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인의 말
1 바람의 횡포 바람의 횡포ㆍ14 단두대ㆍ15 史記ㆍ16 소녀상 앞에서ㆍ17 공작도시ㆍ18 적폐의 담ㆍ19 청맹과니ㆍ20 로보트 물고기ㆍ21 아, 조국ㆍ22 왕거미 집ㆍ23 꽃은 또 피겠지만ㆍ24 추락 論ㆍ25 新 난중일기ㆍ26 욕설의 시학ㆍ28 내 생에 처음으로ㆍ29 해무ㆍ30 2 로드 킬 로드 킬ㆍ32 하얀 민들레ㆍ33 노숙ㆍ34 허수아비 이력서ㆍ35 식용 돋보기ㆍ36 여순사건의 전말ㆍ37 북극성 ㆍ38 바다는ㆍ39 절편ㆍ40 여울목ㆍ41 그, 자리ㆍ42 떨켜ㆍ43 2020여수ㆍ44 동백골ㆍ45 아마도ㆍ46 의미의 심장ㆍ47 비로소, 너ㆍ48 3 겨울나무 겨울나무ㆍ50 쉰,ㆍ51 수박씨ㆍ52 꾸석ㆍ53 더듬더듬ㆍ54 하반달ㆍ56 풀섬, 그리고 312번지ㆍ57 파랑도를 찾아서ㆍ58 저, 벅수! ㆍ59 비린내 경전ㆍ60 내 안의 전라선ㆍ61 그림자ㆍ62 진달래ㆍ63 양파ㆍ64 바람벽ㆍ65 풀섬이야기ㆍ66 변산바람꽃ㆍ67 문턱ㆍ68 산굼부리ㆍ69 4 무진교를 건너며 무진교를 건너며ㆍ72 운주사 와불ㆍ73 느티나무 경전ㆍ74 쇠별꽃 사랑ㆍ75 산 벚꽃 지던 날ㆍ76 입동무렵ㆍ77 능소화ㆍ78 괭이밥ㆍ79 춘화도(春花圖)ㆍ80 내 안의 함성ㆍ81 오동도 가는 길ㆍ82 해질무렵 ㆍ83 제주뱃사공ㆍ84 시시한 시ㆍ85 도루코ㆍ86 나 하나 별이 되어ㆍ87 겁외사ㆍ88 여수 세한도ㆍ89 |해설| 거룩한 침묵의 시간/이송희ㆍ92 |
|
시는 쓰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다.
신월동 국군 제14연대 진남관 종산국민학교 애기섬수장터 마래터널 만성리 형제묘... 그날의 여순학살과 시리도록 아름다운 밤바다 그리고 오늘의 여수수산물특화시장 무자비한 단전단수로 생계가 끊긴 상인들의 아우성까지... 토착비리 내로남불 수구적폐 권력들에게 주먹도 쥐어보고 촛불도 들어봤다. 파업 현장에도 가봤다. 무구장터와 현충원 노근리도 가봤고, 제주도와 지리산에도 가봤으며 팽목항과 가창골 코발트광산과 거창, 광주 망월동에도 두루 다녀봤지만 어느 한 페이지도 그냥 덮을 수 없는 참절의 문장만 수북할 뿐이었다. 그들이 나를 시인이라 부를 때마다 수없이 읽고 배웠던 시와 시론들이 캄캄해졌다. 눈과 귀를 잃어버린 말재주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그래서 돌아왔다. 나를 찾아왔다. 아주 절실하게, 시는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고 어떻게 사느냐였다. 결국, ‘시를 쓰는 시인보다 시로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2021년 初夏 풀섬에서 김진수 |
|
동백꽃 붉은 순정의 ‘풀섬 시인’ 김진수에게 두려운 것은, 기껏해야 허울뿐인 민주주의의 음습한 뒷골목에 기생하는 토착비리세력이 아니다. ‘무너진 다무락에서 홰를 치는 나팔꽃’ 혹은 ‘티 없이 맑아 눈이 부신’ ‘하늘’ 같은 진실이다. 한낱 ‘시를 쓰는 자’가 아니라 ‘시를 사는 자’로서 국난에 처해 ‘백전백승’으로 이끌어낸 이순신의 칼 같은 ‘순정’과 ‘진실’로 날카롭게 벼린 그의 시들은 단연 그렇다. 지금 그는 마치 ‘변산 바람꽃’처럼 여리고 키 작은 자들에게 ‘무작정 달려가 무릎 먼저 꿇’을 줄 아는 천성의 겸손과 모든 정치행위의 궁극인 ‘측은지심’으로 무장한 채 ‘조국’을 배신한 ‘좀비’들과 여전히 가난한 자들을 ‘분탕질’하는 ‘적폐’세력과 홀로 ‘꼿꼿’하게 앞장서 싸우는 시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저 ‘앞’도 ‘뒤도 안 보이는’ ‘캄캄한 세상’의 패도(悖道)를 맞서 막무가내 휘두르는 ‘죽음의 검’이 아니라 ‘모두를 살리고 드높이는’ ‘생명의 활검(活劍)’으로 동아시아인들이 오래도록 꿈꾸어온 시정(詩政)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게 그의 이번 시들이라 할 수 있다.
- 임동확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