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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희망을 노래하는 운문 소설
인도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춘기 여자아이의 시선을 118편의 시로 이은 운문 소설입니다. 엄마가 암과 투병하는 동안 인도계 미국인으로서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레하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했습니다.
2022.06.14.
어린이 PD 김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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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jani LaRo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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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 곁에 남기 위해
앞으로 태어날 아기들의 집을 모두 없앴어. 그건 엄마 자신뿐 아니라 아빠의 결정이기도 했어. 두 분은 소중한 것을 얻었고 또 그만큼 잃었어. --- p. 9 하지만 도저히 피는 못 보겠어. 피만 보면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몽롱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아. 마치 햇살 속에 먼지가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눈앞에서 뭔가가 둥둥 떠다녀. --- p. 29 나는 알고 있어. 그들은 자기 피부가 자기 눈동자가 아니 그들 자체가 나랑 달라서 우쭐해 한다는 걸. --- p. 41 하지만 라디오에서 온종일 나오는 노래들은 마음이 아팠다, 치유되고 다시 마음 아프기를 반복하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 얘기뿐이야. 정말 궁금해. 사랑에 빠지면 어떤 기분일까? --- p. 63 목소리는 냉랭 입맞춤은 대충 대답은 하는 둥 마는 둥 그러고는 제 껍질 속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처럼 마음의 문을 닫고 초승달처럼 얼굴을 돌리지. 그럴 땐 엄마가 다시 둥근 달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 pp. 8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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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하는 자신의 삶이 둘로 나눠진 것만 같다.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학교에서의 삶, 인도인처럼 생활해야 하는 집에서의 삶. 레하는 항상 둘로 쪼개진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레하의 부모님은 이런 레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 레하는 엄마와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레하는 ‘별’이라는 뜻이고, 엄마의 이름, 푸남은 ‘달’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름만 보면 마치 밤하늘에 사이좋게 떠 있는 별님과 달님 같지만, 현실은 광활한 우주에서 수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걸 레하가 알게 된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병에. 비록 피만 보면 기절할 것 같은 레하지만 자신이 엄마를 낫게 하리라 결심한다. ‘달’ 없이 살 자신이 없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둘로 나뉜 삶이다. 엄마가 있는 병원 안에서의 삶, 엄마가 있었던 병원 밖에서의 삶. 레하의 삶은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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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희망의 노래, 뉴베리상 수상 운문 소설(Verse Novel)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2022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주니어 소설이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이 읽기에 좋은 소설이라고 소개된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면, 우리가 아는 소설의 모습과 다른 낯선 글을 보게 된다. 짧은 행과 행갈이, 은유 등의 비유법과 감정의 전개 등, 우리가 보통 시라고 부르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시들을 읽어 보면 각각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운문 소설(Verse Novel)이다. 이러한 운문 소설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형식이지만, 영미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문학 형태이다. 시들이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운문 소설은 시의 장점과 산문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보통 시의 경우, 시인의 주관적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정제하여 표현하게 되는데, 이것이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게 한다. 산문의 경우는 상황과 배경을 묘사하고 해설하면서 이야기 구성을 풍성하게 만들어 낸다. 시가 놓치고 갈 수 있는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나 주위 배경, 어떤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잘 드러나 이야기를 독자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두 가지 장르의 장점이 이 책에는 잘 표현되어 있다. 주인공 레하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정체성 혼란, 사랑과 우정에 대한 감정 등이 잘 표현되어 있을 뿐 아니라 레하가 처하게 된 시간의 흐름과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설명되어 있다. 특히 주인공 레하의 여러 단계의 감정들이 엄마가 아파 치료받는 과정들 속에서 잘 드러나고 독자들 마음에도 파고 든다. 운문 소설의 또 다른 장점은 다 읽는 데 적은 시간으로 가능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적은 것은 아니다. 많은 내용이 응축되어 표현되어 있기에 독자는 독서의 시간만큼 여운을 길게 느낄 수 있다. 한 번 읽을 때보다 두 번 읽을 때, 두 번보다 세 번 읽을 때 더 큰 감동과 여운을 받게 될 것이다. 부모의 바람과 자신의 소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희망을 찾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선 중학교 2학년, 8학년에 다니는 인도계 미국인 여자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도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춘기 여자아이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고민은 인도인과 미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만으로 볼 수 없다. 우리 아이들, 우리 청소년의 경우에서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엄마 아빠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과 지금 당장 재밌게 지내고 싶은 소망이 부딪치는 일이다. 엄마 아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지금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가치에서 겪게 되는 갈등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있어 왔고,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 콘텐츠에서도 다뤄 왔던 주제이다. 그렇기에 시대가 1983년이고, 장소가 미국의 조그만 마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이야기에 우리나라 아이들도 빠져들어 레하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 엄마 아빠가 가진 기대를 그냥 무시하고, 엄마 아빠가 바라는 가치를 구닥다리라고 핀잔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고, 자신 또한 엄마 아빠를 사랑하기에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다. 이 책의 주인공 레하는 여러 가지로 갈등을 겪고 있다. 우선 인도인과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이 있다. 두 번째로는 엄마 아빠의 기대와 자신의 소망 사이의 갈등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를 무서워하면서도 의과 대학에 진학해 생명과학을 공부하고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이 혼재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레하의 내적 갈등과 혼선을 잘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이러한 갈등이나 혼선을 묘사하는 데 그쳤다면 뉴베리상을 수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다름이, 그리고 이러한 혼란이 모두 자신을 이루고 있는 요소이며, 이러한 것 때문에 자신을 잃는 게 아니라, 이러한 것 덕분에 온전한 자신이 된다는 것을 작가의 삶을 통해 진심을 담아 표현하고 있다. 빨강과 하양, 완전한 하나를 노래하다 이 책은 겉으로도 눈에 띄는 책이다. 강렬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담긴 표지 커버를 벗기면, 아이보리 색 양장에 예쁜 빨간 무늬와 빨간 제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양장 표지를 넘기면 빨간 면지가, 그리고 또 책장을 넘기면 하얀 종이에 빨간 글씨로 적힌 118편의 시를 만난다. 이러한 빨간 글씨가 처음에는 낯설 수도 있다. 이렇게 구성한 것은 이 책의 주제를 더 잘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 책의 제목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적혈구, 백혈구를 의미하고 혈액 성분까지 다 합쳐져서 완전한 혈액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인도인과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이 두 정체성의 혼란을 딛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두 세계로 나누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그 두 세계가 합쳐져 하나가 된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얀 종이에 빨간 글씨로 시를 표현한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김난령 번역가는 이야기 서사를 최대한 이해할 수 있게 하면서, 절제 있는 단어와 비유법을 살렸고, 리듬감도 부여하며 번역하였다.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도 리듬감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여 원문이 전하고자 하는 느낌을 번역하였다. 또 이 책에는 많은 1983년 유행한 팝송들의 제목이 언급되고 있다. 이 팝송들은 이야기에서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한국어로 다 번역되었지만, 괄호 속에 원제를 표기하여 독자들이 필요하면 찾아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QR코드를 하나씩 실어 이 책에서 언급한 팝송들을 유튜브로 쉽게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유튜브로 뮤직비디오와 함께 노래를 감상하면 레하가 갖는 감성과 그 시대 풍경을 더 많이 느끼고 즐겁게 독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슴 아픈 운문 소설은 엄마가 암과 투병하는 동안 인도계 미국인으로서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한 레하의 여정에 대한 진심 어린 탐구이다. 신화의 강력한 은유와 이미지는 그녀가 자신을 갈라놓았다고 느꼈던 것이 실제로는 그녀를 온전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 뉴베리 심사평 중에서 “1983년, 13살의 레하는 ‘나는 어디에도 미국에도 인도에도 딱 맞지 않아.’라고 느낀다. 엄마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여러 차례 항암 치료를 받는 중에도 이런 레하의 감정은 더욱 심해진다. 짧고 은유가 풍부한 시로 구성된 이 운문 소설은 복잡한 서사를 정교하게 엮어 냈다. 시는 정체성을 고민하는 목소리기도 하고 슬픔을 단계적으로 표현하는 충실한 수단이며 엄마의 병과 상실을 표현하는 의무도 다하고 있다.” - [혼북] “라로카의 시로 쓴 이 역사적인 소설은 시에서 자주 언급하는 많은 팝송들처럼 매끄럽게 흐르며, 레하의 과거와 현재로 독자를 안내한다. 독자는 그녀의 이야기에 의해 변화될 것이다.” - [북리스트] “라로카는 운문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었다. 여유롭고, 직설적이면서 진실하고, 모든 단어와 생각이 의도적으로 주의 깊게 놓여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새로운 주니어 소설의 고전을 만들 모든 요소를 담고 있는 세심한 성장 이야기다.” -[북페이지] “1983년을 배경으로 한 이 생생하고 진심 어린 동화에서 주인공 레하는 재미있게 8학년을 보내고 싶은 마음과 부모의 바람대로 충실한 딸 사이에서 종종 고민한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큰 병에 걸리자 레하는 도움을 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 [워싱턴 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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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렇게 가슴 뛰게 만드는 이야기는 없었다. 친절함, 음악, 신화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여기에는 사랑의 이야기가 있으며, 국적 나이, 과학 및 두려움을 뛰어 넘는 방식이 있다. 라로카의 재능 있는 손에서 주인공 레하가 세상이 나뉘어져 있다고 느낄 때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 캐티 아펠트 (뉴베리 아너상 『마루 밑』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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