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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책소개

목차

제1판 머리말 제2판과 제3판 머리말에서 제4판 머리말 제7판 머리말

제3부 정신생활의 인과 관련(설명심리학)
a) 단순한 인과관계와 그 난제 b) 메커니즘과 유기체 c) 내인과 외인 d) 의식 외 사건으로서의 인과 사건 e) 인과인식을 절대시하는 것에 반대 f) 인과인식에 대한 개관

제1장 환경과 신체가 정신생활에 미치는 작용
§1. 환경의 영향
a) 시각, 계절, 날씨, 기후 b) 피로와 쇠약

§2. 독성물질

§3. 신체질환
a) 내과 질환 b) 내분비질환 c) 증상성 정신병 d) 죽음

§4. 뇌의 병적 과정
a) 기질성 뇌질환 b) 일반 증상과 특이 증상 c) 국소론(局所論)의 역사 d) 국소성 문제에 중요한 여러 사실 e) 국소론의 기본 문제 f) 정신적인 것의 국소성에 대한 의심

제2장 유전(遺傳)
§1. 과거의 기본 관념 및 계통학과 통계학에 의한 그 해명
a) 유전성의 기초 사실 b) 계보학적 견해 c) 통계학 d) 동형 유전과 이형 유전 e) 정신병의 첫 출현 내지 새로운 출현의 원인에 대한 문제

§2. 생물학적 유전학에 의한 새로운 자극/추진
a) 변이 통계학 b) 인자형과 현상형 c) 멘델의 법칙 d) 유전질은 세포 속에 존재한다 e) 돌연변이 f) 비판적 제한(한계) g) 중요 기본 개념의 요약

§3. 정신병리학에 대한 유전학의 적용
a) 중요한 기본 개념 b) 방법상의 어려움 c) 정신병의 유전에 대한 연구 d) 정신현상의 유전에 대한 연구 e) 유전권의 사고 f) 쌍생아 연구 g) 배아 손상의 문제 h)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성과에도 유전학을 정신병리학에 적용시키는 의미

§4. 잠정적 성격을 지닌 경험적 통계학으로의 귀환

제3장 설명적 이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1. 설명적 이론의 특징
a) 이론의 본질 b) 정신병리학에서의 이론적 기본 관념들

§2. 정신병리학에서 이론 구성의 범례
a) 베르니케 b) 프로이트 c) 구성적·발생적 정신병리학 d) 앞서 언급된 여러 이론의 비교

§3. 이론적 일반 사고의 비판
a) 모범으로서의 자연과학 이론 b) 이론적 사고의 정신 c) 이론의 근본적 오류 d) 정신병리학에서 이론적 관념의 불가피성 e) 이론에 대한 방법적 태도

제4부 정신생활 전체의 파악
a) 과제 b) 세 가지 과제의 분지 c) 과제의 해결을 시도하면서 달성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d) 전체를 위한 열광과 오류 e) 본래적 인간존재의 미해결된 영역으로 가는 도정으로서의
인간의 인식 f) 이념에 의해 인도된 연구 g) 유형학의 방법 h) 정신도(精神圖)

제1장 병 증상의 종합(질병분류학)
§1. 질병 단위라는 이념에 따른 연구

§2. 정신병의 전체 영역에서의 기본적 구별
I. 상태의 구별

II. 본질적 구별
a) 작업 결함과 인격 장애 b) 신경증과 정신병 c) 기질적 뇌질환과 내인성 정신병 d) 정서질환과 정신질환

§3. 증후군
a) 임상 양상과 증후군 b) 증후군이 만들어지는 관점 c) 증후군의 현실적 의미 d) 정신분열병성 증후군에 관한 카를 슈나이더의 학설

개별적 증후군의 서술
a) 기질성 증후군 b) 의식 변화의 증후군 c) 이상(異常) 정동상태의 증후군 d) 망상적 상태의 증후군

§4. 질병의 분류(진단 도식)
a) 진단 도식의 필요조건 b) 진단 도식의 윤곽 c) 도식의 설명 d) 진단 도식의 도움을 받은 통계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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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칼 야스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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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 Jaspers

‘실존철학’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고 ‘실존철학’을 제목으로 하는 책을 최초로 쓴 독일의 철학자다. 실존철학은 물론 심리학, 정신의학, 정치철학, 세계철학사 등에 대한 열정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여러 저작을 남겼다. 그가 28세에 쓴 『정신병리학총론』은 아직까지도 정신병리학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학을 먼저 전공하고 심리학, 철학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온 독특한 이력은 그가 철학을 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과정이었다. 야스퍼스 스스로 의학과 자연과학을 섭렵한 자신에게서는 철학이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과학자들에게는 철학자로 여겨지고 철
‘실존철학’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고 ‘실존철학’을 제목으로 하는 책을 최초로 쓴 독일의 철학자다. 실존철학은 물론 심리학, 정신의학, 정치철학, 세계철학사 등에 대한 열정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여러 저작을 남겼다. 그가 28세에 쓴 『정신병리학총론』은 아직까지도 정신병리학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학을 먼저 전공하고 심리학, 철학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온 독특한 이력은 그가 철학을 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과정이었다. 야스퍼스 스스로 의학과 자연과학을 섭렵한 자신에게서는 철학이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과학자들에게는 철학자로 여겨지고 철학자들에게는 과학자로 여겨지는 곤란함을 겪었다. 야스퍼스가 보기에 철학자들은 실재를 너무 도외시했고 과학자들은 사유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야스퍼스의 평생의 화두는 독단에 빠지지 않는 참다운 철학이었다. 나치 시절에 부인 거트루드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휴직을 해야 했을 때 한 마지막 강의에서 “우리의 강의는 중단되지만 철학함의 자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해 그치지 않는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야스퍼스의 태도는 나치 통치가 종식된 후 독일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바젤로 이주하게 된 이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중들이 자신을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사상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한 야스퍼스에게 대중의 인기는 “우정 어린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참답지 못한 것이어서 유해한” 것이었다. 나치 시절을 지나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죄책이며 인간은 누구나 어떻게 통치되는지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바젤에서 야스퍼스는 헛된 명성에서 벗어나 인기와는 무관한 자기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았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평생토록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살았던 그는 그 덕분에 오히려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았다고 한다. 어디에서나 소박함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고는 생전에 매입해 두었던 조국 독일을 바라볼 수 있는 묘역에 묻혔다. 평생 스스로 ‘다르게는 될 수 없는 자기 자신의 존재’라 묘사했던 그 자기 자신으로 살았다.

주요 저서로 『정신병리학총론』(1913), 『세계관의 심리학』(1919), 『현대의 정신적 상황』(1931), 『철학 I, II, III』(1932), 『이성과 실존』(1935), 『실존철학』(1938), 『죄책론』(1946), 『진리에 관하여』(1947), 『철학적 신앙』(1948), 『역사의 기원과 목표』(1949), 『원자탄과 인류의 미래』(1958), 『계시에 직면한 철학적 신앙』(196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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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송지영: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경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여 1986년 이후 현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정신신체의학회 회장,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 회장, 동대문구치매지원센터장, 경희의료원 메디컬아카데미 소장을 맡고 있다.

김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경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한수면의학회 학술위원장,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하석: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하다 철학에 관심을 갖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 비트겐슈타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1994년 클레어몬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진리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기초교육대학 교수로 철학과 논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홍성광: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토마스 만의 장편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재황: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했고,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과 한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 아주대학교 기초교육대학 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윤순식: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공군사관학교에서 독일어 전임교수를 역임했고,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박사후연수 과정으로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현대독문학을 연구하였으며,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있다.

양태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귄터그라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같은 대학에서 티칭 펠로로 독문학을 강의하였다.

홍성기: 서울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하여 뮌헨대학교에서 분석철학으로 석사학위를, 자를란트대학교에서 비교철학분야인 ‘龍樹의 중론송의 논쟁구조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기초교육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감수: 정신병리문헌연구회
이 모임은 2001년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양병환 교수가 주축이 되어 정신병리학에 관심이 있는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철학자들이 모여 결성된 공부모임이다.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은 2006년부터 동 연구회에서 윤독해오던 것으로서 연구회 회원인 양병환 교수(한양대학교), 전양환 교수(가톨릭 의대), 이강욱 교수(강원대학교), 허윤석 박사(분당 지상정신과), 윤종철 박사(경기도 노인전문 용인병원), 박선철 박사(용인 정신병원)가 번역 사업에 참여하여 내용을 감수하고 수정 작업을 도왔다. 매월 한 차례 세미나를 개최하여 정신병리학의 고전적 문헌에 대한 연구와 관련 고전 번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정신병리-진단분류학회의 산하 학술모임으로서 정신병리학 기초 개념의 정리와 문헌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1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333495

출판사 리뷰

인류의 영원한 화두, ‘인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정신의학뿐 아닌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걸친 인간 이해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은 초판(1913)이 출간된 지 100년이 넘어감에도 여전히 정신의학의 기본 문헌이자 이정표가 되는 저작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고전이다.

책은 정신과(科) 영역의 무수한 현상과 증상을 특정 학설에 치우치거나 집착하지 않고 현상학적(phenomenological)으로 기술·정의·분류하고 있으며, 정신증상을 평가·이해하는 데 필요한 폭넓은 영역에 대해 체계적 지식과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야스퍼스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정신병리학과 다른 학문들의 관계를 조명하고 병리적 정신현상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와 자연과학적 인과관계 설명의 맥락을 구별하여 정신의학의 본질을 독보적으로 통찰하고 있다. 즉 정신병리학의 여러 고찰 방법에는 서로 보완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이들을 적절히 구분하여 다양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정리되지 않은 사실과 계속 탐구해야 할 사항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근자에 와서 철학과 정신의학 간에 개별 이론적 교류를 넘어 방법론적 차원에서부터 대화가 시도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런 점에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은 철학과 정신의학의 공동 수원지(水源池)로서 현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의사 출신으로 정신의학자이자 의철학자이면서 실존철학자인 야스퍼스의 인간 탐구
초판 100년 만에 한국어판 최초 완역 … 정신의학과 철학 분야의 고전이자 명저


『정신병리학 총론』을 쓴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는 현대 실존주의 철학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정신병리학의 기초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그 업적은 물론 영향 또한 매우 크다.

야스퍼스는 1910년 병적 질투 현상에 대해 독창적인 에세이를 썼으며, 이 글은 나중에 그의 정신병리학 연구의 기초가 되었다. 그는 28세의 나이에 책을 집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정신의학사의 기념비적 저서가 될 『정신병리학 총론』(1913년 초판 출간)이다.

초판이 발간된 1913년 당시 야스퍼스의 나이는 약관 30세였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의학 임상 경험 5년여 만의 일이었다. 이후 총 6차례나 수정 증보가 이루지면서 정신병리학 전반에 대한 철저한 체계 확립과 개념의 명료성에 대해 기술되었으며 철학적 맥락이 흐르도록 수정되었다.

야스퍼스는 정신병리학이 생물학일 뿐만 아니라 인간학임을 주장했는데, 아주 예리하고 명확한 연구 방법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신병리학자는 위험이나 광신(프로이트의 성이론 같은), 신비주의(국소론局所論 같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의사 출신으로 정신의학자이자 의철학자이면서 실존철학자인 야스퍼스가 정신병리학에서 이룩해놓은 업적은 크게 다음과 같다. 현상학적 방법론을 통해 현상학적 정신병리학을 창안한 점, 발생학적 이해의 방법론을 탐구함으로써 이해심리학의 기초를 마련한 점, 병적학(病跡學)을 개발하여 과학적 병리학의 기초를 세우고 이러한 연구 방향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정신병리학에 부여한 점, 당시의 지식을 위한 방법론을 정신병리학에서 전개한 동시에 그 연구들이 어떻게 오늘날에는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가 하는 정신병리학적 인식과 지식을 비판함으로써 정신병리학을 학문으로서 정립시킨 점 등이다.

『정신병리학 총론』은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인간에 관해 연구하는 정신의학 분야에서 계속하여 기초적이고도 지향적인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고통 받는 인간에 대한 연구, 인간 이해에 대한 통합적 안목을 제시하는 인간학

책의 초판이 출간될 당시만 해도 정신병리학은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등장하여 논란이 많았던 시기였다. 야스퍼스는 정신의학이 단순히 신경해부학이나 신경생리학 또는 임상심리학의 적용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또한 환자의 사례들을 단지 임상적으로 기록하거나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다 포함하면서도 각각의 개별적 요소를 고려하는 독특한 체계와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엄밀한 현상학적 입장에 서서 정신병리를 정리하고 체계화하여 학문으로서 확립하려 했으며, 정신과 의사는 인문주의와 사회적 연구에 속하는 관점이나 방법을 취할 것을 주장했다.

『정신병리학 총론』에서 야스퍼스는, 정신의학은 인간 이해를 추구하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보면 극히 한정된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 이해에 필수 학문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정신의학 영역을 넘어 철학, 문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 여러 분야에 영향

책은 야스퍼스도 그 의의를 인정받게 하려고 애썼듯이 인간 영혼의 게슈탈트에 대한 훌륭한 통찰을 갖게 한다. 동시에 야스퍼스는 모든 사람, 모든 연구자, 특히 자연과학적 편견을 버릴 용의가 있는 의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자연과학적 관점이 불가결하기는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는 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완전한 인간존재까지도 포괄하는 규칙에서 경험적 사실은 인간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완전한 길임을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우선 철학을 하면서 알 수 있는 것, 이해할 수 있는 것, 설명할 수 있는 것의 한계가 분명히 밝혀지고 인간의 총체성을 알게 되면 인간존재의 신비가 밝혀질 수 있다고 보았다. 야스퍼스는 광범위하게 분석을 시도했기 때문에 그 총체성을 잃어버릴 위험은 거의 없었다.

『정신병리학 총론』은 이처럼 인간 이해에 대한 통합적 안목을 제공하면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정신의학의 영역을 넘어 철학, 문학,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의 여러 분야에 커다란 학문적 기여를 해온 고전으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로 번역의 철인 3종 경기라고나 해야 할까, 모임 때마다 번역자들의 탄식 소리는 깊어갔다.”
정신과 의사들과 철학자들의 만남 … 본격적인 4년 반간의 번역, 이후 토론과 수정, 감수에 재감수


이 한국어판을 번역하고 주해한 정신과 의사들과 철학 전공자들은 번역을 시도하기에 앞서 수년 전부터 ‘정신병리문헌연구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정신병리학의 문헌을 연구해왔다. 모임은 매월 한 차례씩 모여 정신병리학의 고전적인 문헌을 읽고 토론하였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느끼게 된 문제는 정신병리적 현상에 대한 기본적이고도 체계적인 토대가 될 만한 책이 한국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정신의학 용어의 혼란이나 불명확한 개념 또한 지속적으로 부딪치는 문제였다. 정신병리학 분야에서 기초가 되는 책이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 총론』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었다.

번역의 원칙은 일단 직역에 가깝게 번역하는 것, 번역된 부분을 감수자와 토론하면서 수정하고, 수정된 번역을 감수자를 바꿔가며 재수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번역의 마지막 과정에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원문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윤문하기로 하였다.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번역의 난해함을 이유로 의역을 시도하였다면 번역 작업은 제어할 수 없는 수렁에 빠졌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토론 및 수정 모임이 열렸다. 번역자 모두는 정신병리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면서 그 많은 양의 원고를 야스퍼스 혼자서 집필하였다는 사실에 매번 놀라움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것도 요즘처럼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 각 분야의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섭렵하여 일관된 내용으로 엮어냈다는 점이 놀라웠고, 그래서 이 사람이 과연 우리와 같은 종의 사람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번역 사업이 시작된 지 4년 반이 지났다.

2012년 들어 번역과 감수 작업을 일단 마무리하였다. 아니 마무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자와 감수자들은“다시 한 번 수정을 한다면 좀 더 읽기 편해질 것이다. 이 정도 수준에 만족하고 이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도저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며 최종 감수를 제안하였다. 이렇게 하여 다시 반 년간의 재감수 작업을 거치고 나서야 이 한국어판이 나오게 되었다.

“‘아마 영원히 수정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확실한 것은 결코 ‘번역을 마쳤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이 번역의 부족함을 너그러이 용서해달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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