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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과학잡지 에피 (계간) : 23호 [2023]
전지적 곤충 시점
편집부 저
이음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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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인간성의 상실을 건설적으로 상상하기 | 전준

키워드-숨(Exhalation)
개미, 꿀벌, 그리고 인간 | 최재천
곤충 세계의 속임수 대가들 | 강창구
곤충의 겹눈 따라하기 | 송영민
기후변화와 곤충과 인간의 멸종 | 이강운

뉴스-갓(Ansible)
이 계절의 새 책 | 『침팬지 폴리틱스』는 그만 잊어주세요 | 정인경
과학뉴스전망대 | 시, 논문 쓰는 챗봇: 놀라움과 두려움 이후 우리는 무얼 할까 | 오철우
과학이슈돋보기 | 인구 밀집지 강타한 90년만의 강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 윤신영
글로벌 기후리포트 | 올해도 기후는 ‘폭주’하겠습니다 | 신방실

컬처-터(Foundation)

현대미술, 과학을 분광하다 | 보이지 않는 조각들을 보는 법 - 비시각 스펙트럼으로 빚은 경험의 예술 | 송예슬
에세이 | 곤충의 여섯 가지 매력 | 김도윤
에세이 | 곤충에 대한 매혹 또는 혐오 | 심보선
SF | 질문 하나 더 | 이신주

이슈-길(Farcast)
재활의 발견 | 아이들은 자란다, 휠체어를 타고 - 토도웍스 방문기 | 강미량

인류세(Anthropocene)
인류세의 농부와 두루미 | 최명애

INDEX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115*180*20mm
ISBN13
9772586200235

책 속으로

시점을 바꾸어 인간과 지구를 바라보는 일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곤충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세상이 참된 모습에 더 가까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p.7 전준, 「인간성의 상실을 건설적으로 상상하기」 중에서

인간과 개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개미와 인간의 성공 요인 중 단연 으뜸은 협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협동이 그렇게 막강한 성공 비결이라면 왜 보다 많은 동물들이 협동하지 않는 것일까? 협동은 진화하기 대단히 어려운 행동이다. 협동이 어려운 이유는 희생 때문이다.
---p.27 최재천, 「개미, 꿀벌, 그리고 인간」 중에서

무생물의 모방은 위장 전략 중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라 불린다. 이 속임수 전략이 흥미로운 것은 일반적인 생물의 위장과는 보호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마스커레이드를 통한 위장은 탐지 이후에 포식자가 이를 먹이로 인식하고 식별하지 못하도록 한다.
---pp.32-33 강창구, 「곤충 세계의 속임수 대가들」 중에서

기후변화를 못 견디는 건 인간뿐일까? 급변하는 기후환경으로 ‘건강’과 ‘식량난’에 대한 절실함이 점점 더 깊어지는데, 기후가 변하면서 자기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다른 생물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p.66 이강운, 「기후변화와 곤충과 인간의 멸종」 중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이 지나가고 챗봇이 일상이 될 시대를 내다보며 인공지능 도구를 유익하게 활용하기 위한 기술, 윤리, 제도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101 오철우, 「시, 논문 쓰는 챗봇: 놀라움과 두려움 이후 우리는 무얼 할까」 중에서

기록적’(record breaking)이라는 말이 더 이상 충격을 주지 못한다. 기록적인 가뭄과 기록적인 홍수, 기록적인 한파와 폭염, 폭설…. 해를 거듭할수록 거세지는 기후재난 앞에 우리는 무력하기만 하다. (중략) 극단적인 이상기후는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기습적으로 찾아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오히려 기록적이지 않은 날씨가 기록이 될 지경이다.
---p.115 신방실, 「올해도 기후는 ‘폭주’하겠습니다」 중에서

이 두 가지 매혹은 동물이 지닌 지적?신체적 능력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중략) 요컨대 인간은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동시에 우월한 동물에 매혹된다.
---pp.162-163 심보선, 「곤충에 대한 매혹 또는 혐오」 중에서

결국 휠체어를 탄다는 것은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었다. 다만 부딪혔을 때는 계속 가지 말고 멈춰야 한다. 그 방향을 고집하는 대신 멈추고 조금 뒤로 가서 좌우를 확인한 뒤 방향을 조절해야 한다. 트랙 위에서 아이들은 부딪히고 멈추는 법을 배운다.

---p.230 강미량, 「아이들은 자란다, 휠체어를 타고: 토도웍스 방문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간은 곤충에게서 선뜻 관계를 떠올리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생활반경을 공유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곤충을 눈에 띄지 않은 셈 친다. 그런데 기꺼이 주의를 기울여 곤충의 세계를 들여다본 이들이 들려주는 곤충의 세계는 인간만큼 복잡하고 때로 인간보다 정교하다.

맞닿은 세계를 인식하는 순간

그렇다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다고 해서 곤충의 세계를 작다고 하기 어렵다. 어쩌면 곤충의 세계는 인간의 것보다 더 크고 소란스러울지 모른다. 동물생태학자 최재천이 들려주는 개미의 협동은 단순한 삶의 지혜를 넘어 인간이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존 전략임을 보여준다. 응용생물학자 강창구가 소개하는 곤충 세계의 속임수 대가들을 통해 곤충이 지구의 생명체들과 다양하고도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컴퓨터공학자 송영민이 들려주는 곤충의 겹눈을 카메라 렌즈로 구현하는 과정은 다 본다고 생각했던 인간의 눈이 볼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곤충의 겹눈으로 더 잘 볼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곤충의 세계가 인간의 세계가 맞닿아 있음을 인식하면 곤충에게 드리운 위기를 인간도 마주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멸종위기종 곤충의 보전을 연구하는 곤충학자 이강운이 들려주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곤충의 삶이 변화하는 다양한 장면들은 탄소를 줄이는 일을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기약할 나중이 정말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곤충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

인간은 곤충을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익충과 해충으로 나눈다. 그런데 그 기준이 일관적인 것도 아니다. 왜 곤충에 대한 인간의 마음은 한쪽으로 기울어있을까. 과학 만화가 김도윤이 들려주는 곤충의 여섯 가지 매력을 보면 더 의아해진다. 왜 이런 매력이 평소에 보이지 않는 건지. 미디어 아티스트 송예슬이 짚는 보이지 않는 예술의 본질을 보는 것과 소설가 이신주의 소리로 된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 이상으로 세상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인간이 곤충에 대해 갖는 매혹 또는 혐오의 감정을 이야기한 심보선의 에세이는 곤충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곤충의 눈에 비친 인간은 분명 사면초가에 놓인 모습일 것이다. 에피 편집위원 윤신영이 전하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은 피해 규모도 문제지만 지진에 대한 대비를 충분하게 하지 않은 문제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기후도 문제다. 신방실 기상과학전문기자가 전망하는 올해의 기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폭주할 예정이다. ‘기록적’이라는 수식어를 무표정하게 습관처럼 쓰게 되는 시기의 기후는 어떤 풍경일까. 과학저술가 오철우가 설명하는 생성 인공지능 ‘챗GPT’가 인간에게 주는 충격도 앞으로의 전망에 암담함을 더한다.

곤충의 시점을 헤아리는 데 필요한 것

첩첩산중의 위기를 인간은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과거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더 나은 작업을 해나간 연구자 프란시스 드 발을 소개한 과학저술가 정인경의 이야기는 더 나아질 수 있는, 나아갈 수 있는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그러나 인간의 실수와 과오는 여전할 것이다. 다만 부딪혔을 때 가려던 방향을 고집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고 새로 방향을 잡은 다음 계속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과학정책학자 강미량의 이야기처럼 곤충의 시점을 이제라도 살핀다면 더 많은 시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헤아림은 생태인류학자 최명애가 소개한, 철새가 떠날 시간을 주기 위해 철원 민북 마을 농민들이 모내기를 열흘 정도 늦춘 것처럼 함께 살자고 마음먹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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