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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지나가는 나 지나가는 당신 지나가는 우리 기억|그런 사람|몽골 초원에 봄이 오면|산山|꽃보다 우울한 것은 없다|눈폭풍을 건너며|봄비|남이섬 잠행|어쩌다|지나가다|빛|시효가 끝난|불법체류자|살다가|푸른 심해, 너를 찾아|나도 시인이었던 적 있었다|소요유逍遙遊 2부. 애증의 힘을 빌려서라도 기어이 가겠다 우수아이아|4월 숲교향곡|병산서원 광영지|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고요가 슬픔에 이를 때|슬픈 몽유|손님|신神은 바뀌었다|공주 공산성|손경전|무량대수無量大數|내 숨의 기원|다정한 소란|애달픈 몸|윤슬|앵강만鸚江灣 3부. 삭제된 문장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불안이 물처럼 찰랑거리다|장마|이방인을 읽는 오후|우리 사이|곡비哭婢|무음으로 스며드는 풍경이 있다|사랑이 아닌 그 모든 것들|일곱 번 울고 난 후|책|인연|어머니의 화단|고달사지의 봄|시편, 읽고 쓰다|잠을 위한 기도|울컥, 홍시|몸이 기억하는 사랑|갈 수 없으니까 간다 4부. 별을 보고 싶다면 불을 꺼야지 늦기 전에|나무|까마귀|변화가 필요해|문만 열어도|영춘화가 피었더라|부부라는 이름|풍경|우리들의 꽃밭|슬픔이 차오르면|호저의 거리|독백|너라는 진심|여행 증후군|무슨 짓을 한 거니?|2월 해설 _ 너에게로 가는 만 리 · 오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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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평론가는 시집 해설에서 “너에게로 가는 만 리”라는 제목으로 이번 시집을 이렇게 평한다.
“이 시집을 일종의 서사로 본다면, 이 시집의 출발은 ‘나’이고 종결은 ‘너’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은 나로 시작하여 너에게로 가서 끝나는 이야기이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국면들이 이 시집의 내용을 이룬다.” 사랑을 기억하는 시간 사랑을 분출하는 공간 사랑은 시공을 초월 이편과 저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생명의 노래고 춤이다 물 불 흙 공기이며 입자며 전자다 원자와 분자가 교직한 세포며 유기체다 사랑이 몸이고 몸이 곧 사랑인 까닭이다 모든 흠결을 지우고 시간과 거리를 무화시키고 차이를 아우르고 회춘하는 계절을 보라 사랑이 몸인 것은 생명인 까닭이다 사랑은 몸의 교환이고 나눔이다 몸으로 와 몸속에서 내면화되는 그것 너와 내가 나누어진 둘이 아닌 하나이기에 가능했던 문제들 몸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랑이 가능하다고? 어떻게 그런 일이, ― 「몸이 기억하는 사랑」 전문 “‘이편과 저편을’ 자유롭게 넘나들려면, ‘모든 흠결을 지우고 시간과 거리를 무화’시키려면, 즉 ‘나’가 ‘너’에게 가려면, 그것을 방해하는 신분적, 계급적, 성적, 법적 조건들을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시에서 ‘사랑’으로 명명된, ‘너에게 가는 길’은 무조건적 환대를 통해서만 성취가 가능해진다. ‘몸으로 와 (서로의) 몸속에서 내면화되는 그것’이야말로 완벽한 ‘나-너’의 구현이 아닌가. 그리고 그 길이 ‘몸’이라니. 김인자 시인의 ‘나-너’는 관념이 아니다. 그것은 현세에서의 구체적 실현을 꿈꾼다. 이 시집엔 그렇게 ‘나’에게로 건너가는 ‘나’의 수많은 여정이 나온다. 그 여정마다 그것을 방해하는 것들과의 갈등이 그려지고 그것에 가까이 갈 때의 환희가 넘실댄다. 이 시집은 그런 오디세이아의 기록이다.” 한편, 이번 시집의 편집자이기도 한 박제영 시인은 이렇게 얘기한다. “슬픔으로 삶이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 삶에 지쳤을 때 필요한 건 공감과 위로다. 시인 김인자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여 내 말을 경청해주는 사람’이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식당이고 우리는 슬픔으로 지은 그 밥 먹으러 세상에 온 가엾은 짐승들’이라는 문장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시인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길을 잃었을 때 필요한 건 이정표다. 김인자 시인은 ‘금세 지는 꽃을 쫓느라 생의 대부분을 탕진했다’고 고백하지만, 그는 지구 곳곳을 걷고 또 걸어서 ‘히말라야는 걸어서 가야 할 최초의 땅이고 최후의 하늘’이란 것을 읽어주는 사람이고, ‘아름답기에 슬플 수밖에 없는 이름 우수아이아’,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를 들려주는 사람이다. 그가 읽어주고 그가 들려주는 처처곳곳마다 삶의 이정표가 환하게 서 있다. 괜찮다 괜찮다 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해주는 그의 시집을 읽으며 이번 한 생은 그저 지나가도 좋겠다 싶었다.” 독자가 시집을 찾아 읽는 이유는 독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다만 당신이라는, 당신 안의 오지를 여행을 떠나고 싶거나, 그 여행 끝에서 괜찬다 괜찬다 한마디 위로를 듣고 싶다면, 김인자의 시집 『우수아이아』를 꼭 찾아 일독하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