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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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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08g | 140*210*18mm
ISBN13 9791158791230
ISBN10 115879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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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온 지 오래됐더라고요. 9년 됐던가?”
이게 공식적인 신문의 일부일까, 아니면 나와 잡담을 하려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하는 모든 말이 녹음되어 내게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10년이요.”
“왜 온 거예요?”
이편이 훨씬 낫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이 질문을 거의 5만 번은 받은 듯하다. 하지만 솔직하게 대답할 말이 없다. 정말로 대답할 말이 없거나, 아니면 솔직한 대답을 생각해낼 만큼 내가 정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받았을 때 내놓을 몇 가지 기계적인 대답은 준비돼 있다. 오늘은 특별한 경우이니 그 몇 가지를 모두 사용할 것이다.
“일본 문화에 관심도 있었고, 일본어도 공부하고 싶었고, 돈도 절약하고 싶었고, 세상도 둘러보고 싶었고, 우중충하고 고루한 영국에서 벗어나고도 싶었고, 두부도 좋아하거든요.” (……)
그가 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내 유창한 언변에 좀 놀라고 감명받았다. 이제는 조용히 있을 작정이다. 오구치가 묻는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이 릴리에게로 향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경찰에 내가 무죄라는 사실을 이해시킬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릴리가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지금 살아 있을 것이다.
--- p.34-35

내가 아는 한 릴리의 죽음에 관해 밝혀진 사실은 거의 없고, 있다 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릴리는 어느 날 밤,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도쿄에 머문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리고 며칠 후, 도쿄 만에서 젊은 여성의 몸통 하나와 절단된 사지 두 토막이 떠올랐다. 팔이었는지 다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후에 몸통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손이 없어서 지문도 채취할 수 없었기에 경찰은 공식적으로 신원을 밝힐 수 없었다. 하지만 시체는 릴리의 것이라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듯했다.
알다시피, 그 사건과 내가 연관된 것은 릴리가 사라진 그날 저녁에 내 아파트 문을 두드리는 것이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내 이웃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고, 내가 문간에 서서 릴리에게 화를 내며 말하는 것과 릴리가 떠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 나서 이웃은 내가 몇 분 후에 꾸러미를 들고 릴리를 따라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건 확실히 거짓말이었다. 내가 현관문을 닫은 후 허리춤에 리볼버를 쑤셔 넣는 것을 봤다고는 왜 말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내가 밖으로 걸어 나갈 때 단도를 들고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 당시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에 관해서는 자세히 털어놓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다른 사실들은 절대 부정하지 않았다.
--- p.35-36

내가 이야기를 채 끝내기도 전에 데이지는 잠들어 있었다. 사실 그는 내가 이야기를 시작한 직후 잠들었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내 이야기가 그에게 좋은 자장가가 되어주었기에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가 잠든 것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자기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적어도 그날은 들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를 위한 최선이었다. 내가 아동 살인범인 걸 알았더라면, 그는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았을 테니까.
--- p.86

몇 년 동안, 나는 그 3인조와 거의 일요일마다 만나 첼로를 연주했다. 그날이 일주일 중에 가장 행복한 날이었기에, 수요일이나 목요일만 되면 벌써부터 일요일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난 그런 날들이 절대로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끝나고 말았다.
어느 일요일, 내가 집을 나서려고 할 때 전화벨이 울렸다. 가토 부인이었다. 아마 그날엔 연습이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깊고 부드러웠다. 그리고 키득거리며 웃지도 않았다. 다시는 연습이 없으리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야마모토 부인이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그날 아침 부인은 침실 먼지를 털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루시가 그곳에 치명적인 덫을 놓았다는 사실을 몰랐고, 루시 역시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 p.136

“저 소리는 뭐야?”
나는 그녀가 언급하기 전까지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그게 내내 그곳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깨어나기 전부터, 내 잠 속 어딘가에서.
“지진을 알리는 새.” (……)
나는 릴리에게 지진 새에 관해 말하면서, 내가 뭔가 다른 점도 알아챘다는 사실은 얘기하지 않았다. 즉, 그 소리는 지진의 흔들림과 동시에 시작되지 않았다. 지진 직전에 시작됐다. 그게 꿈이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꿈은 항상 같았다. 새든 깡통이든 부츠든 간에 대체 어떻게 그게 지진이 일어날 걸 미리 알 수 있었을 까? 나는 이에 관해 여러 번 곰곰이 생각해봤다. 물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한밤중에 확신할 수 있는 거라곤 없으니까. 하지만 만약 내가 맞는다면, 그것은 경고나 징후 같은 게 아니었을까? 만약 경고였다면, 지진이 일어나기 바로 몇 초전 , 도망치거나 숨을 시간도 없을 만큼 아주 짧은 시간 직전에 나타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 p.181-18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뭔가가 사라지면, 그건 그냥 사라진 거야.
그럼 다음 걸 찾아야 하지. 그리고 난 너를 찾았어.”

내 이름은 루시 플라이. 현재 34세. 도쿄에 있는 사사가와라는 번역회사에서 일한다.
영국 스카보로에서 태어났고 7남 1녀 중 막내딸이다.
아들을 원했던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나를 구박했고, 오빠들도 다르지 않았다.
일곱 살이 되던 해, 나는 노아라는 오빠를 죽였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머지 여섯 오빠들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리라 다짐하며 성장했고,
18살이 되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일본 도쿄로 떠나왔다.
그리고 이곳 도쿄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언젠가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고, 나를 떠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수재나 존스는 간결하지만 인상적인 문체로 내내 으스스한 모호함을 유지해감으로써 긴장감 지진계의 진도 10을 기록한다. 강렬하게 뇌리를 떠나지 않는, 매우 세심하게 창작된 이 데뷔 소설의 진동은 마지막 장이 넘어가고 한참 후까지도 계속해서 느껴진다.”
- 옵서버
“절묘하면서도 완전히 등골 서늘하게 하는 이 작품은 당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독서모임 고전의 반열에 올라갈 만한 잠재력을 지닌 소설이다.”
- 엘르
“놀랍도록 뛰어난 데뷔작. 이 솜씨 좋게 구상해서 아름답게 써내려간 작품이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라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존스의 이전 작품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테지만, 그녀의 유쾌하게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소설의 세계에서는 어떤 것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 존스는 등장 인물의 성격과 플롯의 구성뿐 아니라, 옳고 그름의 구분을 흐리는 데서도 변장의 명수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반전에서 독자는 숨이 멎을 듯한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 리터러리 리뷰
“존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위협의 대가여서 독자를 끝까지 궁금하게 한다.”
- 메일 온 선데이
“뛰어나다. 독자는 책을 내려놓고 한참이 지난 후에도 이 이야기가 여전히 마음속 어두운 구석에서 떠나지 않고 남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더 페이스
“온몸에 소름 돋을 준비를 하라.”
- 엘르
“존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손길로 낯설고 신비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폴 오스터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화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험적이고 도발적이지만, 전적으로 재미있는 이 소설은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내내 독자가 다음 상황을 추측하게 할 것이다.”
-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만약 당신이 멋지게 구성된 한 편의 범죄 소설을 읽게 되리라 예상하고 이 책을 펼친다면, 일련의 지독한 충격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충격은 문체 속에 있다. 존스는 독자가 뭔가에 찔렸다는 사실을 채 깨닫기도 전에 날카롭게 갈아놓은 고드름을 갈비뼈 사이로 찔러 넣는다.”
- A. N. 윌슨
“흥미진진한 읽을거리이자, 가끔은 꽤나 신비로운 이 작품은 끝날 때까지 결코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다.”
- 이지 리빙
“존스가 너무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면에서 너무 특이한 까닭에 효과적으론 쉽게 그 유형을 분류할 수는 없지만, 레슬리 글레이스터와 바바라 바인, 그리고 헬렌 던모어를 떠올리게 한다.”
- 리터러리 리뷰
“황량한 아름다움을 담은 인상적인 심리 스릴러.”
- 뉴 스테이츠먼
“이 간결하고 절박한 데뷔 작품은 세련된 범죄 소설일 뿐만 아니라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연애 소설이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매혹적이다.”
- 메일 온 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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