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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노래
먼 후일 풀 따기 산 위에 옛이야기 님의 노래 님의 말씀 님에게 못 잊어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맘 켕기는 날 기억 애모 가을 저녁에 님과 벗 천리만리 개여울의 노래 개여울 비단 안개 원앙침(鴛鴦枕) 진달래꽃 가는 길 제비 하늘 끝 담배 어버이 부모 후살이 지연 설움의 덩이 봄비 반달 바람과 봄 낙천(樂天) 생과 사 바다가 변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부부 나의 집 우리 집 길 가는 길 왕십리 산 삭주구성 춘향과 이도령 접동새 집 생각 꽃 촛불 켜는 밤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엄마야 누나야 밭고랑 위에서 바다 자주 구름 두 사람 개미 부엉새 수아(樹芽) 서울 밤 오시는 눈 붉은 조수 남의 나라 땅 어인(漁人) 귀뚜라미 불운에 우는 그대여 여름의 달밤 오는 봄 물마름 들도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다면 밭고랑 위에서 무심(無心) 산유화 꿈으로 오는 한 사람 봄밤 꿈꾼 그 옛날 꿈으로 오는 한 사람 눈 오는 저녁 닭 소리 잊었던 맘 몹쓸 꿈 그를 꿈꾼 밤 여자의 냄새 꿈 깊고 깊은 언약 황촉불 새벽 합장(合掌) 묵념 무덤 비난수하는 맘 찬 저녁 초혼(招魂) 꿈길 금잔디 달맞이 닭은 꼬끼오 해설 작가 연보 |
金素月,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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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먼 후일」 전문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내게 두고는 당신 때문에 저뭅니다. 해가 산마루에 올라와도 내게 두고는 당신 때문에 밝은 아침이라고 할 것입니다. 땅이 꺼져도 하늘이 무너져도 내게 두고는 끝까지 모두 다 당신 때문에 있습니다. 다시는, 나의 이러한 맘뿐은, 때가 되면, 그림자같이 당신한테로 가오리다. 오오, 나의 애인이었던 당신이여. ---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전문 오오 빛나는 태양은 내려쪼이며 새 무리들도 즐거운 노래, 노래 불러라. 오오 은혜여, 살아 있는 몸에는 넘치는 은혜여, 모든 은근스러움이 우리의 맘속을 차지하여라. 세계의 끝은 어디? 자애의 하늘은 넓게도 덮였는데, 우리 두 사람은 일하며, 살아 있었어. 하늘과 태양을 바라보아라, 날마다 날마다도, 새라 새로운 환희를 지어내며, 늘 같은 땅 위에서. 다시 한번 활기 있게 웃고 나서, 우리 두 사람은 바람에 일리우는 보리밭 속으로 호미 들고 들어 갔어라, 가지런히 가지런히, 걸어 나아가는 기쁨이여, 오오 생명의 향상이여. --- 「밭고랑 위에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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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정서들,
그중에서도 ‘그리움’을 노래한 시인, 김소월 김소월의 시에서 사랑은 강렬한 감정에 비해 초극의 에너지가 부족하여 미래의 시간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 머문다. 대개의 경우 ‘그리움’으로 표출되는 사랑의 감정은 현재의 고통 속에서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님과의 이별 이후 그리움과 설움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변화는 사랑의 포기와 미련이라는 소극적인 심리를 반영한다. 김소월의 시에서 님은 부재를 통해 가장 강하게 존재하는 역설적 존재이다. 김소월의 시는 님의 부재에 직면한 이의 좌절과 미련을 표현하는 데에서 절창을 이룬다. 역동적인 호흡으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김소월의 대표 시를 만나다 김소월 시의 주체는 현실에 구속된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어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삶에 끝없이 절망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미련을 드러낸다. 김소월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좌절하면서 생겨나는 포기와 미련이라는 양가적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잘 드러낸다. 김소월의 시는 한국 시 중에서 노래로 가장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폭넓은 공감을 이루는 섬세한 정서와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리듬의 묘미야말로 김소월 시가 지닌 생명력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 「금잔디」 전문 “잔디,/ 잔디,/ 금잔디”의 느린 호흡으로 서서히 시작되어 빠른 호흡으로 전환되는 이 시의 리듬은 소멸과 생성의 작용이 뒤섞인 생명의 비의를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김소월 시에서 리듬은 생명의 환희가 드러날 때 유난히 동적이고 고조된다.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디”가 “심심산천에 붙는 불”로 타오르며 죽음이 삶으로 역전된 순간도 그러하다. 이 시에서 금잔디는 심심산천의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생명의 불꽃과도 같다. 이 시의 리듬이 유별나게 신명 나는 것은 가신 님의 무덤가에서 솟아나는 금잔디가 님의 재생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김소월 시에는 이처럼 죽음 속에 깃든 삶을 포용하는 영혼의 울림이 깃들어 있다. 이는 소외의식이나 자폐적 태도와 대비되는 김소월 시의 중요한 측면이다. 그의 시에서 현실의 소리와 영혼의 소리는 대위적 관계를 이루며 긴장감과 역동성을 형성한다. 그러나 김소월은 현실의 두터운 지층을 뚫고 올라오는 영혼의 소리를 그리 많이 들려주지는 못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현실의 강고함을 예민하게 인식한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