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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무너지다
이혜령양양 그림
별숲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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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여름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골목을 걸으며 멍때리기, 아무 버스에나 올라타기, 공항에서 비행기 보기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여름의 비행운』으로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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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산책을 하며 가끔 사진도 찍는다. 그림책 『계절의 냄새』 『너의 숲으로』를 쓰고 그렸고, 『갈림길』 『상어 인간』 『1995, 무너지다』 『우리 집에 놀러 갈래?』 『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 『오로라의 사냥 비법』 『쿠키 두 개』 『건조주의보』 『뒤바뀐 로봇』 『체스 메이트』 『현진에게』 『난 여우 누이와 산다』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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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314g | 152*220*10mm
ISBN13
979119237062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도하는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도로에는 도하는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도로에는 즐거운 음악이 흘러넘치고, 길을 걷는 사람들 표정도 밝았다. 건물 광고판에는 알록달록한 화면들이 빠르게 흘러갔다. 사람들은 환하게 웃고 떠들고, 행복해 보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하 혼자만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 같았다. 음악도 들리지 않았고, 알록달록한 세상에서 혼자만 흑백이었다. 문득 이 거리가, 사람들이 낯설다고 느껴졌다. 다들 잊어버린 건가? 누군가는 기억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무너지고 망가진 건 도하와 가족뿐인 것 같았다. 도하는 바닥이 흔들리는 것처럼 어지러움을 느꼈다.

--- pp.162-163

출판사 리뷰

1995년 유월이 끝나가는 여름, 거대하고 화려한 5층 건물 삼풍 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지게 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충격과 슬픔에 빠지고 맙니다.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붕괴 현장을 시청하며, 잔해에 갇힌 실종자들이 안전하게 구조되길 기원했지요.

작품 속 인물 도하는 형과 함께 집 근처 삼풍 백화점에 놀러 갔다가 갑작스런 붕괴 사고로 인해 피할 겨를도 없이 건물 잔해에 갇히고 맙니다. 다행히 도하는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구출되지만, 형은 여전히 잔해에 갇힌 채 생사여부를 모릅니다. 제발 형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도하는 실종자 캠프에 머물다가 같은 반 윤아를 만나게 됩니다. 윤아 또한 삼풍 백화점에서 매장 직원으로 일하던 엄마가 건물 잔해에 갇혀 있고, 생사를 몰라 걱정과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윤아가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엄마의 삐삐에 수시로 숫자를 남기는 것입니다. 깜깜하고 위험한 곳에 갇혀 있는 엄마에게 살아 있으라고, 힘내서 살아남아 달라고 공중전화로 삐삐 신호를 보내 엄마를 위로하고 힘내게 해 주고 싶어 합니다. 정우는 재난 현장에서 구조대로 활동하다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아빠 걱정에 마음고생이 심합니다. 1990년대에 일어난 충격적인 참사인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를 가장 가까이에서 겪어내는 세 아이의 이야기가 긴박하고 가슴 아프게 펼쳐집니다.

삼풍 백화점 붕괴 참사는 소유자들이 영업 이익에만 눈이 멀어 불법 개조와 증축을 일삼았고, 관리자들은 안전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했기에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이 재난이 과거에 있었던 불행한 현대사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합니다. 대형 참사는 과거가 아닌 지금 현재의 삶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에 우리를 슬픔에 잠기게 한 세월호 침몰 사고와 2022년 이태원 압사 사고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위험한 곳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불행과 재난이 아닌 사회적 재난으로 기억되어야 함을 《1995, 무너지다》에 담아 놓았습니다. 이를 통해 재난의 한가운데에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무너진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그들의 삶을 재난 이전으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그들이 고통의 기억으로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함께 공감하고 기억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안전장치가 구조적으로 마련되지 못한 사회에서는 참사의 끔찍함이 언제든 우리를 덮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1995, 무너지다》는 재난의 참담함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재난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 〈생생 현대사 동화〉 시리즈 소개

별숲에서 펴내는 〈생생 현대사 동화〉 시리즈는 전 7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출범 이후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십 년 단위로 각 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생활 문화 속에 담아 당시를 살아간 어린이의 시각으로 풀어낸 장편 동화 시리즈입니다. 굴곡지고 사연 많은 한국 현대사를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연들과, 그 속에서도 어린이 특유의 웃음과 밝음으로 삶을 견뎌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중요 사건에 대한 역사 서술이 아닌, 창작동화에 맞게 당시 사람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 내어 마치 지금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처럼 한국 현대사를 생생하게 경험하게 해 줍니다.

때로는 열 권의 역사책보다 한 편의 동화가 더 역사를 잘 이해하게 해 줍니다. 동화는 사건과 제도들을 서술하기에 바쁜 역사책이 미처 담지 못한 구체적인 역사 속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생 현대사 동화〉 시리즈에 실린 일곱 편의 이야기들은 교과서를 비롯한 역사책에서 짧게는 몇 줄, 길어야 한두 페이지 설명으로 끝나기 마련인 우리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마치 지금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70여 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를 동화로 재미있고 생생하게 담아낸 〈생생 현대사 동화〉 시리즈를 읽으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살아갈 지혜를 얻길 바랍니다.

추천평

역사 공부는 사건과 제도, 유명인의 이름을 외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발견할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그런 점에서 때로는 열 권의 역사책보다 한 편의 동화가 더 역사를 잘 이해하게 해 줍니다. 『생생 현대사 동화』 시리즈를 읽으면 70여 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가 나 자신, 가족, 친구, 이웃의 이야기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박은봉 (『한국사 편지』 저자)
『생생 현대사 동화』 시리즈에는 눈물겨운 이야기, 때로는 가슴 벅찬 이야기, 때로는 긴장으로 주먹을 꼭 쥐게 하는 이야기 들이 가득합니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동화로 풀어내어 그 가치가 아름답게 빛납니다. 세상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디딜 어린이들에게 귀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 송언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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