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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들어서기 | 행복을 발견하는 능력
봄 지금은 나의 꽃을 피울 때 | 로제트 식물 네가 그리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 꽃마리 너는 이미 꽃보다 아름답다 | 꽃다지 너는 왜 노란색이니 | 산수유와 생강꽃 예쁘지 않아도 나도 꽃이야 | 풍매화 겉만 보고 나를 다 안다고 하지마 | 함박꽃나무 인생의 복병은 어디에나 나타난다 | 벚나무 위의 참새 여름 너를 만나는 기쁨 | 산열매 다른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 산수국과 개다래 꽃이 지고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열매가 맺힌다 | 보리수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우러지는 게 진짜 조화로움이다 | 칡 잎과 생강나무 잎 결핍이 만든 꿈 | 닭의장풀 누구보다 더 너를 지켜야 해 | 벚나무의 밀샘 세상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들기 | 물푸레나무 가을 아주 작은 잎 하나가 견디는 생의 무게 | 산초나무와 에사키뿔노린재 너를 지켜줄 공간이 네 안에 있니 | 수세미 넌 수많은 별을 품고 있는 우주야 | 코스모스 눈물 한 방울 달고 가는 생 | 달뿌리풀 나뭇잎 배 너다울 때가 제일 아름다워 | 단풍 내가 동그랗게 생긴 이유 | 도토리와 밤 아직 나비가 되지 못한 너에게 | 호랑나비 겨울 내 안의 가시를 무디게 할 때 | 음나무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그 마음 | 무당거미와 곤충들의 알집 아무도 내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게 | 월동 나비 애벌레 누구와도 다른 내가 있던 흔적 | 엽흔 아린 상처에서 꽃이 핀다 | 겨울눈과 아린 네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 식물들의 소리 없는 대화 너에게 봄을 보낸다 | 복수초 다시, 숲으로 | 뱀은 너를 노리지 않아 |
저남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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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알기 전에는 이 질문들에 해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해답이 있다. 그렇다. 자연이 그런 색깔인 데는, 그런 모양인 데는, 그 계절에 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 p.7 로제트 잎들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는 걸까? 누군들 햇빛 창창한 좋은 시절에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좋은 시절은 로제트 잎들의 때가 아니다. 햇살 좋은 시절, 남들 다 꽃 피울 때 같이 꽃을 피운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 작고 여린 몸으론 키 큰 나무와 큰 꽃들의 그늘에 가려 햇빛을 받지 못하고 살아남을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로제트식물은 남들의 좋은 시절을 기웃대지 않고 자신들만의 때를 안다. --- p.18 누가 꽃다지 꽃을 보고 맨 처음의 그 잎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무엇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정갈한 장미꽃 모양이던 잎들이 원래 모습을 잃고서야 이 어여쁜 꽃들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꽃다지뿐만이 아니다. 냉이, 달맞이꽃 등 많은 식물의 맨 처음 잎들은 줄기가 자라 꽃을 피우면서 모양을 변형시킨다. --- p.39 식물의 시간으로 보면 화려한 꽃은 그저 열매를 맺기 위해 벌과 나비를 부르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모든 식물은 자신의 후손을 남기기 위한 목적으로 진화해 왔다. 그러니 정작 중요한 시간은 열매의 시간이고 꽃이 지고 누구의 눈길도 머물지 않는 것은 나무나 꽃에게 오히려 다행인 일이다. 눈에 띄어 섣부르게 익지도 않은 열매가 꺾이지 않으려면 누구의 시선도 끌지 않는 게 외려 더 안전한 일일 테니까. 꽃이 지고 아무도 봐 주지 않을 때 비로소 열매의 시간이 온다. --- p.100 생강나무 잎은 어떤 것은 완벽하게 하트 모양이고, 어떤 건 왕관 모양이다. 그것들은 그들만의 방식을 가 지고 서로 모여 있는데, 바로 최대한 서로 햇빛을 잘 받기 위해 겹치지 않는 방식이다. 왕관 모양의 잎 한 귀퉁이가 볼록하다면 옆의 다른 잎은 자리를 비켜 주느라 하트 모양으로 잎 가장자리를 좁힌다. 참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조화가 아닐 수 없다. --- p.108 에사키뿔노린재가 한살이를 하는 동안 산초나무는 그들이 알을 품고, 태어나고 적에게 들키지 않게 은신처가 되어 주고 심지어 먹이로 몸을 내주고 있다. 한 해 동안 작은 산초나무 한 그루에서 실잠자리의 알, 호랑나비 애벌레들이 나고 자라고 선녀벌레와 갈색날개매미충이 한살이를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 생명들의 수효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산초나무 한 그루의 깃털 같은 작은 잎들은 무수한 생명들의 무게를 그 자그마한 몸으로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 --- p.146 우리에겐 매일 별다를 게 없는 것 같은 하루하루지만 변화무쌍한 자연은 하루도 똑같은 날이 없다. 그 신비하고 아름다운 변화는 우리에게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을 되찾게 하고 지쳐 있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숲 체험을 이끌면서 사람들에게 코스모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하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꽃 속에 얼굴을 묻고 “와, 진짜 별이다!” 하고 꽃 속의 별을 본 기쁨에 탄성을 지른다. 어찌 아니 기쁠쏘냐. 우리는 신이 만든 우주 속의 별을 보고 있다. --- p.160 사람이나 곤충이나 새나 짐승이나 새끼를 낳고 돌보는 마음은 똑같다. 자신을 다 버리고 새 생명을 세상에 남겨 놓는다. 염낭거미는 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자신의 속을 다 주고 빈 몸만 남기는 모성애를 보여 주기도 하며 매미나방 애벌레는 알집을 지을 때 제 가슴 털을 뽑아 알집을 감싸 놓아 만져 보면 그 부드러움이 이 세상 것이 아니다. --- p.221 이제는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롭거나 고립감을 느끼지 않는다. 알고 보면 내 발밑에도 내 머리 위에도 바로 눈 앞에도 보이지 않더라도 곳곳에 생명들이 깃들어 있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 p.236 ‘아리다’라는 말이 이다지도 어울리는 순간이 또 어디 있을까. 단단하게 겨울눈을 싸고 있던 벌어질 것 같지 않은 완고한 아린도 봄이 되어 햇살이 퍼지면 하나둘씩 그 단단하던 껍질을 벗고 움트는 생명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찢어 버린다. 아린 상처에서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새 가지가 자란다. 그 모든 아픈 기억을 아린은 알고 있다 --- p.245 숲은 언제나 좋다. 햇살이 좋으면 햇살에 반짝이는 찬란한 것들을 즐기고, 비가 오면 풀잎에 송송 맺힌 이슬 같은 물방울과 숲을 감싸는 안개 같은 운무, 비가 그칠 무렵 갑자기 하늘을 뚫고 숲으로 쏟아지는 듯한 거대한 빛줄기들, 무지개를 만날 수도 있다. --- p.276 |
숲이 포근하고 편안한 것은
자연이 우리 모두를 품는 거대한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신비롭고 조화로운 자연의 이치에 감탄할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특히나 따스한 위로, 마음의 평온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또 코로나 블루로 외롭고 고독한 일상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다. 책에 등장하는 것이라곤 온통 자연물, 꽃과 나무, 씨앗과 열매, 곤충과 애벌레들이지만 그 어느 책보다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인생의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자연은 때론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힘겨운 순간에 그 무엇보다 따스한 위로를 전하기도 하며, 어느날에는 엄혹하기 그지 없는 세상사를 실감케 한다. 위대한 문명을 이룩한 인류 또한 그 안에서는 한낱 유한한 생명으로 자연의 거대한 섭리 안에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 사실이 허무하기보다는 못내 마음이 놓이고 이윽고 편안해지는 까닭은 우리 또한 그것이 순리이며 가장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눈앞이 막막한 순간이라면 숲에 한걸음 들어서 볼 일이다. 복잡한 세상사가 모두 그저 지나갈 작은 일처럼 느껴지며 달고 긴 숨이 쉬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