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1. 이야기 하나 - 스물여덟, 유방암 환자가 되다 수상한 몽우리 암 입니다 병원으로 가는 길 수술 일기 안녕, 머리빨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 느린 자살에서 벗어나기 2. 이야기 둘. 나에서 환자로, 환자에서 다시 나로 치료 이후의 삶 여행을 떠난 이유 대머리지만 괜찮아 3. 이야기 셋.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 분홍 머리 휘날리며 (일본, 도쿄) 변하지 않는 것 (일본, 도쿄) 시차 (스페인, 마드리드) 양말 (스페인, 그라나다) 스페인어 수업 (스페인, 바르셀로나) 나의 오감 (일본, 오사카) 도마뱀 찾기 (라오스, 비엔티안) 블루 라군 (라오스, 방비엥) 탁발의 추억 (라오스, 루앙프라방) 행복과 가난 천국과 바나나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편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어떤 그리움에게 불 (스페인, 바르셀로나) 죽음에 관하여 (스페인, 바르셀로나) 너무 빠른 타종과 열두 알의 포도 (스페인, 바르셀로나) 광장의 비둘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좋아한다는 것 (영국, 런던) 에그타르트 같은 사람 (포르투갈, 포르투) 네 번의 결혼 찬스 (모로코, 마라케시) 낙타는 잘못이 없다 (모로코, 사하라사막) 낙타의 관절은 두 번 꺾인다 (모로코, 메르주가) 타인의 취향 (홍콩)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 엄마와 토마토 (베트남, 무이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캄보디아, 씨엠립) 생일 축하해 (태국, 방콕) 4. 이야기 넷. 날마다 좋은 하루 나는 살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어 버킷리스트는 테킬라 한 잔 삶은 계란 날마다 좋은 하루 에필로그 |
|
구름 없이 파란 하늘, 그녀의 왼쪽 얼굴, 어제 목욕한 강아지, 창가의 다육이, 커피잔에 남은 얼룩, 밤과 새벽 사이 달, 남겨두고 온 감정의 부스러기, 정확하게 반으로 자른 두부의 단면, 그저 늘어놓았을 뿐인데, 걸음마다 꽃이 피었다
푸르스름한 도장 자국이 노릇노릇 한 고기 사이로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나 도장 자국을 보고 나서부터 자꾸 돼지를 잡는 장면이 생각나는 바람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내 모습이 꼭 그때의 돼지 같아 보여서 서글퍼졌다. 방사선 설계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날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맴도는 조용한 공간에 웃통을 벗고 누웠다. 약 한 시간 동안 내 몸에는 파란색 선이 잔뜩 그려졌다. 앞으로의 여행에서 내가 엄청난 발견을 해낸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다음 여행을 기약하는 것은 ‘사소한 발견’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낙타의 다리 관절처럼 작지만 직접 봐야 찾을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싶다. 그로써 언젠가 내 안에 존재하는 단단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사실 아직도 홍콩의 매력이 뭔지 알쏭달쏭하다. 다만 나는 언니를 좋아하고, 그래서 언니가 좋아하는 그곳에 대한 기억도 좋다. 까만 밤 야경을 담은 머루 같았던 언니 눈을 보면서 생각했었다. 타인의 취향에 관심을 갖는 것, 그게 애정이고 사랑이라고. 한참의 실랑이 끝에 내 손에는 꼬깃꼬깃한 삼천 엔(한화 약 3만 5천 원)이 쥐어졌다. 여든넷 다케다 할머니의 일급의 반이 넘는 돈이다. 편의점에 신상 과자가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내 입에 넣어주던, 한자를 잘 쓴다고 엉덩이를 토닥여주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할머니에게는 나도 손녀였다. 이때 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것이었다. 낙타가 일어날 때, 다리 관절이 두 번이나 꺾이는 것이 아닌가! 낙타는 다리 관절이 세 개라고 한다. 손편지를 좋아한다던 그녀는, 편지야말로 ‘오롯이 자신만을 생각한 시간의 증거’라고 말했다. 밝고 상냥한 사람이었다. 암 환자 커뮤니티에서 알게 되어 한 번도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나는 우리가 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
|
죽음 앞에서 28세의 그녀는 '대머리지만 괜찮아'라고 외치고 '느린 자살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한다. 그리고 훌훌 떠나버린 세계여행이 끝날 때 즘, '버킷리스트는 테킬라 한 잔'이라고 고백하는 엉뚱한 여행자를 통해 우리 각자만의 '날마다 좋은 하루'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암 환우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까지 유명해진 그녀의 블로그 〈에피의 날마다 좋은 하루〉에서 못다했던 이야기들, 소소한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
|
어여쁜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이겨내는 것.
호르몬 주사와 약봉지를 들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일. 모두 용기라는 단어로 쉬이 옮겨낼 수 있는 과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우산을 들고 장맛날에도 세상 밖으로 나선 스물여덟 살. 그녀는 여행을 통해 낙타의 관절이 두 번 꺾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이 책을 보게 되는 당신은, 그녀의 스물여덟 살이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아름답게 빛났음을 알게 될 것이다 - 꼬맹이 여행자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