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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하필이면 어린이날에 모두 봄이만 예뻐해 아빠, 정말 그런 거예요? 네 마음 알아 봄이야, 얼른 나아 엄마, 걱정 마세요 큰돌이네 고추 어쩌면 좋아! 할아버지, 할아버지 밤티 마을 봄이네 집 작품 해설 |
Lee Geum-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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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에 가면 담장 너머로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집이 있어요.
--- 본문 중에서 팥쥐 엄마는 딸을 낳았어요. 거기까진 정말 좋았지요. 영미도 여동생을 바랐으니까요. 그런데 봄이가 가족의 사랑을 모두 다 가져가 버린 거예요. 이제 아무도 영미에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 p.15 어른들 말에 영미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부글거렸어요.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영미에게 제대로 사과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치, 내 걱정보다는 봄이 돌잔치 망치지 않은 게 더 먼저인 거야.’ 영미 마음은 더 꽁해졌어요. --- p.26 “난 그전에 쑥골 할머니네 집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엄청 부러웠어. 그런데 요새 우리 집이 그래. 저녁마다 봄이 보면서 다 같이 웃잖아. 그럴 때면 막 행복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봄이가 더 좋아.” --- p.50 “봄이 키우면서 그런 생각 많이 한다. 우리 영미 아기 때는 어땠을까? 우리 영미도 요렇게 예쁜 아기였겠지. 봄이가 있어도 나한테는 영미 네가 첫딸이야. 봄이보다 널 먼저 만났으니까…….” 등을 타고 들려오는 팥쥐 엄마 목소리가 영미 가슴속으로 흘러들었어요. 영미는 팥쥐 엄마 등에 살며시 뺨을 대었어요. --- pp.56-57 영미는 아빠가 봄이를 끌어안고 뺨을 비비던 모습이 생각났어요. 봄이가 아프다는 걸 알면 당장 달려올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전처럼 샘나지는 않았어요. 영미는 언니니까요. --- p.65 고추가 빨갛게 익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큰돌이와 영미는 아침마다 밭에 가서 빨간 고추를 땄어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었어요. 아침 먹기 전에 혼자 밭에 가서 고추를 따 온 큰돌이를 보고 다음 날부터 영미도 함께 갔어요. --- p.83 “밭에 고추가 주렁주렁 달린 걸 보면, 저게 다 돈이지 싶어 기운이 부쩍부쩍 솟는걸. 나도 거실 널찍하고, 수도꼭지만 틀면 뜨신 물 콸콸 나오는 새 집에서 좀 살아 보고 싶어. 애들한테도 방 하나씩 주고. 내년엔 봄이도 더 크니까 좀 나아질 거야.” --- p.88 늘 씩씩하던 엄마가 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다니요. 고추 농사를 망치면 컴퓨터를 살 수 없겠지요. 어젯밤만 해도 컴퓨터가 생기는 꿈에 부풀어 잠이 들었는데 그만 그 꿈이 비바람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큰돌이는 벽에 기댄 채 쪼그려 앉았습니다. --- p.98 “아버지는 애 하나도 제대로 못 보고 뭐 하셨대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어쩔 뻔했어요?” 아빠가 할아버지에게도 소리를 질렀습니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물을 글썽였어요. --- pp.113-114 “태풍 덕분에 정신이 들었어요. 새 집 짓고, 내 땅 갖는 게 꿈이긴 했지만 식구들하고 동네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은 욕심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고추 농사 망쳤어도 이젠 속 안 아파요. 가족에게 아무 일없는데 그깟 한 해 농사 망친 게 무슨 대수라고요.” --- p.129 영미의 발표를 듣는 팥쥐 엄마 눈가가 붉어졌어요. 아빠는 영미를 자랑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어요. 할아버지도 함박웃음을 지었고요. 큰돌이는 영미에게 엄지를 척 들어 보였지요. --- p.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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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돌이와 영미에게 동생 봄이가 생겼어요. 그런데 영미는 동생이 생긴 게 좋지만은 않습니다. 부반장도, 상장도 봄이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고, 초등학생이 되어 맞는 첫 어린이날에도 봄이 돌잔치를 하느라 심부름만 했어요. 큰돌이는 봄이가 태어나 앞날도 기대되고 행복하다고 하는데, 영미는 아닙니다. 늘 봄이만 위하고 봄이만 걱정만 하는 가족에게 서운할 뿐이지요.
태풍이 몰아치던 밤, 가족이 정성껏 가꾼 고추밭이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팥쥐 엄마는 망가진 고추밭을 포기할 수 없다며 기운을 차렸고, 큰돌이와 영미도 일손을 보태지요. 그런데 봄이가 없어졌어요. 봄이를 잃어버렸던 가족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고요. 봄이네는 줄줄이 겹친 어려움을 잘 헤쳐 갈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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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어딘가에 있을 ‘밤티 마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태어난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개정판을 내면서 작가가 가장 고심한 것은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의 마음이다. ‘밤티 마을’이라는 장소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허구지만, 지금도 어딘가에 ‘밤티 마을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 이야기가 세대를 뛰어넘어 3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아직도 어딘가에 있을 큰돌이, 영미, 봄이 그리고 팥쥐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쑥골 할머니를 소환해 대사를 매만지고 이야기를 다듬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팥쥐 엄마 캐릭터에 의미를 더 부여하고 무게를 실었다. 이전 판본에서 팥쥐 엄마가 새엄마의 전형인 ‘나쁜 새엄마’의 캐릭터를 전복하는 힘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 개정판에서는 인간 ‘정옥순’에 좀 더 초점을 맞춰 그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새롭게 들려준다. 엄마라는 역할에 덧씌워지는 ‘모성 신화’를 극복한 지점이다. 팥쥐 엄마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의 마음도 다시금 들여다보았다. 특히 어른들의 결정이나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영미에게 좀 더 말할 자리를 마련해 주고 자기 마음을 펼쳐 보이도록 했다. 아빠의 거친 언행 역시 손보며 지금 세대에 맞지 않는 표현을 새롭게 바꾸기도 했다. ‘밤티 마을 이야기’의 힘은 바로 살아 있는 인물들에 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평범한 우리 이웃의 모습이자 곧 내 모습이다. 일상적인 풍경에서 소시민의 삶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이 연작이 앞으로의 독자들에게도 가 닿을 수 있도록, 인물들 하나하나의 말과 행동을 세심하게 살펴본 작가의 애씀을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문학의 고전 ‘밤티 마을 이야기’ 전면 개정판 아이와 어른이 함께 돌보고 자라는 이야기, 『밤티 마을 봄이네 집』 『밤티 마을 봄이네 집』은 독자의 후속작 요구에 화답한 작품이다. 『밤티 마을 영미네 집』까지 읽은 독자들이, 태어날 동생에 대해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요청했기에 출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사실 봄이 이야기라기보다 봄이가 태어난 뒤 가족이 변화와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동생이 태어난 기쁨도 잠시, 영미는 봄이에게 가족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겼다고 느낀다. 그러나 “아프고 나면 깨닫는 게 있는 법”이라는 쑥골 할머니의 말처럼 점점 마음의 키가 자란다. 큰돌이는 봄이 때문에 속상해하는 영미에게 잔소리도 하지만 영미의 마음을 헤아릴 줄도 안다. 또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아이와 어른 모두 같”다는 작품 해설처럼, 어른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술과 담배를 끊고 말투와 행동도 부드러워진다. 할아버지는 자기 몫을 해내며 팥쥐 엄마는 고추 농사를 늘려 자기 꿈을 이루고자 한다. 개정판에서 팥쥐 엄마는 고추밭을 더 늘리고 싶은 이유로 아이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넓고 쾌적한 새 집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드러낸다. 어른들의 욕심은 위기를 불러온다. 태풍 때문에 망친 고추 농사를 어떻게든 수습해 보려다 봄이를 잃어버리고 서로를 비난하는 상황을 맞는다. 하지만 봄이네 가족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성장의 기회를 얻고,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를 돌보고 자라는 모습으로 나아간다. 영미는 가족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상을 받은 뒤 그림 소개 글을 낭독한다. 이 마지막 장면은 작품 서두, 온 가족이 봄이를 둘러싼 채 웃고 있는 봄이 돌잔치와 대비되는 장면이다. 가족에게 둘러싸인 영미의 모습은 ‘봄이’를 통해 변화한 가족의 서사를 압축해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영미만의 성장이 아닌 가족 모두의 성장으로 맞이한 평온한 저녁 풍경은, 독자에게 이 가족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는 ‘즐거운 기대’를 갖게 한다. 밤티 마을 이야기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고전 ‘밤티 마을’ 연작 시리즈가 새 옷을 입었다. 출간 30주년을 기념하여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밤티 마을 영미네 집』, 『밤티 마을 봄이네 집』의 이야기를 변화된 시대 감각에 맞춰 정성스럽게 다듬고 새로운 그림을 입혀 전면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더불어 네 번째 이야기 『밤티 마을 마리네 집』도 새롭게 선보인다. 다시금 태어난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물들의 또 다른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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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망쳤어도 가족이 있으니 괜찮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 과정에서 식구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정옥순 씨의 모습이 그려진다. 『밤티 마을 봄이네 집』은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아이와 어른 모두 같다는 점, 또 실수와 실패를 통한 성장 역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해당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 송수연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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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독자들과 새로운 ‘가족’이 된 것처럼, 가족의 모습은 아주 다양해요. ‘밤티 마을 이야기’를 통해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 이금이 (『밤티 마을 봄이네 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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