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는 늘 올발라 - 7좀 봐주려고 했는데 - 20교장 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말이야 - 32나지 vs 도 선생님 1차전 - 43나지 vs 도 선생님 2차전 - 52진짜 마음대로 할 때 - 61진짜 행복한 토끼장 만들기! - 75특별한 토끼장에 대한 제보 - 92어쩔 수 없는 이유 - 100[뒷이야기] 그다음의 나지 - 114작가의 말 -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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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옳지 않은 모든 것들을 향해 날리는 나지의 강렬한 어퍼컷!“나는 내가 믿는 대로 행동할 거야. 내 마음대로, 민감하고 야무지게!”팔짱을 낀 아이가 서 있다. 대쪽 같은 성격을 보여 주려는 듯 일자로 자른 칼 단발에 야무진 표정을 한 채 아주아주 당당하고 다부지게. 그 뒤에서 발그스레 얼굴을 붉히는 남자아이와 이에 대조적으로 난감한 표정을 짓는 할아버지, 난장판이 된 교실과 그 사이를 뛰어다니는 토끼까지……. 표지에서부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동화 『나는 마음대로 나지』가 출간되었다.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추고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 강인송 작가가 새 이야기를 팔랑이며 돌아왔다. 그간의 작품에서는 가만히 손을 들고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법한 조금은 소심하고 자그마한 목소리들에 주목했다면, 이번 이야기에선 누구보다 크고 우뚝한 목소리를 전한다. 언제 어디서든 제가 옳다고 믿는 대로, 스스로의 뜻대로 행동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통해 ‘마음껏 말해도 괜찮다’,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해도 괜찮다’는 응원을 전하는 작품이다.“한눈에 봐도 비좁고 열악한 이곳이 ‘행복한 토끼장’이라고? 이대로 두면 안 되겠어!”도 선생님의 ‘행복한 토끼장’ vs 나지의 ‘진짜 행복한 토끼장’ 대격돌올바르지 않은 것, 배려가 없는 것, 도덕적이지 못한 것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서야 하는 11살 최나지. 이토록 불같은 성격은 환경 운동을 하기 위해 훌쩍 해외로 떠나 버린 이모를 꼭 빼닮은 것으로, 나지는 오늘도 이모의 말을 되새기며 새끼 고양이를 멋대로 만지려는 아이들을 온 동네가 들썩이게 혼내는 중이다. 하지만 때와 장소, 분위기를 가리지 않는 입바른 소리가 남들 귀에 좋게만 들릴 리 없는 법. 특히 딸이 어디 가서 싫은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부모님이나 자신의 의견을 반대하는 사람이 흔치 않을 나이 지긋한 어른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새로 부임한 도대남 교장 선생님도 나지에게 이를 득득 갈게 되었다. 새 학기 새 출발의 첫날, 야심 차게 발표한 ‘행복한 토끼장’ 계획이 나지의 대찬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전교생 앞에서 망신당한 교장 선생님은 괘씸함에 밤잠까지 설치며 고분고분하게 만들 방법을 궁리하다가, 나지를 ‘어린이 대표’로 임명하기로 한다. 보통의 아이들이 상이나 직위처럼 뭔가를 받으면 좋아하듯 나지도 그럴 거라고 확신한 탓이었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나지는 교장 선생님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한 뒤, 교장 선생님의 친환경 토끼장을 뒤집어엎을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교장 선생님 몰래 이루어지는 나지의 ‘진짜 행복한 토끼장 만들기’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또,영문도 모른 채 토끼장 소동에 휘말린 친구들과 토끼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어디서든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한 명씩은 꼭 있어야 한댔어.”오늘도 진심을 담아 당차게 행동하는 나지와 함께,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응원하는 이야기아이와 어른을 경계 짓는 나이,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성별, 사회적 역할과 기타 등등의 분류 속에서 우리는 ‘OO답다’는 표현으로 다시 한번 타인을 가르고 판단한다. 이야기 속의 나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른들과 친구들은 계속 주변의 누군가와 나지를 비교하며 아이를 나무란다. ‘너는 대체 왜 그러니?’, ‘다른 애들처럼 좀 참으면 안 돼?’, ‘제발 좀 아이답게 굴어’라고. 하지만 나지는 꿋꿋하게 대꾸한다.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틀린 말을 하는데 어떻게 참아?’, ‘대체 아이다운 게 뭔데?’라고. ‘어른들 마음에 쏙 드는 어린이들 말고 다른 어린이들, 그중 유독 어른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하던 어린이의 안부가 궁금해’서 시작된 이야기인 만큼, 나지는 여느 동화들에서 보기 드물었던 주인공의 면모를 보인다. “종이 상자는 3개월, 비닐봉지는 20년, 플라스틱은 500년 이상”이라며 쓰레기가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줄 외울 만큼 환경에 관심이 많고, “아기 고양이가 사람 손을 타면 엄마에게 버림받을 수도 있다”고 입장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동물들에 관한 이해도도 높고, “교장 선생님이 새로 오셨다고 개학식을 일찍 시작하는 건 이상하다”며 말과 행동에 언제나 명확한 근거를 붙인다. ‘다른 사람처럼’, ‘평범하게’ 무엇보다 ‘튀지 않고’를 강조하는 세상에서 마음에 품은 것들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어리다는 이유로, 사회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꼬맹이가 뭘 알아?’라는 소리나 들으며 묻혀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니 기껏 용기 낸 말끝에서조차 결국 어른들의 눈치를 보고야 마는 아이들로선, 언제나 당찬 나지의 모습을 보며 통쾌하고 속 시원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나답다’라는 표현으로도 자신을 규정하지 않는 나지를 보면, ‘뜻대로’, ‘마음대로’라는 단어가 새롭게 와닿는다. 뻔뻔하다든가 고집이 세다든가 하는 부정적 이미지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줏대 있게 전하는 ‘자유로움’으로 말이다. 그리고 새삼 깨닫게 된다. 어린이들은 생각보다 어리지 않음을, 제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을 만큼 모든 것들을 깊게 고민하여 받아들이고 있음을 말이다. 모예진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따뜻하지만 단호하고, 말랑하지만 옹골차게 그려진 아주 특별한 아이 ‘나지’가 모두에게 미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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