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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의 힘
부춘화, 「해녀, 제주의 여신」 제주 해녀 춘화는 바다에서 위험에 빠진 거북이를 구해준다. 이 거북이가 춘화에게 소원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우리 가엾은 좀녜(해녀)들을 지켜 달라’라고 한다. 이 거북의 정체는 동해 용왕의 막내딸 ‘구야’로, 신적인 존재는 인간에게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한다. 구야는 값나가는 소라와 전복 등을 많이 잡게 해주면 해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하여 거북의 모습으로 해녀들의 물질을 도와준다. 그러나 아무리 전복을 많이 잡게 해주어도 해녀들에게 크게 도움이 못하는 것 같다. 구야는 해녀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왜 춘화가 해녀들을 지켜달라고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 직접 해녀가 되어보기로 한다. 해녀조합이니 왜놈이니, 신의 힘으로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을 한낱 인간의 힘으로 어찌 바꾼단 말인가. 당시 제주도의 해녀조합은 해녀들의 권익을 보장하기는커녕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해녀들을 수탈하는 데 앞장선다. 잡아 온 해산물의 무게를 속이거나 해서 제값을 쳐주지 않았으며, 이에 항의하면 수매를 거부해 버린다. 또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평생 빚에 허덕이게 한다. 그런가 하면 일제는 어선과 기계로 제주 앞바다의 해산물을 마구잡이로 채취한다. 더는 일제의 수탈을 볼 수 없었던 부춘화와 제주의 해녀들은 세화장에 모여 자신들의 권익을 보장하라며 시위운동을 한다.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여성이 주도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으로 1931년부터 1932년까지 연 17,130여 명이 참여하여 238회에 달하는 시위가 일어난다. 부춘화 지사를 비롯한 수많은 제주 해녀들은 시위를 통해 해산물 수매 가격 안정, 해녀 권익 보호 등 해녀조합에 대한 문제 대부분을 개선시키는 등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킨다. 부춘화 지사 등이 구속된 후에도 제주에는 수많은 일제에 대한 항거운동이 일어났으며, 부춘화 지사는 출소 후 일제의 감시를 피해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 여성 노동자들을 도왔다고 한다. 「해녀, 제주의 여신」은 고난의 역사에 맞서 들풀 같은 개인의 힘이 모여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 이 땅과 자연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잘 보여 준다. 대사가 제주어로 되어 있으나 읽는 데 전혀 무리 없으며, 이제는 거의 잊힌 제주어와 제주 민간신앙, 해녀와 물질에 대한 용어나 지식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으며 학술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있다. 작가의 말 작품을 만들며 해녀 문화를 알수록 제주 해녀항일운동이 일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자를 보호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며 바다와 지역공동체를 함께 돌보았던 해녀들은 일찍이 바다에서 지혜를 배웠나 봅니다. 1931년부터 1932년까지 연인원 17,130명, 238회에 달하는 집회와 시위를 조직하여 일제에 대항했던,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을 만큼 영웅적인 투쟁을 이끌었던 수많은 제주 해녀들의 이름을 우리는 채 몇 명 알지 못합니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던 생전의 부춘화 지사님의 말씀처럼 많은 여성 영웅 서사들은 이름도 없이 그저 헌신, 지극한 사랑, 공동체적 연대로 가득합니다.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김계석, 고차동. 또 많은, 아주 많은 분께 오늘을 빚졌습니다. 이 작품의 토대가 된 해녀 문화와 제주 신화에 대한 가르침을 주신 김순이 제주문화원장님과 제주어 감수를 해주신 양영자 박사님, 부춘화 지사의 따님이신 고영자 님, 제주 해녀항일운동 기념사업위원회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