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 정령의 수호자』
“나하고 도망칠까, 챠그무?”
주인공 바르사는 서른 살의 노련한 여성 호위무사다. 북방의 칸발 왕국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남모를 사연을 안고 고향을 등졌다. 왕위계승과 관련된 궁중 암투에 휘말려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의 친구인 지그로의 손에서 무사로 성장한 것이다. 주로 상인들을 경호해 돈을 벌며 세상을 떠돈다. ‘단창술사 바르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질 만큼 무술 솜씨가 뛰어나다. 우연한 계기로 요고 왕국의 황자인 챠그무의 목숨을 구하면서 제2황비의 부탁을 받아 챠그무의 호위무사가 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물 정령의 알을 품게 되면서 ‘물 수호자’가 된 챠그무를 살리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부왕이 보내는 자객, 그리고 정령의 세계와 마물 모두로부터 챠그무를 보호해 챠그무가 수호자로서 임무를 끝마치고 황태자가 되는 것을 지켜본 뒤 다시 여행을 떠난다.
『제2권 어둠의 수호자』
“사람을 구하는 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어렵다. 잘난 척할 일이 아니다.”
호위무사 바르사가 고향을 떠난 지 25년 만에 칸발 왕국으로 돌아온다. 자기 인생을 고스란히 희생해 키워준 양부 지그로의 오명을 벗기기 위해서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깊은 동굴에서 두 아이의 생명을 구하면서, 본의 아니게 어둠의 세계를 오가는 호위무사 역할을 맡게 된다. 눈 덮인 유사 산맥의 우뚝 솟은 봉우리와 동굴 속 지하 세계에 잠겨 있던 어둠의 존재들이 깨어났기 때문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 인간과 영혼의 교감이라는 초현실적 요소를 그림처럼 섬세하게 묘사했다. 신이 세상을 만들 때 인간 세계의 짝으로 함께 만든 다른 차원의 세계를 넘나든다는 설정이 매우 장대하면서도 빈틈없이 매끄럽다. 가족과 벗, 세상을 떠난 소중한 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며 애틋한 감동을 자아낸다.
『제3권 꿈의 수호자』
“잠은 죽음과 무척 가깝지. 지칠 대로 지친 혼들은 지금 잠든 채로 저세상의 어둠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사람의 꿈을 양분 삼아 살아가는 이계의 꽃. 바르사의 소꿉친구이자 약초사인 탄다가 이 꽃에 사로잡혀 악마로 변하고 만다. 호위무사 바르사는 사랑하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주술사 토로가이와 함께 목숨을 걸고 이계로 뛰어든다.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꿈, 현실을 부정하는 이들의 꿈을 이용하는 꽃의 마력. 봉우리가 꽃을 피우기 위해 힘을 끌어모으고, 마성에 가까운 노래로 사람의 마음을 놀이는 방랑자 유그노가 등장하면서 주술사 토로가이의 과거가 드러나게 된다.
『제4권 허공의 여행자』
“나는 절대로 이 위태로움을 버리지 않을 생각이다. 하늘과 바다 사이에 펼쳐진 허공을 나는 매처럼, 하늘과 바다 모두와 관계 맺으면서도 그 어느 쪽으로도 끌려가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날고 싶구나. 그리고 언젠가는 신요고 황국을 병사가 장기판의 말처럼 죽지 않는 나라로, 내가 얇은 천 따위 뒤집어쓰지 않고도 백성과 마주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 유치한 꿈이라고 생각하느냐? 하지만 이 유치한 꿈을 나는 계속 가슴에 품고서 날고 싶다.”
한 나라의 왕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또 지도자의 참된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 걸까? 챠그무와 타르산은 한창 자라나는 소년이자 장차 자기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될 운명이다. 각자 자기 신분과 그에 따른 품행 때문에 고민하던 차, 악령에 씐 소녀를 구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두 소년은 경쟁심과 질투심을 이겨내고 서로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일찍부터 책임감과 본분을 신중하게 고민해온 만큼 교감할 수 있는 지점도 많았던 것이다.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면서 믿음을 쌓고 결국 충실한 벗으로 우정을 나누는 사랑스런 주인공들의 성장 이야기.
『제5권 신의 수호자 1방문』
처형당한 시체 옆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 순간, 대장은 할 말을 잃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여기에 거인이 서서 엄청나게 거대한 낫을 휘두른 것처럼, 이 자리를 중심으로 해서 사체가 방사선 형태로 흩어져 있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늑대떼의 짓이 아니다. 이것이 악몽이 아니라면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달빛이 숨을 멈춘 사람들 위를 서리처럼 뒤덮고 있었다.
선과 악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일까? 단창술사 바르사와 약초사 탄다는 요고에서 팔려 가는 오누이를 보고 그들을 돕기로 결심한다. 여인숙에서 우연히 오누이를 만난 바르사는 몰래 그들을 도우려 하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낫 혹은 짐승의 무시무시한 발톱 같은 상처로 인신매매범들은 죽어나간다. 오누이 중 여동생인 아스라를 구해서 달아나던 바르사는, 오누이를 쫓는 사냥개인 ‘샷토이’들에게 추격을 당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제6권 신의 수호자 2귀환』
“생명이 있는 것을 맘대로 죽일 수 있는 신이 되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는 난 생각할 수 없다. …그런 신이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눈물을 흘리면서 아스라가 바르사를 응시했다. “그런 존재가 되지 않았으면 해, 아스라.” 얼음처럼 차가운 손이 가슴에 닿은 듯한 기분이 들어 아스라는 눈을 크게 떴다. “목욕을 마치고 사라유 같은 색깔의 옷을 걸치고 나왔을 때의 너는 무척 아름다웠다. …바라보던 나까지 행복해질 정도로.”
바르사와 탄다는 타르족 오누이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 바르사는 아스라를, 탄다는 치키사를 추격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던 중 바르사는 함정에 빠져 아스라를 잃고 절벽에서 떨어져 차가운 물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탄다마저 치키사와 함께 항아리감옥에 갇혀 치키사와 아스라 오누이는 다시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데…. 바르사와 탄다는 이민족 아이들을 구해내고, 요고 왕국을 전복시키려는 무리의 야욕을 물리칠 수 있을까? 그리고 아스라가 갖고 있는 신비한 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제7권 푸른 길의 여행자』
챠그무는 눈을 감았다. 모래가 되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이 절망을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하? 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을 들으시고.” 챠그무의 눈 속에는 불에 타 허허벌판이 된 도읍의 끔찍한 환영이 떠올랐다. 그런 환영에 사로잡히려는 것을 챠그무는 필사적으로 막았다.
운명에 맞서는 소년의 성장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요고 황국의 황태자 챠그무가 소년에서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는 기로에 섰다. 거대한 타르슈 제국이라는 세력에 맞서, 신요고 황국과 다른 동맹국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포로로 잡혔다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작살을 맞고 의식을 잃은 챠그무. 눈을 떠보니 놀랍게도 챠그무는 해적선 같은 배에 있었다. 거기서 만난 세나와 휴우고를 통해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은 챠그무는 굳은 결심을 한다. 타르슈 제국의 제2왕자 라울과 대면하며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묘책을 궁리하는데….
『제8권 하늘과 땅의 수호자 제1부』
속국이 되어버리면 신요고 백성들은 속국군의 병사로 징집되어 로타 왕국이나 칸발 왕국을 공격하는 도구로 쓰인다. 이제까지 친구였던 나라들의 백성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는 것이다. 그런 미래를 나는 백성들에게 주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해서 황제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아니고, 황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이 나라를 책임지는 입장에 있다. 그렇다면 나는 백성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타르슈의 손아귀에서 탈출한 챠그무. 그러나 그 행방을 알 수가 없다. 바르사는 챠그무의 죽음 소식을 듣고 가슴이 찢어질 듯하는데, 우연히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자의 몸으로 챠그무가 납치된 행적을 추적하여 만나려고 하지만, 매번 바로 앞에서 놓치게 되고 말아 답답하기만 하다. 로타에서 실마리를 찾아 챠그무를 찾는 동안 자객이 챠그무의 목숨을 노리고 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바르사는 눈보라를 헤치며 챠그무를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제9권 하늘과 땅의 수호자 제2부』
많은 죽음을 짊어진 것이 챠그무를 단숨에 어른으로 만들어버렸다. 지금의 챠그무의 눈은 자신의 사사로운 생각을 죽이고 나라를 지키는 것을 우선시하는 위정자의 눈이었다. 바르사는 망설이고 있었다. 마음속에 한 가지 길이 보였다. 그 길을 갈 수 있다면, 챠그무를 잔혹한 어둠 속에 빠뜨리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챠그무가 바르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불확실한 길이라도 길이 있다면 그것에 모든 걸 걸어보고 싶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우여곡절 끝에 바르사를 만나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된 챠그무. 로타와 칸발의 동맹을 위해 칸발 왕을 만나러 가는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고국 신요고는 전쟁의 위기를 겪고 있고, 타르슈의 세력은 점점 숨통을 조여 온다. 로타와 칸발의 동맹을 무사히 이루어내고 고국의 백성들을 지킬 수 있을까? 챠그무의 어깨 위에 놓인 책임이 무겁다.
『제10권 하늘과 땅의 수호자 제3부』
햇볕에 그을리고 칼에 베인 상처가 있는 그 얼굴에서 빛나는 검은 눈에는, 예전의 그 튀어 나갈 듯한 밝은 빛은 없었다. 도저히 열일곱 살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 눈에는 가혹한 여정의 기억이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챠그무의 얼굴에 서서히 미소가 돌아왔다. “살아서, 돌아올 수가 있었다.” 그 눈 속에서 빛나고 있는 것을 보고서 슈가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 목구멍 안쪽에서 뜨거운 것이 솟구쳐 올라와 아무 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신요고는 타르슈 제국에 의해 정복당할 위기에 임박했다. 그러한 신요고 황국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죽었다고 생각했던 챠그무 황태자다. 무려 칸발과 로타의 기병들을 이끌고 귀환한 챠그무는 타르슈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게 된다. 암살의 위험을 가까스로 벗어난 챠그무는 이제 새로운 황제가 되어 신요고를 재건할 수 있을까? 바르사와 탄다의 여정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정령들의 세계와 인간들의 세계의 경계에 서 있는 챠그무의 광대한 모험기는 이제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