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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으로 만나는 곳은 어디나 성지라고 말하듯이,
오십대 중년 사내는 지그시 두 눈을 감은 채 가부좌를 틀고 참선한다. 나는 점점 숨이 막혀오기 시작하는데 그는 내가 사우나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움직임이 없다. 세 겹으로 불룩하게 나온 아랫배는 성기를 가리고 경건하게, 스포츠 서울을 깔고 앉아서. 그가 흠뻑 젖어 있다. 일어서면 찢어질 듯이. --- p.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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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옷장은
빈 무덤이넜네. 욕망의 앞니를 가진 들쥐처럼 내벽에 집과 교회를 짓고 밀교와 애무하는 소리 밖에서 들리네. 밤새워 교미하는 별들, 그렇지 않고서야 늘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드링 저렇듯 별을 닮아갈 수 있겠는가. 밀교의 사원과 여관과 백화점으로 밀려갔다 밀려오는 광기의 밀물과 썰물 온 나절 켜져 지친 화려한 네온 사인의 지붕 아래 거대한 옷장은 텅 비어 있을 뿐이네. 더 이상 채워야 할 여백이 없네. --- p.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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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을 다친 플라터너스가 떠받치는 시월
그대 눈에 압정이 박힌 시월 핏물이 노을의 정원을 이루는 시월 노을은 다시 폭력이 되는 시월 폭력이 종교가 되는 시월 그대 눈에 압정이 박혔으나 내 눈이 멀었다. --- p.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