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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광고를 파는, 한눈파는, 별걸 다 파고드는
1. 광고회사로 출근합니다 개봉박두 내 인생 인생도 사는 것이고 물건도 사는 것이라서 찍먹파 경험주의자의 괴식 유랑기 랜덤 여행을 떠나요 인스타그래머블 라이프 부동산에서 만난 선배님 아주 개인적인 광고업계 용어 사전 대충 힘내면 어떻게든 해결된다 2. 하루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보냅니다 최초의 사회생활은 노래방에서 시작되었다 마음에 적립되는 평양냉면의 행복 송구스럽습니다만 고맙습니다 후배와 꼰대는 함께 탄생한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안주 삼는 나의 앤술러지 피 대신 기름 튀기는 직장인 현생의 노력이 가상하다 CC, Company Coworker? Company Couple? Chaos Creators? 사랑도 회사도, 나의 반쪽은 나에게 있다 3. 퇴근 후에도 삶은 계속됩니다 낮에는 광고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글을 씁니다 생리를 앞둔 아이 없는 삼십대 기혼 여성입니다만 몸도 마음도 강한 여자가 될 거야 쓰러져도 괜찮은 주짓떼라-이프 눈물의 부대찌개가 흘렀다, 아이슬란드로 자소서는 지금도 업데이트 중 글쓰기 캠프의 카레 나는 팟캐스터다 나는 개와 함께 산다 에필로그 지금까지 2022년을 살아가는 김혜경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혜경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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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끝없이 예고한다. 아무리 구린 인생이라도, 우리는 무언가로 인해 나아질 수 있다고.
--- p.25 나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 용기는 부족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멋진 세계를 상상하며 사람들과 힘을 합쳐 예고편 정도는 만들 수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인생에서 이어질, 정말 멋있는 영화 같은 본편을 기대하면서. 언제라도 대개봉할 수 있는 인생을 꿈꾸면서. --- p.25~26 아무리 평범해도, 나의 경험과 똑같이 겹쳐지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밖에 없을 테니까. 80억이나 되는 사람들 중에 나뿐이라니, 정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이지. 나뿐만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다 그렇다. 나는 가랑이가 안전한 귀여운 뱁새들로 가득 찬 세상을 꿈꾸며 모두에게 외친다. 이 제품을 사세요. 황새는 아니라도 특별한 뱁새가 될 수 있어요! --- p.34 회사 동료와 ‘일희일비하지 말자’라는 말을 자주 나누기도 한다. 일은 일일 뿐이니까 지나치게 마음 쓰지 말자는 다짐이다. 그런데 쉽게 과몰입하는 나의 특성상 이 말을 지키기가 너무 힘들어서 요즘엔 생각을 바꿨다. ‘나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야!’라고. 네, 정신 승리 맞고요. 그래도 승리는 승리니까요. --- p.84 한번은 프로젝트가 끝난 후 회식 자리에서 팀장님에게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 중에서 언제 가장 힘드셨어요?” 생각만 해도 울렁거리는 각종 난관들을 떠올리며, 과연 이 프로젝트에서 제일 고생한 팀장님은 무엇을 이야기할지 기대했다. 1차 수정? 2차 수정? 12차 수정? 아님, 예산 협의할 때? 촬영할 때? 대체 뭘까? “술 마신 다음 날.” 곱씹을수록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는 답이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의 원인이 스스로의 결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나를 휘두를 수 있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p.85~86 주짓수 도장에서는 사람들과 뒤엉켜 쉴 틈 없이 안고 쓰러지는 일이 반복된다.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움직임은 계속해서 달라진다. 그때그때 대처할 수 있는 주짓수 기술을 배우고, 스파링을 하며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주짓수를 배우는 일은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연습 같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 다정한 구석이 있는 운동이다. --- p.195 팟캐스트가 아니었다면 시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 따위 굳이 입 밖으로 꺼낼 일이 없었을 텐데, 매번 다양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 팟캐스트 덕에 내 마음속을 들여다볼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주정과 헛소리를 거듭해가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아갔다. 술은 용기를 주었고 시는 내가 알아야 할 감정을 알려주었다. 어색하기만 하던 마이크 앞은 마음의 밑바닥을 다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내밀한 장소로 변했다. --- p.223 좋아하는 걸 좋아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했다. --- p.225 생전 처음 느껴보는 미묘한 무게감이었다. 아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렇지만 분명한 존재감을 내뿜는. 조그만 발이 내 허벅지를 밟고, 촉촉한 코와 부숭부숭한 입이 얼굴에 닿더니, 인사를 건네듯 말랑한 혀가 뺨을 훑었다. 그러자 솟아났다, 사랑이. 굉장한 기세로. 사랑은 아무것도 없는 건조한 사막에서 대뜸 솟아나는 오아시스 같은 거였다. --- p.232~233 동물권에 대해 작게라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보태는 일도 중요하다. 그럴 때마다 그럼 고기를 먹지 말라느니 세상엔 동물보다 더 불쌍한 인간들이 많다느니 하는 말들을 듣곤 하지만 상관없다. 이제 나는 똘멩이를 알게 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내 삶을 통째로 바꿀 수는 없어도 어떤 사회를 지향할 수 는 있다고 생각한다. 똘멩이를 통해 마음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사랑에는 총량이 없고, 사랑은 다른 누군가의 몫을 뺏어서 주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 p.234~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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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바뀌는 ‘동사’의 삶을 살고 싶다
“낮에는 광고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글을 씁니다. 낮밤 없이 살 때도 있습니다.” 시 읽기와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한 회사 동료와 함께 술 마시며 시를 읽는 팟캐스트 〈시시알콜〉을 진행한다. 어느덧 팟캐스터로서의 생활이 6년째에 접어들면서 ‘본캐’인 광고 AE와 그 무게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아무튼, 술집』을 출간한 이후부터는 독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글쓰기 모임을 갖는 등 본격적인 에세이 작가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작가 김혜경, 직장인 김혜경은 서로를 혼내고 자극한다. 작가 김혜경은 직장인 김혜경이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도록, 직장인 김혜경은 작가 김혜경이 원고 마감에 늦지 않도록 훈수를 둔다. 두 가지 입장에서 모두 일해본 자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시너지다. 그렇지만 이 다중생활에는 고민의 흔적 또한 역력하다. 인간의 몸은 무처럼 조각내어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그렇다. 광고 AE 김혜경은 수상한 합성어와 잘못된 표현 들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고민하면서도 그러한 업계용 은어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광고인들의 애환을 이해한다. 글을 쓰는 김혜경은 죄송과 유감, 송구를 놓고 그 사용법에 골몰하고, ‘감사합니다(한자어)’와 ‘고맙습니다(순우리말)’의 차이를 깊이 인지한다. 따라서 그는 자신을 하나의 명사로 정의하기를 거부하기로 한다. 단어 하나로 누군가의 전부를 대변할 수 없듯, 직업 너머에 있을 또 다른 자아의 자리를 남겨둔 채, 현재 진행 중인 동사로 자신을 설명하기로 한다. 이는 여러 직업을 가진 이른바 ‘N잡러’뿐만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애쓰는 현대의 직장인들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어느 한 직업 혹은 소속된 집단으로 스스로를 대변하는 일을 다시금 고민해보게 한다. 회사 다니는 작가인지, 글 쓰는 직장인인지. 살다 보면 내가 무엇을 더 원하는지 또 궁금해질 날이 오겠지만, 그 답을 지금 당장 내리지는 않기로 했다. 내가 앞두고 있는 밸런스 게임은 그게 아니다. 양 끝에 각각 직장인과 작가라는 자아의 추를 매단 채 끝없이 기우뚱거리는 저울처럼 살고 있을지라도, 그 중심은 어쨌거나 나라는 걸 명확히 아는 것. 그렇게 중심을 잡는 게 내가 해야 할 밸런스 게임이다. 나는 직장인이거나 작가이기 전에, 뭔가를 하는 김혜경일 테니까. 직장인이나 작가라는 명사로 규정되지 않는, 끊임없이 바뀌는 동사의 삶을 살고 싶다. 어떤 문장이 되든 주어는 나일 테니. ―169~170쪽 사소한 선택의 순간들을 엮어 유일한 나만의 인생을 만드는 일 광고회사 AE가 예고하는 더 나은 삶 면접관: 영화를 찍고 싶어 했는데, 광고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뭐죠? 김혜경: 아무리 망한 영화라도, 예고편만큼은 재밌더라고요. 『한눈파는 직업』의 저자 김혜경은 이 한 권의 책을 자신의 ‘예고편’이라고 소개한다. 이때 예고편이라는 말은 미완의 의미라기보다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본편의 매력적인 장면만을 쏙쏙 뽑아내어 극대화했다는 뜻에 더 가깝다. 추천사를 쓴 김하나 작가의 말을 빌리면 광고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그 실체가 더 궁금해지는 이러한 예고의 성격은 저자 자신의 글쓰기와 광고라는 일의 현장 그리고 더 많은 선택의 영역들을 아우른다. 광고회사의 AE로 9년째 일하고 있는 김혜경은 광고에 관해 ‘끝없이 예고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낯선 직업명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수식어를 동원하다 찾아낸 그만의 방식이다. 그에 따르면, “광고는 끝없이 예고한다. 아무리 구린 인생이라도, 우리는 무언가로 인해 나아질 수 있다고.” 30초, 짧게는 15초 남짓한 광고는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제품 그리고 그로 인해 나아질 세상을 보여준다. 의자가 세상을 누비게 해주는 도구가 되고, 운동화가 도전의 원동력이, 탄산음료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광고에 혹하는 대상이 바로 광고 담당자들이라고 언급하면서, 그 또한 수많은 광고 제품을 선택해왔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태도가 남을 흉내 내는 것이지는 않을까, 이른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일이 아닐까 고민하던 순간도 잦았다. 그러나 그는 이내 속담에서처럼, 황새는 조연일 뿐이며 인생의 주인공은 나(뱁새)라는 지점을 깨닫는다. 각각의 선택지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선택이 더해질 때마다 겹치는 사람들이 줄어들 테고, 결국 이 모든 선택들이 합쳐진 내 인생은 유일하지 않을까. 아무리 평범해도, 나의 경험과 똑같이 겹쳐지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밖에 없을 테니까. 80억이나 되는 사람들 중에 나뿐이라니, 정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이지. 나뿐만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다 그렇다. 나는 가랑이가 안전한 귀여운 뱁새들로 가득 찬 세상을 꿈꾸며 모두에게 외친다. 이 제품을 사세요. 황새는 아니라도 특별한 뱁새가 될 수 있어요! ―34쪽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찍어 먹어보는 사람, 눈앞에 놓인 선택지들을 놓치지 않고 꼼꼼히 경험해보는 사람, 궁극적으로는 의외의 것,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사람, 김혜경. 그가 지나온 길에는 어느새 그가 꾹꾹 눌러 찍은 지문들이 선명하다. 찰나에 스쳐 지나가는 광고 영상에는 다 담기지 않은 이 예고편을 들여다볼 누군가에게 대신 전해주고 싶다. 그의 인생에서 이어질 본편이 곧 개봉박두하리란 사실을. 나는 여전히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일은 여전히 1이다. 1이 있다는 것은 2도, 3도, 그다음도 이어진다는 뜻이다. 이제 일만 하는, 세상의 수많은 숫자를 몰라보고 1에만 머무르는 인생을 살고 싶진 않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기 이전에 나는 김혜경이라는 사람이니까. 그러니 끝없이 한눈팔며 별걸 다 파고드는 나는, 계속해서 그럴 예정이다. 한쪽 눈은 광고에 팔고, 다른 눈은 세상에 팔고.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내가 파고들 숫자를 한없이 늘려가면서.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의 말 광고하는 직업의 정수, 그리고 그와 불가분의 관계인 환멸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자만이 이런 글을 쓴다. 포장하는 기술을 잘 익힌 후, 그 포장을 죄다 풀어버릴 배포가 있는 자만이 이런 글을 쓴다. 이 책은 김혜경이라는 사람에 관한 하나의 근사한 예고편 같다. 조금은 알 것도 같으면서 그 실체를 궁금해하게 하니까. 가만, 이것이야말로 광고의 본질 아닌가? ―김하나(작가, 팟캐스터), 추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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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하는 직업의 정수, 그리고 그와 불가분의 관계인 환멸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자만이 이런 글을 쓴다. 포장하는 기술을 잘 익힌 후, 그 포장을 죄다 풀어버릴 배포가 있는 자만이 이런 글을 쓴다. 이 책은 김혜경이라는 사람에 관한 하나의 근사한 예고편 같다. 조금은 알 것도 같으면서 그 실체를 궁금해하게 하니까. 가만, 이것이야말로 광고의 본질 아닌가? - 김하나 (작가, 팟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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