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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죽음’의 장소에서 ‘삶’을 둘러보다 -모든 것을 불태우는 ‘궁극의 삶’을 지켜보며 제2장 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산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방식으로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저항하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틀을 깨는 유연함 -늘그막의 사랑, 두려울 게 없다 -배웅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남자친구에게 간병을 받다 -끝까지 사랑하고 싶다 -동료와 함께 있고 싶다 -내 마음대로 유유히 살아간다 제3장 말 잘 듣는 노인이 되지 마라 -시키는 대로만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한다’ -인생 종반의 ‘거처’는 돈으로 사지 마라 -내 마음대로 마지막 ‘장소’를 고르다 제4장 바람에 춤추는 마른 잎이 되어라 -‘어른의 분별’을 벗어던진다 에필로그 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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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에 나간 ‘시한부’ 영문과 교수
80세 암 투병 중에 영어교실을 다닌 ‘붉은 악마’ 색칠놀이에 도전한 90세 일본화 대가… “오늘 즐길 수 있는 건 뭘까? 내일 하고 싶은 건 뭘까?” 죽음을 앞둔, 그것도 호스피스 의사의 간병을 받는 환자라고 하면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 보내고, 가족 또는 전문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식사나 화장실 볼일을 해결하는 모습이 쉬이 떠올린다. 이런 장면을 상상하면서 책을 펼치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물들을 대거 만나게 된다. 백혈병과 간질성 폐렴을 앓는, 여명이 수개월 남은 영문과 교수는 노래를 잘했다. 특히 팝송을 부르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그가 담당 의사인 저자에게 “문화제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라고 말을 꺼냈을 때, 저자는 일상생활만으로도 큰 고통을 느끼고 있는 그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왕진 때 집을 방문한 저자를 향해 그는 문화제 무대를 촬영한 영상을 의기양양하게 내보인다. 80대가 되어 폐암 투병을 시작한 한 여성은 평생 품고 있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영어 회화 교실에 등록한다. 남은 인생이 길지 않음에도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로 시작한 공부였다. 머리를 타오르는 듯한 붉은색으로 물들인, 언제나 거침없이 미래로 달려나가는 이 여성을 저자는 존경과 애정을 담아 ‘붉은 악마’라고 불렀다. 이 외에도 70대에 그동안 모은 모든 돈을 털어 염원하던 ‘집’을 지은 사람, 허리를 구부리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호흡 곤란을 겪는데도 계속 진료를 나가는 치과 의사 등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쉬이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온갖 색을 품고 눈앞에 펼쳐진다. 유쾌하고 애정 가득한 말투로 쓰인 이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마지막 순간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죽음을 앞두었다고 해서 인간이 지니는 욕망과 열정적인 감정마저 모두 사그라드는 것은 아니다. 설사 남들이 보기에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소망일지라도, 계속해서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을 찾아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있는 힘껏 저항하고, 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해야만 본인뿐만 아니라 남겨진 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자 했다. “나도 마지막 그 순간까지 솔직하게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해서 찾고 싶다. 일이어도 좋고 취미여도 좋다. 지역 이벤트일지도 모르고 집 안에서 혼자 담담히 해낼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녀와 가까운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무엇을 ‘찾게’ 될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째선지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 본문 중에서 사람은 제멋대로 사는 게 좋다 아니, 제멋대로 살아야만 한다! 한편 모든 환자가 가족의 돌봄을 받으며 자택에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가 먼 친척이나 자식 대신, 당사자와 강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가까운 인물이 돌봄을 자처하는 일이 늘고 있다. 암 선고를 받은 한 72세 남성은 고등학교 시절 함께 요트부 동아리 활동을 했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맡겼다.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평온히 눈을 감은 그를 보면서, 저자는 앞으로는 나의 마무리를 ‘혈연에게 부탁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임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런 사례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떠나는 순간 누구 곁에 있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떠나는 사람의 의사가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른 의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의 죽음을 지켜봐 오며, 저자는 죽음은 ‘회피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달았고 나아가 ‘자연스러운 흐름’이자 ‘섭리’라는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 배웠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맡은 환자의 죽음에 그저 절망과 패배감만을 느꼈지만, 많은 이들을 끝을 지키면서 점차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마지막 순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스승이 되어 준 것은 다름 아닌 ‘환자들’이었다. 백세 시대에 필요한 마음가짐, 폐 끼치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한국 사회는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다. 지난 2017년에 고령사회(전체인구비율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14% 초과)에 진입했고, 불과 8년 후인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전체인구비율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20% 초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장수가 마냥 축복이 될 수는 없다. ‘아프면 어쩌지?’ ‘돈도 없는데 오래 살면 뭐하나?’ 걱정이 앞선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1위다. 전연령대에서도 인구 10만 명당 26.0명으로 1위이지만, 특히 80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61.3명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70대와 50대도 각각 41.8명과 30.1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노후에 가장 큰 걱정은 돈과 건강이다. 자식과 지인에게 폐를 끼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불안감으로, 그 불안감이 안타까운 선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죽음을 앞둔 ‘스승’들은 사뭇 다른 선택을 한다. 그들은 돈이 많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자신의 행복은 ‘조건’으로 정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몸이 부자유스럽더라도 행복, 돈이 없어도 행복, 가족이 없어도 행복, 남은 삶이 짧더라도 행복… 주변에 폐를 끼치는 것을 걱정하지 마라. 배웅하는 사람들도 당신이 ‘후회 없이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라고 바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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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길에 가방에 챙겨 가기에 내용으로 보나 책의 두께로 보나 딱 좋은 책이다. 암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것을 이상적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저자는 수개월 수명을 늘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남은 시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라고 권한다. 어느 환자에게든 술을 그만 마시라거나 담배를 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인생 마지막 거처를 돈으로 사지 말라면서, 최고급 양로원이 만사를 해결해줄 거라는 생각을 재고해 보라고 한다. 그곳이 마음 편한 인간관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자택에서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사람이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정현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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