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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냥꾼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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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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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호리와 칼리니치 7
예르몰라이와 방앗간 여주인 29
산딸기샘 49
시골 의사 67
나의 이웃 라딜로프 85
오두막농민 옵샤니코프 101
리고프 133
베진초원 153
크라시바야 메차의 카시얀 187
마름 219
사무소 243
비류크 275
두 지주 291
레베댠 307
타티야나 보리소브나와 그 조카 331
죽음 353
노래꾼들 375
표트르 페트로비치 카라타예프 405
밀회 433
시그롭스키군의 햄릿 449
체르톱하노프와 네도퓨스킨 491
체르톱하노프의 최후 523
산송장 577
덜거덕덜거덕! 601
숲과 초원 627

해설 | 행복한 이들도 멀리 떠나고 싶어한다 641
이반 투르게네프 연보 657

저자 소개 2

이반 투르게네프

관심작가 알림신청
 

Ivan Sergeevich Turgenev,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818년 러시아 중앙에 있는 아룔 현에서 부유한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포악하고 전제적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부친은 시골의 돈후안이 되어 많은 귀족 부인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하인 처녀와 불륜관계를 맺기도 했는데, 그의 작품 「첫사랑」(1860)에 이런 복잡한 가정사가 엿보이기도 한다. 1827년에 가족 전체가 모스크바로 이주한 후 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열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열아홉 살 때 첫 번째 시집을 출간했으며, 참된 지식의 원천을 찾아 유럽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818년 러시아 중앙에 있는 아룔 현에서 부유한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포악하고 전제적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부친은 시골의 돈후안이 되어 많은 귀족 부인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하인 처녀와 불륜관계를 맺기도 했는데, 그의 작품 「첫사랑」(1860)에 이런 복잡한 가정사가 엿보이기도 한다. 1827년에 가족 전체가 모스크바로 이주한 후 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열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열아홉 살 때 첫 번째 시집을 출간했으며, 참된 지식의 원천을 찾아 유럽에서 공부하고자 베를린 대학으로 떠났지만, 2년 후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서 모스크바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1833년 모스크바대학 문학부에 입학하고, 다음 해 페테르부르크대학 철학부 언어학과로 옮겼다. 1836년 대학을 졸업한 후 1838년부터 1841년까지 독일 베를린대학에서 철학·고대어·역사를 배우고, 베를린에서 바쿠닌 등 진보적인 러시아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게 되어 그들의 영향을 받는다.

1841년 러시아로 돌아와 서사시 「파라샤」(1843)를 발표하여 비평가 벨린스키에게 극찬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농노의 비참한 생활을 그린 연작 「사냥꾼의 수기」(1851)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1843년 스페인 출신 가수였던 폴리나 가르시아 비아르도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와의 관계는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투르게네프는 비아르도의 유럽 순회공연을 쫓아다녔고, 꽤 오랫동안 파리에서 지내면서 그녀는 물론 그녀의 남편과 ‘가족의 친구’로 함께 지냈다.

1847년 [동시대인]지 제1호에 농노의 비참한 생활을 그린 연작 「사냥꾼의 수기」 중 제1작이 발표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1861년 파리로 떠난 이후 생애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다. 1856년 이후에는 대부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유럽에서 큰 명성을 얻은 첫 번째 러시아 작가가 되었다. 파리의 문학 서클에서 그는 유명인사였고, 플로베르와 공쿠르 형제는 그의 친구였으며, 옥스퍼드 대학은 그에게 명예학위를 수여했다.

조르주 상드, 플로베르, 공쿠르 형제 등 많은 문인을 만나 가깝게 지냈으며, 특히나 돈독한 사이였던 플로베르를 통해 에밀 졸라, 알퐁스 도데, 모파상 등 대표적인 자연주의 작가들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모파상은 투르게네프를 가리켜 ‘플로베르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에서 가장 서구적 색채가 짙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1840~1870년대의 사회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서정미 넘치는 섬세한 문체, 아름다운 자연 묘사, 정확한 작품 구성, 줄거리와 인물 배치상의 균형, 높은 양식과 교양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집필한 여섯 권의 소설, 『루딘』(1856), 『귀족의 보금자리』(1859), 『전야』(1960), 『아버지와 아들』(1862), 『연기』(1867), 『처녀지』(1877)는 1830년대부터 1870년대 사이의 러시아인들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문학 에세이 및 회고록 이외에도 『시골에서의 한 달』과 같은 희곡, 단편소설, 중편소설 등을 썼다. 그중에서도 중편소설 『사냥꾼의 수기』와 절정기에 쓴 『첫사랑』(1860)은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1883년 파리 교외 비아르도 부인의 별장에서 척추암으로 사망한 그는 유언에 따라 페테르부르크의 보르코보 묘지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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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을 공부하고 모스크바 러시아국립인문대학교에서 러시아 서정시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교인문사회연구실 회원으로 활동하며 웹진 〈인-무브〉에 20세기 러시아 시를 소개하는 ‘러시아 현대시 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끝의 시』, LGBT 세계시선집 『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공역), 미하일 쿠즈민의 『날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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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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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3.9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3.9만자, 약 10.3만 단어, A4 약 213쪽 ?
ISBN13
9788954698528

출판사 리뷰

삶의 지난함과 광활한 자연이 그려내는 시대의 풍경화
젊은 투르게네프의 역작이자 러시아 리얼리즘문학의 성취

니콜라이 고골에 이어 러시아의 차세대 문학을 이끌 이반 투르게네프가 등장했다. 그는 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베를린대학교에서 유학하며 서유럽의 중심부를 여행했다. 그리고 개화하고 근대화하는 그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진정한 교육이 시작된 곳이 러시아 밖 유럽이라 말했듯이, 젊은 날 서구주의와 자유주의에 크게 이끌린 투르게네프는 이후 “가장 비러시아적인 러시아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1840년대 집필활동을 시작한 투르게네프는 담백한 글과 특유의 뛰어난 서정성으로 곧 인정받았다. 러시아 작가들과 결이 달랐고, 프랑스 작가, 특히 귀스타브 플로베르에 가깝다는 평을 들었다. 투르게네프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첫번째 성공작은 1852년 출간된 연작단편집 『사냥꾼의 수기』였다.

알렉산드르 2세가 농노를 해방하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고 거론되기도 하는 『사냥꾼의 수기』는 사냥꾼 화자가 대자연을 누비며 지주에서 농노, 마름, 상인, 하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나눈 비극적이면서도 즐거운 공감과 상호작용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농노제의 억압과 가혹함을 드러내는 「호리와 칼리니치」 「두 지주」 등의 단편을 발표한 후, 이 작품들이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반정부적인 작가로서 정부의 감시를 받게 되었고, 실제로 구금되기도 하고 18개월 동안 고향에서 유배생활도 했다.

각 단편은 사냥 애호가인 이름 없는 화자의 여정을 좇는다. 하나의 연속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연결된 이야기다. 눈에 띄는 클라이맥스나 뚜렷한 줄거리 없이 대부분의 이야기는 사냥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관찰, 그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중점으로 흘러간다. 사냥꾼이 만난 사람은 대부분 하인이나 농노다. 지주의 땅을 부치면서 버거운 소작료를 내느라 등골이 휘고, 귀족 지주 밑에서 일하며 평생 입에 풀칠이나 하는,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다. 근대화되어가던 당시 농노제는 유럽인들에게도 완전히 중세적인 것으로 여겨졌으며, 1861년 폐지될 때까지 러시아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간주되었다. 당시 농노의 삶을 그린 작가들은 여럿 있었으나 농노를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그린 작가는 투르게네프가 유일했다. 농민이 그저 주변 인물로 그려지거나 교훈적인 소설에서 교화의 대상으로만 등장하던 톨스토이의 소설과 달리, 투르게네프의 작품에서는 교훈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투르게네프가 농노들이 받는 억압을 심각하게 느끼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가 천성적으로 교훈적인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교훈을 주는 글은 그가 추구하는 소설 미학이 아니었다.

“어째서 포도주를 데우지 않았지?” 그가 꽤 날카로운 목소리로 시종에게 물었다.
시종은 당황하며 말뚝처럼 동작을 멈춘 채 창백해졌다.
“내가 자네에게 부탁하지 않았던가?” 아르카디 파블리치가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차분히 말을 이었다. 불쌍한 시종은 자리에 선 채 우물쭈물하며 냅킨만 쥐어틀 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_「마름」에서

투르게네프는 당시 농노제의 가혹함과 봉건적 폭정을 다양한 상황의 묘사로 암시했을 뿐, 폐단을 명시하거나 강조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들이 사는 모습에, 인간 그 자체에, 삶 그 자체에 시선을 두고 주관적 판단이나 이념적 개입 없이 러시아의 얼굴을 수채화처럼 명징하게 그려나갔다. 「산딸기샘」에서 화자는 더운 여름날 사냥을 나갔다가 강에서 낚시를 하던 두 남자를 만난다. 그중 한 사람은 이웃 마을 농노 스툐푸시카였다. 작가는 화자의 눈을 통해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이 남자의 불행한 상황을, 19세기 중반 봉건적 사회의 우울감을 그린다.

하인이라면 누구나 하인 집단에서 모종의 지위, 모종의 관계를 가지며, 지주에게 봉급을 받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매월 ‘생필품’이라는 것을 받는다. 스툐푸시카는 어떤 물질적 대가도 받지 않았고 누구와도 혈연관계가 없었을 뿐 아니라 아무도 그가 누군지 몰랐다. 심지어 과거도 없었다. 그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그는 가호조사에도 등재되지 않았다. 그가 한때 어느 댁 시종으로 일했다는 알 수 없는 소문만 돌았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어디 출신인지, 누구의 아들인지, 어쩌다가 슈미히노 사람이 되었는지, 무슨 수로 언제부터 입고 다녔을지 모를 무호야르 카프탄을 구했는지, 어디에 사는지, 무슨 돈으로 먹고사는지 등등 아무도 알지 못했고, 사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_「산딸기샘」에서

『사냥꾼의 수기』에서 가장 강렬한 구절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대목은 농노제가 유발한 비인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친구도 가족도 없고, 자기 것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왜 그런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에 대해 알려진 유일한 정보는 그가 다른 사람의 재산이라는 것, 누군가의 소유라는 것뿐이다. 화자는 스툐푸시카의 상황을 이상하다고 할 뿐, 감상도 판단도 하지 않는다. 오직 농노의 눈으로 본 것, 농노의 입에서 나온 말로 그 삶의 또다른 관점을 보여줄 뿐이다. 이런 묘사 방식뿐만 아니라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새로 결합해가는 투르게네프의 스타일은 당시 새로운 서사구조에 목말라하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미국 시인 아치볼드 매클리시에게 보낸 편지에 “투르게네프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을 쓴 것은 아니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적었다.


“친애하는 독자들이여, 어서 나의 손을 잡고 함께 길을 떠나자.”

자연, 인간, 그리고 삶 자체에 대한 사랑
투르게네프의 모든 역량이 담긴 예술 연대기

『사냥꾼의 수기』에 대해 말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의 빛과 그 변화에 대한 압도적이고도 황홀한 투르게네프 특유의 문체와 묘사다.

해가 맑게 빛나거나 구름에 가려질 때마다 비에 젖은 숲의 내부는 끊임없이 변했다. 배시시 미소를 짓듯 사위가 갑자기 밝아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그다지 빽빽하게 심기지 않은 자작나무의 가는 줄기들이 돌연 하얀 비단 같은 부드러운 광택을 띠었고, 땅에 누운 잔가지들은 알록달록해지며 순도 높은 금처럼 타올랐다. 또 키 크고 곱슬곱슬한 고사리의 아름다운 줄기는 농익은 포도 색을 닮은 가을의 빛으로 단장한 채 빛줄기 사이로 무한히 서로 얽히고설켰다. 느닷없이 모든 것이 다시 푸르스름해졌다. 선명하던 빛깔은 순간 사그라졌고 여전히 하얀 자작나무들, 차가운 겨울 햇빛도 미처 건드리지 못한 금방 내린 눈처럼, 광택 없이 그저 하얗기만 한 자작나무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_「숲과 초원」에서

삶의 기쁨과 슬픔, 평범하고 가진 것 없는 자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는 워즈워스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투르게네프는 거기서 불멸의 암시를 찾지도 않고, 추구하지도 않는다. 보이는 그대로의 풍경, 그대로의 즐거움을 누린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와 달리 투르게네프는 삶에 종교적인 의미도 두지 않았다. 문학의 주요 목표는 삶의 진실을 반영하고 삶의 불의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투르게네프는 이 신념 위에 때로는 냉철하고 때로는 아이러니한 객관성을 지닌 초연함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갔다. 그리하여 누구보다 ‘인간’에 가까이 다가서는 『사냥꾼의 수기』와 같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그는 각 단편에서 다양한 인간 본성을 포괄적으로 그려간다. 「시골 의사」에서는 죽음을 앞둔 젊은 여성이 마지막 순간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려 덤비고, 「나의 이웃 라딜로프」에서는 중년의 귀족이 죽은 아내의 여동생과 사랑의 도주를 한다. 「베진초원」에서는 동네 아이들이 모여 밤새도록 귀신 이야기를 하고, 「크라시바야 메차의 카시얀」에서는 낯선 노인이 신을 이야기한다. 「비류크」에서는 고독한 숲지기의 투박한 인정을, 「타티아나 보리소브나와 그 조카」에서는 시골의 가짜 예술가를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죽음」에서는 러시아인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표트르 페트로비치 카라타예프」에서는 농노와 귀족의 비극적 사랑을, 「밀회」에서는 순진한 하녀와 불쾌한 하인의 마지막 만남을 그려낸다. 모두 이 세계를 구성하는 인간들이고, 한 편 한 편이 밀도 높은 문체로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비참한 인생을 사는 무학의 사람들에게도 신과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이 있고, 체념만큼의 만족이 있으며, 그들이 내뱉는 말은 어떤 철학서 구절보다 더 깊숙이 우리 마음에 와닿는다.

희극적이고 풍자적이고 아이러니하고 슬프고 비극적인,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단면들을 합성한 그림과도 같은 이 작품집에서는 특히 다양한 인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화자의 품위와 온화함이 빛난다. 단편들 중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는 「산송장」이다. 아름답고 활기찬 소녀였으나 어느 날 알 수 없는 병마에 사지가 마비되어 산골짜기 좁은 창고에 누워 초연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마을 사람들의 자비로 목숨을 유지하며 신이 데려갈 그날을 기다리는 그녀의 모습은 고귀하고 영웅적으로 그려진다. 그것은 투르게네프가, 그리고 그 화신인 화자가 진심으로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소설에 그려진 인간의 모든 악행에도 불구하고 이 놀라운 작품집에서 가장 강하게 현현하는 것은 자연, 인간, 그리고 삶 자체에 대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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