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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세 명의 삶ㆍ7
착한 애나ㆍ9 | 멜란차ㆍ97 | 상냥한 레나ㆍ259
Q. E. D.ㆍ307
옮긴이의 글ㆍ405

저자 소개 2

거트루드 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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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trude Stein

미국으로 이민 온 독일계 유대인 가정에서, 1874년 펜실베이니아의 앨러게니에서 태어나 1946년 프랑스 파리 근교 인 뇌유쉬르센에 있는 미국 병원에서 72살에 죽었다. 그녀는 시인, 작가, 극작가, 번역가 및 예술품 수집가로 불리며 또한 매우 중요한 미국의 여성주의자로도 언급된다. 래드클리프대학 재학 중 교수 윌리엄 제임스의 권유로 1897년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입학한다. 이 시기에 만난 페미니스트 정치활동가이자 편집자였던 메리 북스테이버Mary Bookstaver와의 관계는 첫 번째 책 『Q.E.D.』(1903)의 기초가 되었고, 세 편으로 묶인 『세 명의 삶Thre
미국으로 이민 온 독일계 유대인 가정에서, 1874년 펜실베이니아의 앨러게니에서 태어나 1946년 프랑스 파리 근교 인 뇌유쉬르센에 있는 미국 병원에서 72살에 죽었다. 그녀는 시인, 작가, 극작가, 번역가 및 예술품 수집가로 불리며 또한 매우 중요한 미국의 여성주의자로도 언급된다.

래드클리프대학 재학 중 교수 윌리엄 제임스의 권유로 1897년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입학한다. 이 시기에 만난 페미니스트 정치활동가이자 편집자였던 메리 북스테이버Mary Bookstaver와의 관계는 첫 번째 책 『Q.E.D.』(1903)의 기초가 되었고, 세 편으로 묶인 『세 명의 삶Three Lives』(1909) 가운데 중편 「멜란차Melanctha」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이성애로 표현되었다. 1903년 파리로 이주한 거트루드 스타인은 플뢰뤼스 27번지에서 살며 예술가들을 위한 살롱을 열었다. 앙리 마티스와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처음으로 구입하고,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 조이스, 엘리엇 등 미국의 예술가들과도 깊게 교류하는 등 예술가들의 후원자이자 예술품 수집가로 영향을 끼친다.

1907년 살롱을 방문한 앨리스 바벳 토클라스(Alice Babette Toklas)와 사랑에 빠져 평생의 동반자가 된다. 1930년 연인 앨리스 B. 토클라스와 ‘플레인에디션’ 출판사를 설립해 작가와 편집자로 활동한다. 1933년, 살롱에서 만난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을 엮은 『앨리스 B. 토클라스의 자서전The Autobiography of Alice B. Toklas』을 발표해 유럽 문화를 궁금해하던 미국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다.

20세기 중후반의 가장 놀랄만한 미국 여성 예술품 수집가인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도 거트루드 스타인이 자신의 길을 인도했던 본보기였다고 밝힌 바가 있듯이 20세기 초반에 야수파와 입체주의 화가들을 누구보다 앞서 높이 인정하며 격려한 점과 청년 작가들에게는 ‘잃어버린 세대’라고 신랄한 비평을 서슴지 않으면서 엄격한 습작 훈련을 요구했던 그녀야말로 유럽의 문단과 화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모였다는데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 외에도 시집 『부드러운 단추Tender Buttons』(1914), 장편소설 『미국인의 형성The Making of Americans』(1925) 등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다. 1946년, 벨기에 여행 이후 위암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했다. 스타인이 남긴 유산은 가족들의 반대로 동반자 앨리스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1967년 3월 사망한 앨리스는 거트루드 스타인이 묻힌 파리의 페르라세즈 공동묘지에 함께 묻혔다.

그녀의 주요 작품은 『세 인생(Three Lives)』, 1909년 『부드러운 단추』, 1914년 『지리와 희곡』, 1922년 『미국인의 형성』, 1925년 『작문과 해설』, 1926년 『상냥한 루시 쳐치』, 1931년 『우정이라는 꽃이 시들기 전에, 우정은 끝났다네』, 1931년 『쓰기의 기술』, 1931년 『오페라와 연극』, 1932년 『앨리스 B. 토클라스의 자서전』, 1933년 『3막으로된 4인의 성인(聖人)』, 1934년 『마티스, 피카소 그리고 거트루드 스타인, 가장 짧은 두 편의 이야기』, 1933년 『누구나의 자서전』, 1937년 『아이다』, 1941년 『내가 본 전쟁』 등이 있으며 작곡가 버질 톰슨Virgil Thomson을 위해서 오페라 극본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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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어 교육을 전공하고 번역이 하고 싶어 무작정 번역에 뛰어들었다가 철도 분야에서 십 년 가까이 기술 번역가로 일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번역을 해 보고 싶은 욕심에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후 다양한 분야와 매체를 거치다가 출판 번역에 첫발을 들이게 되었다. 옮긴 책으로는 『더 사이트 오브 유』, 『P.S. 여전히 널 사랑해』,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라라 진』, 국내 최초로 퀴어 작가들의 시를 모아 놓은 『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공역)와 국내외 독자들에게 서울의 맛집을 소개하는 『잇, 서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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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530g | 140*210*20mm
ISBN13
9791196438159

책 속으로

모든 일이 저절로 이루어진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뭘 원하는지 제대로 말하지 않고 그저 해달라고만 하면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얻을 수 없다.
--- p.25

애나의 양심은 언제나 깨어 있었기 때문에 참견하는 사람이 있든 없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항상 애를 썼고,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한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
--- p.43

렌트먼 부인은 애나의 인생에서 유일한 사랑이었다. 렌트먼 부인은 여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어서 언제나 여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조심성 없고 덤벙대는 게 단점이긴 했으나 마음씨 착하고 정직한 여자였다.
--- p.60

눈앞에 있는 걸 가지려고 하면, 이미 가진 것들이 사라졌다. 멜란차는 다른 사람들 곁을 떠난 적 없었지만, 항상 혼자 남겨졌다.
--- p.104

멜란차 허버트는 지나치게 열렬히 사랑에 빠졌고, 지나치게 자주 사랑에 빠졌다. 삶은 수수께끼 같았고 미묘했으며, 부정과 막연한 불신, 어지러운 환멸로 점철되어 있었다.
--- p.104

주변 사람들의 감시와 관심 속에서 자란 여자아이들은 항상 바깥세상으로 도망칠 기회를 노린다. 바깥세상에 나가면 많은 것을 배우고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111

당신은 내게 어머니이자 아버지이고, 형제이자 자매이며, 자녀이기도 해요.
--- p.153

“당신이 상처받고 고통받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걸 무기처럼 사용할 권리는 없어요. 당신의 상처와 고통을 무기로 내세워서 내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요.”
--- p.191

멜란차에게는 너무나 다양한 사람이 들어 있었다. 제프는 이런 멜란차 앞에서 완전히 무기력했고, 지금 자기 앞에 있는 그녀가 대체 누구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 p.194

마음에 뜨거운 열정을 담을 줄 모르는 연약한 사람들은 고통을 더 심하게 느끼기도 한다. 무엇이 이렇게 고통을 불러온 건지 알지 못할 때 그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고통을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법이고, 그래서 고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을 보면 깊은 존경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고통을 느끼게 되면 두려움은 이내 사라지고 경외심도 잊게 된다. 그러면 그는 더 이상 연약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고통을 견딜 수 있으면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 p.205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실 그렇게 대단한 희생을 한 것도 아니었다.
--- p.284

선과 악에는 공통점이 있어. 선이든 악이든 의도하지 않았다면 저속한 거야. 너는 선과 악이 지닌 힘이 다르다고 믿는 거겠지. 물론 선과 악이 세상에서 지니는 가치가 다르니 그 힘도 다를 거야. 하지만 선이든 악이든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방식이 저속하면 안 된다는 걸 너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선과 악은 다를 게 없어. 저속한 선을 피하려고 발버둥 치면 도리어 저속한 악에 빠지게 될 거야.
--- p.316

지식의 한계란 감옥과 같아서 밖으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
--- p.317

하지만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거나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 같은 건 중간계급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잖아.
--- p.318

경험해봤다고 말하고 싶어서 경험하는 건 나한테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도덕적이지도 않아.
--- p.318

“유능한 선생을 찾을 수 있다면, 나도 꽤 괜찮은 학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 p.319

이건 새로운 감정이 맞았다. 도덕관념 같은 건 이제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 p.324

저항할 수 없는데 피할 수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p.356

아델은 일 년 전 자신이 그렇게 단순한 인간이었고, 도덕을 수학 공식처럼 단순하게 여겼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 p.358

희망이 넘치는 이는 저항한다. 이제 곧 모든 게 전보다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 p.366

“내게 문제가 있다면 사랑 때문에 슬퍼하고 욕망 때문에 아파한다는 거겠지.”

--- p.391

출판사 리뷰

“이건 새로운 감정이 맞았다.
도덕관념 같은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벨 에포크에 피어난 퀴어문학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유럽은 평화와 번영의 ‘좋은 시대belle epoque’를 맞았다. 벨 에포크의 파리에는 모더니즘 운동이 번졌고, 이 시류 속에 ‘신여성’이라 불리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성애 원칙을 깨뜨린 모더니즘 덕에 작가들은 퀴어 정체성을 거침없이 작품에 담았다. 작가 주나 반스와 콜레트, 낸시 큐나드, 화가 로메인 브룩스와 마리 로랑생, 셀마 우드 등의 작품은 이성애와 남성 중심 문화예술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대개는 레즈비언이나 바이섹슈얼이던 그들은 계층, 인종, 성별을 넘어 서로의 작품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오랫동안 친구 또는 연인으로 남았다. 그 흐름에 거트루드 스타인과 앨리스 B. 토클라스도 등장한다. 스타인에게 앨리스는 뮤즈이자 비서, 비평가, 독자, 지지자였고, ‘스타인의 살롱’이 지속될 수 있었던 데에는 앨리스의 역할도 컸다. 스타인은 그들의 관계를 “우리는 정말 (서로의) 아내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앨리스를 위해 시와 글을 썼고, 앨리스는 그의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들은 ‘플레인에디션’이라는 출판사를 함께 운영하는 등 4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자 자산이 되었다. 앨리스는 스타인이 사망한 후에도 계속 그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Q. E. D.》는 스타인 사후에 앨리스와 칼 반 베히텐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Things As They Are》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

“어쩌면 그녀의 삶이 우리 모두의 삶일지도”
거트루드 스타인의 초상肖像, 《세 명의 삶\Q. E. D.》

《세 명의 삶》은 1909년에 완성돼 6년 만에 스타인의 자비로 출판됐다. 그는 원고의 모든 수정 제안을 거절하였고, 작품에 있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고 외부와 타협하지 않았다. 《세 명의 삶》의 처음 제목은《세 역사들Three Histories》이었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낼 땐 ‘제인 샌즈’라는 필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후에 출판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금의 제목이 되었다.
스타인이 《세 명의 삶》에서 가장 먼저 쓴 〈착한 애나〉는 집안의 살림을 담당하는 집사로 주인을 섬기며 타인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전형적인 성역할을 고수하는 한편, ‘일생일대의 사랑’ 렌트먼 부인과의 관계에서 몰려오는 피로와 감정적 소모로 힘겨워한다.
세 번째 이야기 〈상냥한 레나〉는 다른 작품보다 젠더 문제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 평범하고 단순한 레나는 결혼과 출산과 같은 인생 중대사를 단 한 번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타인에게 순응하는 삶을 산다. 자유의지가 없고 활기를 잃은 그녀의 삶 속에는 당시뿐만 아니라 현대 여성들의 모습도 보인다.
《세 명의 삶》에서 큰 존재감을 차지하는 〈멜란차〉는 《Q.E.D.》와 배경만 달리할 뿐, 중심 이야기는 비슷하다. 스타인은 레나와 애나의 이야기에 ‘착한’과 ‘상냥한’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멜란차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멜란차에게는 레나와 애나의 면면이 모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장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진 멜란차는 어리석지만 순수하고, 용감하지만 연약하다. 성별을 넘어 관계 속에서 ‘지혜’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방황하던 멜란차의 이야기는 스타인의 삶이 단편적으로나마 재현한다. 나아가 스타인은 〈멜란차〉를 “19세기를 벗어나 20세기로 들어서는 최초의 확실한 문학적 행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Q. E. D.》는 그가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재학하던 당시 겪은 메리 북스테이버, 메이블 헤인즈와의 연애 사건이 모티프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먼저 써졌던 《Q. E. D.》는 그가 죽은 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Q. E. D.’는 라틴어 ‘Quod erat demonstrandum’의 약자로 ‘증명완료’를 뜻하는 수학기호이자 명제로 인물의 감정을 암시한다.

헬렌을 사랑하는 아델은 자신의 감정을 낯설어하며 경계하지만, 후에는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그 감정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명제는 소설과 맞닿는다.
나아가 세 사람의 암울하고 피로했던 관계는 스타인에게 깊은 좌절감을 주었고, 그 고통은 더 깊은 창작으로 이어졌다. 그는 중산층 지식인이라는 계급에서 벗어난 평범한 인물을 구상함으로써 1905년에 ‘애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세 명의 삶》을 쓰기 시작했다.
《세 명의 삶\Q.E.D.》에 등장하는 다양한 계층과 인종의 여성들은 각기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결국 그들 삶의 집합점은 스타인 자신의 삶이었다. 그는 여성적이고 모성적인 문학 안에 속박되지 않았고, 새로운 여성 글쓰기의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그 시대에도 스타인의 문학은 쉽게 인정받지 못했고, 그의 나이 60세가 넘어서야 책들이 출판되기 시작했다. 그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앨리스 B. 토클라스 자서전》이 앨리스의 입을 빌려 쓴 자서전이라면, 《세 명의 삶\Q.E.D.》는 스타인이 글로 써 내려간 자화상이었다.

“글자들의 입체파”, 거트루드 스타인

《세 명의 삶》은 거트루드 스타인 문체의 특징을 아주 잘 드러낸다. 스타인은 자신의 글은 ‘반복’과 ‘현재형’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세 명의 삶》에서도 그는 문장을 반복하고 번복해 해체했다. 실제로 그는 반복이 곧 ‘강조’임을 강조했는데, 그럼으로써 그만의 입체적인 문체가 완성되었다. 〈뉴욕타임스〉는 그에게 “글자들의 입체파”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스타인은 피카소와 세잔의 회화 기법에 영향을 받았다. 《세 명의 삶》을 집필할 당시에도 그는 오빠 레오와 세잔의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피카소는 그의 초상화를 작업해 완성했다. 스타인은 피카소의 그림처럼 여러 시점으로 《세 명의 삶》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내면 심리에 집중해 묘사하기보다는 특정한 행동이나 상황을 반복해 서술한다. 서사 구조도 전통적인 연대기 서술이 아닌 ‘현재’라는 무대에서 인물의 반경을 넓혀가는 식이다. 이런 그의 서술 기법은 당시 문단에서도 엇갈린 평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세 명의 삶》 출간을 거절했던 한 출판사는 “솔직히 우리는 이 원고를 출판할 만큼 현대문학이 진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을 보내기도 했다.
거트루드는 출판계나 비평계의 비판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해받을 수 있다는 것은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의 언어를 갖고 있다”며 그 자신의 문학을 믿고 계속 글을 썼다. 그의 이런 신념과 의지는 근대 영미 문학사와 문화사가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거트루드 스타인의 마지막 작품인 오페라 〈우리 모두의 어머니The Mother of Us All〉를 공연하는 등 미국에서는 그의 문학을 재조명하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의 작품이 소개되지 않아 영미문학 독자들의 아쉬움이 컸는데, 그 공백을 《세 명의 삶\Q.E.D.》가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길 바란다.

“희망이 넘치는 이는 저항한다.” 거트루드 스타인이 끊임없이 시도했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들, 가부장적 전통과 시대에 투쟁해 쟁취한 자유와 사랑,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거트루드 스타인의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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