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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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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나해철
1956년 전남 나주에서 출생, 전남대 의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영산포」가 당선되어 시단에 데뷔했다. 시집으로 『무등에 올라』 『동해일기』 『그대를 부르는 순간만 꽃이 되는』 『아름다운 손』 『긴 사랑』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92쪽 | 150g | 128*205*15mm
ISBN13
9788932007694

책 속으로

먼 곳에 별이 있다
몸이 식었다
가까이 아무것도 없다
얼음이 된 내 몸만 있다
아프다 누군가 날보고 그 먼 곳에 있다고 한다
나는 별일까
별은 얼음인 몸으로 밤에만 운다는데
나는 정말 어둠 속에서 혼자 반짝거리고 있는 것일까
살아 있으되 차가워진 것일까
홀로된 것일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아주 먼 곳까지 와버렸다
마음이 식은 재와 같으면 반짝거린다는데
내 마음 재 되어 식었다

--- p.54

마음을 부수어
쪽배를 만듭니다
마지막 아름다운 기억 하나
떼내어 돛으로 답니다
거칠고 막막한 바다를
차라리 깃털처럼 가볍게 떠갑니다
텅 빈 쪽배가 슬픕니다만
그래도 저 끝까지 흔들리며 갑니다

--- p.56

대치역

비어서
그대 앞에 서 있는 나를 바라보는
그대의 눈은 먼 하늘 끝
견우를 바라보는 것 같다
이곳에서 나는
무한으로 떠나는 외톨이다
도시를 잊고
그대마저 잊는다
안쓰러이 들여다보다
한걸음씩 다가가
만나는 텅 빈 가슴
이곳에 이르러 나는 나그네다
별이 부르면 가서 별이 되고
어둠이 외로워하면 곁에서
어두움의 긴 막대가 된다
비어서 내 마음인
여기에서 나는 물질이다
소립자이다
보이지 않아 하찮은
그러나 세상의 밖에도 가득하다는
퀭하게 빈 공간이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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