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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
문학과지성사 199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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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우리 시대의 소설' 선정 「강」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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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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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후송
2. 물결이 높던 날
3. 미로
4. 강
5. 나주댁
6. 가을비
7. 우리 동네
8. 산
9. 벌판
10. 남문통(南門通)
11. 밤과 낮

저자 소개 1

Suh,jung-in

193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정인의 소설은 삶의 꼼꼼하고 섬세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작품 전체의 충전된 삶의 우울한 그림자가 있다. 충전의 전원은 우선은 그의 문체에 있다. 또한 그는 언어의 음감과 의미를 정교하게 균형 잡는 ‘스타일리스트’, 혹은 ‘말과 소리의 리얼리스트’로 평가받는다. 서정인의 「강」과 「나주댁」은 1960년대 소설이 획득한 뛰어난 서정성의 미학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달궁」은 판소리체를 현대소설에 접목시킨 독특한 문체로 주목받기도 했는데, 이러한 서정인의 끊임없는 실험정신은 「용병대장」으로 이어진다
193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정인의 소설은 삶의 꼼꼼하고 섬세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작품 전체의 충전된 삶의 우울한 그림자가 있다. 충전의 전원은 우선은 그의 문체에 있다. 또한 그는 언어의 음감과 의미를 정교하게 균형 잡는 ‘스타일리스트’, 혹은 ‘말과 소리의 리얼리스트’로 평가받는다.

서정인의 「강」과 「나주댁」은 1960년대 소설이 획득한 뛰어난 서정성의 미학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달궁」은 판소리체를 현대소설에 접목시킨 독특한 문체로 주목받기도 했는데, 이러한 서정인의 끊임없는 실험정신은 「용병대장」으로 이어진다. 극장이 무너지는 풍경 속에 군중들의 해방심리를 담은 「무너진 극장」과 도시빈민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묘파한 「정든 땅 언덕 위」는 민중의 활력에 대한 낙천적인 상상력을 기조로 하는 소설세계를 잘 드러내주는 작품들이다.

또한 1977년에 출간된 서정인의 두 번째 작품집 『가위』는 첫 직픔집 『강』의 명성에 비해 덜 조명받았으나, 『강』의 문학성이나 문제성에 전혀 손색이 없으며, 끊임없이 소설 형식의 실험을 거듭해온 서정인의 행로에서 의미 있는 변주의 계기를 헤아리는 데 매우 중요한 소설집이다. 특히 이 책에서 보여준 독특한 여수(旅愁)의 미학은 속악한 현실에서 가위눌린 인간 존재에 대한 탐문의 결과요, 독특한 서사 스타일로 포착한 산업화 초기의 속사정에 대한 반성적 인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1936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문리대(영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털사 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수학했다. 1962년 <사상계>에 단편 「후송」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작품집 『강』(1976), 『가위』(1977), 『토요일과 금요일 사이』(1980), 『철쭉제』(1986), 소설집 『붕어』(1994),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1999), 중편소설 『말뚝』(2000), 장편소설 『달궁』(1987), 『달궁 둘』(1988), 『달궁 셋』(1990), 『봄꽃 가을열매』(1991), 『용병대장』(2000), 산문집 『지리산 옆에서 살기』(1990)가 있다. 1976년 한국문학작가상, 1983년 월탄문학상, 1986년 한국문학창작상, 1995년 동서문학상, 1998년 김동리문학상, 1999년 대산문학상, 2002년 이산문학상, 녹조근정훈장(2002), 은관문화훈장(2016)을 받았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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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서정인
1936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영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털사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수학했다. 1962년 『사상계』에 단편『후송』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소설집『강』『가위』『토요일과 금요일사이』『붕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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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7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12g | 153*225*30mm
ISBN13
9788932000060

책 속으로

그들 등 뒤에서 털실로 짠 감색 고깔 모자를 귀밑에까지 푹 눌러쓴 대단히 실용적인 사람이 창문 쪽에 앉은 살찐 젊은 여자에게 몸을 기댄다. 그녀는 검은 얼굴에 분을 허옇게 바르고 있다. 그는 창문 유리에 이마라도 대야 되겠다는 듯이 목을 쑥 뽑고 창밖을 내다본다. 여자는 가슴이 답답하다. 남자의 왼쪽 어깨쭉지가 그녀의 앞가슴께를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남자는 별로 불편한 기색이 없다. 여자도 잘 참는다.

그녀는 머리를 의자 뒤에 기대 버린다. 윤이 나는 탐스러운 머리채가 의자의 밋밋한 비닐 위로 나신처럼 곡선을 그린다. 잠바를 입은 앞자리의 사내가 뒤를 돌아본다. 그는 그의 행운이 부럽다. 그러나 뒤에 앉은 사내는 「정말이지 이건 진눈깨빈데!」라고 중얼거리면서 열심히 창밖을 내다볼 뿐, 누가 뒤를 돌아보는 것 따위에는 흥미가 없다. 「정말이지 진눈깨비야.」「형은 어디서 입대허셨오?」

--- p.5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마루 위로 오른다. 걷기보다는 몸을 위로 올리기가 더 힘들다. 바깥이 조용해진다. 아마 주사와 선생은 술집으로 간 모양이다. 소년이 책 나부랭이를 챙겨가지고 나온다. 부러진 연필 토막이 희미한 남포 불빛을 받아 눈에 띈다. 그는 비틀거리면서 허리를 굽히고 방안으로 들어선다. 어둡고 냄새가 고약하다. 소년이 불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와 벽 중간께에 있는 못에다가 건다. 호야가 양철에 부딪치면서 소리를 낸다.

소년이 나간다. 그는 불 건너편 벽에 기대앉아서 담배를 피워 문다. 연기를 내뿜는다. 불꽃이 한참 있다가 흔들린다. 소년이 침구를 안고 다시 들어온다. 그리고 그것을 편다. 일어설 때 보니 가슴에 훈장이 달려 있다. 그는 그를 가까이 불러서 그 훈장을 들여다본다. 둥근 바탕에 가로로 5년 2반이라 씌어 있고 그것을 가로질러서 세로로 반장이라 씌어 있다. 조잡한 비닐 제품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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