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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말 (박수영)
힌두교의 죽음과 환생(이명권) 17 힌두이즘의 기원에 대한 재조명(박수영) 45 - 힌두교는 동인도회사의 발명품인가 - 역(易) 해석을 통해 본 이정용의 신학적 사유(최현주) 93 - 김흥호의 역 신학 비평을 중심으로 - 무로부터의 창조, 그리고 이기론(理氣論)(박혁순) 125 한국 개신교 신앙에 대한 인식론적 성찰(김동석) 161 요한복음 서론(1:1-18)에 반영된 요한공동체의 정황(조재형) 181 BTS 음악성에 나타난 사제성과 예언자성(김종만) 205 - 막스 베버의 종교 유형론을 중심으로 - 불온한 문화와 종교적 기능 사이(박종식:법명 空日) 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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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말
‘죽음 이후에 인간은 어떻게 되는가?’ 이 문제는 모든 종교를 포함하여 크게 3가지 범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소멸(消滅, annihilation)론, 둘째, 천국과 지옥에서의 영원한 보응(報應, eternal retribution), 셋째, 윤회(輪廻, transmigration)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도인들은 고대로부터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 왔을까? 고대 인도인들의 사후(死後)에 관한 문제의식은 오늘날의 힌두인에게도 여전히 중대하고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힌두인의 죽음과 재생에 대한 의식과 신념은 그들이 죽은 자를 장사지내는 의례 속에 잘 표현되고 있다. 그들은 장례의례에서 죽은 자의 과거 행적에 대해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그의 ‘영혼’에 대해 “떠나시오, 오래된 우리의 조상의 길로 떠나시오.”라고 말한다. 영혼은 파괴되지 않는 불멸의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전통 장례식에서 화장(火葬)을 하는 이유도 ‘불(agni)’이 죽은 자의 ‘영혼’을 다음의 생으로 안내해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힌두인의 장례 의례는 고대 힌두인의 신앙과 신념이 잘 담겨 있고 오늘날도 그 전통이 계승되고 있는 고전적 경전인 〈리그베다〉(Rig Veda)에 잘 나타나 있다. 〈리그베다〉에 나타난 죽음과 그 이후 죽은 자가 가게 되는 사후의 세계에 대한 묘사는 고대 힌두인의 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힌두교의 죽음과 환생-〈리그베다〉를 중심으로-」중에서 1. 서론 마살라 차이(Masala chai)를 많은 이들이 인도 고유의 차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20세기 전후에 영국 식민당국의 의도적 정책하에 만들어진 ‘전통차’이다. 더 나아가 힌두이즘을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 중의 하나인 카스트제도를 포함하여 우리가 인도의 전통이라고 인정하는 것들 중 상당수가 식민지 시대에 영국의 직간접적 영향하에 구체화 또는 제도화된 것들이다. 마찬가지로 현대에 구축된 정치적 통일체로서의 인도가 대영제국의 이념적 창조물이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처럼, 한 나라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국가, 즉 힌두 국가와 이슬람 국가도 영국의 의도적 기획하에 만들어진 것 또한 어느 정도는 진실이다. 본고에서 필자는 인도 아대륙에서 전개된 이슬람과 힌두의 반목과 분열의 뿌리의 일단을 18세기 후반 동인도회사(East India Company)의 대인도 정책에서 찾고자 한다. 윈스턴 처칠은 “인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한 바 있다. 마우리아, 꾸샨, 굽따, 무굴제국 등이 인도북부에서 아프가니스탄과 벵갈 사이의 광활한 지역을 지배했었지만, 인도는 역사상 어느 시기에도 하나의 통일된 국가로 존재한 적이 없다. 10세기말에 알-비루니(Al-Biruni, 973-1050)는 히말라야에서 코모린 곶(Cape Comorin) 사이의 모든 땅을 인도 문명으로 보았고, 중세의 시인 쿠스로우(Amir Khusrow, 1253-1325), 악바르의 전기(Akbarn?ma)를 쓴 아부울-파즐(Abu'l-Fazl ibn Mubarak, 1551-1602)도 신드어, 빤잡어, 벵갈어뿐만 아니라 저 멀리 남쪽의 따밀어, 뗼루구어, 깐나다어를 쓰는 모든 사람들이 사는 광활한 지역을 하나의 지상낙원으로 본 적이 있지만, 그것은 문화적 통일체였다. ---「힌두이즘의 기원에 대한 재조명-힌두교는 동인도회사의 발명품인가-」중에서 I. 서론 재미 신학자 이정용(李正勇, 1935~1996)은 주역이 동아시아의 형이상학적 원리를 반영한다는 사유를 기반으로 기독교의 신 개념을 재해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역(易) 사상을 자신의 신학적 사유 안에서 재구성하였다. 이 가운데 중심을 이룬 방법론은 ‘양자모두(both/and)’ 논리인데 이는 ‘상호대립의 공존’에 기반한다. 이러한 사유의 동기는 이정용이 기독교를 세계인의 보편 종교로서 인식한 사유에서 비롯한다. 이정용은 역(易)의 기원이 동아시아에 있다고 해서 기독교 사상의 범주 안에서 논의를 제외시킬 수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그의 사유 기반은 헬라 철학과 함께 중국 철학이 기독교 신앙을 해석하고 포용할 수 있다는 사유에서 비롯한다. 그는 기독교가 서양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기에 동양 사상에서 나타난 역(易)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정용의 일차적 관심은 자신이 체험하고 인식한 신에 대한 이해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신학적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역(易) 해석을 통해 본 이정용의 신학적 사유-김흥호의 역 신학 비평을 중심으로-」중에서 Ⅰ. 들어가며 본고는 세계의 발생을 해명하고자 하는 동서의 사유들과 과학 사이에 엿보이는 흥미로운 유사점들을 신학적으로 주목한다. 특히 그리스도교의 전통적 창조이론, 즉 ‘무(無)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를 재고하며 거기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성리학(性理學)의 이기론(理氣論)이 당착했던 내용과 견주어 조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無, nihil)에서 어떻게 만물이 창조되었는가 기술하는 방식에 있어서 현대 물리학으로부터 다시 고찰할 신학적 자원을 검토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연구방식이 교의학이 구원론과 더불어 창조교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지속해야 할 신학적 과제로 본다. 그리하여 본고에서는 우선 ‘무로부터의 창조’를 둘러싼 상반된 신학적 관점들을 개괄하고, 그 다음으로 이기론(理氣論)에서 주장된 우주론 및 실재론에 관련된 이론들과 논쟁들을 소개할 것이다. 그렇게 그리스도교의 창조이론과 이기론의 형이상학을 비교하면서 집중하게 될 핵심적 과제는 ‘무로부터’ 물리적 세계의 출현을 어떠한 방식으로 타당성 있게 설명하느냐 하는 사안이다. 우주의 실상을 기술함에 있어서 물리학계에서도 위와 비슷한 논쟁들이 나타나므로 이와 관련된 내용도 간단히 고찰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자료들을 평가하고 재구성함에 있어서 필자는 성서적 근거와 현대 신학자들의 몇가지 이론들을 더해 다소 실험적인 창조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로부터의 창조, 그리고 이기론(理氣論)-김흥호의 역 신학 비평을 중심으로-」중에서 I. 서론 유럽의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암흑기라고 부르던 중세시절에 종교개혁과 르네상스의 원동력이 된 것은 그 당시에 대학이라고 불리었던 신학교였다. 성직자들을 통해서 전수되었던 중세의 진리와 지식체계의 한계를 경험한 유럽의 기독교 세계에서 대학은 토론, 세속화, 자유사고, 그리고 관찰과 측정이라는 과학적 방법이 시작된 곳이었다. 또한 민주주의, 무신론, 기하학, 초기 원자이론 등의 기원이 될 그리스 철학을 새롭게 소개한 곳이기도 했다. 중세의 수도원은 이러한 지식을 보관하고 전수하는 역할을 했다(Hugh Carroll, Knowledge : Rational Philosophy and Natural Boundaries, Mango Bay Press, 2009, p35-36).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중세의 기독교는 단순히 암흑기라는 평가로만 다루어질 수 없다. 오히려 스콜라 철학 등의 영향을 통해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신학적 사고가 발전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은 이런 이성적인 신앙관이 과거의 사상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성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은 이성주의와 반이성주의의 상관관계 속에서 계속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성적인 기독교가 완전한 것도 아니며, 감성적인 신앙이 불완전한 것도 아니다. 특히 기독교의 신비의 영역과 실천의 영역은 이성과 상호 연결되어서 완전한 신앙형태를 이루게 된다고 할 수 있다. 1. 현대 한국 개신교회의 이탈현상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된 지 개신교 130여년, 천주교 200~400여년이 흐른 지금, 한국교회는 이성적인가라는 질문에 적절한 답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그것은 기독교가 이성적인 종교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적어도 기독교는 ‘실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으며 일제 강점기에 추구된 ‘계몽운동’과도 밀접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 신문과 TV 뉴스에 보도되는 ‘일부’ 기독교회의 현상은 비도덕 혹은 부도덕함을 포함하여 비이성적, 몰이성적이며 나아가 반이성적인 것으로 평가될 정도이다. 1980년대부터 90년대의 급격한 부흥기를 지난 후 급격한 쇠퇴를 보이는 개신교의 모습은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이상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33가지 이유」, 브니엘, 2007). ‘가나안 성도’라고 언급되는 그들은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기독교회 내에 존재하는 배타적 성향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그것은 기독교적 우월감, 신앙의 교조주의, 순종을 강요하는 억압적 구조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개신교회 내부에는 목회자와 성도들 사이에 수직구조가 존재하며, 연령에 따른 한국적인 구조적 서열도 존재한다. ---「한국 개신교 신앙에 대한 인식론적 성찰」중에서 I. 들어가는 말 요한복음의 서론(1:1-1:18)과 나머지 장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은 연구를 해왔고, 여전히 이 문제는 많은 관심 속에서 논쟁되는 주제이다(Staley, 2002, 15). 서론은 종종 나머지 요한복음의 본문과는 떨어져서 연구되기도 하였다. 즉 나머지 본문을 다룰 때는 역사적이고 문학적 상황과 관련하여 연구하나 유독 서론만은 제외되었다. 서론을 복음서의 사회역사적(socio-historical)이고 문학적 정황과 연결시키는데 실패한 명백한 예는 앞 시대의 학자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르낙(V. Harnack)은 서론을 헬라계 독자들에게 쉽게 복음서를 소개하기 위한 부록으로 보았다(Carter, 1990, 35). 왜냐하면 서론이 나머지 요한복음의 본문과 비교해 볼 때 문체나 분위기가 다르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불트만(R. Bultmann)과 케제만(E. Kasemann)은 서론의 원래적 형태와 기원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이들의 해석은 1장 14절에 초점을 맞추어서 서론을 독립적인 단위로 다루었다(Kasemann, 1969, 138-67). 불트만은 서론의 유용성은 이해력이 부족한 독자들을 위한 것에 있다고 보았다(Bultmann, 1971, 13-14). 케제만은 1장 14절-18절에 주목해서 서론이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고백이지만 요한공동체의 경험보다는 초기 가톨릭교회의 정황이라고 주장하였다(Carter, 1990, 36). 토빈(Thomas H. Tobin)은 서론이 고대세계의 종교의 흐름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열쇠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복음서 전체의 서론으로는 보지 않고, 본문과는 독립된 유대지혜문학에 뿌리를 둔 찬양시로서 연구하였다. 그에 의하면 유대 지혜문학에서 지혜는 서론의 로고스처럼 성육신되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요한복음 전체에 나오는 기독론에 대한 단초를 서론이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Tobin, 1990, 252-55).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위의 연구들은 문학비평과 사회학적 비평을 서론에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다. 요한복음 기자를 창의적인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의 대변자로 보는 사회학적 성서해석 방법론과 문학적 완결성을 강조하는 문학비평에서는 서론을 부록이나 복음서와 독립된 단락으로 나눠서 보지 않는다(Suh, 1995, 5). 만약 서론이 요한복음에 나중에 추가된 것이라 해도, 문학비평에서 보면 그것은 복음서 전체 작품의 구도 속에서 요한복음 저자의 문학적 의도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고, 그 저자는 자신이 속해있는 공동체의 정황을 서론에 반영한 것이다(Kysar, 1996, 67-68).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서론을 독립된 단위로 다루지 않고, 앞으로 전개될 요한복음의 모든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문학비평의 전제를 가지고 살펴 볼 것이다. ---「요한복음 서론(1:1-18)에 반영된 요한공동체의 정황」중에서 2013년 한국 가요계에 ‘방탄소년단’(이하 BTS)이라는 낯설고 어색한 이름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한다. 당시 가요계는 SM, YG, JYP라는 빅3 기획사의 삼파전이었다.이때 작곡가 방시혁이 설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남자 7인조 그룹 BTS(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홉, 정국)을 데뷔시킴으로써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한국 가요계에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킨다. 현재 BTS는 한국 K-Pop의 3세대 아이돌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글로벌 팬덤(global fandom)을 형성하고 있는 세계적인 그룹이다. 한국 K-Pop의 1세대 아이돌은 H.O.T, 젝스키스, 신화, 핑클 등이었다. 2세대 아이돌은 동방신기,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등인데 이들을 통해 비로소 한국 K-Pop이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까지 진출한다. 그리고 지금은 3세대 아이돌이라 할 수 있는 EXO, 트와이스, 블랙핑크, BTS로 대표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BTS이다. 그 점에서 BTS에 관한 연구는 문화, 예술, 사회, 경제, 역사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오늘날 종교에 이르기까지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고 그에 따른 의의 또한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BTS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은 BTS의 성공의 요인, BTS의 팬덤 형성, BTS의 음악적 예술성 등을 사회-경제학적, 철학적, 심리적, 예술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그러나 본 연구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의 종교 이론을 통해 BTS의 음악성에 나타난 종교적 함의를 규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막스 베버의 종교 이론인 사제형과 예언자형을 중심으로 BTS의 음악에 나타난 사제적 특징과 예언자적 특징이라는 ‘종교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BTS 음악성에 나타난 사제성과 예언자성-막스 베버의 종교 유형론을 중심으로-」중에서 1. 새로운 흐름, 괴질! 난데없이 등장하여 세상을 어지럽히다! 코로나 팬데믹 경험 이후, 우리 시대는 새로운 시대의 징후들로 가득하다. 한마디로 불온하다. 이성에 대한 근대적 믿음이 사라진 것은 기존의 사실이다. 그 정당성을 의심받던 기존의 형이상학적 가치들은 폐기되고 인간성에 대한 담론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텅 빈 그 자리들을 비합리와 광기를 토대로 한 신체에 대한 논의들이 채워지며 욕망에 대한 문제로 담론의 중심이 전이되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거대한 변혁의 흐름 한가운데 있다. 20세기 중후반을 전후로 하이데거와 데리다에 의하여 ‘철학과 형이상학의 종말’이 선고되었으며, 푸코와 바르트는 ‘인간의 죽음’을 선언하였다 또한 보드리야르는 종교 부문 고유의 항목인 거룩함과 죽음 그리고 일상에 대하여 ‘초월성의 종언‘을 선언한 바 있다.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하였던 “두 가지 혁명이 합쳐지는 지점에 와 있다. 한편으로는 생물학자들이 인간 신체, 특히 인간의 뇌와 감정의 신비를 해독하고 있다. 동시에 컴퓨터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유례없는 데이터 처리 능력을 선사하고 있다. 생명기술 혁명과 정보기술 혁명이 합쳐지면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만들어 낼 것이고, 그것은 내 감정을 나보다 훨씬 더 잘 모니터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다음에 권위는 아마도 인간에게서 컴퓨터로 이동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역사를 이해하는 시각은 달라진다. 즉 온 우주를 데이터의 흐름으로, 생화학적 알고리즘과 다름없는 유기체로 파악하고 인간의 우주적 소명은 모든 것을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만든 다음 그 속으로 통합될” 조짐이 보인다. 이러한 예측들은 코로나 19의 전세계적인 유행으로 아주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 속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리하여 포스트코로나라는 새로운 시대의 등장과 더불어 불안증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 기존의 가치들을 재검토하며 삶의 근간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주변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사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의 경우, 동물들과 인간이 공통적으로 감염되는 질환의 일부이다. 그래서 인수공통감염병(人獸共通感染病, zoonosis)이라고 지칭한다. 이 질환들은 동물과 사람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하여 발생되는 전염병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vian influenza infection for human)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형태가 왕관의 형태이거나 태양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불온한 문화와 종교적 기능 사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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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를 존재(being) 아닌 생성(becoming)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1947)의 유기체 철학(philosophy of organism)에서 전개된 우주론의 저변에 깔려있는 문제의식은 기본적으로 문명의 진보다. 그에 따르면 “진보하는 문명의 전제조건은 사회조직을 지속시키는 책임감, 즉 윤리의식이며, 사회조직의 지속에 대한 책임감이야말로 문명의 근본 과제로서 모든 도덕의 기초이다”(Dialogue 259). 이와 관련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종교들은 인류 전체에 봉사해 왔다. 종교 기관들에 의해 사회적 유대감과 사회적 책임감이 촉진되었다. [···]
그러나 역사의 어떤 단계에 이르러서는, 비록 그것들이 여전히 사회 구조의 보존에서 한 요소들이긴 하지만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는 것을 멈추었다. 그들의 과업이 끝나 버린 것이다”(Religion in the Making 27).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서 판단한다면 불교와 기독교, 이 두 종교는 퇴보의 위치에 있다. 그들은 세계에 대한 과거의 위력을 상실하고 있다”(Religion in the Making 33). 코리안아쉬람 인문연구소에서는 화이트헤드의 표현처럼 “종교는 이제 안락한 생활을 장식하는 점잖은 형식 신앙으로 전락해가는 경향”(Science and the Modern World 233)이 있는 현대에, 특히 기존의 가치체계가 붕괴되면서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로 전환되는 현재의 팬데믹 시대에 종교의 본질과 역할에 대하여 다시 재검토하고자 세 번째 시리즈 기획물을 출간하였다. 코리안아쉬람 안팎에서 활동하는 여덟 명의 학자들이 종교와 문화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였는데, 인도, 중국, 서양, 기타 일반 및 응용종교의 순으로 실린 글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명권 교수의 글은 힌두인들이 죽음과 환생의 문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하여 고대 인도인의 사상적 뿌리이자 그들의 삶과 밀접한 경전이었던 리그베다를 중심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8천명에 육박하고 있고, 연말?연초에는 2만 명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더욱이 일일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 죽음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지금, 이미 지난 5월에 일일 확진자 40만 명, 사망자 4500명까지 이르렀던 인도인들의 사생관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영적 수준에 따라 새로운 생명의 길이 결정된다는 그들의 윤회와 환생관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관념이지만 이명권 교수의 글을 통하여 독자들은 그 원전의 근거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박수영의 글은 힌두이즘의 기원에 대하여 재조명한 연구 논문이다. 마살라 차이(masala chai)를 많은 이들이 인도 고유의 차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20세기 전후에 영국 식민당국의 의도적 정책 하에 만들어진 ‘현대차’이다. 더 나아가 힌두이즘을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 중의 하나인 카스트제도를 포함하여 우리가 인도의 전통이라고 인정하는 것들 중 상당수가 식민지 시대에 영국의 직간접적 영향 하에 구체화 또는 제도화된 것들이다. 그렇지만 힌두이즘을 구성하는 주요 경전의 뿌리는 불교와 자이나, 유대교와 기독교 이전까지 소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 멀리는 인더스 문명에 그 기원을 두는 것으로 주장되기도 한다. 필자는 상반되는 두 가지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하여 동인도회사가 무역회사에서 식민행정기관으로, 전래 관습문화인 힌두이즘이 종교적 뉴노멀로 전환하는 시기인 18세기 후반의 인도 및 동인도회사(EIC)의 정치적 상황, 지적 분위기, 사법정책과 그 영향 등을 살펴보았다. 세 번째, 최현주 박사의 글은 이정용과 김흥호가 역(易)을 다르게 해석하고 이에 따라 신도 다르게 이해한 신관에 대하여 분석한 논문이다. 재미 신학자 이정용에게 주역은 동양에 나타난 계시의 한 형태였고 태극 안에 숨어있는 신(hidden God)을 통찰하는 방법이지만, 김흥호는 역을 우주에 대한 관(觀)이자 성인의 길을 제시하는 수행 덕목으로써 주목한다. 이정용의 역에 대한 관점을 비판한 김흥호의 사유는 1980년대 당대 동양 사상을 이해하는 사고를 반영하는데, 역의 신학에서 나타나는 ‘시간, 변화, 존재, 생성’ 등의 주제는 포스트모더니즘 신학과 철학에서 주로 논의되는 사안이지만, 기존의 가치체계가 뉴노멀로 전환되는 현재의 팬데믹 시대에는 더욱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이다. 네 번째, 박혁순 박사의 글은 ‘무로부터의 창조’가 ‘하나님으로부터의 창조’일 수 있는 신학적 개연성을 탐색한 연구 논문이다. 필자에 따르면 이른바 ‘무로부터의 창조론’(Cre atio ex nihilo)은 하나님의 전능성, 자기 충족성, 자존성, 불변성 등을 표방하는 신학적 진술로써, 교회로 하여금 신에게 찬양을 드리게 만드는 신앙고백의 기능을 겸하는데, 창세기의 창조기사와 교부들의 신학을 다시 고찰하고, 논리적 정합성을 함께 고려할 때 이 교리가 과연 확정적일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유와 무, 입자와 파동, 물질과 에너지 사이의 이원론이 무력해지는 이 시대에 신학 역시 영과 육, 정신과 물질 사이의 이원론에 대해서도 깊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박혁순 박사의 글을 통하여 생명의 수여자, 생명의 기식(氣息), 근원적 장으로서의 성령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새로운 삼위일체에 대한 이해로써 무로부터의 창조론을 재검토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다섯 번째, 김동석 박사의 글은 현대 한국 개신교회의 이탈 현상, 즉 1980년대부터 90년대의 급격한 부흥기를 지난 후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로 상징되는 급격한 쇠퇴를 보이는 최근 개신교의 현상을 분석하고 이에 대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논문이다. 이탈 현상의 원인을 기독교적 우월감, 신앙의 교조주의, 순종을 강요하는 억압적 구조로 이해한 필자는 새로운 기독교적 인식론적 구조를 형성하기 위하여 설교 중심의 신앙교육, 주입식, 일방적인 신앙교육에서 관계 중심적이고 공감하는 신앙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역설한다. 한국의 개신교회들 안에 존재하고 있는 부정적인 현상들이 교회 내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교회 외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이 교회의 문제들을 내부에서 단순히 덮고 조용히 넘어가려는 방식을 멈추고, 그것들을 보다 더 명확히 규명하고, 수정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을 주장하며, 이러한 시도가 보다 더 확실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철학적 깨달음을 추구하고, 반성하는 인식론적 성찰을 제안하는 그의 주장은 기독교인뿐 아니라 모든 종교인들이 들어도 좋은 일일 것이다. 여섯 번째, 조재형 박사의 글은 요한복음 서론(1:11-18)에 반영된 요한 공동체의 정황에 대하여 연구한 논문이다. 요한복음의 서론과 나머지 부분과의 관계는 많은 논쟁이 있었던 주제인데, 불트만 등 앞선 시대의 연구들은 문체와 분위기 등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어 서론과 본문은 그 근원이 다른 별개의 것으로 보았다. 이에 비하여 최근의 연구는 비록 서론이 후대에 본문에 추가된 것일지라도 문학비평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복음서 작품 전체의 구도 속에서 요한복음 저자의 문학적 의도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고, 그 저자는 자신이 속해있는 공동체의 정황을 서론에 반영한 것으로 본다. 필자도 이런 관점에서 서론을 나머지 부분과 독립된 단위로 다루지 않고, 앞으로 전개될 요한복음의 모든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고 서론에 반영된 요한 공동체의 정황을 탐색하였다. 일곱 번째, 김종만 박사의 글은 2013년 데뷔하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라는 아이돌 그룹의 글로벌 팬덤 현상을 종교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아이돌 그룹의 성공 요인, 팬덤 형성, 예술성 등을 사회적, 경제적, 철학적, 심리적, 예술적 측면에서 다룬 일반적 연구와 달리 막스 베버(Max Weber)의 종교 이론을 통해 BTS의 음악성에 나타난 종교적 함의를 다룬 글이다. 특히 베버가 종교를 이해하는 틀인 사제형과 예언자형을 중심으로 BTS의 음악에 나타난 사제적 특징과 예언자적 특징이라는 ‘종교성’을 탐색하여 종교와 문화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 연구 논문이다. 마지막 여덟 번째 글은 COVID-19라는 새로운 괴질이 난데없이 등장하여 세상을 어지럽히는 팬데믹 상황에서 종교가 담당해야할 역할과 기능에 대하여 봉은사 교육국장인 만종공일 스님이 분석한 에세이적 논문이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가족들에게조차 임종의 순간을 대면하며 작별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죽음이 온전히 애도되지 못하는 불온한 시대이다. 필자는 인간의 탐욕을 꾸짖기라도 하듯 SARS, MERS, AI에 이어 COVID라는 신종 인수공통감염병이 우리들 곁에 자리 잡은, 코로나로 사망한 시신이 폐기물 또는 위험물처럼 처리되기도 한 괴이한 시대가 도래 한 이 시점이야말로 인문학이나 철학에 대한 검토는 긴요한 일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적 검토 방법으로써 불교 및 인도철학과 관련된 종교적 의미 지평의 토대를 바탕으로 팬데믹 시대의 문제점들을 정리한 스님의 글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