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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먀오 다오 환영처럼: 1972 살아남은 아이 |
Joyce Carol O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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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한 사람은 메인주 카디프에 있는 한 로펌 소속 변호사라고 자기소개를 한다. 그녀가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사람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다고 한다.
--- p.13 클레어는 어떤 사실을 깨닫고 놀라워한다―그러고 보니 이들이 그녀를 발견했다. 개수대 아래에 숨어 있던 꼬마를. 그리고―이들이 없었다면 그 꼬마는 죽었을 것이다. --- p.113 “결혼을 너무 일찍 했어. 네가 너무 일찍 태어났어.” 엄마는 멍하니 입버릇처럼 중얼거렸다. 딸이 바로 옆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혼자 있는 것처럼. --- p.219 새아빠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건 그녀에게 벌어진 일은 아니었으니까. --- p.315 그는 그녀가 죽어 주길 바랐다. 자기 손으로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도망쳤고 그는 쫓아오지 않을 것이다. (맹세컨대) 그는 두 번 다시 그녀를 찾지 못할 것이다. --- p.319 사람들은 그를 살아남은 아이라고 부른다. 물론 면전에 대고 그러지는 않는다. 아이의 동생은 3년 전에 어머니와 함께 죽었다. 살해 후 자살이라고들 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고 해야겠지만. --- p.413 거울에 흐릿한 형체가 비친다. 유령 아내다. 아니다. 모든 게 그녀의 상상이다. 거울에는 아무도 비치지 않는다. --- p.4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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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위협에 직면한 여성들
『카디프, 바이 더 시』는 지금껏 출간되지 않았던 조이스 캐럴 오츠의 중편소설 4편을 엮은 것이다. 각 작품에는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과거 혹은 현재의 끔찍한 위협에 직면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 책과 같은 제목을 가진 『카디프, 바이 더 시』는 아주 신중하고 계획적인 삶을 사는 젊은 미술사학자 클레어가 입양아 출신, 생물학적 가족의 비극 등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인생의 사건들에서 비롯된 열등감, 수치심 같은 감정들을 훌륭하게 파헤치는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 『먀오 다오』에는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받는 10대 소녀 미아가 나온다. 미아는 새아버지, 같은 학교 남학생으로부터 성적 공격을 당하면서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고 이런 폭력적인 남자들에게 자신만의 복수 판타지를 실현시킴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게 한다. 세 번째 작품 『환영처럼: 1972』는 앞선 두 작품의 인물에 비해 다소 수동적인 앨리스라는 대학생이 주인공이다. 앨리스는 냉담하고 계산적인 젊은 강사의 아이를 임신하고 두려움, 불안,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늙은 교수는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지만 딸뻘인 그녀와 이성적인 관계를 꿈꾸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다. 아이를 낳건 지우건 간에 남자들의 통제나 변덕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앨리스를 통해 작가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 작품 『살아남은 아이』는 미모의 유명 시인이었던 전 부인이 딸을 죽이고 자살한 남자와 재혼한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다. 재력가 남편 알렉산더는 어린 새 부인 엘리자베스가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전처에 대한 경멸감을 숨기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자녀에게 해를 입히고 모두에게 충격을 준 여성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작가는 엘리자베스의 상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초자연적인 경험을 통해 극단적인 선택이 어쩌면 가부장적인 남편과 억압된 현실을 통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내 삶을 내가 통제하는 게 판타지가 되는 현실을 꼬집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생물학적 출신, 가부장적 가정 환경, 뜻하지 않은 임신, 가족 살해 후 자살 등 특정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얽힘으로써 이로 인해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살아간다. 이런 일련의 트라우마는 인물들에게서 삶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 입양아 꼬리표를 달고 살면서 많은 걸 포기해 온 클레어,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에게서 정서적 학대를 당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길고양이에게 집착하는 마야, 합법적인 낙태가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두려움과 후회로 몸부림치는 앨리스,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전처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엘리자베스까지, 조이스 캐럴 오츠는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의 삶을 통제할 수 없는 여성들의 단면을 통해 사회적 기대와 압력, 부모의 의무, 남성에 의해 통제당하는 여성의 삶을 섬세한 문학적 필치로 재생시켜 놓았다. 작가는 미아와 N. K.(알렉산더의 전처)의 분노, 엘리자베스의 느리지만 확실한 반항, 클레어와 앨리스의 슬픔과 당혹감을 탁월하게 묘사함으로써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츠식 경종을 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