳고 그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무탈하게 보살피려면 아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평범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시 말해 마음의 평범함을 잃어버리면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저는 이 평범의 비범함을, 이 범속함의 특별함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비범함을 무디게 만들어 가는 시간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생활의 고단함에 살짝 덮인 틈새로 반짝 빛나는 나와 나의 이웃들을 발견하는 것을 저는 너무 사랑합니다. 그것은 가슴이 아프고 시릴 만큼 아름답습니다. 저는 저의 작품집을 읽는 분들에게 제가 느끼고 있는 이런 감동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작가 서문」 중에서

나는 토요일 아침에는 잠을 일부러 깨지 않으려고 애쓰며 침대에 누워서 열린 안방 문 사이로 거실을 점령한 아이들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한다. 그때 어느 순간 낯선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내와 아이들이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그러니까 나만 빼고 아내와 아이들은 너무 잘 어울려 보이는 것이다. 이런 당혹스러운 소외감에 정신이 들고 나서야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아이들에게 장난을 걸거나, 잔소리를 하거나, 배가 고픈지 확인을 하고, 라면 같은 걸 정성들여 끓인다. 그들이 어울리는 풍경 속으로 나도 어울리며 들어갈 수 있도록 몇 가지 사소한 일이라도 하려고 애쓴다.
--- 「작가의 에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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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그래서 쉽게 붓이 가지 못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그의 그림이 두 눈을 사로잡았다. 그의 화각이 부러웠고 그래서 자주 탐닉하게 됐다. 그런 다음에 그의 문장이 들어왔다. 어떤 경우엔 무심한 듯, 또 어떤 경우엔 질퍽거리듯 감상적이고 우울한 어조로 쓰여 있는 그의 글들이 그림만큼이나 좋았다. 그러고 나서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이번에는 그의 시선이 내 감성을 사로잡았다. 스스로 알지도 못하면서 존재한다고 믿는 ‘대중’에게 동의조차 받지 못한 위로를 간구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응시하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는 그런 시선이었다. 자신을 위로하고 구원하는 게 그의 목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재욱의 작품으로 나는 구원의 실마리를 얻은 것만큼은 분명하다. 한마디로 나는 그의 그림과 글과, 그로 인한 모든 것을 사랑한다.
- 윤태호 (『미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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