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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zej Sapko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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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롤트…….”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던 시리가 속삭이듯 말했다. “나를…… 혼자…… 두고 가지 마요.” “하얀 늑대.” 에이트네가 소녀의 구부정한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자네, 꼭 그렇게 이 아이가 청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는가? 자기를 버리고 떠나지 말라고 청할 때까지? 자기 곁에서 끝까지 버텨달라고 청할 때까지? 자네는 왜 이 아이에게서 그렇게 빨리 떠나려는 건가? 왜 혼자 내버려두려는 거지? 그윈블리드, 어디로 도망치려는 건가? 무엇이 두려운가?” 시리는 더더욱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울지는 않았다. “끝닿는 데까지.” 위쳐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시리. 너는 혼자 있지 않을 거야. 내가 네 곁에 머물러주마. 겁내지 마라.” 에이트네가 떨고 있는 브라엔의 두 손에서 은잔을 가져와 높이 들었다. “하얀 늑대, 자네는 고대 룬문자를 읽을 수 있나?” “예.” “이 잔에 새겨진 걸 읽어보게. 이 잔은 크라그 안 마을에서 가져온 잔일세. 이젠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왕들이 이 잔으로 마셨지.” “두엣테안 아에프 키란 케르메 글래디프. 인 아 에쎄아트.”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운명의 검은 양날의 검이다. 그 한쪽 칼날은 바로 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