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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너에게 잊고 있던 취미를 보내고 있어
《나의 여름》에 이어 6년 만에 《나의 취미》로 돌아온 신혜원 작가의 그림책은 한층 다채로워지고 이야기는 더 깊어졌어요. 한 장의 그림을 얻기 위해 똑같은 그림을 무수히 반복하며 끈질기게 그려 냈어요. 그렇게 추구한 미묘한 색감과 형태의 전체적인 조화로움은 그림책을 넘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연결되지요. 작가의 말처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지루한 나날 속 산책에서 발견한 풀, 꽃, 나무, 나비, 물방개, 소금쟁이, 땅강아지들이 건네는 말들을 귀 기울이다 발견한 새로운 세계는 빛이 나고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반짝이는 순간들이 나의 취미라고 말해 주어요. 작가는 취미에 관한 새로운 형식을 열어 주며 제시하고 있어요. 이젠 나의 취미를 말해 줄 차례입니다. 시적 언어의 풍요로움과 색채의 다양함이 만나 더해지는 충만한 그림책 별이 반짝이는 파란 밤과 짙은 초록의 나무들, 동색의 안정된 색감 속에서 다채로운 주홍 나비들이 균형을 깨며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여러 종류의 곤충들을 통해 섬세한 모양새와 다양한 변주의 색깔을 구현하며 그림책의 다양한 볼거리를 표현해 냈어요. 나의 또 다른 취미는 너에게 아름다운 표현으로 안녕을 묻고, 내가 발견한 조그마하고 다정하고 빛나는 장면들을 전달하며 사랑을 말하는 것이에요. 시처럼 여러 번 음미하며 소리 내어 읽어 봅니다. 작가의 말 《나의 여름》을 출간하고 어느 날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라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그때의 제 마음과 같았어요. 그런데 반대로 무언가를 격렬하게 하고 싶다는 느낌 또한 받았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이런 마음이 신기하고 좋았어요. 무언가 하고 싶은 이 마음을 담아서 《나의 취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취미라는 단어의 사전적 뜻을 찾아보면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무척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마음이 당기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취미가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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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 넘치는 작은 생명들의 축제
지적인 감성으로 구축된 빈틈없는 화면 구성, 싱싱하고 화려한 표현력, 풍부한 시각적 정보량, 강렬한 원색을 과감히 사용했음에도 소박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깊은 맛. 그리고 시적이고 정감 어린 간결한 문장. 작가가 도달한 높은 경지의 조형 세계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혹적이다. 언제부터인가 시대의 유행을 초월한 예술성 짙은 그림책이 국내외를 통틀어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에 비추어 보아도 이 그림책의 가치와 의미는 더욱더 돋보인다. 세상에 수많은 해돋이가 있지만 태양은 오직 하나인 것처럼, 우리가 각기 다른 삶을 영위하면서도 모두 바라는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마음의 평화가 아닐까? 이 책의 마지막에 "나는 지금 너에게 잊고 있던 취미를 보내고 있어. "하며 넌지시 독자를 향해 평화로운 마음으로의 여정을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생의 욕망을 은밀하게 일깨우는 참으로 청초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갓 피어난 아침을 바라보는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취미야." 앞으로도 계속, 아침 햇살 같은 새롭고 정겨운 취미의 세계로 초대해 주기를 소망한다. 2024년 4월 류재수 - 류재수 (그림책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