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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 7월 장맛비는 나무 끝을 적시는데 먼 길 떠날 몬족의 새색시는 상념에 잡혀… 2. 몬족 사나이는 몬족 아가씨와 둘이 서로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을… 3. 내 발걸음은 집으로 향하고 있으나 영혼은 너의 허리춤에 아직 잠들어 있다네 4. 하늘이 컴컴해져도 무슨 일로 컴컴해지는 줄을 모르는데 하늘이 컴컴해지니 덩치 큰 소도 하늘이 어둡게… 5. 몬족 사나이는 산꼭대기에서 몬족 아가씨와 사랑을 나누고 발아래 구름은 해님을 스치듯 지나가니… 6. 나는 너에 대한 사랑을 멈추고 너는 나에 대한 사랑을 멈추네 너는 잡았던 내 손을 놓고 내 등을 껴안지 않으니… 7. 네 집 대문 앞에 다 자란 아마초가 있는데 벌이 방금 찾아왔다네… 8. 등을 돌려 땅에 대항하고 가슴을 돌려 하늘에 대항한들 언제 사랑하는 마음을 알 수 있을까? 9. 날이 밝았다더니 어디가 밝더냐 지붕 틈바구니만 겨우 밝은 것을… 10. 나는 너를 버리지 못했건만 너는 쯔쯔새가 새 집에서 울듯 나를 버렸으니… 11. 서서히 죽고 나면 몸이 굳어질 것이니 응온나무 마른 잎사귀 아래서 바로 죽을 것이니… 12. 나는 너를 좋아하지만 너와 결혼할 수 없고 너는 나를 좋아하지만 나와 결혼할 수 없으니… 13. 산은 오빠와 저를 오랫동안 갈라놓을 수 없으나 땅은 오빠와 저를 수년간 갈라놓을 수 있다니… 14. 내 너에게 작별을 고하나 네가 모를까 걱정이나 네가 나에게 작별을 고하면 난 너를 나무둥치를 휘도는 시냇물처럼 보내주리라… 15. 만약 이 몸이 이슬방울이라면 나는 낭자의 손바닥에서 녹게 해달라고 하리다… 16. 나는 남고 오빠는 떠나니 벌레가 갈댓잎으로 집을 지을 때 오빠는 떠나요… 17. 부모는 삼일장을 치르고 나서 너를 가져다가 동산에 묻을 것이라니… 18. 내일은 아침밥을 빨리 해 먹고 내 동생을 잔디 언덕에 갔다 파묻으려니… 19. 곧게 솟은 좋은 길에는 신발을 신고 평평한 길은 줄 엮는 데 편리하니… 옮긴이의 말 도빅투이 연보 |
Do Bich Thuy
安景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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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여편네들은 모두 저 문을 들어올 때 이미 여자 노릇을 할 수 없었지요. 오직 영주를 위해 요와 이불이 되고 발 아래에서 보초를 서는 것뿐이지요. 형님, 애 낳고 싶어요? 둘째 형님, 셋째 형님, 애 낳고 싶어요? 아이고, 아무도 낳고 싶지 않군요. 그게 원한다고 되겠어요? 죽을 때가 되면 영감이 형님들을 위해 울어나 줄까요? 예, 안 울어줄 겁니다. 재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그는 입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사람이에요.”
큰 마님은 방쩌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마법에 걸린 것처럼 입이 딱 벌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방쩌가 말을 잘못했나? 아니다. 아주 옳은 말을 했다. 많은 사람이 그녀가 한 말과 똑같이 생각했고, 그중에는 큰 마님도 포함되었지만 누구도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했을 뿐이다. 그랬다가는 혀가 잘리고 입이 꿰매어지고 이가 뽑힐까 봐 겁을 냈다. 그러나 그녀는 감히 그렇게 말했다. 큰 마님은 손을 내밀어 방쩌의 입을 막으려 했으나 그녀는 큰 마님의 손을 뿌리쳤다. “형님은 도대체 뭐가 두려워요? 방쩌가 말한 것은 다 이 방쩌가 책임질 텐데 뭘 겁내는 건가요?” --- pp.59~60, 「3. 내 발걸음은 집으로 향하고 있으나 영혼은 너의 허리춤에 아직 잠들어 있다네」 중에서 “너희가 같이 살고 싶어 했으니 그렇게 해주마. 돌기둥, 방금 말한 것이 네놈 둘 때문에 거기 있다. 네놈 둘이 거기에다 만들어놓은 것이야. 내가 만들어놓은 게 아니고.” 영주는 말을 끝내고 홱 돌아가 안으로 들어갔다. 루민상은 더럭 겁이 나 뒤따라가려고 벌떡 일어났으나 이내 붙잡혀서 땅바닥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방쩌는 고개를 돌렸다. 땅바닥에 나뒹굴며 무서워서 바지에 오줌을 지리기까지 한 불구의 개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 pp.78~79, 「4.하늘이 컴컴해져도 무슨 일로 컴컴해지는 줄을 모르는데 하늘이 컴컴해지니 덩치 큰 소도 하늘이 어둡게…」 중에서 잔악한 영주는 날이 갈수록 더욱 잔인해졌다. 복마세를 늦게 내거나, 눈을 크게 뜨고 영주를 쳐다보거나, 양귀비 열매를 몰래 따면 영주는 “뒈져!”하고 말했다. 또 자주 예쁜 아가씨를 잡아 왔는데, 요즈음은 이 일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어느 집이고 예쁜 딸이 있으면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숨겨두었다. 만약 나가야 할 일이 있다면 숯검정을 얼굴에 바른 뒤 낡은 치마로 갈아입고 해진 신발을 신고 나갔다. 그리고 서둘러 일을 보고 재빨리 집으로 돌아왔다. --- pp.108~109, 「6.나는 너에 대한 사랑을 멈추고 너는 나에 대한 사랑을 멈추네 너는 잡았던 내 손을 놓고 내 등을 껴안지 않으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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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읽는 이를 근대 이전의 세계로 데려간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베트남 북부의 절경 속으로 데려가고, 양귀비를 재배하고 아편을 가공하는 국법의 힘이 미치지 않는 변경의 마을로 데려간다. 그 변경을 지배하는 영주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마을 사람들의 삶을 되는대로 짓밟는다. 이 봉건시대 사람들을, 소설은 마치 현재 하장성에 사는 오늘의 사람들처럼 한 명 한 명 생생하게 그려놓는다. 그러기에 어떤 이의 눈엔 숭빠씬과 타오짜방의 사랑이 가장 애탔겠지만, 내게 가장 짙은 여운을 남겨놓은 인물은 영주 집안의 큰 마님이었다. 《영주》의 인물들에게선 산 자의 숨결이 느껴진다. 또한 이 작품은 읽는 이를 근대 소설 이전의, 소설이 아직 재미난 이야기였던 때의 세계로 데려간다. 특히 방쩌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절대권력을 쥔 남성이 어린 여성을 앞에 앉혀놓고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으라고 조르는 천일야화의 하렘이 떠오른다. 이 이야기의 하렘에서는 재미가 없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역사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세계로 훌쩍 배낭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든다. - 백민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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